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자업, 유욱의 폭정을 못 견딘 소도성은 결국 유송을 멸하고 제나라를 세웠는데요.
하지만 제나라에도 유자업과 유욱 만큼의 폭군이 나타나는데 바로 소소업이었습니다.
중국 3대 폭군 유욱에 대한 이야기에서 나온 소도성은 유송을 멸하고 제나라를 세우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제나라도 3대 폭군에 버금가는 골 때리는 황제들이 많았죠.
오늘 이야기할 인물은 소도성의 후손이던 소소업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소소업은 제나라 2대 황제 소색의 손자였는데요.
아버지였던 소장무는 태자였지만 일찍 세상을 떠났고 그렇게 할아버지를 이은 제나라 3대 황제가 되었죠.
그는 어릴 적부터 주도면밀한 면을 보였습니다.
언변이 좋아 항상 겉으로는 착한 모습을 보였는데 뒤에서 못된 짓을 일삼았죠.
그래서인지 할아버지 소색은 그의 착한 면만 보게 되어 그를 많이 예뻐했습니다.
그는 밤만 되면 몰래 궁을 빠져나가 밖에서 놀다 들어왔었는데 아버지인 소장무가 매번 그러지 말라고 꾸짖었음에도 그의 일탈행동은 그칠 줄 몰랐죠.
소장무는 결국 소소업의 방문을 걸어 잠그기까지 하는 초강수를 뒀지만 몰래 열쇠도 만들어 놓았었기 때문에 계속해서 밤마다 시종들과 거리로 나가 나쁜 짓을 일삼았습니다.
소소업은 원래부터 성격이 포악하고 음흉했는데 그는 화려한 말재주로 사람들을 잘 속였고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은 죽이기까지 하는 악한 인격의 소유자였죠.
자꾸 소소업이 선 넘은 행동을 하자 아버지 소장무는 그의 용돈까지 줄였는데 그러자 소소업은 나중에 황제가 되면 벼슬을 주겠다며 부자들에게 돈을 빌려 유흥비로 모두 탕진해버렸습니다.
하지만 부자들 중 누구 하나 그에게 돈 갚으라고 할 수 없었고 어느 누구도 그가 황제가 된 후 돈을 받지도, 벼슬을 받지도 못했죠.
어쨌든 소소업은 아버지에게 자신의 행동을 계속 제제당하자 빨리 황제가 되어 자기 내키는 대로 행동하고 싶어 했습니다.
빨리 아버지를 죽게 해달라고 무당 양씨를 시켜 저주의 기도를 하게 했죠.
그런데 어느 날 소장무가 갑자기 사망하자 그는 무당 양씨에게 많은 상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그리고선 아버지 장례식장에서는 숨이 끊어질 듯 울어재끼며 신들린 연기를 하자 주위 사람들도 그의 메소드 연기에 속아 그 모습을 보고 슬퍼했다고 하죠.
또한 할아버지 소색의 앞에서도 헐리웃 액션을 통해 소색은 더욱 소소업을 아끼고 총애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그는 무난하게 황태손이 되었죠.
그러고 나서 이제는 무당을 시켜 할아버지 소색이 빨리 죽게 해달라는 저주의 기도를 하게 했습니다.
그런데 이 무당이 어찌나 용한지 얼마 안 가 소색도 병에 걸려 앓아눕게 되었는데 그는 병문안을 가서도 대성통곡을 하자 소색은 다음 황제는 소소업이다 라고 많은 사람들 앞에서 선언했죠.
그런 이후 집에 돌아온 소소업은 종이에 기쁠 희(喜)자를 쓰더니 태자비 하씨 (하정영-하집과 유초옥의 딸)와 그걸 보고 웃으며 기뻐했다고 합니다.
결국 할아버지 소색은 세상을 떠나게 되었고 할아버지의 관이 궁 밖으로 나가기도 전에 뭐가 그리 기쁜지 시종들에게 술상을 내오라 명한 뒤 풍악을 울리며 신명 나게 놀고 마셔댔죠.
게다가 황제가 되고 며칠 후 자신이 황태손이 되기 전에 다른 사람을 황태자로 올리려 한 왕융이라는 신하를 모함해 죽여버렸습니다.
황제가 되고 나서 이제 거리낌이 없어진 소소업의 행동은 거침이 없었습니다.
할머니와 어머니에게 잘생긴 남자를 수십 명씩을 보내 아침저녁으로 풀 서비스 시중을 들도록 했고 할아버지 소색이 지었던 초완전을 허물어 거기다가 경마장을 만들었으며 개와 매를 키워 허구한 날 사냥을 다니기도 했죠.
또한 애들처럼 놀기도 좋아해서 말타기나 닭싸움 등도 자주 했고 무거운 것에 줄을 매달고 입으로 물어 들어 올리다 이가 부러져도 좋다고 웃어넘겼으며 진흙탕에서 놀아 온몸이 흙투성이가 되기도 하는 등 철부지 어린애처럼 놀아 댔습니다.
또 어쩔 때는 굉장히 음란하기도 해서 할아버지와 아버지들의 후궁들을 시도 때도 없이 강제로 겁탈하기도 했으며 아내인 하씨 역시 남편을 닮아서 그런지 남편의 최측근이던 무당 양씨의 아들인 양민과 눈이 맞아 몰래 수많은 잠자리를 가졌는데 훗날 남편인 소소업에게 둘 사이를 들켰지만 대수롭지 않게 그냥 넘어갔다고 합니다.
그러자 황후 하씨와 양민은 옳다구나 싶었는지 드러내놓고 부부처럼 행동했으며 거의 매일 밤을 뜨겁게 보냈다고 하죠.
게다가 나중에는 궁궐을 무슨 놀이공원 마냥 24시간 개장을 했는데 일반 백성들과 대신들이 섞여 무분별하게 드나들어 궁내가 마치 시장 바닥 같았습니다.
소소업은 기분이 좋을 때 측근들에게 돈을 마구마구 뿌려댔는데 할아버지 소색이 오랜 기간 쌓아놓았던 나라의 전 재산을 단 1년 만에 모두 탕진해버립니다.
이를 보다 못한 아버지의 사촌 형이던 소란이 여러 번 간언을 했지만 소귀의 경 읽기였죠.
오히려 소란에게 역모의 조짐이 있다며 그를 제거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지만 국고 탕진잼에 넋이 나갔는지 그것마저 실행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다 결국 소란은 군대를 일으켜 궁으로 쳐들어 갔고 깜짝 놀란 소소업은 헐레벌떡 후궁 서씨의 방으로 들어가 칼로 스스로 자신을 찔러 자결하려고 했지만 무서워서 하지는 못했으며 그러고 나서 목을 매달아 죽으려는 시늉을 하다 소란의 부하들에게 붙잡히게 되었습니다.
그는 재위 1년 만에 국고를 탕진했고 2년 만에 소란에 의해 황위에서 끌어내려져 처형되었으며 훗날 울림왕으로 강등되는 치욕을 맛보았죠.
이후 소란은 소소업의 동생이던 소소문을 황제로 옹립했지만 그는 허수아비 황제에 불과했고 소소문은 자고, 일어나고, 먹고, 싸고, 입고, 벗고, 씻고 하는 것 등 모든 일거수일투족을 소란에게 허락의 받고 해야만 했으며 하루는 생선찜이 먹고 싶어서 먹어도 되냐고 소란에게 물었지만 안 된다고 하자 먹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소소문 역시 불과 3개월 만에 폐위되었고 제나라 5대 황제로 소란이 즉위하게 되었죠.
여태껏 수많은 악녀, 폭군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해보았지만 이처럼 철없는 폭군은 또 처음인 것 같네요.
중국 제나라의 어이없는 폭군 소소업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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