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덤 만화의 주인공인 이신은 진나라가 천하통일 하는데 큰 기여를 했었고 대장군에 올랐던 인물입니다
얼마 전 전국시대의 명장 기전파목에 대한 영상을 다룰 때 만화 킹덤에 대해 언급을 한 적이 몇 번 있었죠
오늘은 그 킹덤의 주인공인 이신에 대해 알아볼까 합니다
다른 유명한 장군들과는 달리 이신은 언제 태어나고 죽었는지에 대한 기록이 정확하게 남아있지 않으며 생애 초기 그의 행적에 대해서도 알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고 합니다
우선 킹덤에서는 주인공 이신이 천민에 고아출신이라고 소개되어 있지만 실제로 그는 사족출신 즉 귀족의 신분이었다고 하죠
그의 가문이 귀족의 반열에 들게 된 것은 조나라 혜문왕 때 무령왕을 굶겨죽인 공을 세운 이태가 시초이며 이신은 바로 그의 자손이 되는 셈인데요
왕기를 죽인 장본인이자 킹덤의 끝판왕으로 등장하는 조나라의 마지막 등불이었던 이목 역시 이태의 자손이라고도 합니다
그런 이태의 자손 중 한 일파가 조나라에서 진나라로 이주했고 그 후손이 바로 이신인 것이죠
당시에는 인재를 등용하는데 국적은 크게 문제 삼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진나라 내부에서 진시황과 여불위 등의 권력다툼이 심화되었을 때 이신의 가문은 진시황 쪽으로 줄을 잘 서게 되면서 진시황의 총애를 받았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하네요
기원전 229년 사기 진시황본기의 기록을 보면 진나라는 이 해에 대규모 병력을 일으켜 조나라를 공격했으며 이신 또한 왕전, 단화 등의 장군들과 함께 출전했습니다
여기에는 왕전이 상지에서 정경으로 내려가고 단화는 하내에서 강외는 조를 공격하며 단화는 한단성을 포위한다" 라는 기록만 있고, 이신이 참전했다는 내용은 실려있지 않지만 사기 자객열전에서 연나라 태자 희단이 형가에게 한 말을 보면 이런 말이 있습니다
"지금 진나라는 이미 한 왕을 포로로 잡아서 그 땅을 모조리 차지했으며 그 후 병력을 다시 일으켜 남으로 초나라를 공격하고 북으로는 조나라를 공격했는데 왕전은 수십만의 병력을 이끌고 장과 업지역을 막고 있고 이신은 태원, 운중으로 나왔으니 조나라가 진나라를 막지 못하면 그 화가 연나라에까지 미칠 것이다"
이 기록을 보면 이신 또한 군대를 이끌고 참전했다는 것을 알 수 있죠
이신은 기원전 227년에 연나라를 정벌할 때 병력 수천 명 만을 이끌고 요동까지 가서 연나라 태자 희단을 추격해 그를 호위하는 병력을 격파하고 태자를 붙잡는 공을 세웠습니다
진시황은 그런 이신을 보며 비록 나이는 젊지만 현명하고 용감한 장수라 생각해 눈여겨보았다고 하죠
그러던 기원전 224년 진시황이 신하들을 불러놓고 "나는 초나라를 공격하여 취하고 싶은데 장군들이 생각하기에 몇 명의 병사면 족할 것 같은가?"라고 묻자 이신은 20만 명의 병력만으로도 충분하다 주장했고 진나라의 백전노장 왕전은 적어도 60만은 있어야 한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진시황은 "왕 장군은 나이가 들더니 겁이 많아졌소 이 장군은 과연 기세가 용맹하니 그의 말이 맞다"라고 말하며 이신에게 20만 장병을 데리고 초나라를 정벌하라고 명령했죠
왕전은 진시황이 자신의 말을 듣지 않자 병을 핑계로 사직하고 고향인 빈양으로 내려갔다고 합니다
젊고 혈기왕성한 이신입장에서는 거침없이 자신감을 보인 것이지만 저 자신감 때문에 역사에 기록될 자신의 평가가 그렇게 깎여나갈 줄은 꿈에도 몰랐을 텐데요
이신은 전쟁 초반에는 몽염과 함께 군을 나누어 진격해 평여에서 초군을 격파하고 언영을 함락하는 등 승승장구했지만 초나라 장수인 항연에게 대패하면서 그의 정벌은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이신의 인생 중 최대 옥에 티라고 할 수 있는 순간이었죠
이 전쟁에서 패한 후 이신은 벌금을 내고 서인으로 강등되었다고 합니다
법가의 사상을 따르는 탓에 공을 세우면 상을 주고 죄를 지으면 벌을 받는 것이 유독 엄격했던 진나라에서는 전쟁에 패한 장수가 사형을 당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인 일이었다고 하죠
전쟁터에 나갈 때마다 승리를 거듭하던 환기도 이목에게 대패하자 사형이 두려워 그대로 도망쳤다는 설이 있을 정도였다고 하니 말입니다
그렇게 이신의 패배 이후 왕전이 이신과 자리를 바꿔 장군이 되고 몽무가 비장이 되어 초나라를 공격하면서 초나라 군대를 대파한 끝에 결국 초나라의 명장 항연은 자결을 하게 되죠
기세가 오른 왕전과 몽무는 마침내 초왕 부추를 포로로 사로잡은 후 그 땅에 초군을 설치했다고 합니다
비록 이신이 큰소리를 치다가 패하긴 했지만 진시황은 그를 여전히 좋게 봤는지 다시 한번 이신을 중용했고 기원전 222년에 이신은 4년 전 한 번 박살 낸 연나라를 왕분과 함께 다시 공격한 끝에 요동을 넘어 당시 조선국과의 경계지역이었던 압록강을 넘으려던 연왕 희를 사로잡으며 연나라를 완전히 멸망시켜 버렸죠
그리고 대나라를 공격해 대왕 가를 포로로 잡았으며 기원전 221년에는 제나라를 정벌하는 전쟁에도 참여해 제왕 건을 포로로 잡는 공을 세웠습니다
'왕전열전'을 보면 왕전의 아들 왕분은 이신과 함께 연, 제의 땅을 격파했다' 라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봐서 이신 또한 왕분이 총대장으로 나선 연나라와 대나라 제나라를 격파하는 전투에 참가했음을 알 수 있죠
그리고 마침내 진나라가 천하를 통일하게 되자 이신은 이때 세운 공로로 대장군 농서후에 봉해집니다
여기까지가 사기에 적힌 이신의 행적으로 실제로도 이신은 진나라의 통일전쟁에서 상당히 큰 공헌을 했고 조나라를 공격하고, 연나라 태자단을 추격하여 붙잡았으며 초나라를 공격하고 대나라와 제나라땅을 공격해서 함락시켰죠
진시황이 군웅들을 물리치고 천하통일하는 과정에서 크게 믿었던 장군이기도 했고 비록 초나라 정벌의 실패는 타격이 컸지만 그래도 여전히 진시황의 총애와 신임을 받아서 여러 번 기용이 되었습니다
비록 진나라가 통일을 하는 과정에서 왕 씨와 몽씨가문의 공이 가장 커서 그들의 이름이 후세에 가장 유명하기는 하지만 이신의 공 또한 결코 적지 않다고 볼 수 있죠
다만 그가 초나라 정벌에 실패한 후 노장 왕전이 보란 듯이 성공을 거두면서 이신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를 받게 된 상황이지만 요즘에 와서는 이신의 초나라 정벌 실패에도 나름의 이유는 있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신이 초나라를 침공해서 연전연승 중이었는데 그때마침 진나라에서 창평군이 반란을 일으켜 영진을 점령하며 후방에서 보급로를 차단했고 이신은 이대로 침공을 해야 하나 아니면 회군을 해야 하나 이도저도 못하는 상황에서 결국 회군을 하고 그런 절호의 기회를 항연이 놓치지 않고 이신에게 일격을 가했다는 것이죠
이런 의견에도 나름 일리가 있다고 보이는 것이 이신이 무려 7명의 도위를 잃고 막심한 피해를 입었는데도 사형을 당하지 않고 다시 중용되면서 훗날 연나라와 제나라를 정벌하는 전쟁에 참여했고
그때 세운 공로로 천하통일 후에 농서후에 봉해진 사실도 이신의 패배가 이신 본인의 실책 때문이 아니라 창평군의 반란 때문이라는 주장의 근거가 되기 때문입니다
만약 전투의 패배가 이신 본인의 책임 때문이었다면 그는 감히 진시황 앞에서 20만으로 충분하다는 망언을 하고 나섰다가 결과적으로 패배하면서 심각한 군사적 위기를 만들어낸 셈인데 그랬다면 평소 진시황의 성격과 행적으로 봤을 때 이신의 목이 달아나도 전혀 이상할 게 없는 상황이었죠
앞서 말했듯 천하의 환기도 이목과의 전투에서 패배하자 사형을 두려워해 도망갔을 정도로 패장에 대한 벌이 엄격했기 때문인데요
그런데 이신이 목숨을 건진 것으로도 모자라 계속 군사적으로 중요한 임무를 맡았다는 것은 진시황이 이신의 패배를 충분히 납득할만한 이유가 있었다고 보는 의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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