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조 조차도 선택하기 힘들었던 후계자 첫째 조비, 싸움잘하는 조창, 똑똑한 조식 셋중에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 재미있게 봐주세요
지난번에 손권의 후계자 다툼 이궁지쟁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는데요
원소에게도 후계자 다툼은 있었고 유비에게도 양자인 유봉은 숙청되었다 라는 이야기가 있을정도로 후계자 문제는 어느 군주나 다 가지고 있는 문제였습니다
조선에서도 왕이되고 싶었던 이방원이 왕자의 난을 일으켰고 이후 수양대군이 어린 단종을 몰아냈던 계유정난을 일으켰을 정도로 왕의 자리는 어떤사람은 별 관심이 없지만 어떤사람은 굉장히 욕심을 내는 자리 이기도 했죠
조조도 후계자를 선택하는데에 있어서 어느정도의 다툼이 있었는데요
오늘은 조조의 후계자다툼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하는데 삼국지 정사와 연의의 내용이 섞여있기 때문에 그냥 재미로만 봐주시면 될것 같습니다
조조는 승상이 되고나서 슬슬 아들들 중에 누구를 후계자로 세울것인지 생각하게 되었죠
조조에게는 다섯명의 아들이 있었는데요
유씨 부인이 낳은 맏아들 조앙은 장수와의 전투에서 그만 세상을 떠나고 말았고 변씨 부인 소생으로 큰아들 조비를 비롯해 조창, 조식, 그리고 조웅까지 네명의 아들이 있었습니다
조비는 첫째아들 답게 통이크고 문무에 두루 능했는데 훗날 조비는 아버지 조조와 동생 조식과 함께 당대 뛰어난 문인으로 일컬어지며 삼조(三曹) 라고 불릴 정도였죠
또한 어릴때부터 조조를 따라 전쟁터를 따라다니면서 실전 경험도 많이 쌓았을 만큼 조조에게 있어서 믿음직한 맏이였죠
둘째인 조창은 특히나 무예에 뛰어난 재능을 발휘했는데 궁술과 기마술이 굉장히 뛰어났으며 군사들을 움직이는 용병술도 훌륭해 오환족의 반란을 토벌하기도 했고 조조는 그를 '우리 황수아' 라고 부르며 칭찬하기도 했습니다
조식은 굉장히 시문에 뛰어나고 아들들 중 가장 똑똑했었는데요
공융, 진림 등 건안칠자 들과 사귀었으며 시를 짓는 능력이 굉장히 출중해 훗날 일곱 걸음을 걷는동안 시를 하나 지었던 칠보시가 유명하며 이백과 두보가 나오기 이전을 대표하는 시인이기도 하죠
또한 조식은 네명의 아들 중 조조가 가장 총애하던 아들이기도 했습니다
그런 뛰어난 형들과는 달리 조웅은 병약해서 눈에 띄는 활약을 여주진 못했었죠
어쨌든 그러던 어느날 조조는 아들 조비와 조식을 시험해 보기 위해 한가지 명을 내렸습니다
그것은 바로 아들들에게 신하를 보내 내일 아침 진시까지(진시 : 오전 7시~9시) 조비는 동문, 조식은 서문으로가 군사들의 사기를 북돋아 주기위한 승상의 영기를 전달하라는 명을 내렸던 것이죠
그런데 이때 조식의 꾀주머니이던 양수는 바로 이것이 조조의 테스트라고 간파해 버렸습니다
그리고 그는 조식에게 무슨일이 있더라도 영기를 전달해야 한다고 말해주었죠
다음날 아침 조비와 조식은 각 문앞에 도착했지만 그 앞을 지키는 병사들이 절대 들어갈수 없다고 하는것이었습니다
이에 조비는 어쩔수없이 그냥 돌아갔지만 조식은 양수의 말을 들었던터라 자신을 막던 병사를 죽여버리고 안으로 들어가 영기를 전달했던 것이죠
이후 병사들이 제지 하지 않았냐는 조조의 물음에 조식은 "승상의 명을 받은 이상 무슨일이 있더라도 명을 수행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라는 말을 했고 그러자 조조는 조식의 과감한 행동에 굉장히 흡족해 했다고 합니다
뿐만아니라 양수는 <답교> 라는 문답서를 만들어 조식에게 주었는데 답교에는 나중에 조조가 물을수도 있는 사소한 문제와 국가 대사에 관련된 큰 문제까지 모두 대답할수 있는 해답서였던 것이죠
그래서 조조가 어떤 질문을 하던간에 조비는 우물쭈물 하며 대답을 하지 못했던 반면 조식은 막힘없이 술술 대답할수가 있었습니다
그러면 그럴수록 조식에대한 조조의 총애는 커져만 갔고 그렇게 다음 후계자 자리는 점점 조식에게로 향하고 있었죠
그런데 조식이 그렇게 대답하고 행동할수 있었던 것은 그의 꾀주머니 양수 덕분이라는 사실을 조조가 알아차리고 말았는데요
그리고 조비는 조식의 측근에게 뇌물을 주고 <답교>를 훔쳐내 그것을 조조에게 보여주었고
답교의 내용을 본 조조는 후계자 문제에까지 나서서 꾀를 내는것은 선넘은 것이라며 언젠가 기회가 되면 양수를 죽여야겠다고 생각했죠
그렇게 양수는 훗날 계륵 사건으로 죽임 당하게 됩니다
어쨌든 조비는 당연히 조조의 후계자 자리는 자신 차지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조조의 총애를 받으며 동생인 조식이 치고올라오니 그것이 굉장히 못마땅했으며 후계자 자리를 빼앗길까봐 불안해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어느날 조비는 가후를 찾아가 계책을 물었죠
그러자 가후는 "인덕과 관용을 발휘하고, 평범하게 선비의 업을 다하며, 열심히 일하고 아들의 도리를 저버리지만 않으면 된다" 라고 조언해주었습니다
한마디로 다른 쓸데없는짓 하지말고 올바른 모습만 조조에게 보이라는 것이었죠
이후 조비는 가후의 조언에 따라 조식과 후계자 다툼의 모습을 보이지 않고 모든일에 진정성을 담아 행동하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조조가 전쟁을 치르기위해 출진할때면 멀리까지 따라나가 눈물을 흘리고 절을 하며 배웅했죠
그러자 수많은 사람들이 조비의 효심을 보고 감동해 마지 않았다고 합니다
반면 조식은 언제나 글을 쓰며 조조의 공덕을 치켜세우기만 할뿐이었죠
그러자 조조 역시 조식은 글 만 잘쓰지 정성은 첫째아들 조비에 미치지는 못한다고 생각하면서 조조의 마음도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아직까지 조조는 그래도 조식이 더 예쁘긴한데 조비 역시 자신의 뒤를 이을 후계자가 될만한 인물이라고 생각이 들었고 누구를 선택해야하나 골치가 아프기 시작했죠
그러던 어느날 조조는 가후를 불러 후계자로 누구를 세웠으면 좋겠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가후는 아무말 없이 곰곰히 생각을 하는것이었죠
한참을 지나도 대답을 하지 않자 조급해진 조조는 왜 대답을 하지 않느냐며 다그쳤습니다
그러자 가후는 지금까지 무엇을 생각하느라 대답을 하지 못했다고 하는것이었죠
그러자 조조가 무슨 생각을 했냐고 물으니 가후는 "원소와 유표가 자신을 이을 후계자를 고를때의 일을 생각해봤습니다" 라고 하는것이었습니다
원소는 첫째아들 원담을 두고 셋째인 원상을 총애하다가 원소가 죽고나서 서로 치고박고 싸우는 난장판이 되버렸고 유표 역시 아들 유기와 유종이 후계자 자리를 두고 다툼이 일어나 두 세력 모두 어이없이 무너지고 말았던 것이죠
가후의 대답은 조조에게 있어서 너무나도 큰 충격을 주는 대답이었는데요
열마디 백마디의 말보다 임팩트가 큰 말이었던 것입니다
그러자 조조는 껄껄 웃으며 가후에게 다음부턴 그냥 똑바로 말을 하라고 했다고 하죠
그리고 이후 조조는 마침내 첫째아들 조비를 다음 후계자로 낙점하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220년 1월, 난세였던 중국 대륙의 3분의 2를 차지하며 천년에 한번 나올까말까 한 영웅이었던 조조는 마침내 세상을 떠나고 말았고 뒤를 이어 조비가 위왕에 오르게 되었죠
그런데 갑자기 동생이던 조창이 10만의 대군을 이끌고 몰려오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러자 조비는 조창이 나와 왕위 다툼을 벌이려나 싶어 깜짝 놀랐는데 이에 가규는 성밖에 도착한 조창을 찾아가 "왕위를 다투려고 10만대군을 이끌고 온것인가" 라며 호통을 쳤죠
이에 그러자 조창은 놀라며 그저 아버지의 영전에 조문을 드리러 온것이라고 하는것이었습니다
그러자 가규는 조문드리는데 대군은 필요없으니 군사들은 성 밖에 두고 혼자 들어가자고 말했고 그렇게 혼자 들어간 조창은 형인 조비를 만나 함께 아버지가 돌아가신것에 대해 슬퍼하고 조문을 드린뒤 반역의 뜻이 없다는걸 보여주기 위해 10만의 군사는 조비에게 주고 원래의 영지로 돌아갔다고 하죠
한편 조비의 가장 큰 라이벌이었던 조식은 형에게 죽임 당할것이 두려워 아예 조문 자체를 오지 않았고 새로 왕이 된 형 조비의 축하 메세지도 전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이에대해 문책하는 사자를 조식에게 보냈지만 오히려 내쫓겨 오자 결국 조비는 허저에게 조식을 잡아오라 명했죠
그렇게 조식을 만난 조비는 그를 확 죽여버릴려고 하다가 어머니의 만류로 그만두고 한가지 문제를 냈는데요
그것은 바로 일곱 걸음을 걷는 동안 형제를 주제로 한 시를 짓는데 형제란 말을 넣으면 안된다고 했죠
만약 시를 짓는다면 죄를 용서해줄것이고 짓지 못한다면 여덟 걸음째에 목을 칠것이라 했습니다
그러자 조식은 바로 발걸음을 떼면서 시를 짓기 시작했는데 그것이 바로 그 유명한 칠보시(七步詩)이죠
<칠보시>
煮豆燃豆萁(자두연두기) 콩깍지를 태워 콩을 볶으니
豆在釜中泣(두재부중읍) 콩은 가마솥 안에서 뜨거워 우네
本是同根生(본시동근생) 본래 한 뿌리에서 나온 몸이건만
相煎何太急(상전하태급) 어찌 이리 급하게 볶아대는가
칠보시에서 나온 콩깍지는 조비를 뜻하고 콩은 조식을 뜻하는데 이 시를 들은 조비는 조식을 끌어안으며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그렇게 조식은 살아날수 있었고 이후 조비는 조창과 조식을 먼 변방으로 보낸뒤 계속해서 감시했다고 하죠
하지만 막내이던 조웅은 조창과 조식이 형 조비때문에 식겁했다는 소식을 듣고 겁을 잔뜩 먹고 스스로 목을 매 목숨을 끊고 말았습니다
과거에 능력이 출중한 아들을 후계자로 삼을지 능력은 덜 뛰어나지만 첫째아들을 후계자로 삼을지 그것은 어느 군주나 다 가지고 있던 딜레마 같은 느낌이 드네요
지금까지 이궁지쟁에 이은 조조의 후계자 선발에 대한 이야기 였습니다
'중국역사 탐구'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홍희제. 인선의 치의 시작, 명나라 몇 안되는 명군 중 한명 (0) | 2023.10.14 |
---|---|
상나라. 중국 최초의 고대국가, 중국 문명의 중심 (0) | 2023.10.13 |
장료. 고작 800명으로 오나라 10만 대군을 박살내버린 손권 담당일진이자 오나라 재앙이었던 명장 (1) | 2023.10.10 |
마초. 삼국지 연의와 정사 차이가 제일 심했지만 무력만큼은 절대적이었던 서량의 금마초 (0) | 2023.09.28 |
이궁지쟁. 오나라가 멸망하는데 지대한 영향을 끼친 손권 희대의 뻘짓, 오나라 후계자 선발전 (2) | 2023.09.25 |
풍훤. 자신을 거둬준 맹상군을 다시 일으켜세워준 식객의 레전드 (0) | 2023.09.25 |
두 발 달린 건 사람 빼고, 네 발 달린 건 책상과 의자 빼고, 날개 달린 건 비행기 빼고 모두 먹는 중국 음식의 역사 (1) | 2023.09.21 |
안영. 돌려까기의 장인이자 고사성어의 아버지로 공자가 가장 존경했던 현인 (0) | 2023.09.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