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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역사 탐구

더스트 볼. 인간의 끝없는 탐욕으로 인한 미국 역사상 최악의 참사

by 사탐과탐 2021. 8.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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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토 중간에 제일 남쪽에서 북쪽까지 어마어마한 크기에 대평원이 있습니다.
땅도 비옥하고 농사도 잘 되는 땅이죠 하지만 인간의 끝없는 탐욕으로 인해 이 축복의 땅은 지옥의 땅이 됩니다.

 

 

'인터스텔라' 라는 영화를 보신 적 있으신가요?

지구의 환경오염이 굉장히 심해지고 황폐해져서 더 이상 사람이 살기 힘들 정도로 심각해지자 우주로 또 다른 지구를 찾으러 가는 그런 내용의 영화인데요.

이 영화를 볼 때 설마 진짜 저렇게까지 되려나 싶은 생각도 들었죠.

 

확실히 중국에서 불어오는 황사와 미세먼지 때문에 우리나라도 많은 피해를 입기도 하는데요.

오늘은 인간의 이기심 때문에 그리고 인간의 과도한 난개발 때문에 벌어진 최악의 흙먼지 폭풍 사건 '더스트 볼(Dust Bowl)'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이 흙먼지, 더스트 볼의 규모는 엄청났었죠.

우리 대한민국 면적의 거의 10배가 넘는 면적을 뒤덮은 흙먼지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집과 삶의 터전을 잃었고 심지어 사람이 죽거나 다치기까지 했으며 많은 재산 피해까지 입었던 그런 무시무시한 사건이었습니다.

 

(글의 내용을 돕기 위한 이미지)

 

대평원, 축복받은 땅이라 불리던 북미 대륙 중앙의 이곳은 미국의 넓은 땅의 남북을 가르지르고 있는데요.

대충 따져봐도 우리 대한민국의 거의 13배에 달하는 엄청난 크기의 초지대이죠.

드넓은 초지와 풍부한 수자원은 19세기 초중반부터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목축지대 입니다.

 

예전 스페인 선교사들이 목축업자들과 함께 이곳으로 와서 소들을 기르다 멕시코 독립전쟁이 일어나자 소들을 그냥 두고 가버렸는데 1830년대 30만 마리였던 소들은 1860년대에는 350만 마리까지 늘어날 정도로 소들이 먹을 풀들이 지천에 널려있었고 번식하기도 좋았던 곳이죠.

 

또한 제러미 리프킨이라는 학자는 미국 중서부의 공짜 목축업이 시작된 곳도 이곳 대평원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목장이나 축사, 사료가 없어도 소들은 지천에 깔려있는 풀을 뜯어 먹으며 쑥쑥 잘 자랐죠.

심지어 겨울에도 자라는 풀들은 소들에게 더없이 좋은 최적의 먹이가 되었습니다.

 

땅은 또 얼마나 비옥한지 농사도 잘 되었죠.

사람들은 '씨를 뿌리면서 끝없이 가다가 다시 돌아오면서 추수한다' 라고 할 정도로 이곳을 '축복받은 땅'이라 불렀을 정도였습니다.

전 세계에 불어닥친 냉해로 국제 곡물가격이 두 배 이상 치솟았던 1800년대 말에도 미국에서만 대풍년의 한 해를 보냈던 것도 이곳 대평원의 비옥했던 토양 덕분이었습니다.

 

(글의 내용을 돕기 위한 이미지)

 

그러나 이런 축복받은 땅 대평원이 무시무시한 죽음의 땅으로 변하기까지 시간은 얼마 걸리지 않았습니다.

농업의 기계화 바람이 불고 1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농사를 지을 일손까지 부족해지자 모든 농장주들은 트랙터를 사용하기 시작하며 대평원의 야생 풀들을 뿌리째 갈아엎어버렸죠.

이 괴물 트랙터들은 순식간에 푸른 녹초지를 뒤집어 버렸고 그곳에는 모래와 흙이 드러나 빠르게 황색의 땅으로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야생 풀들이 있었기에 소떼가 살수 있었고 빗물 때문에 토양이 침식되는 것을 막아주었으며 지하수를 가두는 역할까지 했던 야생 풀들이 없어지자 얼마 안 가 비옥했던 땅은 척박해지기 시작했죠.

지반도 약해져 기다란 옥수수 줄기가 픽픽 쓰러졌습니다.

무성하던 풀밭이 서서히 척박한 사막으로 변하기 시작했죠.

 

그러던 1930년대 초의 어느 날, 한 치 앞을 분간할 수 없는 먼지 폭풍이 일었습니다.

마치 '먼지 구덩이 (Dust Bowl)' 속에서 사는거 같았죠.

여름의 기온은 5도에서 44도를 왔다갔다하는 이상기후 현상이 나타났고 1933년부터는 심각한 가뭄으로 4년간 비 한 방울 내리지 않았으며 모든 강줄기마저 메말라버렸습니다.

 

(글의 내용을 돕기 위한 이미지)

 

하늘을 뒤덮은 모래바람 때문에 대낮에도 밤처럼 어두웠고 겨울이면 눈에 모래가 섞여 붉은색 눈이 내렸죠.

그렇게 모든 것을 주던 풍요로운 땅은 모든 것을 빼앗아 가는 죽음의 땅이 되었습니다.

대평원에서 시작된 이 모래 폭풍은 뉴욕과 워싱턴, 그리고 보스턴까지 날아가 사람들의 호흡기를 공격하고 질식 시켰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흙먼지가 공기 중에 가득한 상태에서도 숨을 쉴 수밖에 없었고 폐로 들어온 흙먼지로 인해 폐렴에 걸렸죠.

또한 흙먼지는 집안까지 침투해 다락방에 쌓이고 쌓여 집이 무너지기도 했기 때문에 더 이상 사람들은 그곳에서 버티지 못하고 살길을 찾아 나섰습니다.

 

수년간에 걸쳐서 일어난 대규모 흙먼지 폭풍으로 인해 25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고향과 집을 잃고 도망치듯 그곳을 떠났죠.

거기다가 7,000여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이 흙먼지로 인해 세상을 떠나게 된 대재앙이었습니다.

사람, 동물, 식물들의 축복의 땅은 죽음의 땅으로 변모하고 만 것이죠.

 

사막화 된 곳에서 농사는 더 이상 짓지 못해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샀던 트랙터도 애물단지로 전락해버렸고 대출금을 갚지 못한 농장주들은 집과 땅을 금융회사에게 모조리 빼앗긴 채 평생 살던 삶의 터전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이곳 중부지방에서 살던 사람들은 서부로 떠나게 되었는데 미국 역사상 이렇게 짧은 기간에 이토록 많은 인구의 이동은 전무후무할 정도였죠.

 

그들은 서쪽으로 이동해 캘리포니아나 기타 대도시 등으로 이동했지만 세계 대 공황으로 인해 새로 이주한 곳에서도 먹고살기가 막막했습니다.

어디에서나 실업자와 노숙자가 가득했고 일자리는 없었죠.

캘리포니아 사람들은 이주민들을 오클라호마 출신 뜨내기 라는 뜻의 '오키(Oki)'라고 부르며 조롱까지 했다고 합니다.

 

(글의 내용을 돕기 위한 이미지)

 

대평원 덕택에 잘 먹고 잘 살았던 사람들은 그렇게 모든 것이 끝난 줄 알았죠.

그러나 천만다행히 자연은 인간에게 한 번의 기회를 더 주었습니다.

1937년에는 비가 많이 내려 가뭄이 해소되었고 모래 폭풍이 드디어 멎기 시작했죠.

또한 농사법의 개량과 연방정부의 지원을 통해 토양의 풍화를 점점 줄여나갔고 방풍림을 심는 등의 노력을 통해 초원의 많은 부분이 복구되었습니다.

 

게다가 과수원에서는 잡초가 자라도 뽑지 않고 내버려 두어 땅이 마르지 않게 했고 그러자 몇 년 후인 1940년대 초에는 대평원이 점점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오기 시작했죠.

그러나 또 황폐해질 것을 염려해 현재까지도 미국 국립 농업연구소의 집중 관리를 받고 있기는 합니다.

 

영화 인터스텔라의 감독인 크리스토퍼 놀란은 영화 초반의 지구 모습을 이 더스트 볼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밝히기도 했죠.

이런 사막화에 따른 재앙을 더 생생하게 전하기 위해 더스트 볼을 직접 겪은 사람들의 인터뷰를 진행했고 그 장면들을 영화 속에 넣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지구 황폐화의 책임은 인간에게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한 것이죠.

 

2021년 4월에는 단 한 달 만에 축구장 5만 8천 개 면적의 브라질 아마존 열대우림이 파괴되었다고 합니다.

인간들의 무분별한 개발과 환경 파괴는 부메랑이 되어 언젠가 우리에게 닥쳐올 것 같네요.

미국에서 있었던 난개발로 인한 최악의 먼지 폭풍 '더스트 볼'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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