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토리 세대. 모든걸 포기한 채 마지못해 살아가는 일본의 젊은이들

모든걸 포기한 채 마지못해 살아가는 일본의 젊은이들 사토리 세대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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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난이 몇 년째 이어지면서 경제적 여유가 없어진 청년들은 연애와 결혼, 그리고 출산을 포기하기 시작했고 결국 취업과 내 집마련 등 자신의 미래까지 포기하는 지경에 이르면서 시간이 갈수록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물론 이런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은 우리나라뿐만이 아닌데요

그래서 오늘은 일본에서 2010년대부터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한 높은 청년 실업률로 좌절하며 모든 것을 포기했다고 알려진 사토리 세대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사토리 세대는 2010년대 일본의 20대와 30대를 가리키는 말이죠 

이들은 모든 일에 소극적이며, 불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에는 관심도 보이지 않고 무모하다 싶어 보이는 일에는 아예 도전을 시도조차 하지 않습니다 

이 사토리 세대라는 표현은 일본의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탄생한 신조어로 각종 유흥거리는 물론이고 돈과 명예욕, 출세 등에도 관심을 아예 끊은 채로 마치 득도한 스님이라도 된 것처럼 최소한의 욕망만을 가지고 살아가는 일본의 젊은 세대를 가리키는 말인데요 

 

'사토리'란 '깨닫다'라는 뜻의 '사토루'에서 나온 말로 해탈과 같은 뜻의 단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마치 모든 것을 깨달은 수도승처럼 부귀영화나 현실의 일에 아예 관심을 끊었다는 의미에서 만들어진 단어죠

이들은 일본의 경제불황이 시작되던 시기에 태어났기 때문에 그 직전까지 자신의 부모 세대들이 경험했던 경제호황의 단맛을 전혀 느껴보지 못했으며 갓 성인이 될 무렵부터는 일본의 경제가 점점 더 어려워지면서 일자리가 급격하게 줄어들었고 이 과정에서 젊은 세대들이 일자리를 찾기란 하늘의 별을 따는 것만큼이나 힘들어졌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일본 젊은이들은 아예 취직을 포기한 채 주어진 현실에 만족하면서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하기 시작했죠

우리나라에는 비슷한 말로 N포세대가 있습니다

세계적인 청년실업으로 반쯤 체념한 상태라는 점에서는 비슷하지만 사토리 세대와 한국의 N포세대의 특징이 100% 일치하지는 않는데요

왜냐하면 한국의 N포세대는 이름과 달리 완전히 포기를 해버린 것은 아니며 오히려 '영끌'이란 단어가 유행할 정도로 부동산이나 주식, 가상화폐 투자로 자산을 증식하거나 위험을 회피하지 않는 등 조금 더 나은 상황으로 나가려는 욕구가 사토리 세대보다 훨씬 강하기 때문이죠 

글의 내용을 돕기 위한 이미지

하지만 일본의 사토리 세대는 '무소유'를 실천한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이러한 것들에 관심을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럼 이 사토리 세대의 특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볼까요

먼저 이들은 굳이 명문대학에 가려고 시간과 돈을 투자해 공부하지 않습니다

기존의 명문대학 출신들 특히 자신들의 바로 윗세대인 1980년대 경제위기나 1991년 부동산 버블 붕괴 당시 학교를 다닌 빙하기 세대가 입시에 들인 노력에 비해 사회에서 낮은 보상을 받는 것을 직접 봤기 때문이죠

 

때문에 그들은 명문대학 졸업장이 결코 사회·경제적 지위의 상승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란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이들은 눈높이를 많이 낮춰서 대학 진학을 아예 포기하고 자신의 고향이나 그 근처에서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는 청년층도 늘고 있죠

이들은 대도시에서 일자리를 갖는 것도 선호하지 않습니다

왜냐면 대도시에는 워낙 뛰어난 인재들이 많기 때문에 비정규직이나 기간제조차 경쟁률이 장난이 아니고 그만큼 채용 기준도 까다로워서 이력서를 수십 통을 넣더라도 채용되기가 쉽지 않죠

 

게다가 언제든지 그들을 대체할 수 있는 사람을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에 해고당할 위험까지 높기 때문입니다

사토리 세대에서는 승진에 관심이 없으며 오히려 책임감에 거부감을 느끼고 아예 정규직을 포기하는 사람들도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정규직이 되면 더 책임감을 가져야 되고 마음대로 쉬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에 차라리 아르바이트나 비정규직 상태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죠

그리고 이들은 모험을 시작했다가 실패했을 때 또는 모험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얻게 되는 실패에 대한 리스크가 결코 만만치 않다는 것을 일찍 깨달은 세대이기도 합니다

 

일본 또한 한국과 비슷하게 실패하면 재기하기가 매우 어려워서 실패는 곧 죽음이나 마찬가지라고 여겨지는 분위기가 퍼져있죠

그리고 어린 시절에는 오랜 기간 계속된 경제불황으로 인해 우울해진 가정환경에서 성장한 그들은 경제위기나 청년실업 등으로 고생하던 자신들의 바로 윗세대 빙하기 세대들의 실패를 두 눈으로 똑똑히 목격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런 상태에서 무모한 도전을 회피하는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이죠

그리고 학창 시절에는 입시위주의 교육을 통한 경쟁을 겪으면서 이들의 머릿속에는 단 한 번의 실패가 인생을 나락으로 떨어뜨린다는 생각이 점점 더 굳어지면서 지금과 같은 형태로 변하게 된 것인데요

이러한 상황을 경험하지 못한 기성세대들은 사토리세대가 도전정신이나 패기가 부족하다면서 노력을 하라고 소리치지만 이들은 오히려 도전했다가 실패하면 당신들이 내 인생을 책임져줄 거냐 동정할 거면 차라리 돈으로 달라며 맞받아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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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사토리 세대는 위험을 피하기 위해 무모한 도전을 꺼리기 때문에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고향을 떠나지 않고 고향 근처의 지방대학이나 전문학교,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아르바이트로 생활하는 것에 만족하는 사람이 많다고 하죠

그들 이전의 세대가 자신의 고향을 떠나 도쿄나 오사카 등 대도시에 가보거나 생활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던 것과는 많이 다릅니다

 

일본 내에서도 그런데 해외에 나간다는 것은 생각조차 하지 않겠죠

이들은 미국이나 유럽 등 전통적으로 일본인들이 선호하던 나라에서조차 해외유학을 가거나 그곳에서 일하는 것들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그 대신 일본 국내에서 안정적으로 평생 머무르고 일본 문화나 경제만으로 만족하려는 경향이 2010년대 중반 정도부터 뚜렷해졌죠

일본의 젊은이들이 단지 해외 유학이나 근무뿐 아니라 짧은 기간 동안 해외여행을 가는 것조차 꺼리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국민들의 여권 보유율이 20% 정도밖에 되지 않으며 어릴 때 부모님과 함께 간 여행이나 수학여행을 제외하고 자발적으로 해외여행을 경험해 본 청년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하네요

또한 과거에는 일본인들이 그렇게나 동경했던 미국이나 유럽 등 서구 선진국들의 예술이나 대중문화, IT 기술 등 선진 문물에 대한 관심도 많이 줄어들고 있다고 합니다

 

일본은 자체 인구나 대중문화나 내수경제가 충분히 크고 발달한 국가라 이제는 굳이 해외에서 문화나 기회를 찾지 않아도 충분히 안정적으로 일본 문화와 삶을 누릴 수 있는 데다가 최근에는 여러 가지 단점들을 보여주고 있는 미국이나 유럽 등을 더 이상 과거처럼 일본보다 무조건 우월한 선진국이라 동경하지 않게 되면서 굳이 해외 문화에 대한 관심을 가지거나 해외에 나가려 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 것이죠

 

경기불황이 30년 이상 계속되면서 이런저런 이유로 정규직 취직을 거부한 채 자발적으로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벤처 사업등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청년층이 점점 증가하면서

30대 이상에 신규 신입사원이 되기가 점점 쉬워지고 있지만 그럼에도 오히려 자발적으로 일을 그만두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일들은 3D 업종의 고된 육체노동이나 단순노동뿐만이 아니라 모든 업종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라고 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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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일본은 한국과 달리, 여러 가지 책임을 부여받은 정규직이 비정규직보다 노동조건이 오히려 더 가혹한 경우가 많다고 하죠

한국의 경우 정규직 전환을 미끼로 직원들을 부려먹기에 청년층이 견디지 못하고 사퇴하지만 반대로 일본은 정규직으로 만든 후 정규직이라는 명목하에 부려먹을 만큼 부려먹고 왕따 등의 괴롭힘을 통해 그 사람이 스스로 퇴사하도록 압박을 주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사토리 세대들이 더욱 정규직 취업을 꺼리게 된 것이죠

 

하지만 이러한 사토리세대의 행태는 2020년부터 시작된 대규모 전염병사태가 유행하면서 그들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는데 일본 역시 다른 나라들처럼 이때부터 기업들이 아르바이트나 비정규직, 파견직 같은 단기 일자리 위주로 사람을 구하자 아르바이트나 비정규직을 전전하며 생계를 유지하던 사토리 세대 청년층들은 갑자기 늘어난 경쟁자들 때문에 곧바로 생계에 타격을 받았고 그렇게 일자리를 잃은 청년층은 집밖으로 나오지 않는 히키코모리가 되거나 아예 길거리에서 노숙생활을 하는 경우가 급격히 늘어났죠

 

그렇게 노숙자들이 늘어난 이유는 이들 사토리세대가 자신의 집을 사는 것을 선호하지 않았다는 점이 큰데요

왜냐면 이들은 내 집마련에 대한 환상을 품고 무리하게 대출까지 하다가 빚더미에 앉은 사람들의 얘기를 수없이 보고 들으면서 자라왔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그들은 집 사는데 큰돈을 쓰지 않고 월세 살이를 하면서 살아왔는데 갑자기 돈을 벌 수단이 사라지면서 살던 집까지 잃어버리게 된 것이죠

 

사토리 세대는 회식 문화와 직장의 조직문화 등도 불필요한 것으로 여깁니다

때문에 회식에 아예 참가를 하지 않거나 아니면 1차까지만 참여하고 2차, 3차는 당연히 거부하는 것이 보통이라고 하죠

이러한 점 때문에 회사에 충성하는 것을 당연히 여기는 그들의 이전세대들과 가치관이 맞지 않아 많은 갈등이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들 세대에는 이전 세대에 비해 술과 담배를 줄이거나 아예 술과 담배를 입에 대지 않는 사람도 늘고 있다고 하죠

 

바로 위 세대까지만 해도 조직문화에 적응하기 위해서 억지로라도 술과 담배를 했던 것과는 많이 비교되는 모습인데 이런 부분은 건강의 측면에서 좋은 추세라고 볼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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