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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역사 탐구

여포. 알던것과는 달리 강하긴 하지만 참 많이 애매하고 아쉬웠던 인물

by 사탐과탐 2023.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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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던것과는 달리 강하긴 하지만 참 많이 애매하고 아쉬웠던 인물 여포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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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의 리처드 1세나 스파르타의 레오니다스 1세 초한지의 항우나 일본 전국시대 최강의 맹장으로 유명한 혼다 타다카츠 등 시대의 최강자들은 늘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 마련이죠

 

우리나라에서 매우 유명한 소설인 삼국지연의에서는 흔히 여포가 최강자로 알려져 있는데 최근 들어서는 연의가 아닌 정사에도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여포가 거품이었다는 주장 또한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실제 역사 속에서의 여포는 어땠는지 지금부터 알아보시죠

 

매우 흔하게 장수들 간의 일 대 일 대결을 볼 수 있는 연의와는 달리 실제 역사가 기록된 정사 삼국지에서는 특정 장수를 평가할 때 일반적으로 군 지휘관으로서의 종합적인 군사적 재능에 대해서만 얘기할 뿐 개인의 무력에 대해서 세세하게 언급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여포가 바로 그 몇 안 되는 케이스에 해당하는 인물로 그의 무예 실력을 설명해 놓은 기록을 보면 실제 역사 속에서도 여포는 굉장히 용맹한 장수였던 것으로 짐작됩니다

여포는 젊었을 때부터 힘이 세고 민첩하며 말을 타고 활을 쏘는 궁마술이 뛰어나 한무제 때의 명장인 이광에 비유되며 당대 사람들로부터 '하늘을 나는 듯한 위엄을 갖춘 용맹한 장수'라는 뜻의 비장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다고 하죠

 

정사에 기록된 몇 안 되는 진짜 일 대 일 대결이 바로 여포와 곽사의 대결인데 여포는 이 대결에서 곽사에게 부상을 입혀 그를 뒤로 물러나게 만들어 승리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연의에서의 허접한 모습과는 달리 실제 역사상에서 곽사는 이각과 더불어 동탁 아래에서 여포보다 지위가 더 높은 장수였으며 그가 수백의 병사만으로 수만의 군대를 물리쳤다는 기록을 남길 정도로 무서운 맹장이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여포가 곽사에게 승리한 것은 매우 높이 평가할만한 전적이라고 하죠

글의 내용을 돕기 위한 이미지

또 여포는 관우나 문앙처럼 직접 적진에 돌진해서 아예 전투의 분위기를 뒤집어버릴 정도로 일기당천의 포스를 보여준 기록도 있다고 합니다

여포가 원소의 객장이던 시절에 장연과의 싸움에 투입되었을 때 여포는 자신이 거느린 소수의 기병을 이끌고 정예 기병 수천이 포함된 장연군 1만의 군세에 수차례 돌격해 장연군을 격파해 버렸다고 하죠

 

훗날 여포가 원소와의 사이가 틀어지면서 하내의 장양에게 신세를 지기 위해 원소의 진영을 떠나게 되자 원소가 그런 여포를 괘씸하게 여겨 추격병을 보냈는데 이 추격병들이 모두 여포를 무서워해서 아무도 공격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는 기록으로 봤을 때 여포의 무력은 당대에도 이미 최강급으로 인정을 받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유비에게 쳐들어 온 원술의 장수 기령을 돌려보내기 위한 명분을 만들기 위해 술을 먹은 채로 활을 쏘아서 자신의 무기인 방천화극의 끝을 맞춘 기록 또한 여포의 뛰어난 무예 실력을 잘 알려주는 에피소드죠

이는 소설인 연의뿐 아니라 정사에도 있는 기록이라고 하네요

조조와의 마지막 결전에서 패한 후 붙잡혀 끌려왔을 때 여포가 조조에게 "명공(조조)께서 보병을 이끌면 제가 기병을 이끌고 힘을 다하겠습니다"라는 말을 했는데 일순간 조조 조차 그 말에 솔깃해했다는 점과 소수의 기병으로 장연의 본대를 괴멸시킨 전적등을 봤을 때 여포가 우수한 장수이자 기병이었음은 분명한 사실로 보입니다

 

당시 중원의 중국인들에게 유목 민족의 기병에 대한 두려움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고 실제로도 중원의 기병대에 비해 유목 민족의 기병대가 월등하게 강했다고 하죠

특히 여포는 흉노가 활동하던 변방 지역인 병주 출신이라 좀 더 우수한 기마술을 익혔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다만 여포의 무예는 당대에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은 분명하지만 삼국지연의를 통해 상당 부분이 과장된 것 또한 사실이라고 하는데요

정사 삼국지에서 그가 벌인 일기토는 곽사를 이긴 것이 유일하며 호로관에서 유비, 관우, 장비 삼형제를 한꺼번에 상대했다는 일화는 정사 삼국지에서는 등장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또한 유관장 삼형제를 상대하기 직전에 방열, 목순, 무안국, 공손찬을 상대한 기록도 정사에는 없으며 조조의 장수들인 허저, 전위, 하후돈, 하후연, 이전, 악진 6명을 여포가 한꺼번에 상대했다는 것 역시 연의에만 나오는 내용이라고 하죠

글의 내용을 돕기 위한 이미지

'인중여포 마중적토'라는 표현을 보고 그 시대 최강자에 대한 칭호로 오해하는 경우도 있는데 저 말은 여포가 장연을 공격하기 직전 '여포에게 적토마라는 좋은 말이 있었다'라는 문장에 주석이 붙은 것으로 적토마와 잘 어울리는 여포의 모습에 대한 찬사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여포가 당대 최강으로 인정받았기에 나온 표현이 아니란 얘기죠

 

정리하자면 여포는 개인의 무력이 당대에 이름날 정도로 뛰어나서 힘이 세고 무기를 잘 다루며 특히 기마와 궁술에는 아주 능했기 때문에 비장이라 불릴만한 인물이었음은 분명하지만 연의에서의 무력은 심하게 과장된 느낌이 있고 거기서 또 몇몇 2차 창작까지 거치면서 그동안 사람들의 인식 사이에서 그의 무력은 꽤나 부풀려졌다고 합니다

 

만인지적이라고 불리며 당할자가 없다고 평가받았던 관우나 삼국의 무신이라 불린 문앙을 시대의 최강자라 본다면 여포의 무력은 저들에 비교할 만큼은 아니라고 볼 수 있겠죠

다만 궁병이라는 존재가 전근대의 전쟁사 이전까지만 해도 얼마나 무시무시한 존재인지 생각해 본다면 말을 타면서 정확하게 활을 쏘는 놀라운 실력을 갖춰 비장이라고까지 불린 여포의 전투력은 1대 1 전투에 강하다기보다는 오히려 집단전에서 대단히 무시무시한 장수였을 것이라 짐작되죠

 

실전에서 뛰어난 파괴력을 보이는 그의 집단전 전투력은 당대에도 이미 최고라 인정받았기 때문에 기병을 이끌고 돌진해 오는 여포의 파괴력은 천하의 조조조차 두려워했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지휘관으로서 여포의 능력은 어느 정도였을까요

정사 기준으로 보았을 때 여포는 연주 공방전 초반에 당대 최강의 지휘관인 조조를 상대로 야전과 수성전에서 연달아 그에게 승리를 거둬내면서 전술적으로 엄청난 면모를 자주 보였습니다

 

그리고 진궁이 장막에게 조조를 상대로 반기를 들 것을 설득할 때 누구도 당해낼 수 없을 만큼 싸움을 잘하는 여포를 앞세우면 충분히 조조를 몰아내고 연주를 지배할 수 있을 것이라 장담을 했다고 하죠

그만큼 지휘관으로서의 여포에 대한 사람들의 평가도 높았던 것으로 보이며 조금 더 뒤에 일어난 적벽대전 직전에는 손권이 과거 조조의 상대들을 하나하나 나열하면서 그중에서도 원소와 여포를 조조의 맞수로 인정했다고 합니다

글의 내용을 돕기 위한 이미지

조조 또한 훗날 자신의 군사적 업적 중 원소, 여포와 겨뤄 싸워 이긴 일을 자랑으로 삼았다고 하니 여포의 전술적인 능력, 야전 능력만큼은 확실했던 것으로 보이네요

이로 볼 때 여포는 연의에서처럼 최소한 자기 무력만 믿고 돌격만 하는 얼간이는 절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이며 오히려 야전에서의 지휘관이나 전술가로서의 역량 자체는 당대 최상급이라고 봐도 될 정도였다고 짐작되죠

 

다만 여포는 적당한 규모의 부대를 이끌며 개인 전술 위주로 싸울 때는 뛰어난 전투력을 보여줬지만 전체적인 흐름을 살피는 판단력은 조금 부족해서 대규모 부대를 이끌며 장수들에게 지시를 내려야 하는 상황에서는 그야말로 형편없는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한 세력을 이끄는 총사령관으로서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큰 그림을 볼 판단력 또한 너무 떨어져서 그때그때 기분에 따라 강자에게 빌붙거나 약자를 배신했고 잘하는 것 같다가도 뜬금없이 무모한 행동을 하면서 제 무덤을 파거나 별 다른 이유도 없이 지나치게 겁을 먹고 일을 망친 기록이 많다고 하죠

 

동탁 아래에 있을 때 치렀던 반동탁 연합군과의 싸움에서도 연의와 달리 정사에서는 대놓고 고문관 역할을 했다고 합니다

호진의 부장으로 참전한 양인 전투에서 여포는 갑자기 손견이 자신을 기습해 올 거라는 망상에 빠져서 혼자 지레 겁을 먹고 상관에게 거짓 보고를 해 자기 진영을 혼란스럽게 만들며 패배의 원인을 제공했죠

 

연주에서 조조와 싸울 때도 갑자기 복병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혼자서 겁을 먹고 물러난 기록이 있다고 합니다

요약하자면 여포는 뛰어난 집단전 전투력과 지휘력으로 불리한 상황을 뒤집어버리는 능력이나 유리한 상황에서 몰아치는 능력은 상당히 뛰어났던 것으로 보이지만 작은 변수라도 발생하거나 역공을 당하면 너무나도 쉽게 멘붕에 빠져 부대를 수습하지 못하고 패배에 빠지는 경우가 많았던 장수였죠

 

결과적으로 보면 소수 기병대의 기병대장 또는 돌격대장 정도에 어울리는 인물이었을 뿐 하나의 세력을 이끌 정도의 능력은 없는 장수였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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