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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역사 탐구

진평. 건한삼걸과 맞먹을 만큼 한나라를 세우는데 혁혁한 공이 있지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인물

by 사탐과탐 2023. 8.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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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한삼걸과 맞먹을 만큼 한나라를 세우는데 혁혁한 공이 있지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인물 진평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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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한삼걸은 장량, 소하, 한신을 뜻하지만 몇몇 사람들은 건한사걸이라고 해서 이 인물을 넣어야 한다는 말을 하기도 합니다

 

이 인물은 바로 진평 인데요

진평은 유방이 굉장히 위험한 처지에 놓일때마다 기묘한 계책을 내어 유방을 위기에서 건져주었던 그런 인물이기도 하죠

진평은 어렸을적 부모를 일찍 여의고 가난한 삶을 살았지만 책읽고 공부하는걸 좋아했습니다

그리고 기골이 장대하고 풍채도 좋았기 때문에 그의 형 진백은 진평의 잠재력을 높게 사 진평이 일을 안하고 열심히 공부할수 있게 뒷바라지를 해주었죠

 

하지만 진평이 형의 집에 눌러살면서 돈은 벌지않고 공부만 하는것이 꼴보기 싫었던 그의 형수가 투덜대자 형은 화를내며 아내를 집에서 내쫓기까지 했습니다

그렇게 공부만 하던 진평은 훗날 마을의 부잣집 여자와 결혼을 하게 되면서 가난에서 탈출했으며 그때부터 많은 사람을 사귀게 되었죠

그러면서 훗날 자신이 큰 도움을 받게 되는 위무지 라는 사람도 친구로 지내게 됩니다

 

그가 젊었을때 이런일도 있었는데요

마을에 토지신에게 지내는 제사가 있었는데 진평이 제사에 올린 고기를 나눠주는 역할을 하게 된것이죠

진평이 마을사람들에게 고기를 매우 공평하게 나눠 주자 마을사람들이 칭찬해줬는데 그때 그는 "천하를 나누는 일을 맡겨도 공평하게 잘할 수 있는데.." 라고 푸념하듯 말했다고 합니다

이 일로 인해 '진평분육(陳平分肉)' 이라는 고사성어가 생긴것이죠

* 진평분육 : 진평이 고기를 나누어 준다라는 뜻. 일을 공평하게 처리하는 것을 비유

 

시간이 흘러 진시황제가 세상을 떠나고 진나라에서는 폭정에 반대하는 반란이 여기저기서 일어나자 그는 위나라 왕이던 위구를 섬기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여러 계책을 내어도 위왕에게 중용되지 못했고 심지어 사람들에게 모함까지 당하게 되자 위나라를 떠나 항우의 신하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진평은 항우를 도와 진나라 군대를 쳐부쉈으며 그렇게 항우에게 경의 작위를 받기도 했죠

글의 내용을 돕기 위한 이미지

진평이 항우의 신하로 있을때 끔찍한 일이 벌어지기도 했는데요

그 일은 바로 '초인목후이관(楚人沐猴而冠)'이라는 사건이죠

항우가 진나라를 멸망시켰을때 진왕 자영을 죽이고 진나라 수도였던 함양을 불태워 버렸습니다

그렇게 함양은 잿더미가 되고 말았죠

 

이때 항우와 부하들은 폭정을 일삼던 진나라를 멸망시켰다는 명예로운 일을 해냈으니 고향에 돌아가 자신의 전공을 많은 사람에게 자랑하고 싶었고 얼른 초나라로 돌아가고 싶어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때 간의대부 였던 한생이 항우에게 "관중 땅이 토지가 비옥하고 산과 강이 험하니 천하를 다스리기에 적합한 땅이다" 라고 주장했는데 이미 폐허가 되어버린 함량에 있고 싶지 않았던 항우는 한생의 말을 무시해버렸죠

 

그러자 한생은 이 좋은땅을 다 때려부숴버리고 다시 촌구석으로 돌아간다고 하는 항우를 보고 어이없어하며 "사람들 말로는 초나라 인간들은 원숭이가 갓을 쓰고 사람 행세를 하는거나 다름없다던데 과연 그렇구만" 이라고 말한것입니다

그러자 처음 항우는 그말이 무슨 말인지 못알아 들었지만 나중에 진평에게 그 말의 뜻을 물어본뒤 뒤늦게 격분하여 한생을 잡아 삶아 죽여버렸죠

진평도 항우가 물어보니 대답해준 것이었겠지만 결국 진평 때문에 한생이 목숨을 잃어버린 것이었습니다

 

어쨌든 이후 진평은 항우와 함께 은나라를 공격해 은왕의 항복을 받아냈죠

그러던 기원전 205년, 한왕 유방이 삼진을 평정하자 은왕이던 사마앙이 다시 반기를 들고 유방의 편으로 돌아섰습니다

그러자 개빡친 항우는 은나라 정벌에 함께 출진했던 사람들을 처형하겠다고 난리를 피웠고 자신도 그 일에 말려들까봐 두려웠던 진평은 얼른 유방에게로 도망갔죠

이때 항우에게 상으로 받았던 금은보화들을 모두 두고 갔는데 이것이 자신의 목숨을 살려줄줄은 꿈에도 생각못했습니다

 

그가 도망쳐와 배를 타고 황하를 건널때였죠

뱃사공이 그의 행색을 보아하니 부자인데 잘못을 저질러 도망치는걸로 보았고 분명히 품안에 수많은 재물이 있을거라 생각한채 진평을 죽이고 금품을 빼앗을려는 기회를 노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자 뱃사공의 묘한 낌새를 눈치챈 진평은 옷을 훌훌 벗어버리고 알몸으로 노젓는걸 도와줬는데 그제서야 사공은 그가 돈이 한푼도 없다는걸 알게 되었고 죽이려던 생각을 멈추게 된것이죠

글의 내용을 돕기 위한 이미지

만약 도망칠때 수많은 돈을 챙겨서 달아났으면 이때 목숨을 건지기 어려웠을것 같습니다

어쨌든 이후 한왕 유방에게 찾아가 친구였던 위무기가 천거해준 덕분에 유방을 만날수 있었죠

유방은 그와 몇마디 나눠 보고나서 그의 비범함을 알아보고 자신과 함께 수레를 타고 다니게 했으며 호군(장수들을 감시하는 역할) 중위의 직책을 맡겼는데요

그러자 여러 장수들은, 갑자기 나타난 사람이 자신들을 관리 감독하는것을 못마땅해하며 유방에게 찾아가 항의를 했지만 유방은 오히려 더 진평을 총애했다고 하죠

 

주발과 관영 등이 유방을 찾아와 진평의 행실이 더럽다며 그를 비난하자 유방은 위무자를 불러 진평의 품행에 대해 물었습니다

그러자 위무자는 "저는 그사람의 능력에 대해 말씀드렸고 폐하께서는 품행에 대해 물으셨습니다. 저는 기이한 계책을 내는 사람을 천거한 것이니 그가 내는 계책이 나라에 이로운지 아닌지만 따지면 될것 같습니다" 라고 했다고 하죠

 

그러자 유방은 진평을 불러 꾸짖듯이 "위왕과 항우를 배신하고 이번엔 나에게 왔으니 어찌 너를 믿을수 있겠냐?"라고 하니 진평은 "위왕과 항우를 등진 이유는 자신이 했던 진언들이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라고 말했는데 그러자 유방은 즉시 진평에게 사과한뒤 막대한 돈과 호군 중위에 제수했으며 그러자 많은 장수들도 더이상 아무말 못했다고 합니다

이후 유방은 팽성을 공격했다가 다시 항우의 반격에 형양까지 도망치게 되었고 훗날 항우에게 강화요구를 했는데요

항우의 책사이던 범증의 반대로 결국 강화는 이루어지지 않았고 그렇게 궁지에 몰리자 유방은 진평에게 대책을 물었죠

이에 진평은 "막대한 자금을 자신에게 주면 반간계를 써서 의심이 많은 항우와 신하들의 사이를 갈라놓겠습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유방은 곧장 진평에게 수만근의 금을 줬고 막대한 자금을 써 '항우의 신하들이 불평 불만을 쏟아내고 있으며 유방과 내통중이다' 라는 유언비어를 흘렸죠

 

그 소식을 들은 항우는 진위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한나라 진영에 사신을 보냈는데 호화로운 음식인 태뢰(太牢)를 내놓은채 항우의 사신을 맞이 했습니다

하지만 얼마안가 사신들이 범증의 사신이 아니라며 태뢰를 도로 물리면서 항우의 사신들에게는 형편없는 음식을 대접했죠

항우의 사신이라고 하니 푸대접을 받은 사신들은 이 사실을 모두 항우에게 보고했고 그때부터 항우는 범증을 의심했으며 결국엔 범증도 관직을 내려놓고 고향으로 돌아가다가 결국 가는 길에 세상을 떠나버렸습니다

 

이후 진평은 기신을 지휘관으로 삼고 그 휘하에 2,000명의 여자를 갑옷으로 무장시킨뒤 성밖으로 내보냈고 얼마안가 초군과 전투가 벌어졌죠

그들이 싸우는 사이에 반대편 문으로 도망친 유방은 살아서 관중으로 돌아갈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후 항우와 휴전 협정을 맺고 항우가 다시 팽성으로 돌아갈때 진평은 장량과 함께 철수하는 항우의 뒤통수를 때려야 한다고 했으며 범증도 잃고 뒤치기까지 당하자 이때부터 항우의 몰락은 가속화 되었죠

글의 내용을 돕기 위한 이미지

결국 해하전투에서 유방이 승리하면서 한나라를 세우게 되었습니다

진평은 한나라의 군주이던 유방의 목숨을 건져주며 한나라 건국에도 엄청난 영향을 끼쳤던 것이죠

그리고 이후 장량이 몸이 좋지 않아 집에서 요양을 하는 동안 그 빈자리를 진평이 메꾸면서 유방의 일등 책사로 활약하기 시작했습니다

 

유방에 의해서 천하는 통일되었지만 계속해서 크고작은 반란들이 계속 되었는데요

제나라를 멸망시킨 한신이 자신이 제나라 왕이 되고 싶다고 유방에게 허락을 구하자 유방은 굉장히 분노했지만 이때 진평이 유방의 발을 밟으며 신호를 주자 유방은 화 안난척 하면서 한신을 제나라 왕으로 삼았죠

그리고 진평은 한신과의 정면대결은 승산이 없다고 말하며 남방의 운몽호를 순시한다고 속이고 제후들과 진(陳) 땅에서 회동을 한다고 한뒤에 그때 한신이 오면 사로 잡아버리라는 계책을 일러주었습니다

 

유방은 진평의 계책을 따랐고 그렇게 한신을 사로잡아 초왕에서 회음후로 격하시켜버렸죠

한신을 그냥 잡으려 했으면 군사적 충돌이 있을수도 있었는데 진평의 계책으로 쉽게 한신을 사로 잡을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훗날 유방은 흉노의 묵돌선우와 전쟁을 치르다가 평성에서 흉노군 40만에게 포위되는 일이 일어났죠

 

흉노군에 포위되어 식량도 바닥이 나자 유방을 포함한 한나라군 전체가 위기를 맞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때도 진평의 계책으로 유방은 목숨을 건질수 있었는데요

진평은 유방에게 묵돌의 연지(왕비나 후궁을 뜻함)에게 선물을 주는 동시에 훗날 묵돌에게 바칠 미인이라며 미인도를 보여주자는 것이었죠

그러면 연지는 자신의 총애를 잃을수도 있기 때문에 묵돌에게 포위를 풀고 돌아가자고 할것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유방은 진평의 계책을 그대로 실행에 옮겼는데 실제로 묵돌선우는 일부 포위망을 풀면서 퇴각준비를 했고 그곳을 필사적으로 뚫고나간 유방은 진평 덕분에 또다시 목숨을 건질수 있었죠

유방은 여러번 진평 덕분에 목숨을 구하자 곡역이라는 지역을 지나가면서 그 지역이 굉장히 넓고 풍족한걸보고는 진평을 곡역후로 봉하고 그곳을 선물로 주기도 했습니다

이후로도 양왕 팽월과 회남왕 영포의 난이 일어나자 출진하여 여섯번의 기묘한 계책을 내면서 난을 진압하기도 했는데 이 기묘한 계책은 비밀에 붙여져 알려지지 않았죠

글의 내용을 돕기 위한 이미지

또한 훗날 유방의 애첩인 척부인과 그녀의 아들 유여의를 번쾌가 죽이려 한다고 모함한 사건이 발생하자 (* 번쾌의 아내가 여태후의 여동생) 유방은 격분하며 주발과 진평에게 번쾌를 죽이라는 명령을 내렸는데요

진평은 왠지 유방이 갑자기 눈 돌아가서 자초지종도 알아보지 않고 이런 명령을 내렸을거라 생각해 주발과 상의후에 황실의 외척이던 번쾌를 함부로 죽일수 없다는 핑계로 번쾌를 사로잡아 장안으로 연행하고 있었죠

 

그런데 장안으로 돌아오는 와중에 유방이 죽어버리고 말았고 이후 여태후가 정권을 잡았던 것입니다

하지만 다행히 번쾌를 죽이지 않았던 덕에 진평은 오히려 여태후에게 칭찬을 듣게 되었고 자신도 목숨을 건질수 있었던 것이죠

여태후가 정권을 장악한뒤 전횡을 일삼자 진평은 그녀의 전횡에 동조하는 듯한 처세술을 보여줬고 그러자 여태후는 진평을 승상보다 한 단계 더 높은 자리인 상국 좌승상에 임명했습니다

 

하지만 진평은 여태후의 집권 기간 동안 정치에는 무관심한 듯 주색에 빠진것처럼 행동하며 때를 기다렸고 기원전 180년 여태후가 세상을 떠나자 진평은 주발과 함께 국정을 농단하던 여씨 일족을 제거해버린 이후 유방의 넷째아들을 황제로 추대했는데 그가 바로 한문제 였죠

이후 진평은 쭉 승상으로 지내다가 기원전 178년에 세상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진평은 건한삼걸인 소하, 장량, 한신보다 이름이 그다지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당시 대세를 보는 안목이 탁월했으며 초한전쟁 뿐만아니라 흉노와의 전쟁, 그리고 여러 반란에서도 책략가로써 능력을 십분 발휘해 기묘한 계책으로 몇번이나 유방의 목숨을 구해주었고 여러 전투에서 승리할수 있었죠

그가 한나라 건국에 끼친 막대한 영향력을 생각해보면 건한사걸이 되어도 괜찮을것 같네요

 

지금까지 기묘한 계책으로 유방을 몇번이나 구해내고 한나라 건국의 지대한 영향을 끼친 인물 진평에 대한 이야기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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