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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역사 탐구

조광윤. 자신은 황제가 될 생각이 없었는데 부하들에 의해 황제가 된 인물

by 사탐과탐 2023. 8.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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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은 군주가 될 생각이 없었는데 부하들이 등 떠밀어 황제가 된 인물 술먹고 뻗어서 자고 일어나니 황제가 되어버린 인물 조광윤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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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의 태조 왕건은 원래 궁예 밑에 있던 신하의 신분이었지만 폭정을 저지르는 궁예를 보다 못한 왕건의 부하들이 그를 부추긴끝에 결국 궁예를 몰아내고 왕자리에 오른 인물이죠 

옛날 중국에서도 이와 비슷한 일이 있었다고 하는데요

심지어 이 인물은 부하들의 계략에 빠져 술에 취해 잠이 들었는데 잠에서 깨어나보니 자신이 황제로 추대되어 있었다고 하죠 

 

바로 송나라의 초대 황제인 조광윤의 이야기입니다

 

당나라가 멸망한 후 수많은 왕조들이 생기면서 혼란스러웠던 5대 10국 시기 927년 2월 하북성 탁군 보새현에서 태어난 조광윤은 스무 살에 군에 입대해 후한의 장수였던 추밀사 곽위의 밑으로 들어가게 되었죠 

그때부터 곽위를 따라 전장을 누비며 많은 공을 세운 조광윤은 951년에 곽위가 후한을 멸망시킨 후 후주라는 나라의 황제자리에 오르게 되자 그동안 곽위를 도와 나라를 세운 개국공신으로 인정받아 금군군관의 직위를 받게 됩니다 

 

954년에는 곽위의 양아들인 세종이 다음 황제 자리에 오르게 되면서 후주의 영토를 확장하기 위해 남벌에 나섰을 때 조광윤 또한 군의 지휘관으로 참여하게 되는데요

고평 전투에서 결사대를 지휘해 대역전극을 이끌어내면서 큰 공을 세운 조광윤은 이후 거란족의 도움을 받아 당시 후주를 위협하던 군벌들을 모조리 박살내는등 그야말로 뛰어난 통솔력을 보여주며 후주에 수많은 승리를 안겨줬죠

글의 내용을 돕기 위한 이미지

조광윤은 후주에 수많은 승리를 안겨준 뛰어난 명장이었을 뿐만 아니라 세종이 황제 자리에 오르기 전부터 그의 부하로 있으면서 매우 강한 충성심을 보여준 인물이었기 때문에 그를 총애하던 세종은 조광윤에게 금군 총사령관직을 내려 후주의 모든 병력을 지휘할 수 있는 권한을 내리게 됩니다

원래 금군 총사령관 자리에 앉아있던 사람은 세종의 처남이었지만 세종은 만약 자신이 죽으면 처남이 그의 어린 아들을 죽이고 황제에 오를 수도 있다는 불안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차라리 그 자리에 충성스러운 부하인 조광윤을 앉히겠다는 결심을 한 것이죠

 

하지만 세종이 제위에 오른 지 5년 만에 세상을 떠나게 되고당시 7살밖에 되지 않은 어린 공제가 황제가 되면서 세종은 그가 가장 믿었던 충직한 부하에게 배신을 당하게 됩니다

즉위 당시 공제는 7살 먹은 어린아이에 불과했기 때문에 지금이 후주를 공격하기 좋은 시기라고 판단한 요나라와 여러 군벌들은 서로 동맹을 맺고 후주를 침공하게 되는데요

조광윤은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하기 위해 직접 그들을 상대하러 나섰지만 그를 따르던 조광윤의 부하들은 속으로 다른 마음을 품고 있었습니다

 

그 당시 조광윤은 후주에서 엄청난 군공과 명성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만약 그가 마음을 먹는다면 충분히 황제가 될 능력을 갖추고 있었는데 정작 조광윤 본인이 황제자리에 크게 욕심을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었죠

지금 후주가 겪고 있는 혼란이 모두 나이 어린 공제가 황제자리에 올랐기 때문에 생긴 것이라고 생각한 조광윤의 부하들은 자신들의 주군을 황제로 추대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됩니다

 

당시 조광윤은 개봉 동북쪽에 위치한 진교역에서 야영을 하고 있었는데 평소 조광윤이 한번 술을 마시기 시작하면 아예 필름이 끊겨버릴 만큼 떡이 되도록 마시는 버릇이 있다는 걸 알고 있던 그의 동생 조광의와 부하들은 거사당일 조광윤에게 계속해서 술을 권했다고 하죠

그렇게 평소 버릇대로 만취할 만큼 술을 마신 조광윤은 결국 부하들의 계획대로 정신을 잃고 잠이 들고 말았죠

 

그 사이 황제만 입을 수 있는 황포를 준비한 조광의와 부하들은 술에 취해 잠들어있던 조광윤을 급히 깨워서 연병장으로 데리고 나왔고 미리 대기하고 있던 병사들은 조광윤이 나오자마자 부디 황제가 되어달라고 한 목소리로 크게 외쳤다고 합니다

그렇게 조광윤에게 황제의 황포가 입혀지고 만세 삼창을 하자 뒤늦게 상황을 알아차리고 난감해하던 조광윤은 황실과 신하들 그리고 백성들에게 해를 입히지 않겠다는 조건을 걸고 부하들의 요청을 받아들였죠

그렇게 병사들을 이끌고 다시 개봉으로 돌아온 조광윤은 공제에게 황제의 자리를 양보받아 북송을 건국하게 됩니다

 

지금까지 말씀드린 내용이 역사서에 적혀있는 설명이지만 아무래도 이 기록을 그대로 믿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많은데요

왜냐하면 송나라의 기록에는 요나라의 공격을 받고 조광윤이 출동했다고 되어있지만 정작 요나라의 기록에는 당시 송나라를 공격했다는 내용이 없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그때 요나라는 자국 내에서 일어난 반란을 진압하기 바빴다고 하죠

때문에 이와 같은 내용은 후에 북송이 세워진 후 조광윤이 황제자리를 뺏은 것을 그나마 보기 좋게 포장한 것에 불과할 뿐 실제로는 조광윤이 무력을 써서 강제로 황제자리를 빼앗은 것이라고 보는 의견이 많습니다

글의 내용을 돕기 위한 이미지

그런데 한 가지 재밌는 사실은 조광윤이 비록 황제자리를 강제로 빼앗기는 했지만 쫓겨난 황제와 나머지 시 씨 가문의 황족들을 죽이지 않고 잘 대우해 줬을 뿐만 아니라

반역죄를 제외하면 어떤 죄를 지어도 용서해 주겠다는 단서철권까지 내렸고 이후 북송이 금나라에 쫓겨 남쪽으로 피신할 때도 송나라 황실은 시 씨 가문을 버리지 않고 데리고 가는 등 끝까지 책임을 졌기 때문에 훗날 송나라가 멸망할 때 수많은 시 씨 가문의 사람들이 마지막까지 송나라 황실과 자신의 운명을 같이 했다고 하네요

 

황제자리에 오른 조광윤은 963년 중국 전역을 통일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송나라 북쪽에 있던 북한과 남쪽에 위치한 오월 외에는 모두 점령하는 데 성공하며 그의 꿈을 이루는 듯했지만 976년 50세의 나이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천하통일의 위업을 달성하는 데는 결국 실패하게 됩니다

그런데 조광윤이 죽은 후 동생인 송태종 조광의가 그의 뒤를 잇게 되고 조광윤이 죽은 날 밤의 이야기가 사람들에게 전해지면서 많은 의문을 낳게 되죠

조광윤이 죽던 날 밤 조광의가 그의 침실에 들어가 단둘이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신하들이 방문 밖에서 바라보니 누군가 도끼로 상대방을 위협하는 모습이 촛불 그림자로 비친 후 "그렇게 하라"라는 외침이 들렸고 이후 조광의가 방문을 열고 나와서는 "형님께서 자신의 장남 조덕소가 아직 나이가 어리고 우리가 천하통일을 이뤄내지도 못한 상황인데만약 조덕소를 황제로 삼으면 후주의 공제처럼 나라를 빼앗길까 봐 두렵다 그러니 아우가 대신 제위를 물려받으라고 하시길래 내가 거절했더니 형님이 도끼로 나를 위협하여 어쩔 수 없이 내가 황제에 오르겠다 대답하고 얼마 후 형님께서 숨을 거두셨다"라는 말을 했죠

 

하지만 당시 태자인 조덕소는 이미 30살에 가까웠기 때문에 절대 어린아이라고 볼 수 없는 나이였던데다 조광윤이 황제에 올랐던 쿠데타 때도 그 주동자가 조광의였던 것으로 봤을 때 사람들은 조광윤이 협박을 한 것이 아니라 동생인 조광의가 도끼를 들고 조광윤을 협박해서 강제로 제위를 찬탈했을 것이라 짐작하고 있습니다

 

끝으로 조광윤과 관련된 재미있는 일화들을 소개해드려 볼까 하는데요

하루는 조광윤이 마치 친구처럼 친하게 지내는 공신들과 함께 술을 마시던 중 갑자기 자신이 요즘 밤에 잠이 잘 안 온다는 얘기를 꺼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별 생각이 없던 신하들이 왜 그런지 이유를 묻자 갑자기 조광윤은 누군가 내 자리를 차지하려 하기 때문이라고 대답했죠

 

조광윤은 대수롭지 않은 일인 듯 말했지만 그 속뜻을 살펴보면 누군가 역모를 꾸미고 있다는 말이었기에 신하들은 그야말로 깜짝 놀라며 이미 천하의 주인이 정해졌는데 어찌 다른 마음을 품은 사람이 있겠냐고 대답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말을 들은 조광윤은 시큰둥한 말투로 "짐도 황제 자리에 오르고 싶은 마음이 없었는데 공들이 술을 먹이고는 용포를 입혀서 나를 황제로 만든 것이 아닌가 그러니 공들의 부하들이 자네들에게 술을 먹이고 황제로 만들면 어떡하겠나?" 라는 말을 태연하게 하며 그 자리에 있던 신하들을 얼어붙게 만들었죠

글의 내용을 돕기 위한 이미지

조광윤 입장에서는 자신이 황제의 자리에 오르는 데는 그들의 도움이 컸지만 일단 제위에 오른 후에는 많은 병사들을 움직일 권한을 갖고 있는 그들이 자신에게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던 것 같습니다

조광윤의 말이 단순한 농담이 아닌 경고였음을 알아챈 공신들은 다음날 전원이 병을 핑계로 자신들이 가지고 있던 병권을 반납했고 황제는 그런 그들에게 많은 선물을 내린 후 고향으로 돌려보냈다고 하네요

 

이렇듯 조광윤은 비교적 평화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부드러운 통치자였지만 오랜 시간 군인으로 살았던 만큼 거친 면 또한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루는 조광윤이 진상받은 귀한 새를 데리고 놀고 있었는데 신하 한 명이 급한 보고라며 헐레벌떡 그의 앞으로 뛰어들어왔고 워낙에 다급한 태도를 본 조광윤은 반란이라도 일어난 줄 알고 깜짝 놀랐다고 하죠

하지만 정작 신하가 가져온 상소문을 읽어본 조광윤은 그 상소문이 별다를 것도 없는 평범한 내용임을 알고서는 이건 평소에 내가 보던 업무랑 다를 일도 없는데 뭘 그리 유난을 떨며 뛰어들어왔냐고 그 신하를 야단쳤습니다

 

하지만 눈치가 없던 신하는 그런 조광윤을 향해 폐하께서 새를 데리고 노시는 것보다는 이게 바쁜 일인 것 같아 그랬다는 대답을 했고 화가 머리끝까지 오른 조광윤은 그 자리에서 도끼를 집어 들고는 자루 부분으로 그 신하의 이빨을 모두 털어버렸다고 합니다

그런데 황당한 것은 조광윤에게 두들겨 맞은 신하가 갑자기 바닥에 떨어진 자신의 이빨을 줍기 시작했다는 것인데요

 

조광윤이 대체 그건 왜 줍는 것이냐고 이유를 묻자 신하는 제가 신하 된 몸으로 폐하에게 따질 수는 없으니 대신 이 이빨을 사관에게 증거로 제출해 기록으로 남기겠다는 당돌한 대답을 했다고 합니다

크게 당황한 조광윤은 신하에게 보상금을 주며 합의를 시도했지만 신하는 돈은 돈대로 받아먹은 채 사관에게도 이 일을 알려버렸고 덕분에 후대의 사람들에게도 이 사실이 알려지게 되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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