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리면 자비따위 없었던 조선시대 성 관련 범죄에 대한 처벌

지금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엄격하고 무시무시했던 조선시대 성과 관련 범죄에 대한 처벌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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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를 막론하고 어느 시대이든지 간에 남녀 간의 성문화는 항상 존재했었고 그에 따른 성범죄도 끈임없이 발생했죠

현재 한국은 유독 다른 나라에 비해 성범죄에 대한 형량이 다소 낮은 편이지만 조선시대에는 지금과 달리 성범죄를 저지르는 사람에게 가차 없이 중벌을 내렸습니다

조선시대의 성범죄 사건은 대명률이라는 법률서 내 범간조의 적용을 받았는데요

 

강간 미수죄는 장 100대 및 유배 3000리를 보냈으며 강간은 교형(교수형)에 근친상간의 경우 법정 최고형인 목을 베는 참형에 처해졌죠

그리고 12세 이하의 어린아이에게 성범죄를 저지를 경우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교형에 처해버렸다고 합니다

강간 미수만 해도 장을 100대나 맞아야했으니 사실상 죽었다고 볼 수 있으며 설사 운좋게 살았다 해도 골병이 들어 유배지에서 서서히 죽어가게 된다고 하죠

 

(글의 내용을 돕기 위한 이미지)

 

태조실록에는 '사노 잉읍금이 11세 계집아이를 강간하였으므로 교형에 처하였다' 라는 기록이 있으며 세종실록에도 '평해에 있는 죄수 김잉읍화는 여덟 살 난 계집아이를 강간했사오니 교형에 해당한다' 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조상님들이 금수만도 못한 짐승들에 대한 처벌을 현명하게 잘 내리셨네요

성종 8년인 1477년 내은산이라는 사람은 자신의 의붓아버지와 짜고 덕비라는 여인을 강제로 납치했습니다

 

덕비와 덕비 아버지가 길을 가는 것을 보고는 한사람이 아비를 강제로 붙들고있을때 나머지 한사람이 덕비를 업고 달아난것이죠

아버지와 아들이 고의적으로 계획을 짜고 천인공노할 짓을 저지른 것입니다

그렇게 덕비는 내은산의 집으로 끌려가 몹쓸짓을 당하고 말았으며 머지않아 이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내은산은 교수형의 처벌을 받게되죠

 

양반가의 부녀를 성폭행하려 한 전직 공무원은 강간미수임에도 노비로 전락하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는데요

한때 군수자리까지 지냈던 황우형이 그 주인공입니다

황우형은 성종 3년인 1472년 4월 한밤중에 양반가의 부녀자인 반씨의 방에 들어가 그녀를 성폭행하려했지만 반씨의 어머니와 종이 막아서는 바람에 미수에 그쳤죠

이후 성종은 죄질이 몹시 좋지 않다는 사헌부의 주청에 따라 황우형을 파직하고 영원히 관직으로 다시 등용하지 않으며 유배 3000리의 처벌을 내린다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것만으로도 부족하다고 생각했는지 이후 황우형은 변방 중의 변방인 회령의 관노로 쫓겨나는 신세가 되죠

유교국가인 조선은 남녀 간의 간통에 대해서도 매우 엄했습니다

극단적인 예로 남녀가 밥상 앞에 마주 앉아있는 것만으로 간통으로 간주한 경우도 있었다고 하니 말이죠

 

(글의 내용을 돕기 위한 이미지)

 

부부가 아닌 남녀가 서로 좋아해 관계를 가지다 발각되면 장 80대를 맞았고 남편이 있는 여자를 꼬신 경우 장 90대를 여자를 납치했을경우에는 장 100대를 맞았다고 합니다

한가지 특이한 사실은 만약 남편이 아내가 외간 남자와 간통하는걸 알았는데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되려 사람들의 비난과 함께 처벌을 받았고 오히려 현장에서 그 둘을 죽여버리면 비난도 받지 않고 살인에 대한 죄를 줄여주었다고 하네요

 

당시에는 남자들에 비해 여자들에게 훨씬 더 엄격한 잣대를 적용했었는데 부녀자가 간통하면 대명률에 따라 장형으로만 끝내지 않고 극형에 처해지는 일도 많았다고 합니다

또한 여자들은 간통한 것으로 의심을 받거나 소문만 나도 음행녀 명부인 '자녀안'이나 '유녀적'에 이름이 기록돼서 평생 간음녀로 낙인찍혀 살게 되거나 관비가 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하죠

 

지금도 그렇지만 조선시대에도 법을 악용하는 사례가 많이 있었다고 합니다

간통죄가 워낙 무겁다 보니 일부러 무고를 하는 경우도 있었던 것인데요

세종실록에 기록된 무고 사건 중에는 한 여자가 남편이 후처를 얻은 것에 앙갚음을 하기 위해 딸과 함께 남편을 죽이고는 남편이 딸을 강간했다고 무고한 일이 있었는데 다행히 진실이 드러나면서 모녀가 모두 참형에 처해진 사건도 있었습니다

무고죄에 대한 처벌이 솜방망이같은 요즘에 비해서 당시 조선은 평소 행실을 조심하지 않으면 무고죄로 그냥 세상 하직하기 딱 좋았던 시절이었죠

 

조선시대는 뼛속 깊은 신분사회였기 때문에 누가 성범죄를 저질렀는지에 따라 그 처벌이 달라지기도 했습니다

친족 간의 근친상간보다 노비와 주인 간의 간통 사건이 훨씬 더 금기시되었죠

태종 시대에 이 금기가 처음 깨지게 되는데 바로 노비가 주인의 딸을 강간한 내은이 사건이 발생한 것입니다

신분제의 기강을 뒤흔든만큼 당시로서는 엄청나게 충격적인 사건이었죠

 

만약 노비가 주인을 강간하면 교형이 아닌 참형에 처하고 설사 노비와 주인이 서로 좋아서 관계를 가졌어도 참형에 처했습니다

당연하게도 남자 종이 주인집 마님이나 딸을 범했을때에 해당하고 남자 주인이 여종을 겁탈했을 때에는 문제가 되지 않았죠

남자 양반이 성범죄를 저지르면 감형되는 경우도 많았다고 하네요 이처럼 조선시대는 비록 남자와 여자, 신분에 따른 차별이 있긴 했지만 성과 관련된 범죄를 저지르면 대부분이 강력한 처벌을 받았습니다

 

(글의 내용을 돕기 위한 이미지)

 

고의적으로 성범죄를 저질렀을 경우 걸리면 죽는다는 각오를 해야했기 때문에 지금처럼 몇몇 성범죄자들이 죄를 저지르다 붙잡힌후에도 태연한 모습을 보이는 꼴은 보지 않아도 됬을거 같네요

물론 지금과 마찬가지로 왕족과 세도가 양반들같은 귀하신몸의 경우는 예외였지만 말이죠

실제로 선조의 아들인 순화군 이보가 의인왕후를 모시던 궁녀를 겁탈했을 때도 단 한 대의 곤장도 맞지 않은채 가까운 수원으로 귀양보낸것이 전부였습니다

 

세종대왕의 손자이자 천하의 난봉꾼이었던 청풍군 이원은 자신의 7촌 숙부인 이효창의 첩인 홍행과 간통한 죄로 파직을 당했는데 징계를 받은후에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다시 홍행의 집을 찾았다가 역시 그 집을 찾은 당대의 난봉꾼인 부평부사 김칭과 큰 길에서 머리채를 붙잡고 싸우는 등의 추태를 부리게되죠

청풍군은 이 일로 유배형의 처벌을 받았지만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유배지에서도 과부한명을 겁탈해버렸습니다

 

그 일로 또다시 유배지를 옮기게 됐지만 그 곳에서도 남의 논밭과 가축을 빼앗는 등 변함없이 행패를 부렸는데요

그런데 당시 왕이었던 성종은 그런 이원의 갖은 악행에도 불구하고 어느정도 시간이 지난후 그를 용서해주고 청풍군이라는 그의 작위까지 다시 회복시켜줬습니다

이에 대신들도 더는 참지못하고 들고 일어섰지만 성종은 고집을 꺾지 않았죠

 

이원은 세종의 손자이며 영응 대군의 외아들인데 그의 어머니 송씨가 집안의 제사를 받들기를 부탁했다는 이유로 특별히 그를 사면해줘버린 것입니다

 

천룡인들이 예외에 속하는것은 시대를 가리지 않고 적용되는거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