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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역사 탐구

탕핑족. 중국 공산당에 배째라는 마인드로 스스로 삶을 포기한 중국의 N포 세대들

by 사탐과탐 2023. 7.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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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20~30대 스스로 자신의 삶을 포기하고 경제활동에 참여하기를 거부하며 무기력하게 지내는 탕핑족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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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영상에서 심각한 취업난으로 인해 청년층들이 연애와 결혼, 출산등 많은 것을 포기하는 현상이 늘어나고 있으며 한국에서는 이들을 N포세대 그리고 일본에서는 사토리 세대라 부르고 있다고 했었죠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는 것은 중국 또한 예외가 아니었으니 바로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인 탕핑족이 그 대상입니다 

 

탕핑은 중국의 신조어이며 뜻은 누울 당(躺)에 평평할 평(平)으로 직설적으로 말하면 '배째라족'이라는 뜻을 갖고 있죠 

중국의 20대와 30대의 가난한 도시청년들이 가난을 벗어날 희망이 없어지자 스스로 자신의 삶을 포기하고 경제활동에 참여하기를 거부하며 무기력하게 지내기 시작했는데 이들을 탕핑족이라고 부르게 된 것인데요 

 

2021년 5월 말, 중화인민공화국의 인구통계가 발표되었는데 출생아 수가 1200만 명이라는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자 저출산을 염려한 중국 정부는 계획생육정책(1자녀 정책)을 폐지한 지 5년 만에 가구당 3명의 자녀까지 출산을 허용하면서 또다시 입장을 바꿨고 그 소식을 들은 중국의 청년층은 화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왜냐면 중국 정부의 3자녀 정책은 중국 남성에게 8명의 가족을 부양하라는 소리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죠 

중국 남성은 가부장제 때문에 처자식과 부모 외에 장인어른과 장모님까지 모시며 살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의 대도시는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부동산 가격을 자랑하지만 중국인들의 1인당 GDP는 한국의 1/3인 10,000달러 초반대에 불과하며 이는 물가 변동 등을 감안하면 한국의 80년대 중후반 5,000달러 수준에 해당하죠 

예를 들어 선전 시의 소득 대비 집값 비율(PIR)은 43.5로 43년간 먹지 않고 일해야 선전에서 집 1채를 살 수 있는 정도라고 합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집을 사기 힘든 곳 중 하나인 셈인데요

그런데 중국의 수도인 베이징도 이 지수가 무려 41.7에 달한다고 합니다

 

연봉을 꼬박 모아서 내 집을 마련하는 시간이 뉴욕에서는 10년이 걸린다면 서울에서는 29년, 베이징은 40년 정도가 걸린다고 하죠

또한 미중 무역 전쟁으로 미국과의 관계가 틀어지면서 미국에서 중국에 경제제재를 가하기 시작하자 중국의 경제성장률 또한 하락하면서 취업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으며 만약 일자리를 얻었다 해도 996 문화라는 주 6일 동안 아침 9시에서 출근해 밤 9시에 퇴근하는 그야말로 살인적인 중노동에 시달리는 근무 환경이 존재하고 있어 이로 인한 과로사와 정신질환 자살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글의 내용을 돕기 위한 이미지

이런 혹독한 노동환경은 중국이라는 국가의 눈부신 경제성장에는 도움이 됐겠지만 노동을 착취당하는 당사자인 중국 청년층입장에서는 996이 일종의 노동자 탄압으로밖에 보이지 않았겠죠

알리바바 그룹의 회장인 마윈도 과거 중국의 청년들에게 996 문화를 권유하다가 인민을 착취하는 자본가들이나 하는 소리라며 욕을 잔뜩 얻어먹었다고 합니다

 

웨이보 등에서 젊은 누리꾼들은 40여 년 전 중국의 도시화가 막 시작했을 때만 해도 수많은 청년이 농촌에서 도시로 올라가 일을 해서 집을 사는 등 계층 이동이 가능했으며 당시 도시에 유입된 청년들은 노점상을 하더라도 빠른 시간 안에 부를 쌓으면서 부모 세대보다 더 높은 사회적 지위를 얻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며 한탄하는 글을 올린다고 하는데요

 

결국 이런 생각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게 되면서 중국의 청년층을 중심으로 아무것도 안 하고 지내겠다는 일종의 사회 불복종 운동인 탕핑 문화가 SNS 등을 통해 널리 퍼져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이들은 이제 가족을 부양하거나 집을 사거나 신분상승을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그냥 자기 혼자 먹고살 수 있을 정도의 돈만 벌면서 소비와 취미생활마저 줄인 마치 수도승과도 같은 삶을 사는 게 낫다고 생각하죠

이런 점은 얼마 전 소개했던 일본의 사토리 세대와 비슷하네요

 

중국의 한 20대 청년은 자신이 2년간 안정적인 직장도 없는 상태에서 매달 200위안(한화 3만 5천 원)으로 생활할 수 있었던 비법을 공개하며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고 합니다

그는 하루종일 집에서 매일 두 끼만 먹고 비싼 장비 없이 근처의 개천에서 즐기는 낚시나 산책 등 돈이 안 드는 여가 활동만을 했다고 하죠

그리고 돈이 떨어지면 저장성의 영화 촬영소에 가서 엑스트라로 한번 출연한 뒤 그 돈으로 또 몇 달간 같은 방식으로 살고 있다고 합니다

 

말 그대로 극단적으로 소비를 줄인 예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는 "열심히 일해봤자 사회시스템과 자본가의 노예가 되어 매일 996 근무(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주 6일간 근무)를 하면서 착취만 당한 끝에 결국 남는 건 병밖에 없다"고 주장했죠

사실 중국에서만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아니며 빈부격차가 매우 큰 개발도상국 그리고 노동소득이 금융소득을 도저히 따라잡지 못하는 국가 등에서는 매우 흔하게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합니다

글의 내용을 돕기 위한 이미지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평생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일만 하면서 살바에는 아예 자식을 갖지 않겠다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기 때문에 정부가 출산율을 올리려고 많은 애를 썼지만 오히려 실패했으며 출산율이 더욱 떨어지면서 초저출산 국가가 된 상태라고 하죠

이들 탕핑족은 중국 공산당 입장에서는 매우 골치가 아픈 존재지만 그렇다고 섣불리 그들에게 손을 쓰기도 힘들다고 하는데요

왜냐하면 탕핑은 당을 위해 죽어라 일하자는 사상을 거부하기는 하지만 특별히 문제 될 행동을 하지는 않고 있기 때문에 말하자면 법의 허점을 이용한 합법적 불복종운동을 하고 있는 셈이죠

 

때문에 중국 정부로서는 이들을 처벌할 명분도 없고 실질적으로 처벌할 기준이나 방법 또한 없다고 합니다

게다가 이들이 만약 조직화된 체계라도 갖추고 있다면 없는 이유를 붙여서라도 강제로 박살 낼 수라도 있겠지만 탕핑은 이런 조직화된 체계가 있는 것도 아니죠

중국 정부는 국가의 정책에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행동인 시위나 폭동 등은 쉽게 탄압이 가능하지만 탕핑은 정반대로 "아무 행동도 하지 않겠다"라는 완전히 새로운 개념이기 때문에 중국 정부도 쉽게 이에 대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들이 중국공산당 입장에서는 큰 골칫거리이자 부담인 것이 공산당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기득권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이들을 달랠 방법을 찾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인데요

탕핑족이 탄생하게 된 계기는 바로 잘 사는 놈들만 계속 잘 먹고 잘 사는 부조리한 시스템 때문인데 이 불균형한 시스템을 개혁하기 위해서 자신들이 가진 것을 나눠준다면 탕핑족 문제는 해결할 수 있겠지만 반대로 자신들이 가진 돈은 줄어들게 되겠죠

 

그들이 권력을 잡을 수 있게 해주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돈인데 그 돈을 포기한다는 것은 자신들의 권력을 포기하는 것과 같아집니다

때문에 탕핑 운동은 공산당의 리더십을 아예 뿌리부터 흔들고 있는 셈이죠

심지어 국가의 미래를 책임진다고 볼 수 있는 명문대생들조차도 흔히 꽌시라 불리는 인맥이 없이는 출세가 불가능해서 이들 역시 취업난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청년들은 다들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고 배 째라 모드로 나오게 된 것입니다

 

탕핑족의 이런 움직임은 주로 인터넷 밈이나 동영상 등으로 퍼져가고 있는데 이들은 "집 사지 말고, 차 사지 말고, 결혼하지 말고 아이를 낳지 않고, 소비하지 않는다 최저 생존 기준만 유지한다 다른 사람의 돈벌이를 위한 기계나 착취당하는 노예가 되기를 거부한다"라고 주장합니다

마치 한국의 '5포 세대(취업·결혼·연애·출산·내 집 포기)' 현상을 보는듯한 중국식 5포 세대라고 할 수 있죠

글의 내용을 돕기 위한 이미지

이런 탕핑족들의 글을 본 많은 누리꾼들은 "내가 드러누워 버리면 자본이 절대 나를 착취할 수 없다" "탕핑은 중국 젊은이들의 비폭력 비협조 운동이다"라며 그들을 지지했습니다

이런 탕핑운동은 처음에는 주로 가난한 서민이나 다른 사람들과 떨어져 지내는 아웃사이더 위주로 시작되었지만 이제는 사회적으로 어느 정도 성공한 중산층으로까지 번지고 있다고 하죠

 

중국 경제의 성장속도가 느려지면서 사업적 전망이 불투명해지자 기업이나 공공기관의 중간간부직이나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사장들 그리고 인기 유튜버 등 사회적으로 어느 정도 성공하고 경제적으로도 자유로운 3, 40대의 사회 지도층이 더 이상의 큰 성공이나 재산을 늘리는 것을 바라지 않고 그저 지금의 상태를 유지하는데 집중하고 있는 것인데요

이들은 그 대신 오랜 기간 여행을 떠나거나 여가활동을 하고 자신의 취미생활이나 학문에 집중하는 등 사실상 사회적인 태업을 하고 있는 상태라고 합니다

 

그중에서도 일부는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사업을 접어버린 채 그 자본을 가지고 개인투자자로 돌아서는 경우도 있다고 하죠

탕핑과 비슷한 개념으로 2022년부터 중국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이 바로 '바이란'이라고 불리는 냉소적인 태도입니다

사회가 폭삭 망하도록 그냥 내버려두라는 의미인데요

바이란은 한마디로 모든 것을 스스로 포기한 채 그냥 망해버리겠다는 심정을 표현하는 단어이며 기존의 탕핑보다도 더 절망적인 상황으로 변했음을 표현한다고 볼 수 있죠

 

특히 2020년부터 대규모 전염병이 퍼지기 시작하면서 상하이와 베이징 등 중국의 대도시들이 장기봉쇄되었고 덕분에 경제가 끝없이 추락한끝에 점차 중국 사회의 빈부격차나 청년실업등이 심해진 데다

그 문제를 해결해야 할 중국공산당은 무능한 모습만을 보여주거나 자신들의 이익을 채우기 위해 부정부패만을 저지르는 등 더 이상 꿈도 희망도 없는 절망적인 상황이 계속됐습니다

 

그러자 중국인들은 적극적으로 불만을 표시하거나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그냥 이대로 아예 폭삭 망하게 놔둬버리자는 그야말로 스스로에게 저주를 내리는듯한 태도를 보여주고 있죠

이런 태도가 중국 인터넷의 젊은 세대들의 공감을 얻어 퍼져나가자 중국공산당에서는 더욱 철저하게 인터넷 검열을 하고 있는데 공산당이 자신들이 가진 부를 다른 사람들과 나누지 않는 한 이 문제는 근본적으로 해결되기가 너무나도 어려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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