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제국 로마노프 왕조의 첫 번째 여자 황제인 예카테리나 1세는 여러모로 대단한 인물입니다.
그녀는 왕족도 귀족도 아닌 평민 출신으로 하녀, 매춘부를 거치며 글자도 모르는 그녀가 결국에는 남편인 표트르 1세가 죽자 러시아 제국 최초로 여제로 등극하게 되었죠.
옛날 서양 전래동화의 주인공인 신데렐라 이야기는 모르시는 분이 없으실 것 같습니다.
신데렐라는 현재에도 많은 영향을 주는 인물인데요.
최하층의 하녀 신분에서 여왕이 되는 그런 인물이기 때문에 자신에게 반한 백마 탄 왕자님을 만나면서 인생 역전을 생각하는 증세를 '신데렐라 콤플렉스' 라고 부르고 있죠.
그런데 실제로 신데렐라가 된 여인이 존재합니다.
그녀는 바로 러시아의 '예카테리나 1세' 이죠.
그녀 역시 신데렐라처럼 하녀에서 러시아의 황후가 되었다가 나중에는 황제가 되는 역사상 유래를 찾기 힘든 신분 상승을 이뤄낸 인물입니다.
심지어 그녀는 매춘부를 했던 경력도 있고, 심지어 글자를 모르는 문맹이기도 했으며 러시아 제국 로마노프 왕조의 황제였지만 로마노프 왕조의 피는 물려받지 않은 인류 역사상 가장 성공한 신데렐라이기도 하죠.
그녀의 본명은 '마르타 헬레나 스코프론스카' 입니다.
마르타는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연합왕국의 최하층민이었죠.
그녀의 부모는 폴란드 출신의 농민 혹은 폴란드의 하급 공무원 출신이라고 전해지는데요.
1689년에 창궐한 전염병으로 인해 한순간에 부모를 잃게 되어 마르타는 폴란드를 떠나 라트비아 귀족 가문의 집에 하녀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비록 그녀는 하녀인 미천한 신분이었지만 외모 하나는 끝내줬죠.
눈부실 정도로 아름답게 자란 마르타는 당시 유행하던 금발도 아닌 흑발이었지만 수많은 남자들이 그녀에게 반해 많은 구애를 받았죠.
심지어 그녀를 하녀로 부렸던 라트비아의 귀족 요한 글뤼크는 '혹시 우리 아들이 마르타와 눈 맞아 결혼한다며 설치진 않겠지?' 라고 자신의 일기에 기록을 해놓을 정도였습니다.
시간이 흘러 그녀가 17세가 되었을 때 스웨덴의 군인과 약혼하기도 했지만 스웨덴군이 러시아의 표트르 대제가 이끄는 군대에게 패배해 철수하게 되면서 약혼은 깨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약혼자였던 스웨덴의 군인 또한 자취를 감춰버렸죠,
그렇게 어린 나이에 첫사랑에 실패를 맛보게 되고 믿었던 약혼자 또한 갑자기 잠수를 타버린 것에 충격을 먹었던 것일까요.
그녀는 모스크바로 떠나 본격적으로 화류계에 진출하게 됩니다.
마르타는 수많은 러시아 장교들과 매춘을 일삼았으며 문란한 생활을 이어나갔죠.
러시아에서도 그녀의 눈부신 외모는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고 더 많은 손님이 몰려들면서 수많은 러시아 귀족들과도 부적절한 관계를 맺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한 남자를 만나게 되었는데 그는 바로 표트르 대제의 절친이었던 '멘시코프' 공작이었죠.
그녀는 멘시코프 공작의 애인이 되어 그와 함께 살며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매일매일 쾌락에 몸을 맡기며 뜨거운 삶을 살았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멘시코프 공작이 다른 귀족 여인과 결혼을 하게 되면서 둘은 헤어지게 되었는데 멘시코프는 절친인 표트르 대제에게 마르타를 소개 시켜줬죠.
표트르 대제 역시 마르타를 보자마자 마음에 들어 했기에 멘시코프는 그녀를 황제에게 바치게 되었죠.
그렇게 하녀로 시작해서 매춘부를 거쳐 귀족의 애인이 되었다가 마침내 황제의 아내가 된 것입니다.
심지어 표트르 대제는 현재까지도 러시아에서 가장 유명한 황제이자 명군으로 칭송받는 그런 황제였죠.
당시 표트르 대제는 황후였던 '에우도키아 로푸키나'와 사이가 굉장히 좋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둘은 대판 싸운 뒤 개빡친 표트르 대제는 황후 에우도키아를 폐위시킨 뒤 수도원에 유폐시켜버리죠.
그러고 나서 마르타를 황후로 봉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마르타는 하녀와 매춘부를 거쳐 1712년, 러시아의 황후가 되어버렸죠.
또한 마르타라는 이름을 버리고 '예카테리나' 라는 귀티나는 이름을 수여받았습니다.
표트르 대제가 이렇게 그녀를 총애한 이유 중 하나는 그의 고질병이었던 편두통을 그녀만이 고칠 수 있었기 때문이었죠.
한편으로는 모스크바 전체가 떠들썩해졌는데 매춘부 시절 그녀와 잠자리를 가졌던 수많은 귀족들이 그녀가 황후가 된 모습을 보고 굉장히 놀라며 술렁거렸다 합니다.
하지만 그녀는 황후가 된 후의 삶도 마냥 평탄하지는 않았죠.
그녀는 매춘부 하던 시절의 버릇을 못 고쳤는지 다른 남자와 간통을 하다 표트르 대제에게 걸려버린 일이 있었는데요.
간통한 남자는 바로 표트르 대제의 애인 중 한 명이었던 '안나 몬스'의 오빠였죠.
이 사실을 알게 되자 열받은 표트르대제는 안나 몬스의 오빠를 처형시켜버렸고 그 목을 모스크바 광장에 효수했습니다.
그런데 마르타는 처벌을 면했는데요.
이유는 다름 아닌 마르타의 간호가 있어야 표트르 대제의 편두통이 낫기 때문이었죠.
그녀는 의사가 아닌데도 이렇게 머리 아픈 걸 고쳐준 걸 보면 표트르 대제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그런 능력이 있었던 거 같긴 하네요.
그런데 다른 한쪽에서는 모반의 씨앗이 싹을 틔웠는데요.
쫓겨난 황후 에우도키아의 아들이던 알렉세이 황태자가 반역을 일으키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그는 표트르 대제의 정치도 마음에 안 들기도 했고 또 중요한 건 수도원에 갇힌 어머니를 풀어주기 위해서이기도 했죠.
그러나 반역은 결국 실패하고 처형 당하게 됩니다.
그렇게 표트르 대제의 뒤를 이을 황태자가 죽임당하고 나서 갑자기 1725년 표트르 대제마저 황위를 물려줄 사람을 정하지 않고 세상을 떠나게 되었죠.
그러면 당연히 황태자의 아들이자 표트르 대제의 손자가 다음 황제로 즉위하는게 맞지만 이상하게도 귀족들의 추대를 받고 마르타가 여황제로 즉위하게 됩니다.
예상했다시피 그녀는 귀족들에 의해 꼭두각시 황제로 즉위한 것이었죠.
그렇게 예카테리나 1세 황제가 된 마르타는 정치에 관심은 1도 없었고 글씨도 읽지 못했기 때문에 문서 같은 것도 다루지를 못했습니다.
그러자 모든 실질적인 업무는 귀족들이 하다 보니 권력 또한 귀족들에게 쏠리게 되었죠.
그녀에게 관심은 오직 남자들과 놀아나는 것이었기 때문에 황제가 된 후부터는 만사 제쳐두고 누구의 제제도 없이 편하게 남자들과 얽히고설킨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황실의 공식행사가 있던 날이었죠.
그런데 하필 그날 영하 20도가 넘는 맹추위 속에서 행사가 진행되었고 황제로써 황실 행사에 참석했다가 그만 감기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그 감기가 나중에 폐렴이 되었고 그렇게 앓아눕게 되었죠.
하지만 결국 다시 일어나지 못하고 그녀는 폐렴으로 사망하게 되었습니다.
역사상 유래를 찾기 힘들 정도의 완벽한 신데렐라였던 그녀였지만 후대의 평가는 별로 좋지는 않죠.
황제로서나 황후로서의 역할도 거의 없었고 그저 쾌락만을 좇은 여자였기 때문입니다.
다만 한 가지 잘한 점은 명군으로 손꼽히는 표트르 대제의 편두통을 고쳐준 것 정도 이지요.
예쁜 얼굴 하나로 하녀 신분으로 시작해 매춘부, 귀족의 애인, 황후를 거쳐 결국에는 황제까지 되어 신데렐라 동화를 실제로 실현시킨 예카테리나 1세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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