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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녀 폭군 간신 탐구

여태후. 그녀는 대체 왜 척부인을 인간돼지로 만들었나

by 사탐과탐 2021. 9.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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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태후는 중국 역사상 최초의 황후이었는데 한고조 유방이 죽은 뒤 그동안 쌓아놓았던 분노를 터트리며 척부인에게 잔혹한 복수를 시작했습니다.
인간이 가할 수 있는 가장 끔찍한 형벌을 가해 인간돼지로 만들어버렸는데요.
그녀는 대체 왜 척부인에게 그런 만행을 저질렀을까요?

 

 

오늘은 중국 최초의 황후이자 최초의 황태후이며 최초의 태황태후였던 한나라의 여태후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그녀는 서태후, 가남풍 아니면 측천무후와 함께 중국 3대 악녀로 알려져 있는데요.

양아치 건달이던 남편을 황제로 만들고 남편이 죽은 후엔 나라도 잘 통치해 나갔다는 평이 많지만 어쩌다가 중국 3대 악녀에 이름을 올리게 되었을까요?

 

그녀의 본명은 여치입니다.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난 그녀는 아버지에 의해 반강제로 시집을 가게 되는데요.

그녀의 남편이 되는 남자는 바로 패현에서 알아주는 백수건달 유방이었죠.

아버지 여공이 동네 양아치인 유방을 본 후 그가 범상치 않은 인물인 것을 간파하고 유방에게 조르고 졸라 억지로 여치를 그에게 시집보내버린 것입니다.

 

유방이 양아치 건달이다 보니 동네에서 온갖 사고를 치고 다니자 그녀는 남편을 대신해 옥살이를 하기도 했고 유방이 병사를 일으켜 항우와 전투를 치를 때에는 시아버지를 잘 모시고 자식들을 잘 키우는 내조의 여왕이었죠.

또한 그녀는 굉장히 담대한 기백을 가지고 있었고 야망 또한 아주 거대한 여인이었는데요.

여치는 항우에게 포로로 잡혔을 때는 조금도 기죽지 않고 "죽일테면 죽여봐라. 너 따위는 내 남편의 상대가 안 된다!"라며 오히려 항우가 깜짝 놀라게 만들어 버리기도 했죠.

 

그렇게 시련의 시간이 지나고 유방은 결국 항우와의 전쟁에서 승리를 하며 한나라를 세우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유방은 황제가 여치는 황후가 되었죠.

 

(중드 초한지 - 글의 내용을 돕기 위한 이미지)

 

유방이 한나라의 황제가 된 후 한신, 팽월, 경포 등 개국공신들을 숙청하고 온 조정을 유씨 황족들로 물갈이를 싹 하고 싶었지만 당연히 쉽지는 않았죠.

그러자 여태후는 우물쭈물하던 유방을 대신해 스스로 나서서 모두를 숙청해 버리기도 했을 정도였습니다.

 

게다가 여태후는 여씨 일족을 조정 대신으로 등용하려고 하고 정치에도 개입하는 일이 점점 잦아지자 여태후의 행동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았던 유방은 뜬금없이 태자인 유영을 유약하다는 이유로 폐위시키고 자신이 총애하던 후궁 척부인의 소생인 유여의를 태자로 세우려고 했죠.

그러자 이게 기회라 여겼던 척부인도 자신의 아들을 태자로 만들기 위해 온갖 모략을 일삼으며 여태후에게 대들며 서로 맞붙게 되었는데요.

모든 대신들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힌 유방은 결국 유여의를 태자로 삼는데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만약 척부인의 아들이 태자가 되었다면 유방이 죽고 나서 여태후와 아들 유영은 죽은 목숨이나 다름 없었죠.

그렇기에 여태후는 자신과 자신의 아들에게 해를 가하려고 한 척부인에게 엄청난 복수심을 불태우고 있었습니다.

이에 유방은 자신이 죽고 나면 총애해 마지않던 척부인과 아들 유여의가 여태후에 의해 엄청난 핍박을 받을 것을 예상했기에 유여의를 조왕으로 삼아 다른 지방에 피해있도록 조치를 취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유방이 세상을 떠나게 되면서 아들인 혜제가 즉위하자 여태후는 한나라에서 가장 큰 권력을 갖게 되었죠.

그리고 그 강한 권력의 칼끝은 유방의 첩들과 자식들로 향하게 되었는데요.

이제부터 서슬 퍼런 피의 복수가 시작됩니다.

 

(글의 내용을 돕기 위한 이미지)

 

그녀는 곧바로 자신과 아들을 해하려고 했던 척부인을 불러 머리카락을 잘라버렸죠.

그리고나서 곤형을 가한 뒤 목과 발목에 쇠고랑을 채워 궁녀를 가두었던 감옥에 감금을 하고 하루 종일 쌀을 찧는 형벌을 내렸습니다.

 

또한 여태후는 척부인의 아들인 유여의도 장안으로 불러들여 죽여버릴 계획을 세웠죠.

그러나 어머니의 이런 계획을 눈치챈 혜제는 여태후의 부름을 받고 장안으로 오던 이복동생 유여의를 데려와 보호해 주었는데요.

 

하지만 혜제가 아침에 활쏘기를 하러 나간 사이에 유여의는 독살 당하고 말았습니다.

아들이 독살당했다는 소식을 들은 척부인은 여태후에 대한 온갖 저주의 말을 퍼부어 댔는데 그 말이 결국 여태후의 귀까지 들어가게 되었죠.

이에 개빡친 여태후는 척부인을 산 채로 팔과 다리를 잘라 버렸고 눈을 뽑아버렸으며 음약(瘖藥)을 먹여 벙어리로 만든 다음 귀에 유황을 부어 귀까지 들리지 않게 만들었습니다.

 

그러고나서 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인간 돼지로 만든 척부인을 돼지우리에 던져 넣어 그곳에서 살게 했죠.

그리고 야사에는 척부인을 발가벗겨서 남자 죄수들이 있던 감옥에 던져 넣어 강간을 당하도록 하기도 했으며 그녀의 음부를 짓이겨놓기도 했다고 합니다.

또한 척부인이 눈이 멀기 전에 유여의의 시신을 가져와 척부인에게 보여주며 농락했다고도 하죠.

 

(글의 내용을 돕기 위한 이미지)

 

여태후는 유방의 다른 첩들도 굉장히 싫어했지만 궁내의 구석진 곳에 유폐시키는 정도만 했을 뿐 척부인에게 한 것만큼 잔인한 형벌을 가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만큼 얼마나 척부인에게 화가 났었는지 짐작할 수 있죠.

또한 여태후의 입장에서는 남편이 쌩양아치 시절부터 대신 감옥도 가고 가족들 부양하는 것도 여태후가 다 했으며 항우에게 포로도 되고 온갖 고생이란 고생은 다했는데 남편이 황제가 되고 나서 여태후가 겪은 고초를 위로해 주지는 못할망정 여자에 미쳐가지고 본 부인인 자신과 아들까지 쫓아내려 했으니 열받을만 하긴 했죠.

 

아무튼 여태후는 척부인을 인간돼지로 만들어 던져놓은 돼지우리로 자신의 아들이었던 혜제를 데리고 갔습니다.

그러곤 혜제에게 그 처참한 광경을 목격하게 했는데 심하게 충격을 받은 혜제는 그대로 기절해 버렸죠.

나중에 정신을 차린 혜제는 여태후에게

사람이 되어서 이럴 수는 없습니다.
어머니의 아들인 저 또한 무슨 염치로 천하를 다스리겠습니까.

 

라고 말한 뒤 정치에는 손을 떼버렸고 그 뒤로 술독에 빠져 마치 폐인과 같은 삶을 살다가 23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죠.

 

혜제가 충격받아 기절할 만큼 처참했던 척부인은 인간돼지가 되어 돼지우리에 내던져진 이후로 기록은 없지만 이미 정신은 피폐해질 대로 피폐해져 아마 오래 살지는 못했을 거라고 합니다.

아무튼 혜제가 죽은 후에 소제 유공이 황제로 즉위하지만 나이가 너무 어려서 여태후의 섭정은 계속 되었습니다.

 

(영화 초한지:영웅의 부활 - 글의 내용을 돕기 위한 이미지)

 

그리고 계속해서 여씨들을 등용했고 그러던 중 소제 유공이 자신의 어머니가 여태후에게 살해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여태후에게 복수할 것을 다짐했는데 그 사실마저 여태후의 귀에 들어가자 그녀는 유공에게 정신병이 있다는 구실로 황제 자리에서 끌어내리고 유홍을 즉위 시켰죠.

그렇게 황제까지 마음대로 갈아치울 만큼 강력한 권력을 누리던 여태후 였지만 나이가 들면서 점점 건강이 악화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푸른 개처럼 생긴 괴물이 그녀의 겨드랑이를 툭 치고 갔는데 주변 사람들은 아무도 그 괴물을 보지 못했고 오직 여태후만 봤던 것이죠.

그 이후 그녀의 몸 상태는 계속 악화되다가 결국 사망하게 되었습니다.

그녀가 죽자 여씨 일족들은 대신들에 의해 모두 숙청되거나 요직에서 쫓겨났고 그렇게 한나라에서의 여씨 천하는 막을 내리게 되었죠.

 

이후 사마천은 여태후가 정권을 잡고 나라를 다스릴 때 천하가 평안했다고 평가했는데요.

권력층이나 조정, 황실에서는 권력 다툼이 끊임이 없었지만 백성들은 농사에만 전념할 수 있었고 날이 갈수록 형편이 나아지는 태평성대를 누렸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형벌이 너무나도 잔인했고 보복정치를 일삼았으며 마음대로 황제를 올렸다 내렸다 한 것과 종친인 여씨만 등용한 점을 보면 그녀가 그렇게 썩 잘했다고는 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역대 중국에 있었던 권력자들의 행보와 다를 것 없이 살았던 여태후는 중국 최악의 3대 악녀에 들어갈 정도의 사람은 아닌 거 같네요.

백수건달의 아내로 살다가 한나라 최고의 권력가의 삶을 살았고 중국 역사상 가장 잔인한 복수를 한 여태후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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