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재상이 되어 복수에 성공했지만 결국 비참한 최후를 맞는 인물 오자서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최근 종영한 '더 글로리' 라는 드라마는 학폭을 당한 주인공이 학폭 가해자들에게 사이다 복수를 하는 내용입니다
그러다보니 더 글로리는 정말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는데요
그런데 춘추전국시대에도 엄청난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결국 이런 사이다(?) 복수를 하는 인물이 있었습니다
그는 바로 '오자서'이며 그 역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죠
그는 고사성어 제조기라고 할수 있을정도로 수많은 고사성어를 만들어 냈는데요
그가 얼마나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는지 오자서와 직접적으로 유래한 고사성어만 해도 동병상련, 굴묘편시, 일모도원, 부관참시, 도행역시, 심복지환까지 여섯개이고 연관되진 않았어도 자신이 영향을 미친 와신상담과 오월동주 까지 하면 무려 8개나 되는 고사를 만들어낸 엄청난 인물이죠
오늘은 춘추전국시대의 가장 유명한 명장 중 한명이자 복수의 화신, 오자서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그의 원래 이름은 '오운' 으로 흔히 알려진 자서는 바로 그의 자였죠
그가 언제 태어났는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초나라의 명문가인 오씨 집안의 둘째로 태어났습니다
오자서의 아버지는 오사 라는 인물로 태자의 스승이자 보좌를 하던 태부라는 직책을 맡고 있었죠
어질다고 촉망받던 초 평왕도 재위기간이 길어지자 듣기좋은 말만하는 간신들을 가까이하기 시작했으며 그러자 점점 국정에도 관심이 떨어져 나몰라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면 그럴수록 초나라 내부는 왕족과 신하들의 비리와 부정축재 등으로 썩어들어가고 있었는데 초나라의 국력이 약해지는만큼 주변국가인 오나라와 월나라는 국경을 위협할 정도로 성장하고 있었죠
그러자 초나라 내부에서는 진(秦)나라와 동맹을 맺어 오와 월나라를 견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고 그렇게 초나라의 태자 건과 진나라의 공주 맹영을 결혼시켜 (맹영 : 진 애공의 여동생) 이 동맹을 성사시키는걸로 결론이 맺어졌습니다

그렇게 진나라의 공주 맹영이 초나라로 오게 되었는데 문제는 맹영이 워낙 미인이던 탓에 평왕이 그녀를 보고 첫눈에 반해버린것이었죠
그러자 왕의 측근이자 간신이던 비무기의 말에 평왕은 맹영을 자신의 아내로 삼아버렸으며 태자 건에게는 맹영을 따라온 시녀 중 한명을 공주라 속여 혼인시켜 버리는 만행을 저질러 버렸습니다
그리고 비무기는 훗날 태자가 왕위에 오른다면 제일 먼저 자신에게 보복할것이 두려워지기 시작했고 태자와 그의 후견인이던 오씨 집안을 제거해야겠다 생각했죠
이에 비무기는 허구헌날 평왕을 찾아가 태자와 오씨 집안을 모함했는데 결국 평왕은 비무기의 모함에 넘어가 오사는 감옥에 가두고 태자는 죽이라는 명을 내려버렸습니다
하지만 이런 음모를 눈치챘던 태자 건은 아내와 자식들을 데리고 정나라로 도망을 쳤고 오사의 아들 오상과 오자서도 얼른 몸을 숨기게 되었죠
그런데 비무기는 후환을 없애기 위해 두 아들이 직접 찾아오면 아버지를 살려주겠다고 하는것이었습니다
이에 오자서는 형에게 이대로 간다면 분명히 셋 다 죽을것이라며 일단 피신한뒤 훗날 복수를 하자고 했지만 형인 오상은 "아버지가 붙잡혀 있는데 둘중 아무도 안간다면 불효로 남을것이고, 둘 다 가면 이 치욕을 씻을수 없으니 나는 아버지에게 갈테니 너에게는 복수를 맡긴다" 라는 말을 남기고 그렇게 아버지를 찾아간 오상은 아버지 오사와 함께 처형되고 말았죠
그러자 오자서는 눈물을 흘리며 아버지와 형의 복수를 다짐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오사는 처형되기 직전 평왕과 비무기를 향해 "오자서가 살아 도망쳤으니 초나라는 앞으로 큰 환란을 겪에 될것이다" 라는 말을 남겼는데요
오자서가 문무를 겸비하고 굉장히 뛰어난 인물인것을 알고 있었던 평왕은 분명 오자서는 도망치고 끝낼 인물이 아니라고 생각해 얼른 자객을 풀어 그를 뒤쫓아 죽여버리라 명했죠
하지만 오자서는 자객들을 죄다 떨쳐내고 정나라에 도착했고 거기서 먼저 탈출했던 태자를 만나 그의 부하가 되었습니다
다행히 정나라에서는 그들을 환대해 주었는데 복수에 눈이 먼 태자는 정나라의 왕위를 빼앗은뒤에 초나라를 공격해 왕위를 되찾겠다는 어처구니 없는 생각을 하게 되죠
이에 오자서는 결사반대를 외쳤지만 태자는 이를 묵살해버렸습니다
하지만 결국 이 계획은 들통나게 되었고 정공은 격분해 태자와 그의 아내를 잡아 처형시켜버렸죠
다행히 오자서는 태자의 아들 승을 데리고 도망칠수 있었는데 문제는 이제 초나라 뿐만아니라 정나라까지 자객을 보내기 시작한 것입니다
심지어 워낙 급하게 도망쳐나오는 바람에 돈이나 귀중품 등도 전혀 챙기지 못했고 심지어 자객에 항상 쫓기다보니 그들은 정말 비참한 생활을 하기시작했는데요

오갈데도 없었던 그들은 고심끝에 당시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던 오나라로 가기로 마음을 먹었죠
하지만 오나라로 가려면 초나라를 가로질러 갔어야 했는데 그렇게 자칫 잘못하면 체포되어 처형당할수도 있을 정도로 위험한 여정이 시작되었습니다
초나라로 들어갈때는 친구였던 신포서가 눈감아준 덕분에 들어갈수 있었지만 그들 수중엔 돈 한푼 없었기 때문에 어쩔때는 짐승을 잡아 먹기도 했고 어쩔때는 구걸을 해 목숨을 연명하면서 죽을 고비를 넘긴끝에 오나라까지 도착할수 있었죠.
다행히 오자서의 명성은 오나라에서도 널리 알려진 터라 환대를 받을수 있었는데요
하지만 오자서는 일단 몸을 사리기 위해 한동안 승을 키우고 농사를 지으며 살았습니다
그러던 중 기회가 찾아오게 되는데 바로 오나라에서 왕위 분쟁이 일어나게 된것이죠
오자서는 왕위를 노리던 인물 중 '고발광'이라는 인물을 지원하기 시작했는데 결국 오왕 료를 암살하는데 성공해 광이 왕위에 올랐고 그가 바로 오나라 왕 '합려'입니다
그리고 합려는 일등공신인 오자서를 재상으로 임명하고 최측근으로 삼았죠
그렇게 오나라 재상이 된 오자서는 드디어 복수를 하기 위한 준비에 돌입하는데요
먼저 훌륭한 인재들을 등용하기 시작했는데 이때 등용된 중요한 인물 중 두명이 바로 손자병법을 지어 지금도 최고의 군략가로 손꼽히는 '손무'와 내정의 달인 '백비'였습니다
이때 사람들은 백비가 물욕이 심하고 강직하지 못하다며 등용을 반대했지만 오자서는 백비의 집안도 초나라 왕에게 몰살 당했다는것을 들면서 "같은(同) 병(病)을 앓는 사람들은 서로(相) 동정하는(憐) 법이다" 라며 그를 불쌍히 여겨 등용했던 것이죠
이때 만들어진 사자성어가 바로 '동병상련' 입니다
어쨌든 그렇게 훌륭한 인재들을 모을수 있었던 오나라는 급성장 하기 시작해 수년이 지나자 초나라와 대적할수 있을정도로 강력한 나라가 되었죠
그리고 기원전 506년 드디어 오나라는 동맹국과 병력을 일으켰고 오자서는 손무와함께 초나라로 진격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초군은 오군에 의해 개박살이 나버렸고 순식간에 수도까지 진격한 오군은 손무의 수공으로 초나라 수도 영성까지 함락시키면서 초나라를 멸망 직전까지 몰아부쳤죠
드디어 오자서는 초나라로 돌아왔지만 이미 초 평왕과 비무기는 세상을 떠난지 오래였습니다
이에 오자서는 평왕의 무덤을 파헤쳐 그의 시체를 찾아 쇠로된 채찍으로 수백대를 친 결과 평왕의 시체가 형체도 찾을수 없을정도로 흩어져 버렸다고 하죠
그렇게 오자서는 초나라를 떠난지 16년만에 드디어 아버지와 형의 복수에 성공할수 있었던 것입니다

또한 이것이 바로 고사성어 굴묘편시(掘墓鞭尸)의 이야기 이죠
(굴묘편시(掘墓鞭尸) : 묘를 파헤쳐 시체에 매질을 한다 라는 뜻으로 통쾌한 복수와 설욕을 의미, 반대로 지나친 복수를 하는 행동을 비판하는 의미)
오자서는 왕손이던 승을 초나라의 왕위에 올려 초나라를 오나라의 속국으로 만들려고 했지만 탈출했던 초나라 사람들이 오나라 군을 향해 게릴라 전을 펼치기 시작했고 오자서의 잔인한 행동에 실망한 친구 신포서는 진(秦)나라로 찾아가 지원군을 요청해 결국 오나라는 진초 연합군의 공격을 받기에 이르렀죠
그렇게 오군은 진초연합군과의 전투에서 대패한데다가 빈집을 노리고 월나라 왕 윤상이 오나라를 향해 기습 공격을 해왔으며 엎친데 덮친격으로 합려의 동생 부개가 반란을 일으켰다는 소식을 들은 합려는 초나라가 매년 막대한 재물을 조공으로 바치고 왕손 승을 백공으로 세워 맞아들이는 것으로 화의를 맺고 다시 오나라 본토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부개의 반란을 무난하게 진압한 합려는 오나라가 초나라를 괴멸시키고 초강대국이 된것에 기세등등했는데요
오나라가 초나라와 전쟁을 벌일때 오나라를 기습공격했던 윤상이 죽고 구천이 다음 월나라 왕으로 즉위하자 합려는 오자서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불안정한 월나라를 지금 쳐야한다며 군사를 일으켜 월나라로 공격해 들어갔죠
하지만 월나라의 책략가 범려의 계략에 넘어가 대패해버렸고 심지어 합려도 화살을 맞아 중상을 입어버렸는데 오나라로 돌아오는 도중, 합려가 세상을 떠나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오나라 왕이 된 부차는 아버지의 복수를 다짐하면서 매일밤 가시가 많은 장작위에서 잠을 청했죠 (와신 (臥薪))
이후 부차는 복수를 위한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오자서와 함께 월나라로 공격해 들어갔습니다
지난번의 승리로 오만해진 월왕 구천은 부차의 군대를 얕보고 있다가 개박살이 나버렸죠
그러자 범려의 모략으로 구천은 부차 앞에서 무릎을 꿇어가며 목숨을 살려달라 빌었고 그렇게 구천은 오나라로 건너가 부차의 마부 노릇이나 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구천은 부차의 똥을 핥아가며 부차의 건강을 살펴주는척 하는 등 온갖 아첨과 아부를 해댔고 중국 4대 미녀로 꼽히는 서시를 부차에게 바치기도 했죠

하지만 오자서는 강력히 월나라를 뿌리 뽑아야 한다며 구천을 죽이지 않으면 오나라의 근심거리가 될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부차는 그의 말을 무시해 버렸습니다
그리고 얼마안가 부차는 구천과 범려를 풀어주게 되었는데 월나라로 돌아온 구천은 오나라에서 겪은 치욕을 잊지 않기 위해 쓰디쓴 곰의 쓸개를 매일 핥으면서 복수를 다짐했다고 하죠 (상담 (嘗膽))
훗날 구천은 오나라를 공격해 부차를 자결하게 만들어 복수에 성공했는데 이를 두고 '와신상담' 이라는 고사성어가 생기게 되었습니다
이에 범려는 오자서를 그냥 두기엔 너무 위험하다 생각해 당시 오나라에서 오자서에 버금가는 지위를 갖고 있던 백비에게 엄청난 뇌물을 바치면서 오자서와 부차 사이를 이간질 시키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었죠
또한 훗날 구천이 뇌물을 들고 부차를 찾아 왔을때도 오자서는 오나라를 망하게 하는 일이라며 월나라를 멸망시켜야 한다고 했지만 부차는 그의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부차와 오자서 사이가 심각하게 어긋나버리는 결정적 사건이 벌어졌는데 계속된 승리로 교만해진 부차는 제후들을 소집해 자신이 패자에 올라야 겠다고 말했고 이를 오자서가 격렬히 반대하고 나섰던 것이죠
사사건건 오자서가 반대하고 나서자 삔또가 상한 부차는 오자서를 죽여버리기로 마음먹고 온갖 협박을 적은 서찰을 오자서에게 들려 제나라로 보내버렸습니다
서찰을 읽은 제나라의 왕이 화나서 오자서를 죽여버리게끔 만들려고 했던것이죠
그리고 그것을 명분으로 제나라를 쳐들어갈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계략을 간파한 제나라에서는 오히려 오자서를 극진히 대접해 준 뒤 돌려 보냈죠
이때 오자서는 뜬금없이 아들을 제나라의 유력가문인 포씨집안에 맡겼는데 이 사실을 백비가 부차에게 알렸고 오자서가 제나라와 내통중이라는 모함을 해버렸습니다
이에 격분한 부차는 오자서에게 명검 촉루를 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도록 강요했죠
그러자 오자서는 간신 백비에 대한 원망을 퍼부었고 유언으로 자신의 무덤에 훗날 부차의 관을 만들 가래나무를 심고, 오나라가 월나라에 멸망하는것을 보기 위해 나의 두눈을 뽑아 월나라 방향의 성문에 걸어두라고 말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오자서의 유언을 들은 부차는 격분하며 이런 불충한 자에게 무덤 같은건 필요없다고 소리쳤고 오자서의 시신을 가죽 자루에 넣어 강에 버려버렸죠
그렇게 오자서는 오나라를 초강대국으로 키워준 뒤 잔인하게 죽임 당하다시피 했고 그의 시신도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것입니다
오자서가 죽고나서 10년도 채 지나지 않아 오나라는 월나라에 의해 멸망을 하게되었는데요
오왕 부차는 저승가서 오자서를 볼 면목이 없다는 말을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으며 백비는 간신답게 오나라가 멸망하자 월나라의 신하가 되기를 간청했지만 구천은 나라를 멸망으로 이끈 간신배는 필요없다라고 하며 처형시켜버렸죠
오자서는 믿을수 없을정도로 정말 엄청나게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인물 중 한명인것 같네요
모든 고초를 참고 견디며 결국 복수를 성공해내고 한 나라의 재상까지 되었지만 결국 비참한 최후를 맞았던 오자서에 대한 이야기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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