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인 조씨는 인조의 후궁이었는데 인조의 총애를 등에 업고 온갖 나쁜 짓을 골라서 했습니다.
하지만 가장 나쁜 짓은 바로 소현세자와 인조의 사이를 이간질해서 결국 조선의 운명이 바뀐 것인데요.
귀인조씨는 과연 어떠한 인물이었을까요?
중국에도 3대 악녀라든지, 4대 요녀라든지 그런게 많은데요.
조선시대에도 4대 악녀가 있었습니다.
바로 장녹수, 장희빈, 김개시 그리고 오늘 소개할 귀인조씨 인데요.
청나라의 홍타이지에게 삼전도에서 세 번 절하고 아홉 번 머리를 조아렸다는 삼배구고두례의 굴욕을 맞본 인조의 후궁이 바로 이 귀인 조씨 였습니다.
그녀는 경상우도 병마절도사를 지낸 '조기'와 그의 첩실이던 '한옥'의 딸로 태어났죠.
그런데 그녀는 첩의 딸인 서녀의 신분이었지만 외모가 예쁘다 보니 인열왕후의 형부이던 정백창의 주선으로 바로 내명부 종4품 숙원으로 입궁을 하게 되었죠.
이에 이명준은 이는 분명히 부정한 방법으로 입궁을 한 것이 틀림없을 것이니 조사를 해야 한다고 상소를 올렸지만 인조는 조씨가 너무 마음에 들었던 것인지 상소를 물리쳐 버렸습니다.
그렇게 인조의 총애를 듬뿍 받는 조씨는 점점 안하무인이 되어버렸죠.
그녀가 얼마나 오만방자하게 굴었는지 오죽하면 실록에도 "조씨가 패악무도했다" 라고 기록되어 있을 정도였으며 심지어는 '조씨는 성품이 간사하고 왕의 총애를 믿고 자신이 싫어하는 자들을 모함했다' 라는 기록도 실록에 남아있었습니다.
어쨌든 그녀는 인조를 잘 구워 삶았고, 총애를 받는 만큼 승진도 빨랐는데요.
궁에 들어온지 8년 만에 정4품 소원이 되었고 불과 2년 후엔 정3품 소용이 되었죠.
또한 인조는 다른 후궁들과의 사이에서는 자식이 없었지만 유독 조씨와의 사이에는 숭선군, 낙선군, 그리고 효명옹주, 이렇게 셋이나 자식을 낳았죠.
인조의 총애를 등에 업은 조씨는 마음에 안 들고 눈엣가시 같은 것들은 사정없이 없애기 시작합니다.
1643년 어느 날 인조의 승은을 입은 특별상궁이던 이정민이 조씨를 저주하다 들통이 나는 사건이 벌어졌는데요.
저주를 실행한 이정민의 직속나인이던 애향이와 연옥이는 각각 거열형과 참형에 처해졌고 이정민은 유배 되었다가 결국 사사당하고 말았죠.
그런데 사실 이 사건은 조씨가 이정민을 질투해 제거하려는 계획을 세웠고 스스로 저주에 사용되는 물품을 숨긴 뒤 이정민을 모함했던 것이었습니다.
또 첫 왕비 인열왕후가 아이를 낳다가 세상을 떠나자 인조는 44살의 나이로 15살밖에 안된 장렬왕후를 새 중전으로 맞이했죠.
인조가 어린 장렬왕후에게 빠져 자신이 밀려날 것을 염려한 소용조씨는 인조에게 계속해서 장렬왕후를 모함하는 말을 했습니다.
그러자 인조는 더 이상 장렬왕후를 찾지 않게 되었다고 하죠.
하지만 그녀가 조선 4대 악녀로 들어가는 결정적인 이유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인조와 소현세자 사이를 갈라놓고 조선의 미래를 송두리째 꺾어버렸기 때문이죠.
소현세자는 병자호란 이후 청나라에 볼모로 잡혀가 8년 동안 청나라에서 살았는데요.
그는 청나라에 강제로 끌려온 조선 백성들을 다시 조선으로 보내는데 일조했고 농사든 장사든 뭐든지 척척해내는 걸 본 청나라 황제는 소현세자의 능력과 총명함에 감탄해 잘 대해주었죠.
소현세자 역시 청나라의 근대화된 문물들을 보고 익히며 훗날 포로의 신분에서 풀려나 조선으로 돌아가게 되면 청나라에서 경험한 많은 것들을 조선에 적용해 더욱더 발전된 조선을 만들려는 포부가 가득했던 굉장히 우수한 세자였죠.
그런데 조씨는 그런 소현세자와 세자빈 강씨를 유독 미워했는데요.
그녀는 틈만 나면 인조에게 세자 부부를 모함했습니다.
'소현세자가 청나라와 친하게 지내며 인조의 왕위를 넘본다'라고 이간질하기 시작했고 '소현세자가 돌아오면 인조와 바통터치해 세자가 왕이 되고 인조는 청나라에 볼모로 끌려가게 될 것이다'라는 모함도 하는 등 지속적으로 소현세자와 세자빈 강씨를 엄청 욕했는데요.
그러자 조씨에게 가스라이팅 당한 인조 역시 소현세자를 마땅치 않게 여기고 미워하기 시작한 것이죠.
거기다가 인조는 자신이 삼전도에서 청나라 놈들에게 엄청난 굴욕을 겪었는데 아들이란 놈은 청나라 놈들과 놀아나며 친하게 지내니 엄청 열받아 하긴 했습니다.
그렇게 8년간의 모진 볼모생활을 견디고 1645년 조선으로 돌아온 소현세자는 청나라의 발전된 문물들을 인조에게 내 보이며 인사를 드렸지만 돌아오는 건 의심의 눈초리를 한 인조의 차가운 냉대였습니다.
그러다 소현세자는 결국 돌아온 지 3개월 만에 급작스러운 병에 걸려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야사에 의하면 소현세자를 돌보고 있었던 의관인 이형익은 조씨가 친정어머니를 통해 궁으로 들인 사람으로 소현세자를 독살하도록 사주했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을 정도이죠.
그만큼 조씨는 소현세자와 세자빈 강씨를 미워하고 있었습니다.
소현세자가 죽고 난 어느 날 궁내에서 누군가가 소용조씨를 저주하는 사건이 발생했죠.
사실 이는 당연스럽게도 소용조씨의 자작극이었습니다.
그런데 인조는 자작극인 걸 알면서도 세자빈 강씨를 제거하는데 이 저주사건을 이용하는데요.
이 일로 강빈이 죽지는 않았지만 얼마 후 1646년 1월. 인조 수라의 전복에서 독이 나오는 사건도 발생하며 결국에 강빈은 세자빈 자리에서 폐위되었고 궁에서 쫓겨난 뒤 사사되었습니다.
전복에서 독이 나온 것도 귀인조씨의 자작극 일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라고 합니다.
그리고 심지어 인조는 자신의 손자들인 소현세자와 강빈의 아들 셋을 제주도로 보낸 뒤 죽이기도 할 정도였죠.
이는 조씨가 그만큼 소현세자 부부를 싫어한 것도 있었지만 사실 인조 역시 소현세자 부부를 미워했었는데 자신의 뜻을 다 아는 것인지 소용조씨가 알아서 욕도 하고 저주사건이나 전복에 독을 넣는 등의 행동을 하니 인조도 옳다꾸나 그에 맞게 움직였을 뿐이었죠.
둘 다 똑같다고 생각되긴 하는 부분이네요.
어쨌든 인조가 사망하기 전에 조씨는 종1품 귀인에 책봉되었습니다.
인조의 총애를 등에 업고 신나게 부리던 귀인 조씨의 권세도 인조가 세상을 떠나면서 급격히 꺾이기 시작했는데요.
우연한 사건을 계기로 귀인조씨는 세상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그 사건은 조씨는 며느리이던 숭선군의 아내가 마음에 들지 않았기에 딸 효명옹주의 여종이던 영이를 숭선군의 첩으로 삼았죠.
그런데 숭선군의 아내의 이모가 장렬왕후였고 그녀가 이모인 장렬왕후에게 하소연하자 분노한 장렬왕후는 영이를 잡아와 문초하기 시작했습니다.
겁에 질린 영이는 귀인 조씨가 장렬왕후와 효종을 저주했다는 자백을 하게 되었고 즉시 귀인 조씨, 효명옹주의 나인들, 여종들 등 저주에 관련된 사람들을 모조리 잡아와 혹독한 고문을 가했죠.
결국 나인들과 여종들은 무자비한 고문을 이기지 못하고 귀인 조씨의 악행을 모조리 자백하면서 모두 거열형에 처해졌습니다.
귀인 조씨 역시 자살을 명 받아 세상을 떠나게 되었고 조씨의 자식들 모두 폐서인 되어 유배를 가게 되었죠.
또한 귀인 조씨와 결탁한 김자점과 다른 대신들의 가문도 풍비박산이 나버렸습니다.
귀인 조씨는 무고한 사람들을 모함해 죽이고 소현세자 부부까지 모함을 해 결국 죽음에 이르게 한 인물로 평가되어 현재까지도 그녀의 평가는 좋지 못하죠.
어떻게 보면 귀인 조씨 역시 인조의 의중에 따라 움직였던 것일 수도 있지만 그녀가 행한 자작극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죽거나 피해를 입은 걸 보면 조선 왕조의 대표 악녀로써는 부족함이 없어 보이네요.
조선의 미래 자체를 망쳐버린 조선시대 최악의 악녀, 귀인 조씨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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