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당나라 측천무후의 며느리였던 위황후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위황후는 후대의 평가가 이상하리만치 최악인데요.
악녀의 대명사 가남풍보다 못한 평가를 받는 여인입니다.
위황후가 도대체 무슨 짓을 했길래 그런 평가를 받을까요?
위씨는 원래 가난하고 변변찮은 집안의 출신이었습니다.
그래서 어린 나이에 궁녀로 입궁해서 당시 영왕이던 중종 이현의 눈에 들어 그의 후궁이 되었죠.
그러던 중 이현의 정부인인 영왕비 조씨가 시어머니였던 측천무후의 눈밖에 나 감옥에 갇히게 되는 신세가 되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굶어 죽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위씨는 순식간에 이현의 정부인이 되었죠.
이후로 이현이 황태자가 되자 자신은 황태자비가 되었고 683년 이현이 중종으로 황위에 오르면서 자신은 황후가 되었습니다.
황후가 되고 나서부터 그녀는 자신의 가문을 일으켜 온 조정을 쥐락펴락하려는 욕심으로 가득 차게 되었죠.
위황후는 계속해서 중종에게 자신의 친정인 위씨가문을 일으켜 세워달라고 계속해서 징징대며 떼를 쓰게 되었고 결국 중종은 위씨의 아버지를 정2품 시중의 자리를 주게 되었죠.
그러자 다른 신하들에게선 말도 안 되는 인사라며 난리가 났습니다.
단지 황후의 아버지란 이유로 아무 공도 없는 사람을 재상의 자리에 앉히는 건 말도 안 된다며 말이죠.
그러자 중종은 신하들에게 "시중 자리가 그리도 중요하냐!"라며 적반하장 식으로 나왔죠.
이를 잠자코 보고 있던 측천무후가 움직였습니다.
이 멍청한 아들과 욕심 가득한 며느리가 나라를 다 말아먹겠다 싶었는지 직접 군사들을 이끌고 중종의 황관, 곤룡포, 옥새 등을 다 빼앗은 다음 중종과 위황후를 여릉군왕, 여릉왕비로 강등시키고 방주로 유배 보내버렸죠.
게다가 위황후는 유배 가는 도중 안락공주를 낳았는데 비단 보자기도 없어서 낡은 천으로 공주를 감쌌다고 합니다.
이에 위황후는 이를 바득바득 갈며 시어머니인 측천무후도 궁녀로 시작해 그 자리까지 올라가서 천하를 호령했는데 나라고 못할 것 없다며 자신도 반드시 그렇게 될 것이라고 굳은 다짐을 했죠.
그러나 위황후에게 허수아비 마냥 힘없이 이용당하던 아버지 위현정은 유배지에서 낙심하다가 병을 얻어 사망하게 되었고 그녀의 오빠 4명은 산적들에게 밤중에 습격당해 사망했으며 여동생은 산적 두목에게 반강제로 시집을 갈 정도로 몰락해 버렸습니다.
위황후는 지나치게 욕심을 부리다 결국 가족들과 남편의 신세까지 망쳐버린 것이었죠.
그러면서 중종을 마음대로 주무르기 위해 길들이기 시작하면서 중종은 더더욱 무능해지고 위황후에게 의존하게 되었습니다.
중종이 쫓겨난 뒤 예종이 황제로 올랐었지만 측천무후는 당나라를 없애고 주나라를 세워서 성신 황제로 즉위했고 예종은 황태자로 강등되어 동궁에 거의 갇혀있다시피 하고 있었죠.
위황후는 이 상황을 잘 알고 있었고 다시 복귀하기 위해 시누이였던 태평공주에게 "측천무후에게 유배 좀 풀어달라고 말 좀 잘해달라"라며 엄청난 뇌물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태평공주는 당시 최고의 지위에 있던 적인걸과 입을 맞춰 여릉왕 가족을 유배에서 풀어달라고 청했고 측천무후는 중종과 위황후를 다시 불러들여 태자로 삼고 예종 이단은 상왕으로 삼았죠.
겨우 다시 돌아온 위황후는 당시 정치력이 강한 실력자들과 교류하며 연줄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딸들을 측천무후의 조카들이던 무승사와 무삼사의 아들들에게 시집까지 보냈죠.
그런데 그녀는 딸들을 시집보내다 친해진 무삼사와 불륜을 저지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측천무후가 늙어 힘을 서서히 잃어가자 대신들은 정변을 일으켜 그녀를 퇴위 시켰고 중종이 다시 황제로 즉위하고 얼마 안 가 측천무후는 사망했죠.
동시에 황후로 복귀한 위황후는 이제 자신이 측천무후2가 되겠다며 황제의 뒷자리에 앉아서 정사에 관여하기 시작했는데 여황제 측천무후에게 엄청나게 시달렸던 대신들은 또다시 정변을 일으켰습니다.
하지만 불륜남이던 무삼사의 도움으로 손쉽게 정변을 제압해버렸고 대신들을 모조리 숙청하기 시작했죠.
이 과정 중 자신의 아버지를 상낙군왕에 추존했고 어머니 또한 상낙왕비에 추존하는 등 시어머니였던 측천무후가 하는 짓을 그대로 따라 하며 능력은 안되는데 권력에 취해 자신과 자신의 가문을 과시하고 다녔습니다.
그리고 이제 자신에게 대들던 대신들도 다 없어졌으니 대놓고 무삼사와 간통을 하기 시작했죠.
어느 날 위씨와 무삼사가 위씨의 처소에서 뜨거운 관계를 가지고 있을 때 중종이 중궁전으로 온다는 소식을 접하자 둘은 옷을 주섬주섬 입고는 바둑을 두는척하면서 서로 몰래 손을 잡고 있었다고도 합니다.
게다가 뻔히 이중준이라는 태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삼사의 며느리이자 자신의 딸이던 안락공주를 황태녀로 앉히고 무삼사의 아들은 황태자로 만들려고 했지만 중종의 반대로 무산되었고 이때부터 안락공주와 위황후는 능력 있는 딸을 무시했다며 중종을 증오하기 시작했죠.
그러다 보니 오히려 무삼사와의 정분은 더 심해졌습니다.
위황후의 딸 안락공주는 남편이 마음에 안 들자 남편의 동생과 간통하였다고 하죠.
아무튼 무삼사와 위황후가 서로 간통하는 것을 알고 있었던 태자 이중준은 이다조 등의 장군들과 함께 무삼사를 처단했습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위황후는 격분하며 중중에게 "태자가 감히 함부로 국가의 재상을 죽였으니 태자 역시 극형에 처해야 한다"라고 주장했고 중종은 반대했지만 위황후의 기에 눌려 결국 태자 이중준을 극형에 처하고 말았죠.
이 사건을 계기로 중종은 위황후를 불신하기 시작했습니다.
대신들과 함께 위황후를 빼고 정치를 하기 시작했으며 위황후의 의견 또한 들어주지 않았죠.
격분한 위황후는 안락공주와 자신은 황제, 딸은 황태녀가 되기로 하고 중종에게 독이 든 떡을 먹여 독살을 해버렸습니다.
그 이후 아직까지는 황제로 오르기에 시기 상조라고 느꼈던 위황후는 중종의 4남인 이중무를 꼭두각시 삼아 황위에 앉히고 자신은 황태후가 되어 조정을 쥐락펴락할 생각이었지만 위황후가 중종을 독살했다는 것이 밝혀져 버린 상태였기 때문에 그녀의 정적들이 수상한 움직임을 보이자 그들마저 제거할 생각을 하게 되었죠.
위황후의 표적이 된 정적은 상황으로 있던 당예종과 시누이 태평공주였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위황후의 움직임을 파악한 당예종의 아들 이융기는 위황후에 반대하던 신하들과 고모인 태평공주와 손을 잡고 정변을 일으켰죠.
위씨가 선황을 시해하고 황족들을 몰아내 황제에 즉위하려 한다는 명분으로 순식간에 위황후를 잡아들였습니다.
그리고 위황후와 행동을 같이하던 안락공주의 집에도 군사들이 들이닥쳤는데 그들이 반란군인 줄 몰랐던 안락공주는 태평하게 눈썹을 그리고 있다가 군사들에게 "눈썹 비뚤어진다!!!" 라며 호통을 치다가 그대로 참수당해 죽어버렸죠.
위황후도 곧바로 처형이 되었는데 이 모녀는 대역 죄인이 되어 황후와 공주자리에서 폐위되었고 머리는 효수되어 저잣거리에서 조롱거리가 되었습니다.
능력도 안되는 사람이 시어머니인 측천무후를 따라 권력을 마구잡이로 휘두르다 결국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 것이죠.
훗날 측천무후의 치세기 때는 태평성대였다는 평가가 있지만 위황후는 이러한 뛰어난 정치 능력은 전혀 없었고 끝도 없는 권력욕에 딸과 함께 황제였던 남편까지 시해했으니 정적들에게 명분을 주기에도 충분했습니다.
중국사에서 이 멍청한 위황후와 비슷한 사례로 거론되는 인물은 악녀로 평가받는 가남풍이 있는데 가남풍보다 위황후가 더 멍청하고 답도 없다고 하죠.
시어머니 측천무후를 따라 하며 무모하리만치 권력만을 쫓다 비참한 최후를 맞은 위황후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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