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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역사 탐구

기괴한 일본 화장법 오하구로와 히키마유

by 사탐과탐 2021. 9.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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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일본에는 이상하고 기괴하면서 독특한 화장법이 있었습니다.
약 1000년간 이어져온 일본의 독특한 화장법인 오하구로와 히키마유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미국의 함대 사령관이던 '매슈 캘브레이드 페리'는 함대를 이끌고 일본으로가 무력시위를 했고 결국 쇄국정책을 펼치던 일본을 개항시켰습니다.

페리제독은 일본에 상륙한뒤 깜짝 놀란 일을 겪었는데요.

그것은 바로 일본여성들의 이가 새까만 것이었죠.

그러다보니 훗날 페리제독은 일본을 '검은 치아의 나라'로 불렀습니다.

 

또한 폴란드 출신의 미국 피아니스트 '아르투르 루빈스타인'은 일본에서 연주를 하게 되는 기회가 있어서 일본을 찾게 되었는데요.

일본을 도착한 루빈스타인은 거기서 일본의 전통 다도를 체험 하는데 시중을 드는 일본 여성이 입을 벌리자 이가 전부 새까맣게 썩어있는걸 보고 엄청난 충격을 받아서 본국으로 돌아온 뒤 이 잊지못할 경험을 자서전에 적었다고 합니다.

사실 썩어 있는것이 아니었지만 그는 평생 그렇게 생각했다고 하죠.

 

오늘은 과거 일본의 독특한 화장법인 오하구로와 히키마유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과거의 일본여성들은 '여성의 이가 희면 무섭게 보인다' 라고 생각했고 예쁘게 보이기 위해서 이를 까많게 물들였었죠.

이것은 바로 '오하구로' 라는 과거 일본의 화장법 이었습니다.

 

 

철을 아세트산에 녹이고 식초, 청주, 물엿, 녹차 등을 섞어 만들었는데요.

여기에 탄닌산을 섞으면 색도 검어지고 물에 잘 녹지 않는 성분으로 변했는데 이것을 이에 바른것이죠.

오하구로는 일본 헤이안 시대부터 메이지 유신 이전까지 약 1000년간 귀족 남자, 여자들에게서 많이 유행했었습니다.

 

처음 고대 일본에서는 남녀할거 없이 다 즐겨했지만 시간이 흘러 중세로 접어들면서 메이지 유신 전까지는 주로 일본 여성들만 했었죠.

나중에는 기생들에게도 퍼져 첫 손님을 맞기 전에 치아를 검게 물들이는것이 전통이었습니다.

지금으로 따지면 굉장히 경악스럽고 기이하게 느껴지는데요.

 

과거 일본 여성들이 이렇게 이를 검게 물들였던 이유는 당시 미의 기준으로는 이게 예쁘게 보였기 때문입니다.

새까맣게 물들인 이가 뭐가 그렇게 아름다웠는지는 전혀 모르겠지만 어쨌든 예뻤다는 이유로 1000년이 넘는 시간동안 유행했던 것이죠.

 

또한 과거 일본 여성들은 화장을 할때 얼굴을 새하얗게 칠했기 때문에 얼굴에 비해 치아가 너무 누렇게 보일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냥 까맣게 칠해버린것이죠.

또한 일본인들은 치아가 고르지 못한 경우도 많은데 까맣게 칠했을때 치열이 고르게 보이는 효과도 있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얼굴은 하얗게 분칠을 하고 눈썹은 검고 두껍게 그렸는데요.

원래 있던 눈썹을 다 밀어 버리고 그 밀어버린 자리에 눈썹을 그리거나 아니면 더 위쪽인 이마에 눈썹을 그렸던 '히키마유'도 검은 치아와 함께 유행했었죠.

히키마유는 처음엔 그냥 보통 눈썹처럼 얇고 길게 그렸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눈썹은 짧아지고 굵어지기 시작했는데요.

 

 

이 해괴한 눈썹 스타일도 검은 치아와 함께 귀족들이 즐겨했었습니다.

그렇다보니 일본에서 방영하는 사극 같은 티비프로에서 귀족인 인물이 나오거나 뭔가 과거의 고풍스러운 느낌을 줘야 할때 이 히키마유 눈썹을 그리기도 하죠.

아무튼 다시 오하구로로 돌아와서 이 검은 치아의 놀라운 점은 예뻐보인다는것 뿐만아니라 충치 예방에도 어느정도 효과가 있었다고 합니다.

 

금속 이온 자체에 살균 효과도 있었고 물에 잘 녹지 않는 성분으로 치아를 코팅한 것이기 때문에 의외로 충치 예방 효과도 있었던 것이죠.

하지만 이 검은칠은 지속적이지 않다는 단점이 있긴 했는데요.

수시로 벗겨져 거의 3일에 한번씩 다시 칠해줬어야 했습니다.

 

조선에서 일본으로 보낸 조선통신사의 기록에도 이 검은 치아에 대해 기록이 되어 있는데요.

"창녀와 미혼녀를 제외한 여성들은 이에다 까맣게 칠을하고 눈썹을 다 뽑아버린 자도 있다."
"이미 시집간 사람은 이를 물들이고 시집가지 않은 사람과 과부나 창녀는 물들이지 않았는데 이를 물들이는 이유는 그 남편을 위해서 마음을 맹세하는 것이다."

 

라고 기록되어 있죠.

그러다 메이지유신 이후 단발령이 내려져 남자들은 상투를 잘랐고 여자들에게는 오하구로 풍습을 못하도록 하는 금지령을 내렸습니다.

일본 천황의 부인이던 쇼켄 황후는 일본 황족중 최초로 드레스를 입은 여성 이었는데 서양식 의복을 입는 동시에 오하구로를 그만두었죠.

 

황후가 그렇게 하니 공주, 후궁들, 황족과 귀족 여성들, 시녀들, 백성들까지 점차적으로 오하구로를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재미있는건 현재도 여성 전통 예술가들은 공연이 있거나 할때는 가끔씩 오하구로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지금은 검은 색소가 들어간 치과용 왁스를 이에 칠하는 방식으로 하고 있죠.

 

 

그러나 오하구로도 그렇고 히키마유도 그렇고 외국사람들은 물론이고 일본인들중에서도 호불호가 심하게 갈린다고 합니다.

일본 속담에는 검은 치아는 영원 불멸하고 부부의 화합을 뜻한다고 해서 신부는 시집가기 전에 이를 까맣게 물들이는 의식을 거쳤어야 한다고 하죠.

 

거기다가 이 검은 치아의 진정한 의미는 남편에게 영원한 순종과 충성을 맹세 한다는 것이라고 합니다.

보기에도 이상하고 징그러워서 굳이 금지령이 없었어도 없어지긴 했을거 같지만 의미도 요즘 시대와도 맞지 않아서 언젠가는 그냥 없어졌을것 같은 풍습인것 같습니다.

한편으론 우리나라 과거엔 중국과 일본 보다는 엄청 정상적이었구나 싶네요.

 

여담으로 일본에는 '오하구로벳타리' 라는 여자 요괴가 있는데요.

눈도 없고 코도없는 얼굴에 오하구로를 한 큰 입만 있는 요괴입니다.

이 오하구로벳타리는 큰 입과 검은이가 보이게 쩍 벌려 큰소리로 깔깔깔 웃으며 인간들을 놀래킨다고 하죠.

 

과거 일본의 독특한 화장법, 오하구로와 히키마유에 대한 이야기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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