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천무후는 권력 투쟁 중에서 여러 악행을 하긴 했지만 그래도 백성들은 살기 좋게 만든 인물이기 때문에 그녀를 빼고 중국 3대 악녀로 가남풍을 넣자는 말이 많습니다.
가남풍 역시 3대 악녀와 비교해도 전혀 손색없는 악질이죠.
그녀가 무슨 짓을 했는지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중국 3대 악녀 하면 여태후와 서태후 그리고 측천무후가 있습니다.
하지만 측천무후를 빼고 가남풍을 넣자는 말들이 있죠.
측천무후는 수많은 악행을 저질렀지만 그래도 정치는 잘했기 때문에 후대에 좋은 평이 있기도 합니다.
이름조차 생소한 가남풍이란 여자는 대체 누구였길래 중국 역사상 대표적인 악녀로 이름을 알리게 되었을까요?
그녀의 아버지는 가충으로 원래 위나라의 신하였다가 진왕 사마염이 서진의 황제가 되자 고관의 직위에 오른 인물입니다.
가남풍은 작은 키에 피부가 까맣고 추한 용모를 가진 여인이었습니다.
당시 무제 사마염은 가충의 딸들이 못생긴 데다 성격까지 무지막지하게 졸렬해서 아들 사마충의 배필로 위관의 딸을 염두에 두고 있었는데 가남풍의 어머니인 곽괴에게 뇌물을 받은 무원황후와 대신들이 하나같이 가남풍을 추천하자 무제도 어쩔 수 없이 며느리로 받게 되었습니다.
가충은 원래 딸들 중 그나마 외모가 가장 괜찮았던 가오를 시집보내려 했지만 가오가 너무 어려 혼례복을 입힐 수가 없었기에 나이가 열다섯이던 가남풍이 선택되었죠.
가남풍의 성격은 잔혹하고 질투가 심해 사마충의 후궁들을 손수 죽이기도 했고 임신한 후궁에게 창을 던져 유산시킨 일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무제는 가남풍을 폐비 시키려 했으나 무도황후(무원황후 뒤를 이은 황후)와 신하들의 반대 때문에 하지 못했죠.
한편 무제는 아들 사마충이 좀 어리버리하고 지능이 남보다 떨어진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다음 황위를 물려주기가 영 찜찜해서 동생인 사마유에게 황위를 물려주려고 했지만 사마유가 독살 당하면서 이 일은 무산 됩니다.
가남풍이 독살했다고 추측되기는 하지만 확실한 증거나 기록은 없죠.
어쩔 수 없이 황위를 사마충에게 물려줘야 했던 사마염은 나라를 맡길만한지 시험이라도 한번 봐야겠다 생각합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가남풍은 시험 출제자였던 장홍에게 뇌물을 먹여 시험 답안을 다 알게 되었죠.
가남풍 덕분에 사마충은 시험에 합격하고 사마염의 후계자로 인정받게 됩니다.
290년에 무제가 죽고 사마충이 혜제로 즉위하게 되었고 가남풍은 황후가 됩니다.
그리고 후궁이었던 사구의 아들 사마휼이 태자로 책봉되죠.
황후가 된 가남풍은 여러 번 자신을 도와준 태후와 태후의 아버지 양준을 비롯해 조정을 장악하고 있던 양씨 일족을 모조리 숙청하고 시어머니인 태후와 그녀의 어머니 방씨를 연녕궁에 유폐시켰습니다.
그러자 태후는 자신의 어머니인 방씨를 구명하고자 스스로 머리카락을 자르고 통곡하면서 며느리인 가남풍에게 자신을 '소첩' 이라고 칭하며 머리를 조아리면서 어머니를 살려달라 애원했지만 가남풍은 들어주지 않았고 방씨를 처형했습니다.
그 후 절망한 태후는 스스로 곡기를 끊고 굶어 죽었습니다.
태후가 굶어죽고 나니 무섭긴 했는지 시체를 거꾸로 엎어서 빈소를 차렸고 귀신 쫓는 부적과 약물 등을 쓰기도 했다고 합니다.
사마충은 나사 하나 빠진 어리숙한 인물이어서 정치는 모두 가남풍이 대신했으며 밤 생활도 황제는 혼자서 놀이를 시키고 가남풍 자신은 저잣거리의 미소년이나 절륜한 무관, 궁중 의원들과 놀아나며 음란한 사생활을 즐겼습니다.
밤이 되면 거리에서 미소년들을 납치해온 후 몰래 침소로 데려와 즐긴 뒤 바로 목졸라 죽이고 상자에 넣어 강에 버렸다고 합니다.
이런 행실이 얼마나 심했는지 정략적으로 가남풍과 협조 관계였던 고위 관료들도 괴로워하며 고뇌할 정도였죠.
이에 관련된 일화가 있는데
낙양성 남쪽의 어느 미소년이 가남풍에게 끌려갔는데 가남풍이 그를 특히나 아껴 죽이지 않고 비싼 선물들을 주고 풀어줬습니다.
그런데 그 소년이 갑자기 화려한 옷을 입고 다니자 도난 사건의 범인으로 의심을 받아 조사를 받게 되었죠
소년의 이야기를 듣고 가남풍이 드물게 살려준 사람으로 알아채고 풀어줬다고 합니다.
그 소년을 처벌했을 시 후환이 두려웠던 것이죠
어느 날 가밀이라는 신하가 동궁에서 태자 사마휼에게 강의를 해주다 태자에게 오만하게 구는 모습을 성도왕 사마영이 보고 그를 질책했는데 가밀이 화가 나서 이를 가남풍에게 꼰질렀고 가남풍은 사마영을 평북장군으로 임명해 업성을 지키도록 했는데 사실상 내쫓아버립니다.
분노한 가밀은 태자 사마휼을 술에 취하게 해서 반역의 뜻이 담긴 글을 쓰게 했고 그 글을 가남풍에 가져가서 모함해 사마휼을 태자 자리에서 폐위시켜버립니다.
이후 가남풍은 사람을 시켜 사마휼을 독살하려 했으나 실패하자 약을 찧는 절굿공이로 때려죽이기까지 합니다.
태자 사마휼이 살해당한 것이 계기가 되어 다른 황족들과 제후들이 일제히 난을 일으키면서 300년에 마침내 조왕 사마륜과 제왕 사마경이 군대를 이끌고 황도로 입성했고 가남풍은 붙잡혀서 폐위되었습니다.
그리고 4월 9일에 금용성에서 독이었던 금설주를 마시게 해 자결하게 했습니다.
이때 가남풍은 독약을 강제로 마시게 되었고 사마륜을 역적이라고 비난하며 피를 토하고 죽게 되죠.
그녀의 일족은 당연히 멸족당했고 이 반란이 팔왕의 난이며 사망할 당시 가남풍의 나이가 44세였습니다.
자신의 남편인 사마충의 어리버리한 점을 이용해 무지막지한 권력을 휘두르며 온갖 악행은 다 저지른 그녀가 중국 3대 악녀에 들어가기에는 조금의 부족함도 없어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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