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태후가 권력을 휘두를때 조용히 숨죽여 살다가 여태후가 죽자마자 곧바로 여씨 일족을 모조리 몰아내고 다시 한나라를 안정시켰던 인물 주발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중국의 3대 악녀에는 한나라 여태후와 청나라 서태후, 그리고 당나라의 측천무후가 있죠
그중 여태후는 유방이 죽고나서 인간돼지 사건을 일으켰는데 이 사건은 아들인 혜제가 인간돼지가 된 척부인을 보고 엄청난 충격을 받았을 정도로 잔인무도한 사건 이었습니다
그리고 여태후는 한나라의 주요 요직에 자신의 일족들로 가득 채우면서 한나라를 여씨의 나라로 만들어 가고 있었죠
그런데 여태후가 권력을 휘두를때는 숨 죽인채 가만히 지켜보고 있다가 여태후가 죽자마자 일거에 여씨들을 숙청한 뒤 유방의 아들을 제위에 앉히고 한나라를 다시 안정시킨 인물이 있습니다
그는 바로 주발 이라는 인물이죠
예전에 저희 채널에서는 주아부 라는 인물에 대해 이야기 한적이 있는데요
그 주아부의 아버지가 바로 한나라 개국공신 주발이죠
오늘은 유방도 죽기직전 믿을만한 사람으로 손 꼽았던 인물 주발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주발의 선조는 원래 하남군 권현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다같이 패군으로 이주했다고 하죠
거기서 주발은 누에를 치는 양잠과 직조를 하면서 근근히 먹고 살고 있었습니다
또한 마을에서 누군가 죽어 초상이 나면 피리를 불면서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위로해주었다고 하죠
그렇게 주발은 어렸을적 특출난 재주도 없었고 그냥 평범한 사람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힘은 굉장히 장사였다고 하죠
주발의 성격은 굉장히 화통하고 성미도 급했는데 또 굉장히 단순한 성격이기도 했으며 성품도 강직했다고 합니다
또한 딱히 배운것도 없었던 덕에 학문이니 공부니 하는걸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이후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선비들과의 대화 중 그들이 무슨 어려운말을 할때면 빨리 좀 말하라고 호통을 쳤다고 하죠
그러다 유방이 거병을 하자 유방의 신하가 되었고 이후 수많은 전장에서 활약하게 됩니다
심지어 하읍성과 장사성을 함락시킬때는 가장 먼저 성벽위에 올라가는 용맹을 보여주었고 하읍을 함락시킨 공으로 오대부의 작위를 받기도 했죠
거기다가 주발이 지휘하는 병사들도 다른 병사들보다 강하고 용맹했는지 개봉성을 공격할때는 주발과 함께 성벽 아래에 가장 빨리 도착해 위용을 떨쳤다고 합니다
이후에도 여러 지역을 평정하는데 가장 큰 공을 세웠으며 주발은 승진을 거듭해 홍문연의 일이 있은 뒤 한왕이 된 유방에게 위무후의 작위를 받았죠
유방이 서촉지역에서 짱박혀 있을때 한신은 삼진의 눈을 속이기 위해 번쾌에게 불 태워진 잔도를 수리하는척 하게 했는데요
이때 주발은 거짓으로 번쾌의 부당한 명령을 받들수 없다며 장한에게 귀순을 하게 되었습니다
주발과 진무의 귀순이 의심스러웠던 장한은 그에 대해 조사해봤지만 잔도를 수리하기 위해선 최소 5년 이상은 걸릴것이라 생각했고 주발과 진무의 귀순을 믿었던 것이죠
하지만 한신은 잔도가 아닌 진창으로 통한 지름길을 알고 있었고 결국 지름길로 한신이 이끌고 온 병사들은 삼진의 관문까지 오게 되었으며 주발과 진무가 문을 활짝 열어줬던 덕에 빠르게 진군할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후로 대부분의 전투에서 활약을 했으며 유방이 천하를 통일한 이후에도 주발은 항상 전장에 있었죠
오히려 주발은 한나라의 세상이 되고나서 더 큰 활약을 하기 시작하는데요
연왕 장도의 반란과 한왕 신의 반란때도 유방을 따라 전투에 나섰으며 이후 흉노 묵돌선우와의 전쟁때 있었던 백등산 포위전에서도 한나라 장수들 중 가장 큰 공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이때의 공으로 주발은 태위의 자리에 앉게 되죠
그렇게 그는 평생동안 수많은 전장에서 생사를 넘나드는 전투를 치르며 상국 1명, 승상 2명 그리고 수많은 고관대작들을 포로로 잡기도 했고 79개의 현을 평정하는 엄청난 공적을 세웠던 인물입니다
그러던 어느날, 유방의 애첩인 척부인과 그녀의 아들 유여의를 번쾌가 죽이려 한다고 모함한 사건이 발생하자 (* 번쾌의 아내가 여태후의 여동생) 유방은 격분하며 주발과 진평에게 번쾌를 죽이라는 명령을 내렸는데요
주발과 진평은 상의를 해본 결과 유방이 격분해서 내린 명령이라 판단해 번쾌의 처분은 유방에게 맡기려고 체포만해서 장안으로 돌아오는 와중에 그만 유방이 세상을 떠나게 되었고 이후 여태후가 정권을 잡게 되었죠
다행히 번쾌를 죽이지 않았기 때문에 주발은 목숨을 건질수 있었던 것입니다
여태후가 권력을 잡고 전횡을 일삼자 왕릉은 개국공신인 주발과 진평에게 여후의 전횡을 가만히 보고만 있느냐며 맹비난을 했을때도 주발은 여태후 손을 들어주는척 하며 조용히 때를 기다렸죠
평소 유방은 은근히 끈질긴 면이 있던 주발을 들어 '여러 일을 믿고 맡길만 한 인물' 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또한 죽기 직전 유방은 "주발이 비록 배운건 없지만 행동거지가 무겁고 믿음직하니 이후 이 나라의 안정을 찾아 줄수 있을것이다" 라는 말까지 했었죠
그런데 이 유방의 유언은 얼마안가 완벽하게 실현됩니다
유방이 처음 진평을 등용할 당시에 주발은 관영과 함께 거세게 반대를 했었기 때문에 진평과 사이가 좋지 않았는데 육가는 일부러 술자리에 두명을 초대해 화해를 시켰고 주발과 진평은 이후 여씨 일족을 몰아내는데 힘을 합치게 되죠
꾸준히 끈질기게 때를 기다린 주발은 여태후가 세상을 떠나자 손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주발에게 가장 큰 문제는 여태후 조카이던 양왕 겸 상국 여산과 조왕 겸 상장군 여록이 장안의 군사권을 장악하고 있다는것이었죠
그래서 여록과 친하게 지내던 역기를 끌어들여 여록을 자신의 봉국으로 돌아가게 만든후 그가 가지고 있던 북군의 지휘권을 빼앗으려고 했지만 여태후의 여동생이던 여수가 여록에게 '니가 군권을 내려놓고 봉국으로 돌아가면 우리는 다 죽게 될 것'이라며 화를 내자 이 계획은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습니다
거기다가 상국이던 여산이 주발과 진평의 계획을 눈치채려하자 다급해진 주발은 결국 황명을 사칭하게 되죠
그는 역기를 시켜 여록을 찾아가 "북문으로 가는 주발에게 니가 가진 모든 군사를 맡기라는 황명이 내려왔다"고 거짓말을 하라고 했는데 친구인 역기의 말에 여록은 별 의심없이 장군의 인장을 주발에게 넘겨주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북군의 군사권을 장악한 주발은 병사들에게 "여씨를 따를자는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유씨를 따를자는 왼쪽 어깨를 드러내라"고 소리쳤고 모든 병사들이 왼쪽 어깨를 드러내자 그렇게 결국 모든 여씨들을 조정에서 몰아내는데 성공했죠
그렇게 주발은 오랜기간 심사숙고하며 끈질기게 참고 있다가 마침내 여씨들의 전횡을 일거에 없애버리는데 성공한 것입니다
그리고 조정을 장악한 주발과 진평은 유방의 아들인 대나라 왕 유영을 즉위 시켰고 그가 바로 한문제 이죠
유방이 죽기전에 했던 주발에 대한 유언이 딱 맞아 떨어지게 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후 주발은 우승상의 자리에 임명되었고 식읍은 1만호에 달했는데요
거기다가 문제는 자신의 딸과 주발의 아들을 결혼시키면서 주발은 황족과 사돈지간까지 된것이죠
그렇게 주발은 한나라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신하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즉위하고 한달쯤 지났을 무렵 어떤 한 사람이 주발에게 '이미 신분도 높고 재산도 많고 황제의 총애도 한몸에 받고 있는데 이 상태가 오래 간다면 화가 미칠것이다' 라고 조언하자 그는 벼슬을 내려놓고 고향으로 내려가 살았죠
이후 승상의 자리는 진평이 차지하게 되었는데 얼마안가 진평이 세상을 떠나자 문제는 다시 주발을 조정으로 불러들였습니다
그런데 원앙이라는 사람이 문제에게 과거 여태후가 전횡을 휘두를때 주발은 가만히 있었고 여태후가 죽은 다음에야 거사를 일으켰으니 주발을 너무 잘해주지 말라며 그를 비판했는데 이후 주발에게 굽신거리던 문제는 엄한태도로 그를 대하기 시작했죠
이 때문에 주발은 원앙을 굉장히 미워했지만 훗날 원앙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지게 됩니다
시간이 흘러 문제는 주발에게 다시 봉국에 돌아가도록 명했고 그렇게 주발은 고향으로 내려갔는데 자신이 숙청당하지 않을까 불안에 떨며 살게 된것이죠
주발은 항상 갑옷을 입고 지냈으며 어디 나갈때는 많은 병사들을 이끌고 나갔습니다
그런데 그의 이러한 행동은 그가 모반을 일으키려 한다는 소문으로 번졌고 이에 문제는 그를 잡아 조사해보라고 명령하게 되었죠
그렇게 온갖 고문을 받던 주발은 옥리에게 천금을 뇌물로 주었고 옥리는 그런 주발이 살수 있는 방도를 알려주게 됩니다
주발은 이후 박태후(문제의 어머니)의 동생인 박소에게 엄청난 뇌물을 건넸고 뇌물을 받은 박소는 언니인 박태후를 찾아가 "공주의 시아버지가 이런꼴을 당하는게 말이되냐" 며 주발의 편을 들어줬던 것이죠
이후 박태후는 문제가 문안인사를 드리러 오자 그를 꾸짖었고 마침내 주발은 풀려날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겨우 풀려날수 있었던 주발은 "수십 수백만의 군사들을 지휘하던 내가 옥리 한사람의 권세가 그렇게 대단한줄은 꿈에도 몰랐다" 라고 말했다고 하죠
게다가 주발이 역모 혐의를 받고 잡혀왔을 당시 신하들 중 유일하게 원앙이 주발의 무죄를 주장하며 그를 옹호해 주었는데 그 덕분에 훗날 주발과 원앙은 친한사이가 되었다고 합니다
이후 주발은 봉국으로 돌아가서 살다가 세상을 떠나게 되었으며 무후(武侯)라는 시호를 받았죠
주발은 확실히 한나라 개국공신들 중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인물인것 같네요
지금까지 여씨 천하가 될뻔한 한나라를 다시 안정시켰던 인물 주발에 대한 이야기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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