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3대 악녀 중 단연 으뜸이라 할 수 있는 달기에 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그녀는 중국 역사상 가장 음탕하고 잔인한 싸이코패스의 소유자로 최악의 악녀이자 요녀이면서 또한 경국지색의 대표격이기도 하죠.
중국의 유명한 악녀나 요녀라고 하면 여러 사람이 떠오르는데요.
그중 단연 최고로 꼽히는 사람은 바로 오늘 이야기 할 '달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달기는 오죽하면 요괴인 구미호였다고 말하기도 하는데요.
그녀에게는 구미호 외에도 여러 별명이 존재하죠.
나라를 망하게 할 정도의 아름다운 여자라는 뜻의 '경국지색' 이기도 하고 여태후, 측천무후, 서태후와 함께 중국 '4대 악녀'라고 불리기도 하며 말희, 포사, 서시와 함께 중국 '4대 요녀'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그만큼 그녀는 요사스러운 행동과 사이코패스와 같은 사악함 그리고 결국엔 나라를 망하게 할 정도로 아름다움을 가진 악녀에서는 1티어급인 인물이죠.
그런데 달기는 실존했던 인물이 맞는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데요.
이미 출토되거나 발견된 상나라의 유물이나 갑골문에서도 달기의 기록은 전혀 없다고 하죠.
그래서 주나라가 상나라를 멸망시키고 새로운 왕조를 만들어야 했던 타당한 이유와 명분이 필요했기 때문에 만들어낸 가상의 인물이라는 설도 있습니다.
그녀 덕분에 주왕은 폭군이 되었고 상나라는 마땅히 망했어야 하는 나라가 되었기 때문이죠.
그런데 훗날 《사기(史记)》에서 달기의 이름이 나오고 그녀의 악녀 이미지 또한 만들어지기 시작하는데요.
역사서인 《국어(国语)》나 《사기(史记)》에 따르면 달기는 유소 출신으로 주왕이 유소씨를 정벌한 후 항복한 유소씨는 천하의 절세미인이었던 '달기'를 주왕에게 바쳤죠.
이때부터 상나라는 멸망의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는데요.
원래 주왕은 굉장히 용모도 뛰어나고 똑똑했으며 전체적인 능력치가 뛰어났던 인물로 <사기>에 기록되어 있죠.
하지만 달기에게 홀딱 반한 주왕은 점점 그녀에게 동화되어 폭정과 악행을 일삼기 시작했는데요.
주왕은 원래 있던 아내를 내쫓고 그녀를 아내로 삼았으며 달기의 말이라면 뭐든지 다 들어주었습니다.
너무 그녀에게 빠져들다 보니 주왕은 국정은 내팽개치고 달기를 기쁘게 해주기 위해 많은 일을 벌였는데요.
문제는 그녀가 완전 싸이코패스 기질이 다분하고 잔인한 성품을 가진 여자였던 것이죠.
달기는 재미있게 죄인들을 벌하기 위해 직접 '포락지형(炮烙之刑)'이라는 형벌을 만들었습니다.
포락지형은 미끄럽도록 기름칠을 한 구리 기둥을 숯불 위에 길게 눕혀 놓은 뒤 달궈진 기둥 위를 죄인들이 건너가게 했던 형벌이었죠.
달기는 기둥 위를 건너가다 미끄러져 숯불 위로 떨어지는 죄인들의 모습을 보면서 박수를 치고 깔깔대며 웃었다고 하죠.
또한 그녀는 '돈분(躉盆)' 이라는 형벌도 만들었는데요.
구덩이에 죄인들을 넣은 뒤 그곳에 전갈과 독사를 집어 넣는 형벌이었죠.
이때 전갈과 독사에게 물려 괴로워하며 죽어가는 죄인들을 보면서 즐거워했다고 합니다.
주왕은 달기가 웃는 모습을 보며 자신도 너무 즐거워하고 기뻐했죠.
또한 그녀의 끝없는 욕망을 만족시켜주기 위해선 많은 돈이 필요했고 그렇기에 계속해서 백성들의 고혈을 쥐어짰습니다.
그들은 이런 잔인한 행위뿐만 아니라 사치스럽고 음란한 유흥행위 또한 즐겼는데요.
백성들을 수탈해 빼앗은 재물로 호화스러운 궁을 짓고 그 안을 진기한 보물들로 가득 채웠습니다.
그리고 정원의 연못을 술로 채우고 나무들에는 고기를 매달아 숲처럼 꾸민 '주지육림(酒池肉林)'을 만들어 하루 종일 그곳에서 수많은 남녀가 발가벗은 채 서로 뒤쫓으며 놀았죠.
주지육림은 달기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기 위해 주왕이 만든 것으로 매번 주지육림에서 미친 듯이 놀 때마다 동원된 남녀는 수천 명이나 되었고 이들은 모두 나체로 광란의 춤을 추기도 하고 온갖 음란한 짓을 일삼았습니다.
또한 밤새 주지육림에서 술에 취해 놀다 날이 밝아올 때면 문을 닫고 장막을 드리운 방에서 촛불을 밝힌 뒤 분위기를 밤처럼 만들어 계속해서 연회를 벌였는데 이 연회를 '장야지음(長夜之飮)'이라 불렀고 이는 120일간이나 계속되기도 했죠.
주왕이 여자에 미쳐서 정사는 돌보지 않고 백성들의 삶은 피폐해져가니 충신이던 '비간'은 주왕을 찾아와 "여자에 빠져 정치를 소홀히 하지 말라" 는 간언을 하는데요.
이에 옆에 있던 달기는 주왕에게 귓속말로 "성인(聖人)의 심장에는 7개의 구멍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비간도 그런지 알고 싶습니다."라고 주왕을 부추기자 달기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싶던 주왕은 비간의 심장을 도려내기까지 했죠.
또 다른 충신 '기자'는 "상아로 젓가락을 만들면, 그릇을 옥으로 만들어야 하고 그릇을 옥으로 만들면 그곳엔 진수성찬만 담아야 한다" 라며 주왕이 사치를 부리는 것을 그만두라며 간언했지만 주왕은 오히려 화를 내며 받아들이지 않자 죽임을 당할 것이 두려워 미친척하며 자취를 감춰버렸다고 합니다.
그렇게 주왕과 달기의 폭정은 극에 달했고 이로 인해 상나라의 국력은 날이 가면 갈수록 쇠퇴를 거듭하자 결국 주나라의 무왕이 제후들을 규합해 상나라로 공격해 들어오기에 이르렀죠.
그러자 주왕은 어떻게 할지를 몰라 우왕좌왕하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달기는 포로로 잡혀 참수형을 당하게 되었습니다.
그녀의 목은 효수되어 백성들에게 본보기로 보여줬다고 하죠.
훗날 명나라에 와서 이 달기와 주왕의 이야기를 소설로 만든 '봉신연의'라는 책이 집필되기도 했는데요.
여기서 달기는 천년 묵은 여우 요괴인 구미호로 나와 상나라를 멸망시키기 위해 주왕에게 접근한 뒤 결국 상나라를 멸망시켰다는 내용이었죠.
그녀는 실제 존재했었던 사람일까요 아니면 주나라 무왕이 만들어낸 가상의 인물이었을까요?
만약 실제로 존재했었던 인물이라면 전 세계적으로 생각해 봐도 이처럼 사악하고 방탕한 인물은 열 손가락 안에 들것 같네요.
중국의 최악의 악녀이자 요녀 달기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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