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귀비는 서시, 왕소군, 초선 혹은 우희와 함께 중국 4대 미녀입니다.
당현종의 아들인 수왕의 아내였지만 나중에 당현종의 눈에 들어 그의 후궁이 되는데요.
그녀의 기구한 인생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옛날부터 외모가 아름다운 여자를 보면 양귀비 같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요.
중국 역사상 최고의 미녀로 꼽히는 인물이 바로, 양귀비입니다.
당연히 그녀는 중국 4대 미인에 이름을 올리고 있죠.
그리고 양귀비는 아름다운 외모로 황제를 홀려 나라를 멸망케한 경국지색이라는 별명도 있을 정도입니다.
오늘은 이 경국지색의 미인 '양귀비'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하는데요.
아름다운 외모만큼 스펙타클한 삶을 살다간 인물이죠.
그녀의 이름은 사실 양귀비가 아닌 양옥환입니다.
양옥환은 어릴 적 부모를 일찍 여의고 삼촌의 집에서 자랐죠.
그러나 어릴 적부터 그녀의 외모는 빛을 내기 시작하는데요.
그녀는 점점 커가면서 뽀얀 피부에 가지런한 치아 그리고 앵두같이 빨간 입술을 가지고 있었고 통통하고 풍만한 글래머러스한 몸매의 아름다운 여인이 되어갔습니다.
또한 그녀는 춤과 노래에도 뛰어났으며 남자의 마음을 끌어당길 수 있는 총명함과 말빨까지 가지고 있었죠.
그러다보니 양옥환은 '말을 이해하는 꽃' 이라는 뜻의 해어화(解語花)라는 별명까지 만들어졌습니다.
그렇게 모든 걸 갖춘 양옥환은 17세에 궁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궁녀가 아닌 당 현종의 아들인 수왕 이모(李瑁)와 결혼을 한 것이죠.
그렇게 수왕과 지지고 볶고 잘 지내던 양옥환에게 생각지 못한 일이 벌어집니다.
바로 시아버지 당 현종이 총애하던 무혜비가 세상을 떠나자 너무 애통해 하는 것을 본 환관 고력사는 당현종의 스타일인 여인을 찾던 중 며느리였던 양옥환을 당현종에게 예쁘다고 하며 추천해 준 것이죠.
그 이야기를 들은 당현종은 그녀를 한번 보기 위해 온천궁에 요양을 하러 가면서 아들 수왕과 양옥환을 함께 데려가게 되었고 그날 밤 있던 연회에서 양옥환의 황홀한 춤을 본 당현종은 그녀에게 제대로 뻑이 가게 되었습니다.
당현종은 양옥환이 자신의 며느리였다는 사실을 잊었던 것일까요?
이 연회가 끝난 이후 계속해서 그녀를 후궁으로 들이기 위해 엄청난 구애를 했고 결국 양옥환은 시아버지였던 당현종의 후궁이 되기로 마음을 먹었죠.
당시 현종의 나이는 56세이고 양귀비의 나이는 고작 22살밖에 되지 않았었다고 합니다.
어쨌든 당현종이 아무리 황제라고 하더라도 마음대로 아들의 아내를 빼앗아 올 수는 없었기에 한 가지 모략을 꾸몄는데요.
도교의 도사가 되면 과거의 자신을 버려야 했기 때문에 과거 수왕과의 부부관계를 없었던 일로 하기 위한 핑계로 양옥환을 먼저 태진이라는 이름의 여도사로 만들어 태진궁에서 지내게 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둘은 밀회를 거듭했으며 서서히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질때쯤 다시 황궁으로 불러들인 것이죠.
그렇게 양옥환은 27세의 나이로 귀비(貴妃)로 책봉되며 현재 알려져 있는 양귀비가 된 것입니다.
이게 좀 막장인 이유가 전남편 수왕의 어머니가 바로 당현종이 총애하던 무혜비이고 시어머니였던 무혜비의 자리를 양귀비가 차지 한 것이죠.
굳이 따지자면 수왕 입장에서는 아내였던 양귀비가 어머니뻘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그리고 양귀비는 당현종의 총애를 등에 업고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지게 되었죠.
또한 당시 황후 자리는 공석이었기 때문에 양귀비는 비록 비의 신분이었지만 실질적으로는 황후의 권력을 누리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보니 양귀비가 오기 전 당현종의 총애를 받던 매비가 질투심에 사로잡혀 양귀비를 살찐 종년이라는 뜻의 비비(肥婢)라고 욕하기도 했다고 하죠.
게다가 야사에 따르면 양귀비의 암내는 너무나도 지독했다고 하는데요.
얼마나 심했는지 양귀비를 모시는 시녀들은 하나같이 다 솜으로 코를 막고 다녔을 정도였습니다.
양귀비가 목욕을 할 때 궁녀가 구역질이라도 하는 날에는 그 궁녀의 목숨은 온전치 못했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그녀는 항상 옆구리에 향이 나는 주머니를 차고 다녔죠.
그런데 천만다행히도 당현종은 심한 축농증이 있어서 냄새를 잘 맡지 못했다고 합니다.
여담으로 그녀의 지독한 암내 때문이었는지는 모르지만 전 남편인 수왕과 6년간의 결혼생활 동안 그녀는 단 한 명의 자식도 낳지 못했다고 하죠.
아무튼 양귀비의 암내도 극복한 당현종을 본 백거이는 이런 당시 상황을 장한가에 묘사했는데요.
"후궁에 3천 미녀가 있지만 3천 명 분의 총애가 한 사람에게 내린다 천하의 부모들이 아들보다 딸 낳기를 소망한다" 라는 내용이었죠.
당현종은 매우 현명한 황제였습니다.
바람 잘 날 없던 중국 대륙 역사 중 얼마 안 되는 태평성대를 누리던 시기 중 하나가 이 당현종 통치 시기였죠.
하지만 당현종이 양귀비를 귀비로 들이고 나서부터 그녀에게 홀딱 빠진 탓인지 점점 정치를 소홀히 하기 시작했고 양귀비의 세 자매 또한 당현종에 의해 한국, 괵국, 진국 부인에 봉해지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양귀비의 친족들 역시 높은 관직을 받기도 하고 황족들과 결혼을 하며 세력을 넓혀 나갔죠.
친척 오빠인 양국충 또한 높은 관직을 제수 받았습니다.
또한 양귀비가 남쪽 지방의 과일인 리치를 좋아하자 지방의 관리들은 양귀비의 눈에 들기 위해 매일 수천 리 길이나 되던 거리를 급하게 말을 몰아 신선한 리치를 공수해 주기도 했고 양귀비의 옷을 만드는 사람만 700여 명이 넘었을 정도로 사치가 극에 달했죠.
당현종은 오로지 양귀비만을 바라보며 술에만 빠져 살았고 그녀를 위한 궁을 새로 짓기도 했습니다.
그러면 그럴수록 백성들의 삶을 피폐해져 갔죠.
그리고 신하들도 양씨 일족의 폭정에 불만이 차곡차곡 쌓이고 있을 때 한 가지 큰 사건이 발생하는데요.
친척 오빠이던 양국충의 정치적 라이벌이었던 안록산이 장안을 방문했는데 뱃살이 무릎에 닿을 정도로 살이 찐 모습의 안록산을 본 양국충은 그를 망신 주려고 옷을 다 벗긴 후 목욕을 시켰죠.
그런 후에 아기 옷을 입힌 뒤 가마에 태우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안록산을 욕보였습니다.
이에 복수를 다짐한 안록산은 반란을 일으키게 되었고 그의 복수심이 하늘에 닿은 것인지 당나라의 수도인 장안을 점령하기에 이르렀죠.
그러자 당현종과 양귀비 등 황족들은 피난을 가게 되었습니다.
피난 가는 도중 양씨 일족과 양귀비에게 불만이 폭발한 병사들은 현종에게 양국충과 양귀비를 죽이라고 강요했죠.
그러자 현종은 처음엔 총애해 마지않던 양귀비를 두둔했지만 결국 성난 병사들의 기세가 너무 강해 막을 방법이 없자 어쩔 수 없이 병사들이 원하는 대로 하게 두었습니다.
결국 양국충과 양씨 일족은 성난 병사들에 의해 죽임을 당하게 되었고 양귀비는 길가에 있던 불당에서 목을 매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죠.
이때 그녀의 나이는 고작 38세였다고 합니다.
양귀비가 죽고 난 후 당현종은 황제 자리를 물려주었고 78세의 나이에 세상을 떠날 때까지 평생 양귀비의 초상화를 보면서 그녀를 그리워했다고 하죠.
양귀비꽃은 마약을 만드는데 쓰이는데요.
당현종이 양귀비에 푹 빠져 나라를 망쳐놓은 것처럼 양귀비꽃 역시 빠지면 인생을 망칠 수도 있다는 그런 점에서 정말 잘 어울리는 이름인 것 같습니다.
나라를 망하게 할 정도로 아름다운 여인이란 뜻의 경국지색은 양귀비과 딱 맞아떨어지는 것 같네요.
서시, 왕소군, 초선 또는 우희와 더불어 중국 4대 미인인 양귀비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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