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타하리는 역사상 가장 유명한 여성 스파이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그녀가 스파이를 했다는 증거는 전혀 없었고 그저 유럽 고위층과 관계를 가지던 매춘부였었죠.
그녀의 진짜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요?
1917년 10월 15일 아침. 여러 발의 총성이 파리 교외에서 울린 뒤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한 여인이 41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화류계를 뒤흔들었던 그녀의 총살 소식은 전 세계적으로 뉴스거리가 되었죠.
그녀는 사형 당하는 당일에도 모든 걸 무덤덤하게 받아들여서인지 눈가리개를 거부하고 미소 지으면서 사형을 집행하는 사람들에게 "어서 쏴요. 그걸 계속 들고 있는 것도 힘들지 않나요?" 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또한 자신의 시신을 수습해갈 사람이 아무도 없을 것이니 그냥 해부용으로 시신을 기증하겠다고 말했다 하죠.
이런 담담하고 독특한 죽음을 맞이한 그녀는 바로 전설의 여성 스파이 '마타하리' 입니다.
그녀는 전설의 스파이라고 불리지만 스파이였던 것이 확실한지 아닌지 애매한 상태죠.
왜냐하면 스파이로서의 행동을 한 것이 아무것도 없었고 스파이치고는 너무 능력이 딸렸기 때문입니다.
또한 그녀는 유럽 여러 나라로 원정을 다니던 무희이자 매춘부였던 어마어마한 경력의 인물이죠.
마타하리는 도대체 어떤 삶을 살았던 것일까요?
그녀의 본명은 "마르하레타 헤이르트라위다 젤러" 입니다.
네덜란드에서 석유 사업을 하는 부유한 아버지의 딸로 태어난 그녀는 검은 머리와 검은 눈동자를 가진 매우 독특하고 이국적인 외모의 소유자였습니다.
돋보이길 좋아하던 그녀는 자기 자신을 꾸며내는 언변 조차 탁월했죠.
그러던 그녀가 13살이 되었을 때 아버지의 사업이 망하고 얼마 안 가 어머니마저 세상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가족은 뿔뿔이 흩어져 마르하레타는 친척 집을 전전하며 눈칫밥을 먹고 살아야 할 만큼 집이 완전 풍비박산이 나버린 것이죠.
그녀가 친척 집에 맡겨질 때쯤엔 이미 육체적으로 성숙한 상태였고 키가 180cm 가까이 자랐으며 이국적인 외모에서는 묘한 매력이 느껴졌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성인이 된 그녀는 유치원 교사로 학교에 취업했지만 교장이 그녀에게 반해 치근덕 거리자 결국 학교를 그만두게 되죠.
그러던 어느 날 네덜란드의 식민지인 인도네시아에 주둔하고 있던 네덜란드 장교 '루돌프 맥레오드'의 구혼 광고를 보게 되었고 곧바로 그녀는 인도네시아로 떠나게 되었습니다.
인도네시아에 도착한 마르하레타는 루돌프를 만나게 되었고 자신에게 첫눈에 반한 루돌프와 마침내 결혼까지 하게 되며 인도네시아 자바 섬에서 신혼 생활을 하게 되었죠.
그렇게 힘들던 청소년기를 거치고 드디어 행복한 삶을 살수 있으려나 했지만 그녀의 결혼 생활은 7년 만에 파국으로 치닫게 되는데요.
루돌프와의 사이에서 두 명의 자식을 낳았지만 그녀의 가족에게 불만을 가진 가정부가 아들을 독살해 버리기도 했고 그렇게 네덜란드로 돌아온 뒤 1901년 남편과 이혼을 하게 되었으며 사랑하던 딸의 양육권 마저 남편이 가져가게 되었습니다.
이후에 다른 남자와 재혼을 하기도 했지만 얼마 가지 못했죠.
남편에게 버림받은 이혼녀가 된 마르하레타의 먹고살기 위한 선택지는 많지 않았습니다.
마르하레타는 프랑스 파리로 가서 서커스 단에 들어가 말을 타기도 했고 화가의 모델이 되어 생계를 꾸려나갔지만 지독한 가난에서 벗어나지는 못했죠.
그녀가 가진 것이라고는 이국적이고 아름다운 육체가 전부였습니다.
그래서 결국 그녀가 선택한 일은 바로 화류계의 무희였죠.
나름대로의 인맥을 동원해 여러 고위급 인물들과 연인 관계가 되기도 했고 거물급 남자를 만나기도 했지만 무슨 이유에서 인지 그들은 금방 그녀를 버리고 떠나버렸습니다.
20대 후반에 화류계로 뛰어든 그녀는 20대 초반의 다른 여인에 비해 자신이 나이가 많기 때문에 밀린다고 생각했고 차별화 전략을 쓰기 시작했죠.
자바 섬에서 살 때의 경험과 기억을 떠올려 당시에 신비하고 미지의 세계였던 동양의 느낌을 주는 야시시한 옷을 입고 인도네시아풍의 야릇한 춤을 추기 시작한 것인데요.
인도네시아에서 제대로 배운 춤이 아닌 거의 스트립 댄스에 가까운 것에 불과했지만 그녀의 이국적인 외모와 더불어 동양풍의 야시시한 춤은 굉장한 시너지 효과를 냈고 파리 사교계의 엄청난 화제거리를 낳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마르하레타는 한순간에 파리에서 제일 잘나가는 무희가 되었죠.
한번도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동양적인 묘한 매력을 내뿜는 그녀는 프랑스 남자들의 심금을 울리게 되었고 순식간에 프랑스 전역의 유명 인사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그리고 이때부터 그녀는 이름까지 '여명의 눈동자' 라는 뜻의 '마타하리'로 바꿔서 살기 시작했죠.
또한 자바 섬에서 살던 경험을 바탕으로 인도네시아에 대한 날조되거나 부풀린 이야기를 하며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했고 자신이 자바 섬의 왕족과 네덜란드인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인도네시아 혼혈 공주라는 어처구니없는 뻥까지 치기 시작했습니다.
180cm 정도의 큰 키에 육감적인 몸매와 이국적인 외모를 가진 마타하리는 재미있는 이야기나 특별한 눈요깃거리를 원하던 파리의 사교계와 고위층 남자들 사이에서의 인기는 하늘을 찌를 정도였죠.
그렇게 마타하리는 파리 최고의 사교 클럽인 물랭루즈까지 진출하며 최고의 무희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녀가 내세운 동양의 묘한 매력을 어필한 무희로서의 삶은 그리 길지 않았죠.
20대 초반의 젊은 무희들이 그녀의 스타일을 다 따라 하기 시작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자 마타하리는 은밀히 거물급 남자들과 매춘을 하기 시작했는데요.
유럽 전역을 돌아다니며 공연을 하기도 하고 유명 인사들과 매춘을 하며 관계를 맺었죠.
유럽 각국의 고위층 인물들은 밤마다 그녀의 집을 찾아왔고 그녀를 거쳐간 남자들 중에는 네덜란드 총리와 독일의 황태자도 있었습니다.
그녀는 큰 키에 비해 가슴이 작아 브래지어 안에 헝겊을 넣었다고 하는데요.
이 때문인지는 몰라도 그녀는 매춘을 할 때 절대 브래지어를 벗지 않았고 그녀의 이 행동은 오히려 상대 남성들에게 신비감을 자아냈다고 하죠.
아무튼 마타하리는 유럽 전역에서 인기가 많아지자 항상 남자에게 버림받던 입장에서 이제는 남자를 골라가며 매춘을 했을 정도였죠.
그러자 유럽의 상류층 남자들은 마타하리와 잠자리를 한 것을 자랑하며 다녔고 프랑스 군부와 정치나 재계의 굉장히 유명한 인물들도 그녀와의 성추문이 돌기도 했을 정도였죠.
또한 마타하리는 각국의 고위층 남자들과 잠자리를 가지며 상대방 남자가 좋아할 만한 말들을 주워들은 대로 떠들면서 돈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유럽 여러 나라의 고위층 남자들과 은밀한 관계를 가진 것이 자신에게 치명적인 악수가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죠.
문제는 당시 유럽의 정세는 1차 세계대전 직전이었기 때문에 유럽의 분위기는 굉장히 무겁고 혼란스러웠으며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마타하리는 각국의 정보기관에서 예의 주시하는 인물이 되어버린 것이었습니다.
그러던 1914년 7월.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게 되었고 마타하리는 본격적으로 스파이로 의심을 받기 시작했죠.
세계대전이 발발하기 직전 그녀는 독일 베를린에 머물러 있었는데요.
이후 프랑스로 넘어오려다 위조 여권을 쓰다 걸려 파리로 오지 못했기 때문에 그녀에 대한 각국의 의심은 더욱더 커져갔습니다.
결국 여러 나라를 전전하다 마침내 파리로 다시 돌아오게 되었죠.
영국의 정보기관에서 독일의 통신을 감청한 뒤 그녀의 스파이 행위가 밝혀졌다며 프랑스 정부에 알렸고 마타하리는 간첩 혐의로 곧장 체포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녀에 대한 스파이 수사가 시작되면서 프랑스는 발칵 뒤집히게 되죠.
마타하리와 깊은 관계를 가졌던 인물들은 모두 프랑스의 거물급 인물들이었고 그들은 모조리 참고인으로 소환되어 조사를 받기 시작한 것입니다.
당연히 프랑스 고위층은 난리가 났으며 자신들의 추악한 사실을 들추어 내는 마타하리를 그냥 둘 수 없었죠.
또한 당시 프랑스의 전황은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었고 굉장히 많은 프랑스 군인들이 전쟁터에서 사망하자 프랑스 군부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국민들의 분노를 돌릴 희생양이 필요했습니다.
마타하리는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고위층 남자들과 놀아나면서 스파이 같은 행동을 했으니 그야말로 딱 좋은 희생양이 되어 주었죠.
하지만 무희였을 때 그렇게 아름답다며 찬사를 늘어놓던 고위층 인물들 중 그녀를 위해 변호해 주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그렇게 프랑스 정부는 마타하리가 독일 스파이로 H21이라는 암호명을 쓰고 있고 전쟁이 발발하기 전 그녀가 베를린에 간 이유도 스파이 교육을 받기 위해서라고 발표를 했습니다.
또한 마타하리가 프랑스의 군사 정보를 독일에 넘겼고 독일에 유출한 정보가 프랑스 군사 5만 명의 목숨을 위험에 빠뜨렸다면서 사형을 구형했죠.
그러자 그녀에 대한 프랑스 국민들의 분노는 하늘을 찌르게 되었고 자신들을 향하던 분노가 마타하리로 넘어가게 되면서 프랑스 정부에서 원하던 그림도 나오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암호명도 일부러 그녀가 체포되게 하기 위해 독일에서 흘린 가짜 정보였고 베를린에도 돈을 벌기 위해 공연 및 매춘을 하러 간 것일 뿐이었으며 프랑스의 군사정보를 독일에 넘겼다는 증거가 단 하나도 없었죠.
그러나 너무나도 간단한 재판을 거치고 스파이라는 구체적인 증거가 없다는 논란도 쌩깐 뒤
전시라는 명목하에 사형집행은 곧바로 이루어졌으며 마타하리는 결국 1917년 10월 15일에 사형에 처해지게 되었습니다.
마타하리가 실제로 독일의 스파이였는지는 제대로 된 심문이나 증거가 없기 때문에 아무도 모른다고 합니다.
또한 그녀는 단지 무희로써 인기를 끌어 고위층 남자와 잠자리를 가졌던 매춘부일 뿐이었고 스파이 짓을 할만한 인물도 되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있죠.
다만 그녀의 죄는 잠자리를 가졌던 고위층 인물들이 하던 이야기를 다른 곳에서 떠들고 다녔다는 점이었습니다.
어쨌든 그녀는 가혹했던 삶 때문이었을까요.
사형을 당하는 날에도 억울하다는 하소연 한마디 없이 무덤덤하게 눈가리개도 하지 않고 여러 발의 총을 맞아 세상을 떠나게 되었죠.
그녀는 전쟁 중에 있었던 희생자일 뿐이었을까요.
아니면 진짜 유럽 각국을 오가며 여러 고위층 인사들과 잠자리를 가지면서 정보를 캐내던 스파이였을까요?
전설의 스파이이자 스파이가 아니었던 마타하리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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