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마다 열리는 세계인의 축제 올림픽 때 선수들에게 어마어마한 양의 콘돔이 지급됩니다.
올림픽 기간 동안 선수촌에서 지내야 하다 보니 혈기왕성한 젊은 남녀 선수들끼리 자연스럽게 만나고 광란의 파티를 즐긴다고 하죠.
올림픽 때 선수촌에는 적게는 수천 개에서 많게는 수십만 개까지 '콘돔'이 무료로 배포된다고 합니다.
실제로 이 콘돔은 올림픽 경기 중 선수촌 내에서 엄청나게 많이 사용된다고 하죠.
미국 여자 축구 대표팀의 '호프 솔로' 선수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 선수들이 잔디밭이나 빌딩 사이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사랑을 나누는 걸 봤다. 공개적인 커플들이 많았다" 라고 이야기 할 정도입니다.
올림픽은 세계에서 가장 멋있는 남녀가 모여서 벌이는 축제이기도 하기 때문에 거기서 눈 맞은 선수들끼리 굉장히 빈번하게 성관계가 이루어진다고 하죠.
하지만 이는, 온갖 훈련과 연습으로 다져진 섹시하고 완벽한 몸을 가졌으며 힘이 넘치고 혈기왕성한 20~30대 남녀가 선수촌이라는 고립된 공간에 엄청나게 많은 수가 모여 있는 만큼 당연하고도 자연스럽게 벌어지는 현상이라는 것입니다.
미국 패션 매거진 코스모폴리탄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한 미국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재미있는 인터뷰를 했는데요.
이때 한 질문이 바로 "평창의 추운 날씨에 어떻게 체온을 따뜻하게 유지했냐?"라는 질문이었죠.
이에 국가대표 선수들은 거의 다 비슷한 답변을 했습니다.
패럴림픽 알파인 스키 선수 앤드류 컬카는 씨익 웃더니 "콘돔은 올림픽의 힘" 이라는 짧고 굵은 답변을 했죠.
그리고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 조이 만티아는 "운동선수들은 잔뜩 있고, 콘돔은 넘쳐흐르니 뭘 하겠냐?"라고 되묻기도 했습니다.
또한 스켈레톤 선수 존 달리는 "다들 끝내주는 몸으로 쫄쫄이만 입고 있는데 당연히 하지(?) 않겠냐" 라고 대답했죠.
게다가 프리스타일 스키 선수 거스 캔워티는 "선수촌에서 동정을 잃은 사람도 있었던 것 같다" 라고 이야기했으며 알파인 스키 선수 로렌 로스는 웃으며 "난 거기 있는 사람들이랑 다했다" 라고 했다고 합니다.
또한 알파인 스키 종목의 스티브 니먼 선수는 "동계 올림픽이라 춥다, 그러니 껴안아야 한다"라고 했을 정도로 선수 간의 성관계는 허다하게 일어나고 있죠.
그런데 한 가지 의문이 드는 것은 이 정도로 선수 간에 많은 관계가 이루어질 정도면 밖으로 새어 나갈 만도 한데 그동안 어떻게 그렇게 조용했냐는 것이죠.
이 의문에 대한 대답은 바로 올림픽에 참가한 선수들 간의 불문율 때문이었는데요.
미국의 한 수영선수는 "올림픽의 불문율 중 하나가 선수촌에서 일어난 일을 외부에 발설하지 않는 것이다" 라고 했다고 하죠.
올림픽에서 콘돔을 배포하는 이유는 당연히 선수들의 건강을 위해서 인데요.
올림픽 조직 위원회에서는 어마어마한 양의 콘돔을 배포한 이유가 선수들의 안전한 성관계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1990년대 들어 에이즈가 세계적인 문제로 떠올랐고 2016년 브라질 리우 올림픽이 치러질 당시 남미 지역에는 갓난아기의 소두증을 유발하는 '지카 바이러스'가 유행하고 있었기 때문에 혹시나 있을지 모를 바이러스 감염이나 에이즈 때문에 배포한 것이었죠.
그리고 또 하나 놀라운 사실은 콘돔을 제일 처음 나눠준 올림픽은 바로 88년에 개최된 서울 올림픽에서 였다고 합니다.
에이즈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자는 차원으로 기획되어 총 8500개의 콘돔이 배포되었는데요.
이때 콘돔의 수요가 폭발하자 다음에 열린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때는 국제 올림픽 위원회에서 마치 피자를 주문하는 것처럼 피임약과 콘돔을 주문했다고 하죠.
게다가 당시 에이즈가 세계적인 문제로 대두되자 서울 올림픽 때의 10배에 가까운 총 9만 개의 콘돔을 선수들에게 나눠줬습니다.
또한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때는 7만 개의 콘돔을 배포했지만 부족해서 추가로 2만 개의 콘돔을 더 배포했다고 하죠.
시드니 올림픽 때는 얼마나 열정 가득하고 뜨거운 올림픽이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그리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콘돔 포장지에 "더 빠르게, 더 높게, 더 강하게!"라고 쓰여있어 화제가 되기도 했죠.
역대 가장 많은 콘돔을 배포한 올림픽은 남성용 콘돔 35만 개와 여성용 콘돔 10만 개를 나눠준 2016년 브라질 리우 올림픽이었습니다.
선수 한 명당 하루에 2.5개를 사용할 수 있는 양이었죠.
우리나라에서 열렸던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도 동계올림픽 역대 최다인 11만 개의 콘돔을 배포했습니다.
콘돔의 배포 숫자만 보면 하계 올림픽이 동계 올림픽보다 훨씬 양이 많은데요.
참가 선수가 동계 올림픽보다 더 많아서 그런 것이죠.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1인당 사용 가능한 콘돔 갯수는 동계 올림픽이 더 많습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때는 약 15만 개의 콘돔을 나눠 줬는데 1인당 14.1개를 사용할 수 있었다고 하죠.
그런데 나가노 올림픽 때는 콘돔을 배포한 갯수는 고작 36,000개로 역대 동계올림픽 중 가장 적었지만 1인당 사용 가능한 갯수는 16.5개로 런던 올림픽보다 많았습니다.
동계 올림픽에서 하계 올림픽보다 더 많은 콘돔을 배포하는 이유는 추운 겨울에 치러지는 올림픽이다 보니 따뜻한 실내에서 장시간 시간을 보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고 날씨가 더울 때는 훈련만으로도 힘들고 지치기 때문에 서로 간의 신체 접촉을 꺼리지만 날이 추워지면 자연스럽게 타인의 체온을 느끼려 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또 한 가지 걱정되는게 있는데요.
아무래도 평생 올림픽을 바라보고 달려왔던 선수들에게 경기에 미치는 영향이 있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죠.
그러나 결론은 전혀 없다고 합니다.
2000년 캐나다 연구팀이 의학전문지인 클리닉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성관계가 악력, 균형감각, 순발력, 유산소 운동 등 체력 지표에 미치는 영향이 없다고 결론 내렸죠.
그렇지만 육체적으로는 아무런 영향이 없더라도 정신적 영향을 끼칠 가능성은 많을 것 같은데요.
왜냐하면 관계가 끝나고 나서 얻는 행복한 기분이 경기 전에 컨디션 조절에 도움이 될 수도 있겠지만 경기를 할 때 반드시 필요한 승부욕이 옅어질 수도 있고 수면 부족 때문에 경기 당일 컨디션이 좋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마도 선수들 간의 성관계는 경기를 끝낸 선수들 사이에서 일어날 가능성이 높죠.
아무래도 경기 출전을 준비하는 선수들에게는 긴장감이 극에 달해있을 것이고 컨디션 조절은 경기 결과에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을 테니까요.
아무튼 10만 개가 넘게 배포되는 콘돔은 모두 쓰이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올림픽에 참가한 선수들이 기념품으로 콘돔을 챙겨가기도 하고 올림픽 콘돔을 모으는 선수들도 있으며 심지어는 대회가 끝나면 경매 사이트에서 팔기도 한다고 하죠.
지금으로써 아쉬운 점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돌고 있는 바이러스 때문에 올림픽과 콘돔의 역사에도 치명상을 입었는데요.
도쿄 올림픽의 조직위원회에서는 선수들에게 배포할 16만 개의 콘돔을 준비했지만 골판지 침대 때문에 침대가 무너질 수도 있고 올림픽 참가자들은 서로 밀접한 접촉을 피해야 한다며 올림픽 기간 중 콘돔 사용의 금지와 선수들 간 성관계까지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고 합니다.
이를 어길 경우 경고, 벌금, 참가 자격 제한, 올림픽 출전 자격 박탈, 선수 자격 정지, 국외 추방 등의 중징계를 내리겠다고 예고한 상태이죠.
이에 선수들은 너도나도 격분하고 있다고 합니다.
미국의 뉴욕포스트에서는 '일본이 '안티 섹스 침대'를 개발했다' 라고 조롱하기도 했고 테니스 선수 엘렌 페레즈는 침대에서 매트리스를 꺼내서 바닥에 깔고 하면 괜찮다고 말하며 혹시 방바닥에도 섹스 방지 장치를 해놓은 것이냐고 비꼬기도 했죠.
또한 호주의 한 국가대표 선수는 "이건 너무 웃긴 일이다. 이딴 침대를 만들어 선수들 사이의 섹스를 방지하고자 한다면 만약 의자 같은 것 위에서 하는 것은 어떻게 막을 거냐"라며 비아냥 대기도 했습니다.
스포츠 평론가 조쉬캐처 또한 이 일에 대해 한마디 거들었는데요.
"방바닥이나 샤워실 또는 성관계가 가능한 다른 공간들에 대한 일본의 계획은 무엇이냐?" 라고 일본 올림픽 조직 위원회의 어이없는 발표를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2024년에 열릴 파리 올림픽에서는 부디 지긋지긋한 바이러스가 박멸되고 콘돔도 펑펑 뿌려서 선수 간에 건강한 관계를 가지는 그런 올림픽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올림픽 콘돔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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