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는 전 세계에서 가장 못 사는 나라로 알려져 있었지만 해적이 판치는 바람에 악명이 더해졌습니다.
그들은 원래 물고기를 잡는 어부였는데 어느 순간 모두 해적이 돼버렸는데 그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나는 어부였었소.
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일주일에 혼자서 2톤에 가까운 물고기를 잡았었소.
하지만 예멘 놈들이 오면서 일주일에 2톤을 잡던 어획량은 한 달에 0.5톤도 잡히지 않게 되었지.
하소연할 정부군도 없고 내전이나 벌이는 새끼들에게 뭘 기대한단 말이오?
어차피 내전으로 나라에 총기가 넘쳐나기에 총과 총알을 사서 예멘 어선에 분풀이로 총을 갈겨댔지..
그러니까 배를 멈추더니 예멘 놈들은 울고 불고하며 살려달라고 돈을 주더군 그렇게 받은 돈이 1만 달러였소.
이 돈은 내가 어부일을 1년은 해야 벌 수 있는 돈이었지..
그 많은 돈을 그 한 번에 번 거요.
말하자면 처음 우리는 해적이 아니었소.
예멘 놈들이 보이면 총을 쏴서 겁을 줬고 그들이 알아서 돈만 주면 우린 그걸로 만족하며 다시 물고기를 잡았지.
하지만 언제부터 사람들을 납치하여 돈을 뜯고, 더더욱 이상하게 변하면서 이곳 어부들이 해적으로 돌변하기 시작한 거요.
이 말은 현재 교도소에 수감 중인 소말리아 해적의 인터뷰 내용입니다.
이제는 없어진 소말리아 해적은 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소말리아 앞바다와 수에즈 운하를 거쳐 유럽으로 가는 상선들이나 근처에서 물고기를 잡던 어선들의 공포의 대상이었죠.
이 소말리아 해적들도 처음부터 해적이진 않았습니다.
인터뷰 내용처럼 처음에는 어부였지만 수많은 일이 겹치면서 최악의 해적이 되어버린 것이었죠.
그들에겐 무슨 일이 있었길래 해적이 되어버린 것일까요?
소말리아의 국토의 대부분은 사막이라 농사를 지을 수가 없습니다.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땅이라곤 전 국토 중 고작 1.6%에 불과했죠.
사람들은 먹고살기 위해 결국 바다로 나가 물고기를 잡는 어부가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것마저도 폭삭 망하게 되었죠.
소말리아의 중앙정부가 사라지고 군벌이 득세를 하게 되면서 1991년 결국 내전이 발발하게 되었고 현재까지 약 30년간 지속된 전쟁 때문에 경제는 완전하게 붕괴되어 버렸습니다.
그러다 예멘, 중국 등 다른 나라의 대형 원양어선들은 소말리아 앞 바다로 몰려와 누구의 제재도 받지 않고 어류자원을 무자비하게 남획하기 시작했던 것이죠.
그러자 소말리아 어부 한 사람이 한 달에 약 8톤~10톤을 잡던 어획량은 한 달에 0.5톤으로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로 확 줄어 버렸습니다.
이렇게 소말리아 어부들의 어획량은 급격히 감소해서 점점 먹고살기가 팍팍해지기 시작했죠.
또 심각한 문제가 있었습니다.
다름 아닌 스위스, 이탈리아, 프랑스, 아랍 에미리트, 이집트, 카타르 등 부유한 유럽 국가들과 아랍 국가들이 산업폐기물은 물론 핵 폐기물까지 소말리아 앞바다에 버렸던 것이죠.
소말리아의 일부 군벌들은 이탈리아 마피아와 손을 잡고 전 유럽의 산업폐기물과 핵폐기물을 소말리아 앞바다에 버리는 것을 돈을 받고 모른척해주고 있었던 것입니다.
유럽에서 처리가 불가능했던 방사능이나 수은 같은 폐기물들은 소말리아 앞바다에 버려졌죠.
유럽에서는 이런 폐기물을 처리하기 위한 비용이 250달러가 들었던 반면 소말리아에서 불법으로 처리하게 되면 2.5달러 밖에 들지 않았기 때문에 마피아의 검은 돈이 소말리아 군벌들에게 흘러들어가며 소말리아 앞바다는 심각하게 오염이 되기 시작했고 어자원의 씨가 마를 정도였습니다.
또한 폐화물선에 화학약품이나 폐기물들을 가득 실어서 소말리아 앞바다로 끌고 와 일부러 침몰시켜 쓰레기도 버리고 화물선이 난파되어 침몰했다면서 보험금까지 받아 챙기기도 했죠.
이러한 바다의 오염은 어자원의 문제뿐만 아니라 소말리아 인들에게도 막대한 피해를 끼쳤는데요.
처음에 사람들은 구역질 정도만 하더니 점점 입에서 피를 토하기도 하고 암 발병과 기형아 출산 또한 급증하게 되었죠.
이렇게 바다의 심각한 오염으로 인해 어부들의 어획량이 더욱 최악으로 치닫게 되었고 사람들까지 극심한 피해를 입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소말리아 근해에서 불법으로 물고기를 잡던 예멘 어선에 개빡친 한 소말리아 어부가 총질을 해버렸는데 예멘 어선에서는 살려달라며 1만 달러라는 큰돈을 소말리아 어부에게 주었고 그는 덜컥 약 1년 치의 수입을 한 번에 벌어 버린 것이었죠.
이 발 없는 말은 순식간에 천리를 가게 되어 소말리아 전역으로 퍼져나갔습니다.
그러자 삶에 희망도 없었고 이래죽나 저래죽나 까짓것 해적이나 하자 싶었던 소말리아인들은 너도나도 해적이 되기 위해 몰려들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즉 다른 나라 어선들의 불법 남획에 대한 화풀이로 일확천금을 벌게 된 한 어부의 일화가 대해적시대를 열게 된 것이죠.
홍해를 지나 수에즈 운하를 통해 유럽으로 가거나 아시아 쪽으로 가는 배들은 그들의 주요 타깃이 되었습니다.
소말리아 해적의 전성기 때 인질로 벌어들이는 돈은 한해 1억 달러에 달했다고 하죠.
그렇게 쉽게 벌어들인 돈은 쉽게 써재껴졌는데 너도나도 해적질을 하며 돈을 많이 벌기 시작하자 소말리아는 아프리카 전역에서 원정을 온 매춘부들로 가득 차게 되었죠.
한 매춘부에 의하면 유럽에서 벌 수 있는 돈 보다 소말리아 해적촌에서는 몇 배나 더 많은 돈을 벌수 있었다고 합니다.
또한 해적들은 여자와 결혼할 때 지참금으로 10만 달러나 되는 큰돈을 주기도 했으며 수많은 외제차에 명품들로 치장한 결혼식을 치르기도 했고 결혼식 피로연에서 온갖 산해진미가 나오기도 하자.
해적들은 소말리아 여성들의 일등 신랑감이 되어버렸을 정도였죠.
그러자 군벌들도 해적질에 참여하게 되며 기업형 해적으로 성장하게 됩니다.
불법 남획과 불법 폐기물 투기를 막는다며 군벌과 어민들이 손을 잡고 '자위 해상 경비대'를 만든 것이죠.
이 해상경비대 역시 당연하게도 해적으로 변질하게 됩니다.
그러나 돈맛을 보기 시작한 소말리아 해적들은 서서히 스스로 망해가는 길을 걷게 되는데요.
바로 해적들 사이에서 서로 배신하는 일이 잦아지게 된 것이었죠.
2009년 5월에 화물선 아르테미스호를 납치해서 200만 달러를 벌게 된 해적 11명은 어느 날 자신들의 배에서 총에 맞아 죽은 상태로 발견되었습니다.
알고 보니 그들이 큰돈을 벌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 다른 해적들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다가 갑자기 습격해서 모조리 죽이고 돈을 빼앗아 달아난 것이었죠.
이렇게 돈맛에 눈 돌아간 해적들에 의해 소말리아는 서로 간에 죽고 죽이는 아수라장이 되고 만 것입니다.
또한 군벌들이 개입을 하면서 해적 질은 국가사업이 되어버렸고 이 기업형 해적들은 배에 각종 장치 등을 장착하고 본격적으로 해적활동을 하게 됩니다.
그러자 각국의 상선들이나 대형 어선들이 큰 피해를 입기 시작했고 여러 나라에서는 다국적 선박 보호를 위해 '오션 실드 작전'을 진행했죠.
이에 미국과 여러 나라에서 군함을 파견해 해적 단속을 하기 시작했으며 저희 대한민국에서도 청해부대를 파견하기도 했습니다.
그러자 소말리아 해적들은 더 이상 해적질로 돈을 벌기 어려워지면서 몰락의 길을 걷게 된 것이죠.
해적들 대부분은 빚쟁이로 전락해 버렸고 해적촌에서 성행하던 유흥업이나 매춘 등에도 큰 타격을 받았으며 소말리아 해적에 의해 피해를 본 사건이 2018년에는 3건, 2019년에는 0건으로 보고되면서 대해적시대는 막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소말리아 사람들의 삶은 더욱더 피폐해지기 시작했죠.
여전히 내전으로 인해 나라는 몸살을 앓고 있고 소말리아 근처 바다에서의 불법 어획도 여전해 한해 피해액만 3~4억 달러에 이르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불법 폐기물 투기나 핵폐기물 투기 또한 여전하다고 하죠.
그런데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상선이나 어선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보낸 군함의 유지비가 한해 70억 달러 정도가 소비된다고 하는데요.
각국의 군함 유지비만 소말리아에 지원을 해도 그들은 해적질을 안 하고 적당히 어업을 겸하며 먹고 살수 있다고 하죠.
소말리아 해역에 불법으로 침범을 해 불법 조업을 하며 수산자원을 싹쓸이 해가는 예멘, 중국 어선들도 소말리아 해역에 불법으로 온갖 폐기물을 갖다 버리는 유럽 국가들이나 아랍 국가들도 다 같은 해적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지구상 모두에게 버려진 땅이자 지구상 제일 못 사는 나라 1등인 소말리아와 소말리아 해적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세계역사 탐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성 할례. 일부 아프리카와 중동지역에서 행해지는 비인간적이고 잔인한 성풍습 (0) | 2021.09.01 |
---|---|
살타네 공주. 콧수염이 미의 기준이었던 100년 전 카자르 왕국의 미녀 공주 (0) | 2021.09.01 |
731부대. 인간이길 포기한 일본의 마루타 생체실험 (0) | 2021.08.30 |
마타하리. 역사상 가장 유명한 여성 스파이가 알고 보니 매춘부 (0) | 2021.08.29 |
올림픽 콘돔. 4년 마다 세계 최강자들이 벌이는 광란의 파티 (0) | 2021.08.27 |
신대륙 인종 학살. 원주민 90%가 몰살당한 인류 역사상 최대의 비극 (0) | 2021.08.26 |
더스트 볼. 인간의 끝없는 탐욕으로 인한 미국 역사상 최악의 참사 (0) | 2021.08.25 |
최초의 여자교황 요한나. 교황이 즉위하기 전 반드시 남자의 '그것'이 있는지 확인해야 했던 이유 (1) | 2021.08.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