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 넘치면 말세가 온다하여 '말세우물'로 불리우는 한반도의 재앙을 예언하는 우물이 있다고 합니다
이미 과거 두 차례 넘쳤다고 하는데 과연 한번 더 넘치게 되면 어떤 위기가 찾아오게 될까요?
큰 자연재해나 사건 사고로 세상이 혼란스러워질 때면 어김없이 예언자라는 사람들이 등장하기 마련입니다
최근 전 세계에 퍼진 전염병에 대한 예언을 했다고 주장하는 인도 소년 아난드를 비롯해 수없이 많은 예언자들이 있었으며 프랑스혁명과 세계 2차 대전, 9.11 테러 사태까지 예언했다고 알려지는 노스트라다무스가 가장 유명한 인물이죠
그런데, 우리나라에도 이런 위기를 예언했던 존재가 있다는 것을 알고 계시나요?
그 정체는 놀랍게도 사람이 아닌 우물이라고 하죠
대체 어떤 예언을 했다는 것인지 지금부터 알아보겠습니다
충청북도 증평군에서 충주 방향으로 가다 보면 사곡리라는 마을이 나오는데 이 마을 가운데에는 옆에 안내판까지 세워져 있는 우물 하나가 있습니다
충북 기념물 제143호로 지정된 이 우물은 마을의 공동우물로 일반 우물의 1.5배 정도의 크기를 가지고 있으며 수심은 3m 정도라고 하죠
가뭄이나 장마철에 관계없이 일정 수위를 유지하며 겨울에는 물이 따뜻하고 여름에는 물이 찬 것이 특징이라고 합니다
마을 사람들은 이 우물을 정성껏 관리하는 것뿐만 아니라 1년에 두 번씩 제사를 지내면서까지 이 우물이 넘치지 않기를 바란다고 하죠
이 우물이 넘쳐나면 나라에 큰 위기가 온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들은 대체 무슨 이유로 이런 믿음을 갖게 된 걸까요?
조선 7대 왕인 세조가 조카였던 단종을 몰아내고 난 다음 해인 1456년 5월 온 나라에 가뭄이 계속되고 있었죠
이때 한 스님이 지금의 충청북도 사곡리 마을을 지나다 심한 갈증을 느끼고 우물을 찾으려 이곳저곳을 둘러보았지만 아무리 찾아도 우물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하는 수없이 스님은 마을에 있는 한 집을 찾아가 그곳에 있는 여인에게 물 한 잔만 줄 것을 부탁했죠
여인은 흔쾌히 그러겠다 대답하고는 자신이 물을 가져올 테니 기다려달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런데 물을 길으러 간 여인은 한참이 지난 후에야 돌아왔고 왜 그렇게 오래 걸렸는지 이유를 묻는 스님에게 여인은
"이 마을은 원래 우물이 없어 10리(약 4km)밖에 있는 냇가에서 물을 떠 왔습니다" 라고 대답했죠
여인의 마음에 크게 감동한 스님은 여인에게 자신을 따라오라 말하고 곧장 집 밖을 나섰는데요
구석구석을 둘러보던 스님은 마을의 한가운데에 있는 큰 고목나무 옆으로 가더니 지팡이로 땅을 두드리고는 구경을 하고 있던 마을 사람들에게 그곳을 파보라고 했죠
사람들은 긴가민가 하면서도 스님이 시키는 대로 땅을 파기 시작했고 머지않아 메말랐던 바닥에서 갑자기 물이 솟아나기 시작했습니다
소문을 듣고 몰려온 마을 사람들이 그 광경을 보고는 너무 기뻐서 덩실덩실 춤을 추었고 이 모습을 말없이 지켜보던 스님은
"이곳의 우물은 가뭄에도 마르지 않을 것이고 장마에도 넘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나라에 큰 난리가 나면 물이 넘쳐버릴 텐데 물이 세 번 넘쳐흐르게 되면 말세가 올 것이니 그때는 이 마을을 떠나십시오" 라고 말하며 이 사실을 사곡리 외에 다른 마을 사람들에게는 얘기하지 말 것을 부탁하곤 유유히 사라졌죠
마지막에 스님이 남긴 말이 걱정되기는 했지만, 쉽게 믿기는 힘든 얘기였기에 가뭄에 시달리던 마을 사람들은 그저 우물이 생긴 사실을 기뻐했는데요
하지만 스님의 부탁과는 달리 우물이 세 번 넘치면 말세가 온다는 소문은 차츰 멀리 퍼져나갔고 그렇게 그 우물은 사람들에게 말세 우물이라고 불리게 되었습니다
그 후로 별 다른 일 없이 시간은 흘러갔고 한참의 세월이 지난 어느 날 새벽에 물을 길으러 간 마을 아낙 하나가 우물가에서 기절해버리는 일이 생겨났죠
전날까지만 해도 멀쩡하던 우물이 갑자기 철철 넘쳐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그 소식을 들은 마을 사람들은 불안하기는 했지만 정말로 무슨 일이 생길 거라 믿는 사람은 많지 않았죠
하지만 그로부터 며칠 후 마을 사람들은 조선에 왜구가 쳐들어왔다는 소식을 듣게 되는데요
바로 1592년, 수많은 백성들의 목숨을 앗아간 임진왜란이 터진 것입니다
그 후 우물은 다시 수백 년의 시간 동안 잠잠해진 채로 있다가 1910년의 어느 날 갑자기 또 넘쳐나기 시작했죠
얼마 후 발생한 사건이 바로 일본에 우리나라의 주권을 통째로 빼앗긴 경술국치입니다
그 후로 다행히 우물이 넘치는 일은 없었지만 1950년 6월 24일에 늘 일정량을 유지하던 우물이 1m 정도 높이까지 갑자기 차올랐다고 하죠
바로 다음 날, 한반도에서는 6.25 전쟁이 일어났고 이 모든 일들은 현재 우물 옆에 세워져 있는 안내문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 후 사곡리 마을 주민들은 또다시 물이 넘칠까 늘 긴장했으며 현재까지도 해마다 봄, 가을 두 차례 물을 퍼내 우물 청소를 하는 등 관리에 정성을 쏟고 있다고 하죠
눈부신 과학기술의 발전을 이룬 현대 사회에서 이러한 썰들을 그대로 믿기는 힘든 것이 사실이지만 말로만 전해지는 것이 아니라 실제 우물까지 존재하다 보니 더 흥미롭기는 합니다
스님의 예언대로 사곡리의 말세 우물이 세 번째로 넘치게 되면 과연 어떤 대위기가 찾아오게 되는 걸까요?
지금까지 나라의 위기를 예언한다는 말세 우물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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