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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역사 탐구

서황. 나관중의 가스라이팅으로 피해본 또 다른 조조의 에이스 장수

by 사탐과탐 2023. 5.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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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정사와 연의가 크게 다른 조조의 에이스 장수였던 서황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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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의 장수들 중 서황이라고 하면 흔히 커다란 도끼를 들고 싸웠던 용맹한 장수로만 알고 계신 분들이 많을 텐데요 

그런데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삼국지연의에서 서황이 세운 공적들은 실제 그의 활약에 비해 훨씬 축소되어 있다고 하죠 

그럼 지금부터 삼국지연의에 의한 또 하나의 희생자라고 볼 수 있는 서황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거기장군 양봉을 따라 도적을 토벌해 공을 세우면서 기도위에 임명된 서황은 이각, 곽사가 장안에서 난을 일으키자 양봉을 설득해 그가 천자와 함께 낙양으로 돌아가도록 했죠 

그런데 낙양에 도착한 후부터 헌제를 따르던 한섬과 동승의 무리들이 날마다 서로 싸워대기만 하는 꼴을 보고는 더 이상 가망이 없다고 생각한 서황은 양봉을 설득해 조조의 아래로 들어가려 했지만 양봉은 그의 말을 듣지 않았고 훗날 조조가 양봉을 토벌하게 되면서 서황은 마침내 조조에게 항복하게 됩니다 

 

연의에서는 서황이 만총과 친구라는 설정이 추가되면서 서황이 만총의 설득에 넘어가 조조에게 투항하는 것으로 나오죠

이때 만총이 서황에게 양봉을 죽이자고 하지만 서황은 지금까지 섬겼던 주인을 죽일 수는 없다고 거절했고 만총은 그런 서황의 의리에 감동해 자신이 잘못했다고 사과를 하면서 서황의 충성스러움을 어필하는 장면이 있었는데요

하지만 오히려 정사에서는 서황이 먼저 양봉에게 항복할 것을 권했다고 합니다

 

이후 서황은 조조를 따르면서 여포와의 전투에서는 군을 이끌고 여포의 장수인 조서와 이추등을 항복시키는 공을 세웠으며 관도대전에서는 안량을 격파하며 백마를 공략한 후 연진에서는 문추의 부대까지 격파하면서 편장군에 임명되었죠

서황은 연의에서도 위나라의 1급 장수이긴 하지만 그저 여러 전투에 참전했다는 정도로만 나올 뿐 앞서 말한 상세한 전공들은 전혀 나오지 않으면서 정사에 비하면 군공이 엄청나게 축소된 비운의 인물이라고 합니다

글의 내용을 돕기 위한 이미지

관도전투에서도 그나마 연의에서 나온 장면이라고는 관우에게 죽은 안량을 띄워주기 위해 안량에게 도전했다가 20합만에 패하는 장면이 나오죠

그리고 안량이 죽은 후에는 그의 복수를 위해 나온 문추와 싸우다가 원소군의 후속 부대가 도착하자 물러나버리는 등 별다른 비중 없는 조연의 역할만을 하게 됩니다

 

그나마 조조군에 합류한 지 얼마 안 된 시절에는 허저와 50합을 싸운 끝에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무력으로만 따지면 조조군 내에서 몇 손가락 안에 들기는 하는 것으로 나오지만 그 외에는 크게 서황의 무력이 돋보이는 장면을 찾기가 힘들죠

참고로 삼국지연의에서는 서황이 대부라는 큰 도끼를 쓴다고 나오지만 아쉽게도 정사에서는 대부를 사용했다는 기록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네요

 

어쨌든 실제 역사에서는 그 이후에도 사환과 함께 원소의 군량부대를 격파하는데 가장 많은 공을 세우면서 도정 후에 봉해집니다

그리고 조조가 하북을 평정할 때는 남피의 원담을 격파하고 오환족의 수령인 답돈을 정벌하는데 성공하면서 횡야장군에 임명되죠

북방을 완전히 자신의 세력으로 만든 조조가 형주를 정벌할 때는 번성에 주둔하면서 형주 남군 일대의 도적을 토벌했고 남군 공방전에서는 만총과 함께 한진에서 관우를 치고 이후에는 조인과 함께 강릉에서 주유와 전투를 벌였습니다

 

210년에는 병주에서 상요라는 장수가 모반을 일으키자 병사들을 이끌고 출격해 적의 본거지를 함락시키고 우두머리를 사로잡았죠

한수와 마초가 관서에서 반란을 일으켰을 때는 서황이 4천의 병사를 이끌고 적군 몰래 포판진을 건너 상대의 허리를 끊어버리는 데 성공했고 덕분에 조조군은 강을 건너 마초군을 격파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한중 공방전에서는 유비가 진식 등의 장수들을 보내 한중에서 음평으로 가는 교통로인 마명각도를 끊자 서황이 별동대를 끌고 가서 이들을 상대로 싸워 이겼고 그 과정에서 적은 스스로 산과 계곡에 투신해 죽은 병사가 많았다고 하네요

마명각도를 끊으면서 안과 밖을 분리시켜 단숨에 한중을 얻으려 했던 유비의 계책이 서황때문에 물거품이 되자 조조는 크게 기뻐하며 서황에게 큰 상을 내렸다고 합니다

글의 내용을 돕기 위한 이미지

이렇듯 실제로는 관도대전부터 한중공방전에 이르기까지 늘 조조를 만족시킬만한 공을 세운 서황이지만 연의에서는 그와 정반대로 찌질하고 무능한 모습을 보입니다

한중공방전에서는 유비군을 상대로 어설프게 한신의 배수진을 흉내낸답시고 강을 뒤로 둔 채 진지를 편성하자 조조가 길잡이로 붙여준 왕평이 별다른 계책도 없이 배수진을 치면 오히려 위험하다고 조언했지만 대놓고 그의 말을 무시했다가 결국 패배한 서황은 전투가 끝난 후 죄 없는 왕평에게 패전의 책임을 뒤집어씌워버리려 했고 그런 서황에게 빡친 왕평은 강을 건너가 촉에 항복해 버리는 장면이 나왔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황은 자신의 잘못은 숨긴 채 조조에게 왕평이 배신하는 바람에 대패했다고 보고하는 한없이 찌질한 모습을 보입니다

그랬던 서황이 번성 공방전에서는 갑자기 관평과 1대 1 대결을 벌여 3~4합 만에 그를 패주시키는 무력을 보이더니 그 후에 이어진 관우와의 일기토에서도 80합을 겨룬 끝에 관우까지 물러나게 만들면서 소설을 읽던 독자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죠

 

그나마 소설 속 서황의 입에서 관우의 나이가 너무 많아졌다는 대사가 나오고 작가인 나관중도 관우의 한쪽 팔이 독화살을 맞으면서 생긴 부상 때문에 힘이 빠졌다는 언급을 하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어찌 됐든 천하의 관우를 상대로 승리했다는 건 한중공방전에서의 찌질이 서황과는 너무나도 다른 모습이기 때문에 정말 같은 사람이 맞나 하는 의문이 느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게다가 관우와 1대 1 대결을 하기 전 서로 대화를 할 때도 정사에서와 마찬가지로 서황은 관우와의 친분을 여전히 존중은 하지만 이번에는 나라의 일을 하러 온 것이니 공과 사를 구분해야 한다는 그야말로 한 나라의 장수다운 모습을 보여주기까지 했으니 이쯤 되면 나관중이 서황에게는 별다른 관심이 없어서 개연성 따윈 무시하고 그냥 막 쓴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죠

 

연의에서 서황의 최후는 촉에서 위로 항복했다가 또다시 촉으로 배신한 맹달을 토벌하기 위해 사마의와 동행한 서황이 전투에 앞장서다 맹달의 화살에 맞아 죽는 것으로 나옵니다

하지만 이건 허구에 불과하며 정사에서는 그냥 나이가 들어서 생기는 질병으로 인해 죽었다고 하는데요

 

나관중은 서황뿐만 아니라 그와 비슷하게 죽은 황충과 장료, 태사자도 싸우는도중 죽은 걸로 각색을 했는데 아무래도 장군은 전투도중 사망해야 제맛이라고 생각을 했나 봅니다

다만 다른 장수들은 좀 멋있게 죽어서 그나마 체면이 서는 반면 서황은 그 이름값에 맞지 않게 맹달이 툭 하고 쏜 눈먼 화살에 죽어버렸으니 이쯤 되면 나관중은 서황을 별로 좋아하지 않은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 정도죠

글의 내용을 돕기 위한 이미지

서황이 이렇게 너프를 당한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몇몇 사람들은 역시 서황이 관우를 죽음으로 몰아넣었기 때문이라는 주장을 했습니다

우연의 일치라고 하기에는 연의에서 관우를 이기거나 죽이거나 생포한 인물들의 마지막이 좋게 끝난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인데요

서황은 심하게 너프를 당했고 조인은 매일 깨지기만 하기 바쁘며 여몽은 일곱 구멍에서 피를 토하며 죽고 주연은 원래 수명보다 20년이나 빨리 죽음을 맞았습니다

 

나관중의 원작을 사람들이 좀 더 보기 쉽게 개정한 모종강 또한 번성 전투에서의 서황을 합비 전투에서의 장료와 비교하며 그의 재능을 높게 평가하긴 했지만 장료는 관우가 위급할 때 도와주었고 서황은 오히려 관우를 핍박해서 위기로 몰아넣었다며 서황의 인성을 까버렸죠

그리고 서황의 허무한 죽음에 대해서도 죽은 관평이 복수를 한 것이라며 오히려 서황을 비웃는듯한 말을 남겼다고 하니 아마도 서황은 중국인들에게 엄청난 사랑을 받고 있는 관우를 죽이는데 공을 세운 대가(?)를 치른 게 아닌가 싶네요

 

이렇듯 연의에서는 심하게 너프를 많이 당한 서황이지만 실제 역사에서 그는 조인, 장료, 우금, 장합, 악진과 더불어 조조군의 에이스라는 평을 받았으며 그중에서도 단연 활약이 돋보이는 존재였죠

용맹하면서도 필요할 때는 과감하게 결단을 내릴 줄 알았으며 과묵한 데다가 지력까지 갖춘 서황은 조조로부터 많은 총애를 받았습니다

 

흔히 서황하면 용감하기만 하고 무식한 장수로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유독 맹장이 많았던 조조군 사이에서도 장합과 함께 네임드 중에서는 몇 안 되는 지용을 겸비한 장수였죠

양봉에게 조조에게 투항할 것을 조언한 것이나 조조에게 역양 정벌의 중요성을 진언한 부분을 보면 단지 군사적인 면만이 아니라 큰 그림을 볼 줄 아는 눈 또한 가졌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서황전에 따르면 평소 그는 정찰의 중요성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데다 승산이 없는 전투는 함부로 벌이지 않았다는 기록으로 봤을 때 그가 얼마나 신중한 성격을 가지고 있었는지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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