사실 범증은 별로 한일이 없었다!? 그의 능력은 과대평가 되었다!!?
항우의 책사이던 범증의 능력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범증의 능력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한고조 유방은 천하를 통일한 후 공신들을 모아놓고
나는 장량과 소하, 한신이라는 뛰어난 인재들을 잘 활용했지만
항우는 범증 한 사람도 제대로 쓰지 못해 나에게 패했다는 말을 남기며
범증이 장량, 소하, 한신에 비교될만한 인재라는 비유를 들기도 했죠
게다가 진평이 항우와 그의 부하들을 이간질시키려는 계책을 썼을 때
가장 먼저 타겟으로 삼았던 인물이 범증이다 보니
그가 항우군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이라 여겨지게 되었는데요
하지만 소설 초한지에서 창작된 허구를 제외하고
사기등의 역사서에만 나온 범증의 활약상을 봤을 때
그렇게 인상적인 부분이 많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앞에서 나온 유방의 대사가 범증을 정말 높게 평가해서라기보다는
항우를 깎아내리기 위한 목적으로 범증을
과대평가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에 대한 첫 번째 증거로 나온 것이
바로 범증이 초나라로 들어온 지 얼마 후에 왕으로 옹립했던 의제였죠
여태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의제는 실질적인 권력자인
항우의 말을 조금 안 들은 수준으로만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그 정도가 아니라 아예 항우를
정치적으로 벼랑 끝에 내몰았던 인물이기 때문에
범증에게 사람 보는 눈이 없어서 초나라가 분열에 빠졌다는 주장인데요
의제는 송의를 상장으로 임명한 후 항우를 그의 하급자인 차장으로 임명했고
초나라의 군대를 다스릴 권한을 유방에게도 나누어주면서
항우에게 권력을 집중시키지 않으려 했죠
심지어 의제가 상장으로 임명한 송의는 제나라와 짜고
초나라의 주적이라 할 수 있는 진나라의 장수 장한과의 싸움에 집중하는 대신
항우를 견제하는데만 집중했습니다
때문에 사실상 항우는 의제 때문에
정치적 생명이 끝장나기 직전까지 간 상황에서
쿠데타를 일으켜 송의를 제거하면서 극적으로 반전에 성공할 수 있었죠
물론 명목상으로는 의제가 초나라의 왕이라 볼 수 있었지만
진나라를 물리치려면 항우라는 존재의 힘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에서
내부적으로 분열을 일으킬만한 인물을 왕으로 옹립한 것은
범증의 사람 보는 눈이 부족했다는 증거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유방을 죽일 결정적인 기회를
허무하게 날려버렸다고 알려진 홍문의 연회 사건도
정말 항우가 멍청해서 날려버린 게 맞는가 하는 것인데요
항우는 거록대전에서 조나라 군대를 상대로
일부러 식량을 강에 버리는 배수진을 통해 대승을 거두는 데 성공했지만
승리한 후에도 적군으로부터 많은 식량을 얻지는 못했는지
식량사정이 그리 좋지 못한 상황에 처해있었다고 합니다
때문에 진나라의 명장 장한이 이끄는 대군을 상대로
무리하게 전투를 벌이지 않고 계략을 써서
그들의 항복을 받아내는 작전을 시도했는데요
이후 항복한 진나라의 병사들을 신안에서 모두 생매장시킬 때도
식량이 부족하다는 얘기를 두 번이나 했다는 기록이 있는 걸 보면
당시 항우군의 식량사정이 좋지 않았다는 걸 알 수 있죠
그러다 보니 유방이 먼저 진나라의 수도인 함양에 입성하고
이후 항우가 이끄는 군대가 뒤늦게 도착했을 때
유방의 병력수는 10만이고 항우의 군대가 40만이기는 했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이때 항우의 이 40만 군대는
온전히 항우의 지휘를 따르던 병사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
각지의 제후들이 이끄는 군사를 다 합친 상태라
온전한 힘을 낼 수도 없는 상태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게다가 식량까지 부족한 상태였기 때문에
그 상황에서 유방과 전투를 치르는 것은
항우에게도 큰 부담이 될 수도 있었을 것이라 예상되는데요
항우가 이런 상황에 처해있었다는 증거는
이후 항우가 제후들에게 영토를 나눠줬던 때의 기록에서도 드러납니다
이때 항우는 제후들이 불만을 가지고 배반할까 두려우니
유방에게 일단 땅을 주어야겠다며 유방에게 서촉땅을 내줬다고 기록돼 있죠
그러다 보니 유방이 이끄는 군대와 전투가 벌어졌을 때
만약 한 번에 싸움으로 승리를 거두지 못한다면
풍요로운 관중 땅을 끼고 싸우는 유방군을 상대로
보급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먼 길을 와서 싸우는 항우군이
과연 언제까지 전투를 치를 수 있을지도 확신을 할 수 없었을 겁니다
만약 치열한 싸움 끝에 겨우 승리를 거둔다 하더라도
항우의 세력이 약해지면 과연 다른 제후들이
계속해서 항우를 섬길지도 알 수 없었죠
이런 상황이다 보니 항우로서는 어떻게든 전투를 치르지 않고
자연스럽게 유방에게 항복을 받아낼 방법을 생각해야만 했는데
범증은 홍문의 연회에서 앞뒤사정을 따지지 않고
무작정 유방을 죽이자고 주장했던 것입니다
이때 그가 이유라고 댄 것도 유방이 장차 제왕이 될 상이니
미리 죽여야 한다는 비현실적인 근거였죠
물론 유방이 훗날 천하를 통일한다는 미래를 알고 있는
우리 입장에서 봤을 때는 범증의 말이 맞다고 느껴지겠지만
당시 항우의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뜬구름 잡는 소리로밖에 들리지 않았을 텐데
범증은 자신의 그런 주장을 들어주지 않았다고 해서
대놓고 항우를 어린아이 취급하며 욕까지 퍼부었던 것인데요
그 외에도 범증은 한 세력의 책사로서
큰 그림을 그리는 능력은 뛰어났지만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필요한 세부적인 계획들을 짜는 능력은
부족함을 보였던 경우가 많습니다
유방이 관중으로 향하는 길목의 수비를 맡긴 삼진왕들만 해도
신안에서 항우가 그들의 부하들을 모두 생매장시켜버린 탓에
실질적으로 제대로 된 힘을 내기가 힘든 상황이었는데
아무런 대책도 없이 그들에게만 유방에 대한 수비를 맡겨버린 점
그리고 항우에게 속한 영토를 다스리는 제후들을 견제하기 위해
그들의 주변에 항우에게 충성하는 제후들을 같이 배치한 것까지는 좋았지만
그 충성파 제후들을 지원할 계획을 제대로 세워두지 않은 탓에
기존에 있던 제후들이 유방과 손을 잡거나
혹은 스스로의 힘으로 항우에게 충성하는 제후들을 제거하게 돼버리는 등
허술한 계획으로 인해 항우의 세력이 약해진 점을 들 수 있죠
그 외에 한신이 아직 항우의 부하로 있을 때
범증이 항우에게 한신을 중요하게 쓸 것을 추천하며
만약 중요하게 쓰지 않을 거면 반드시 죽여야 한다고 말했던 이야기도
실제 역사에서는 없는 후세의 창작이라고 합니다
게다가 항우가 팽성을 수도로 정하려고 했을 때
범증이 반대했다는 기록도 모두 허구이며
범증은 이것에 대해 아무런 의견도 남기지 않았다고 하죠
그리고 장량이 팽성대전 직후 유방과 만나서
영포를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을 짰을 때도
범증은 장량의 계획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기 때문에
항우가 영포에게 사자를 보내 군사들을 보내라는 독촉을 할 때도
그의 행동을 말리지 못하며 결국 영포를 잃게 됩니다
오히려 범증이 죽은 후 항우는 유방 저격을 시도하거나
제나라 전 씨와의 동맹을 추진하고
그때까지 했던 학살행위를 그만두기도 했으며
한신과 한나라 초나라의 3대 세력이 천하를 다스리는
천하삼분지계까지 생각해 내는 등 범증이 살아있을 때보다
더 다양한 전략을 시도했던 기록도 찾아볼 수 있죠
이러한 점들에서 봤을 때 범증은 과대평가된 인물이라는 주장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반대로 범증을 옹호하는 측에서는
비록 범증이 세부적인 계획을 짜는 능력은 부족했을 수 있지만
범증이 죽은 후 초나라가 뿌리째 흔들리기 시작하다가
머지않아 아예 멸망해 버렸다는 점에서 봤을 때
그래도 초나라에서 가장 뛰어난 인물은 결국 범증이었으며
진작에 망했어도 이상하지 않을 초나라를 계속 붙들고 있었던 것 또한
범증의 능력 때문이라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항우가 숙부인 항량의 세력을 이어받은 후부터
범증이 계속해서 나아갈 길을 제시해 줬기 때문에
항우가 진나라를 멸망시키고 중원의 패자가 되는 결과를 만들 수 있었다는 것이죠
이것 또한 일리가 있는 주장입니다
때문에 범증은 실제 능력에 비해 과대평가되었다고 볼 수도 있고
아니면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했을 뿐인 인물이라고 볼 수도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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