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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역사 탐구

인상여. 이목, 염파, 조사와 함께 조나라를 이끌었던 명재상이자 명장

by 사탐과탐 2023. 5.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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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목, 염파, 조사와 함께 조나라를 이끌었던 명재상이자 명장 인상여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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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 조나라의 명장 이목과 염파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요

같은시기에 조나라에는 굉장히 뛰어났던 인물이 더 있었습니다

그는 바로 인상여라는 인물로 진나라 소양왕의 공갈 협박에도 굴하지 않고 조나라의 체면을 지켜주었으며 소양왕이 "인상여가 있는 한 조나라를 공격하지 말라" 는 명령을 내렸을 정도로 그를 인정한 모습도 보였죠

 

삼국지 연의를 보신분은 적벽대전이 있기전 제갈량이 오나라를 찾아가 오나라의 여러 책사들과 설전을 벌인걸 아실텐데요

이 인상여도 희대의 정복군주 소양왕이 있는 진나라로 찾아가 이빨만 털어서 진나라와 소양왕을 제대로 벙지게 만든 일화가 있죠

또한 현재도 많이 쓰이는 말인 '완벽하다' 할때 '완벽'과 '하자가 있다' 할때 '하자' 라는 말도 이 인상여의 고사에서 따온 말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특출난 인물인 인상여에 대한 기록은 거의 없다시피 한데요

언제 태어났는지 언제 죽었는지에 대한 기록도 없으며 단지 사마천의 사기 권81 염파인상여열전에 간략하게 일화 형식으로만 전해지고 있죠

그래서 오늘은 이 인상여에 대한 몇가지 재미있는 일화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인상여는 원래 조나라의 환자령 무현의 식객이었죠(환자령: 환관의 우두머리)

어느날 어떤 사람이 무현을 찾아와 둥근 모양의 옥을 팔러와서 큰돈을 주고 옥을 샀는데 보통 보석이 아니라 느낀 무현은 옥공을 찾아가 감정을 맡겼습니다

그런데 감정결과 그것은 바로 그동안 행방이 묘연했던 "화씨지벽" 이라는 보물이었던 것이었는데요

 

이 화씨지벽은 어두운곳에가면 스스로 빛을 내어 주위를 밝게 비추었고 겨울에는 따뜻한 온기를 뿜어내고 여름에는 서늘한 냉기를 뿜어내는 굉장한 물건이었던 것이죠

그렇게 무현은 이 화씨지벽을 소중하게 간직했는데 이 소식이 조왕의 귀에 들어가고 만것입니다

이에 조왕은 무현을 불러 그 화씨지벽을 보여달라 했지만 무현은 빼앗길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벌써 잃어버리고 없다며 둘러댔죠

글의 내용을 돕기 위한 이미지

그렇게 조왕에게 거짓말을 하고 집에 돌아온 무현은 들통이 날까 두려워 연나라로 도망치려 했던 것입니다

이에 인상여는 무현에게 왜 연나라로 도망치려고 하냐 물으니 무현은 예전에 조왕과 함께 연왕을 만난적이 있는데 그때 연왕이 자신의 손을 잡고 친구가 되자고 말했다는것이었죠

그래서 연나라로 도망치면 연왕이 자신을 보호해 줄것이라고 하면서 말입니다

 

이 말을 들은 인상여는 무현에게 "조나라에 비해 연나라는 약소국이고 연왕이 당신과 친구가 되자고 한 이유는 당신이 조왕의 총애를 받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만약 연나라로 가시면 연왕은 틀림없이 조나라가 두려워 당신을 포박해 조나라로 압송할것입니다" 라고 말했죠

그리고 "당신은 큰 죄를 지은건 아니고 다만 화씨지벽이 아까워 그런것이니 화씨지벽을 조왕에게 바치면서 죄를 청하면 분명히 용서해주실겁니다" 라고 조언해주었습니다

 

이에 무현은 인상여의 말대로 화씨지벽을 바치며 용서를 구해 아무일 없이 무탈하게 이 일을 무마시킬수 있었죠

그런데 이 화씨지벽이 또다른 사건을 만들어 내는데요

화씨지벽이 조왕에게 있다는걸 알게 된 진왕 소양왕은 화씨지벽을 진나라 성 15개와 바꾸자고 제안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소양왕은 과거에 초왕을 진나라로 초대 했다가 그를 억류했는데 결국 초왕이 진나라에서 객사하는 사건을 벌였던 신뢰도가 바닥을 치는 인물이었던 것이죠

하지만 진나라의 국력은 조나라에 비해 엄청나게 강력했기에 화씨지벽을 준다해도 성 15개를 주지는 않을것같고 그렇다고 소양왕의 말을 거절할수도 없었기 때문에 골머리를 썩히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때 무현은 뛰어난 지혜로 자신을 구해줬던 인상여를 조왕에게 천거했고 그렇게 조왕은 인상여에게 조언을 구했죠

그러자 인상여는 "진나라는 강하고 조나라는 약하니 화씨지벽을 진나라에 줘야 합니다

화씨지벽을 주지 않는다면 우리에게 허물이 있고 주고나서 성을 주지 않는다면 허물은 진나라에 있으니 화씨지벽을 주고 허물을 진나라에 있게 해야 합니다" 라고 하는것이었습니다

 

그러자 조왕은 알겠다며 진나라로 갈 사신을 뽑으려 했지만 거기 갔다가는 까딱 잘못하면 목숨을 잃을수도 있었기에 아무도 가려하지 않았던 것이죠

이에 인상여는 "괜찮으면 제가 사신으로 다녀오겠습니다

15개 성이 조나라에 들어온다면 마땅히 화씨지벽을 소양왕에게 주고 오겠지만 성이 들어오지 않는다면 화씨지벽을 온전하게 보전해서 조나라에 돌아오게 하겠습니다" 라고 했습니다

 

이때 인상여가 했던말이 '완벽귀조(完璧歸趙)' 였는데 완벽이라는 말은 완전할 완(完)자에 구슬 벽(璧)자로 '흠이 없는 구슬'이라는 뜻이며 지금까지도 쓰이고있는 완벽하다의 완벽이 이 고사로 만들어진 성어인 것이죠

그렇게 진나라로 찾아간 인상여는 소양왕에게 화씨지벽을 바쳤지만 소양왕은 성 15개에 대한것은 일절 언급도하지 않고 화씨지벽을 이리저리 살펴보고 좋아하면서 미인들과 신하들에게 자랑하기만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에 인상여는 소양왕이 성을 내줄 생각이 추호도 없구나 생각했고 소양왕에게 "화씨지벽에는 작은 흠집(하자(瑕疵))이 있습니다

제가 어딘지 알려드리겠습니다" 라고 말하면서 화씨지벽을 슬쩍 건네 받았죠

그리고 그는 궁내의 기둥으로 향하더니 화씨지벽을 기둥에 내려 치려는 시늉을 하면서 격분한 모습으로 소양왕과 신하들에게 소리쳤습니다

글의 내용을 돕기 위한 이미지

"진나라가 약속을 지키지 않으니, 차라리 이 자리에서 화씨지벽을 부숴버리고 나도 기둥에 머리를 박아 죽어버리겠소" 라고했죠

그러자 화씨지벽이 깨져버릴까 겁이 난 소양왕은 얼른 지도를 가져와 성 15개를 가리키며 성을 주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인상여는 "조나라 왕께서는 대국 진나라에 공경을 다하고자 5일 동안 목욕제계를 하고 신에게 벽옥과 국서를 보내게 하였습니다

그러니 소양왕께서도 마땅히 5일 동안 목욕재계를 하고 자신을 구빈의 예로 대해주십시오." 라고 하는것이었죠

 

그러자 소양왕은 마지못해 인상여를 화씨지벽과 함께 숙소로 돌려보냈습니다

인상여는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종자를 시켜 은밀히 화씨지벽을 조나라로 돌려보내버렸죠

5일후 목욕재계를 마친 소양왕이 인상여를 구빈의 예로 맞이했는데 인상여가 하는말이 "역대 진왕들은 한번도 약속을 제대로 지킨적이 없어서 일단 화씨지벽을 다시 조나라로 돌려 보냈습니다

15개 성을 먼저 넘겨주신다면 즉시 화씨지벽을 진나라로 보낼것입니다

제가 대왕을 속인 죄는 죽어 마땅하니 팽형에 처해주십시오" 라고 하는것이었습니다

 

그의 말에 깜짝놀란 신하들은 그를 당장 쳐 죽여야 한다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댔지만 진나라의 재상이던 범수가 인상여를 죽이면 인심을 잃을것이라며 그를 죽여선 안된다고 말해 결국 인상여는 목숨을 부지한채 다시 조나라로 돌아갈수 있었죠

이에 조왕은 조나라의 체면을 상하게 하지 않았다며 인상여를 상대부로 삼았습니다

 

이후 소양왕이 먼저 성을 넘겨주는일이 없었고 그러자 화씨지벽 또한 진나라로 보내는 일이 없었으며 그렇게 화씨지벽에 대한 이야기는 마무리 되었죠

하지만 인상여 때문에 자존심을 구겼던 소양왕은 진나라의 막강한 힘을 이용해 조나라의 기를 꺾어 놓을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요

그리고 민지라는 곳에서 우호를 위한 연회를 갖자고 조나라에 제의했습니다

하지만 회담이나 연회를 갖자고 한뒤에 뒤통수를 쳐버리는 일은 당시에 너무 흔한일이었으며 심지어 소양왕은 초왕을 초대했다가 죽여버린 전력도 있었기 때문에 조왕은 두려움에 떨며 어떻게할지 고민하기 시작했죠

조왕은 겁이나서 가지 않으려 했지만 가지않으면 소양왕이 무서워서 연회에도 가지 못하는 천하의 겁쟁이라는 소문이 온 천하에 퍼질것이라는 인상여와 염파의 조언을 듣고 결국 민지에서 소양왕을 만나게 됩니다

 

이때 인상여는 조왕을 수행해 함께 가게 되었죠

그렇게 열린 연회자리에서 소양왕은 조왕에게 "조왕께서는 거문고를 잘타신다고 하는데 한번 연주해 주시지요" 라고 하는것이었죠

이에 조왕은 하기 싫었지만 어쩔수 없이 거문고 연주를 했는데 소양왕은 함께온 사관에게 "조왕이 진왕의 명을 받들어 거문고 연주를 했다" 라고 적게 했습니다

 

이 모습을 본 인상여가 소양왕에게 다가오더니 "진왕께서는 분부(북처럼 두드리는 악기)를 잘치신다는데 직접 분부를 쳐 연회의 흥을 돋궈 주십시오" 라고 했죠

이에 소양왕이 화를내며 왕의 체면이 있지 그런짓은 못한다고 하자 인상여는 소양왕의 가까이 다가서더니 갑자기 칼을 빼들며 "지금 대왕과 저의 거리는 다섯걸음에 불과 합니다

만약 이자리에서 제가 목을 찌른다면 대왕의 얼굴을 피로 적실수 있을것입니다" 라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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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비록 자신의 목을 찌른다고 했지만 속내는 너를 찌르고 나도 죽겠다 라는 협박에 가까웠죠

이에 진나라 신하들이 화들짝 놀라며 인상여에게 달려들려고 하자 인상여는 눈을 부릅뜨고 물러서라며 소리쳤습니다

그러자 소양왕이 어쩔수없이 분부를 두들기며 노래를 하자 인상여는 조나라의 사관에게 "진왕이 조왕의 명을 받들어 분부를 두들기고 노래하였다" 라고 쓰게 했죠

 

이에 분노한 진나라의 신하들은 조나라의 성 15개를 소양왕에게 바쳐 만수무강을 기원해 달라고 하자 인상여는 진나라의 수도인 함양을 조나라에 바쳐 조왕의 만수무강을 축원해 달라며 받아쳤으며 그러자 소양왕과 진나라 신하들이 '뭐 저런놈이 다있냐' 라는 표정을 지으며 멍하게 있었다고 하죠

그렇게 소양왕은 조나라의 기를 꺾으려 했지만 오히려 자신만 된통 당하고 끝나버리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이 일로 인상여의 명성은 천하에 퍼지게 되었죠

다시 조나라로 돌아온 조왕은 뛸듯이 기뻐하며 인상여를 관직 중 최고의 관직이던 상방(상국)에 제수 했습니다

이는 곧 명장 염파보다 더 높은 관직에 오른것이었죠

그러자 염파는 자신은 그동안 조나라를 지키기위해 여러 전장을 다니며 목숨걸고 싸워 수많은 전공을 세우고 현재에 이르렀지만 자신보다 나이도 어린놈이 이빨 좀 까더니 자신보다 더 높은관직에 올랐다며 불만을 토로했던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여기저기에서 인상여를 비방하고 다녔으며 인상여를 만나면 반드시 창피를 주겠다며 벼르고 있었죠

이 말을 들은 인상여는 그때부터 염파를 피해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심지어 조회시간에도 염파가 나왔다는 소리를 들으면 갑자기 아픈척하며 조회에 못나간다고 까지 한것이죠

그러자 염파는 더욱 인상여는 겁쟁이라며 비난하기 시작했고 염파의 몸종들 마저 인상여와 그의 몸종들을 우습게 여겼습니다

 

이에 인상여의 몸종들은 인상여를 찾아가 다들 우리를 우습게 보고 겁쟁이라 놀린다며 뭔가 조치를 취해달라는 것이었죠

그러자 인상여는 그들에게 "진나라 소양왕은 나와 염파 장군이 있는 조나라를 두려워 하는것이다

둘중 한명만 없더라도 우리를 두려워 하지 않을것이기 때문에 싸울줄 몰라서 안싸우는게 아니라 염파장군과 내가 다투면 진나라를 비롯한 다른 적국들에게만 이롭기 때문에 피해 다녔던 것이다" 라고 하는것이었습니다

 

인상여의 깊은 속마음을 알게 된 몸종들은 깨달음을 얻어 부끄러워 하며 더이상 인상여를 다그치지 않았죠

나중에 이 사실을 듣게 된 염파도 인상여의 깊은 뜻을 알게되어 굉장히 부끄러워 하다가 나중에 윗옷을 벗고 가시나무 회초리를 짊어진채로 인상여를 찾아가 무릎꿇고 자신을 벌해달라 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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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보고 인상여는 황급히 뛰어와 염파를 일으키며 "장군께 미처 이야기 드리지 못한 소인의 잘못입니다" 라며 그를 달래주자 염파는 눈물을 흘리며 "오늘부터 대인과 의형제를 맺어 목에 칼이 들어와도 결코 변하지 않겠습니다!" 라고 말했다고 하죠

이렇게 인상여와 염파는 의형제를 맺었으며 '자신의 목이라도 내줄 돈독한 우정' 이라는 고사성어 '문경지교(刎頸之交)'가 생기게 된것입니다

 

그런데 알고보면 인상여는 이빨만 까던 인물이 아닌 군사적인 재능도 뛰어났던 인물인데요

기원전 271년에는 인상여가 군사를 지휘해 제나라를 정벌하여 평읍에 이르렀고 그곳에 큰 성을 쌓았다고 기록되어 있기도 하죠

당시엔 염파와 조사 모두 현역에서 활발히 활동하던 시기였기에 그들을 제치고 군을 지휘해 정벌을 떠난걸 보면 인상여에게는 군사적인 재능 역시 훌륭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조나라가 진나라에 개작살이 난 전쟁인 장평대전때 인상여는 병에 걸려 매우 위독한 상태였죠

진나라를 막고 있던 인물은 명장 염파였기에 별 문제는 없었지만 조왕이 염파를 밀어내고 조괄을 대장으로 삼을때 인상여는 위독한 상황에서도 대장을 바꾸면 안된다고 간언했다고 합니다

 

이후 인상여가 언제 사망했는지 정확한 기록은 없지만 이때 위독한 병에 걸렸던걸 보면 얼마안가 세상을 떠났을것이라고 추측할뿐이죠

그는 혼란이 가득했던 전국시대 때 염파, 조사와 함께 조나라를 이끌던 명장이자 명재상으로 조나라 최고의 충신 중 한명이었습니다

심지어 진나라 범수와 이사 같이 말기에 초심을 잃은 인물이나 염파와 이목 같이 훗날 왕의 미움을 사 죽거나 피신한 걸 보면 인상여는 처신도 매우 잘했던것 같죠

 

사마천은 사기에서 '인상여는 지혜와 용기 두 가지를 모두 갖춘 인물이라고 말할 수 있다.' 라고 평했을 정도 였습니다

인상여에 대한 전기가 많이 기록되어 있었다면 정말 위대한 인물이 탄생했을것 같은데 좀 아쉽긴 하네요

 

지금까지 조나라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인물 인상여에 대한 이야기 였습니다

 

사탐과탐 다른 포스팅은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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