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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역사 탐구

형가. 진왕 영정을 암살하기 직전까지 갔던 희대의 자객

by 사탐과탐 2023. 4.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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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가는 진왕 영정이 진시황제가 되기 전이었던 시절에 그를 거의 죽음 직전까지 몰고 간 희대의 자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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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천이 지은 사기에는 굉장히 많은 인물들의 열전이 기록되어 있는데 독특한 점은 자객의 열전도 있다는 점이죠

자객열전에 등장하는 자객은 조말, 전저, 예양, 섭정, 형가 이 다섯 명인데 오늘은 그중 한명인 형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형가는 훗날 대륙을 통일한 진시황제를 암살하려한 자객인데요

그는 비록 암살에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큰 뜻을 품었기 때문에 '의사(義士)'로써 이름을 남겼다고 하죠

 

형가는 위나라에서 태어났는데, 사는곳은 연나라 였다고 합니다

그는 어렸을때부터 검술 익히기를 좋아했으며 책 읽는것도 좋아했는데 그렇게 익힌 검술로 위나라 관직에 나아가려 했지만 실패하고 말았죠

 

이후 그는 나라를 떠돌아 다니며 유세하는 방법을 배워 관료가 되기위해 각국의 왕들을 찾아갔지만 등용되지 못하고 낙방을 이어나갔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개섭이라는 검객과 검술 이론을 두고 다툼이 벌어지게 되었는데 개섭이 노려보자 형가는 말없이 도망쳤다고 하죠

 

또한 조나라 수도 한단에서 머물 당시엔 노구천이라는 사람과 장기를 두던 중 말다툼을 하게 되었지만 노구천이 위협하자 또다시 형가는 도망쳐버렸다고 합니다

이런 일들이 있었기 때문에 당시 사람들은 형가를 겁쟁이라고 비웃었지만 사실 형가는 훗날 큰 일을 해야 했기 때문에 이런 사소한 일로 목숨을 잃고 싶지 않아서 그냥 자리를 피했다고 하죠

글의 내용을 돕기 위한 이미지

그리고 이후 형가는 연나라로 거처를 옮겨 그곳에서 살고 있었는데요

그때 고점리라는 인물을 만나게 되죠

고점리는 '축'이라는 악기의 연주를 잘하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렇게 둘은 연나라의 저잣거리에서 술을 마시며 놀다가 고점리가 켜는 축의 노랫소리에 맞추어 형가는 흥청망청 춤을 추며 노래를 불렀다고 하죠

형가는 거리 한복판에서 술에 취한채 큰소리로 노래를 부르다가 얼마안가 크게 통곡을 했다고 하는데 그가 하는 행동은 마치 주위에 아무도 없이 오로지 자신 혼자만 있는것처럼 행동했다 합니다

 

이를 두고 '주위 사람을 의식하지 않고 제멋대로 행동하는 것' 이라는 뜻의 방약무인(傍若無人) 이라는 고사성어가 생겨나게 되죠

어쨌든 그는 허구헌날 술독에 빠진채 살아가고 있었지만 여전히 책 읽는걸 게을리 하지 않았고 검술 수련에도 열심히 였으며 각지에서 찾아온 여러 인물들과 교분을 쌓으며 지냈는데 그러다 그곳의 유력자였던 전광이라는 인물의 빈객이 됩니다

 

한편 연나라의 태자였던 단이 인질로 있던 진나라에서 도망쳐 연나라로 돌아오게 되었죠

태자단은 씩씩거리며 진왕 영정에게 복수를 다짐했는데요

사실 단과 영정은 조나라에 볼모로 잡혀있을때 처음 만나게 되었고 당시에는 형동생으로 친하게 지내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다 영정이 진나라로 돌아가게 되었고 얼마안가 진왕이 되죠

 

태자 단은 조나라의 볼모로 있다가 다시 진나라의 인질로 보내지게 되는데 이때 단은 영정과의 친분이 있었기 때문에 "그래도 어릴때 친했으니 형 대접좀 해주겠지?" 라고 생각해 약간 마음을 놓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다시 만난 진왕 영정은 과거에 친하게 지내던 동생이 아니었죠

왕이 된 이후 영정은 굉장히 음험하고, 차갑게 변해있었던 것입니다

글의 내용을 돕기 위한 이미지

그리고 영정은 태자단에게도 차갑게 대했는데 친한형으로써 잘 대접받지 못했을 뿐만아니라 아예 감금되다시피 한 생활을 하게 된것이죠

이에 단은 영정에게 연나라로 돌아가게 해달라고 간청했지만 영정은 들어주지 않았고 심지어 하늘에서 밤이 비처럼 내리고, 말에서 뿔이 나지않는 한 연나라로 돌아갈 생각은 하지말라는 말까지 했습니다

 

이에 영정에게 분노한 단은 기회를 틈타 진나라에서 도망쳐 연나라로 돌아와 영정에게 복수를 다짐하게 된것이었죠

하지만 개인적인 원한에 불과했던 이 일로 영정에게 암살시도를 했다가는 자칫 잘못하면 연나라가 멸망하게 될수도 있는 위험천만한 일이었던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훗날 태자 단은 자신의 복수를 위해 연나라를 멸망에 이르게 했던것 때문에 평가가 굉장히 좋지 않죠

 

어쨌든 태자 단은 영정에게 자객을 보내기로하고 전광을 찾아오게 되는데 전광은 평소 담대한 품성을 지녔던 형가를 자객으로 추천하게 됩니다

그리고 형가는 고민끝에 자객이 되기로 마음 먹었고 아무 의심없이 진왕 영정의 근처까지 갈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게 되죠

 

그렇게 생각해낸 방법이 있었는데 첫번째로 연나라에서 가장 비옥한 땅인 독항이라는 땅을 바치고 그리고 과거 진나라 장군이었지만 영정의 노여움을 사 가족이 몰살당하고 연나라로 도망쳐 온 번오기라는 사람의 목을 바칠수 있다면 아마 진왕 영정도 자신을 만나줄것이라 생각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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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가는 단에게 이 두가지를 요구했는데요

단은 첫번째 조건은 가능하지만 자신에게 의지해 도망쳐온 사람을 죽일수는 없다며 형가의 요구를 거절했죠

이에 형가는 다른 방도는 없다 생각하고 번오기를 직접 찾아가게 됩니다

 

그리고 형가는 번오기에게 "당신의 목을 가지고 가면 진왕의 가까이 접근할수 있을것입니다 그때 내가 진왕을 죽인다면 당신의 억울함과 수치도 씻을수 있지 않겠습니까?" 라고 설득했죠

그러자 번오기는 "그놈을 죽이는 데 필요하다면 가져가십시오" 라는 말을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그렇게 복수를 위해 기꺼이 자신의 목을 형가에게 내주었던 것입니다

 

그렇게 진왕 암살의 준비가 끝난 형가에게 태자 단은 진무양이라는 사람을 소개해 주면서 이번 자객임무를 수행할때 함께 동행하기를 추천했죠

태자 단은 진무양이 13세의 어린나이에 사람을 죽인적이 있는 장사였기 때문에 자객의 임무를 수행하는데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했던 이유였습니다

글의 내용을 돕기 위한 이미지

형가는 옛친구를 불러 그와 함께 가겠다고 했지만 단이 얼른 출발하라며 재촉하는 바람에 하는수없이 진무양을 데리고 가게 되었죠

형가가 진나라로 떠나던날 태자 단을 비롯해 이 복수전을 아는 사람들이 모두 상복을 입고 그를 전송하러 나왔는데요

형가는 친구 고점리가 연주하는 축의 소리에 자신의 심정을 노래 했는데

 

“風蕭蕭兮易水寒 (바람은 쓸쓸하고 역수 물은 차구나)

壮士一去兮不復還 (장사 한번 가면 돌아오지 못하리)”

이때 그를 전송하러 온 사람들 모두가 머리에 쓰고 있던 관이 들릴정도로 머리카락이 곤두섰다고 하죠

노래를 끝낸 형가는 수레에 올라탄뒤 길을 나섰는데 단한번도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고 하고 사람들은 눈물을 흘리며 그를 배웅했다고 합니다

 

마침내 진나라 수도 함양에 도착한 형가는 진왕의 측근 신하에게 막대한 뇌물을 바쳤고 그 신하는 연나라에서 항복하러 온 사람들이다라며 진왕에게 그들을 소개해주었죠

진왕은 그가 영토를 바치고, 죽이고 싶어했던 번오기의 목을 들고 왔다고 하자 굉장히 기뻐하며 형가 일행을 맞아들였는데요

 

문제는 함께온 진무양이 진왕을 만나자 공포를 참지 못하고 얼굴 빛이 새파랗게 변하며 벌벌 떨기 시작한것 입니다

이 모습을 본 신하들은 의심스러워 하며 왜저러냐고 묻자 형가는 "북쪽 오랑캐 촌놈이 천자를 뵈니 긴장되고 두려워서 저럽니다 용서해 주십시오" 라고 둘러댔죠

 

하지만 진무양이 의심스러웠던 진왕은 진무양은 밑에두고 형가 혼자 올라와 지도를 풀어 보여달라고 말했고 그렇게 형가는 진왕의 바로 옆에서 지도를 펼쳤습니다

두루마리로 된 지도를 풀자 끝에 미리 준비해 두었던 비수가 나타났고 형가는 곧바로 비수를 들고 진왕의 소매를 잡아 그를 찌르려 했지만 깜짝 놀란 진왕이 재빨리 도망치려 하는 바람에 옷 소매만 잘리고 말았죠

 

그러자 형가는 도망치는 진왕을 쫓아갔지만 기둥 사이로 도망치는 진왕을 쉽게 잡지 못하던 상황이었습니다

당시 신하가 왕앞에 무기를 갖고 오는것은 사형을 당할정도로 중죄였기 때문에 아무도 무기를 지니고 있지 않았고 오직 진왕만 긴 장검을 차고 있었죠

진왕은 도망치며 검을 빼려고 했지만 워낙 검의 길이도 길었고 마음도 급해서 허둥대는 바람에 잘 빠지지 않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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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하들이 맨손으로라도 형가를 잡으려고 그를 쫓아다녔고 어의이던 하무저는 약상자를 형가에게 집어 던졌으며 신하들은 진왕에게 얼른 검을 뽑으라고 소리치면서 대전은 금새 아수라장이 되어 버렸습니다

난리통에서 결국엔 검을 뺄수 있었던 진왕은 장검을 형가에게 휘두르기 시작했는데 형가가 가진 무기는 짧은 단검 수준이라 진왕에게 맞설수 없어서 뒤로 점점 물러서다가 결국 다리를 베이게 되죠

 

마지막으로 형가는 있는 힘을 다해 진왕에게 비수를 던졌지만 진왕을 빗겨나가 기둥에 박히고 말았습니다

그틈을 노려 진왕은 형가를 장검으로 8번이나 내리쳤고 근위병들이 달려들어 형가는 결국 암살에 실패하고 세상을 떠나게 되었죠

열받은 진왕은 형가가 죽은 이후에 그의 온몸을 산산 조각내 버렸으며 그의 시신까지 참수했다고 합니다

 

진무양은 이런 아수라장에서도 정신못차리고 그냥 벌벌 떨면서 아무것도 하지 못한채 구경만 하고 있다가 결국 처형을 당하게 되죠

형가에게 약상자를 던진 어의 하무저는 진왕에게 "그대가 나를 위해 양상자를 던졌구나!" 라는 칭찬을 들으며 큰 상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 이후 진왕은 태자 단에게 복수하기 위해 연나라를 공격해 결국 수도 계를 함락시켰고 연왕과 태자 단은 요동으로 도망치게 되었죠

하지만 진나라가 연왕과 태자 단의 뒤를 쫓아 계속 추격을 했는데 결국 연왕은 단을 죽여 그의 수급을 진왕에게 바쳤지만 진나라의 공격은 멈추지 않았고 연나라의 잔존 세력까지 모두 죽이며 연나라는 그렇게 멸망하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진왕 영정은 목숨을 빼앗길뻔한 암살 위협을 빠져나가 결국 전국을 통일하고 훗날 진시황제라고 불리게 되죠

이후 형가와 친했던 고점리는 축 연주를 잘했던 덕분에 시황제에게 불려가 축 연주를 하게 되었는데 이때 고점리도 시황제를 암살하려다 실패했으며 그 역시 신체가 여덟조각으로 잘리는 극형을 당하게 되었다고 하죠

 

그 외에도 장량 등 여러명이 시황제를 암살하려 했지만 모두 실패했고 고점리의 암살 미수사건 이후로 시황제는 외지 사람들을 절대 만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형가의 암살이 실패하지 않고 진왕 영정이 죽었다면 황제라는 칭호도 다르게 불려졌을수도 있고 초한지, 삼국지와 같은 꿀잼 소설도 모두 없던일이 되었을수도 있는 어마어마한 일이었던것 같네요.

 

지금까지 처음 대륙을 통일한 진시황제를 암살하려했던 인물 형가에 대한 이야기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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