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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역사 탐구

오이란. 최상류 고객들만 모시던 유곽의 최고급 유녀

by 사탐과탐 2022. 9.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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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들과 만나려면 엄청난 돈이 필요했던 과거 일본의 오이란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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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란이란 옛날 일본에 존재한 매춘 직업 중 하나로 당시 일본의 3대 유곽 중 가장 유명한 요시와라 유곽에서 제일 높은 지위에 있는 유녀를 오이란이라 불렀습니다 

그녀들은 서양의 고급 매춘부인 코르티잔이나 한국의 일패기생처럼 예기와 지식을 두루 갖추고 상류층의 후원을 받는 존재였다고 하죠 

 

이런 부류의 직업들은 아무래도 사람들에게 홍보를 하는 것이 중요한데 황당하게도 당시 일본은 이런 홍보 행위를 법으로 허락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오이란들은 비록 유곽 거리 한정이기는 하지만 화려하게 치장한 채 거리를 행차하는 등 나름 위세가 대단했다고 하죠 

 

오이란이라는 단어의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중 가장 유력한 것은 '우리가 있는 곳의 맏언니'라는 뜻의 '오이라노 도코로노 오네상'이라는 말에서 비롯되었다는 설입니다 

흔히 매체에서 볼 수 있는 유곽의 일반적인 유녀들은 골목길에서 하리미세라고 하는 창살 뒤에 줄지어 앉아서 손님을 기다렸죠

 

(글의 내용을 돕기 위한 이미지)
 

그러면 유곽을 찾은 손님들이 자신이 원하는 유녀를 고르는 방식인데요

하지만 오이란은 유곽에서도 가격이 매우 비싼 유녀였기 때문에 처음 그곳을 찾은 손님이 바로 그녀들을 만나기는 힘들었다고 합니다

오이란을 만나기 위해서는 '자야'라는 찻집을 중개소로 이용해야 했는데 손님들은 그곳에서 미리 많은 돈을 써서 자신이 오이란과 만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돈과 권력을 가졌다는 것을 증명한 후에야 오이란을 부를 수 있었다고 하죠

 

그리고 만난다고 해서 끝이 아닌 것이 오이란에게 접대를 받고 싶은 손님들은 세 번 이상 오이란을 만나야만 했다고 합니다

처음 만난 자리에서는 오이란이 아예 손님과 멀리 떨어져 앉아서 손님이 자신의 접대를 받을만한 사람인지 관찰을 하고 있으며 이때 손님은 다른 유녀를 불러 돈을 흥청망청 쓰면서 자신의 재력을 과시했다고 하죠

 

두 번째 만남에서도 오이란은 그저 첫 만남 때보다는 손님에게 더 가까운 자리에 앉을 뿐 여전히 아무것도 하지 않으며 손님은 첫 번째 만남 때와 마찬가지로 다른 유녀를 불러 아낌없이 돈을 쓰는 모습을 보여줘야 했습니다

세 번째 만남이 돼서야 그 손님은 오이란에게 접대를 받을 수 있었다고 하네요

 

이렇게 세 번째 만남까지 성공한 손님은 '나지미'라는 단골로 인정을 받았죠

동시에 그들은 나지미킨이라는 단골비까지 따로 내야 했기 때문에 나지미가 되는데 들어가는 돈만 현재 가치로 200만 엔이 넘어갔다고 합니다

 어마어마한 돈을 낸 만큼 나지미가 된 손님은 오이란에게 자기 이름이 적힌 젓가락 주머니를 받고 그녀의 이름을 불러주며 부부처럼 대하는 것도 가능하고 그녀와 뜨밤을 보내는 것 또한 가능해지는 등 확실한 대우를 받을 수 있었죠 

 

(글의 내용을 돕기 위한 이미지)
 

그런데 재밌는 사실은 만약 나지미가 다른 유녀와 관계를 맺었다가 들킬경우 오이란을 두고 바람을 피우는 것으로 취급되어 요시와라 문 앞에서 붙잡혀 위자료를 물어내고 사과까지 해야 했다고 합니다

거기다 다른 유녀들에게 조롱을 받거나 심한 경우 여장까지 강제로 하게 되는 등 어마어마한 망신을 당해야만 했죠

만약 여러 손님이 같은 오이란을 동시에 지정할 경우에는 오이란이 그중에서 마음에 드는 한 명만을 상대하고 나머지는 오이란의 시중을 드는 하급 유녀들이 상대했다고 하네요

 

이렇게 오이란은 손님들에게 선택을 받는 일반적인 유녀들과는 달리 자신이 손님을 고를 수 있는 처지였습니다

연회 자리에서도 오이란은 사회적 지위가 더 높은 사람이 앉는 '가미자'에 앉고 손님은 지위가 낮은 사람이 앉는 '시모자'에 앉았던 사실로 봤을 때 유곽 안에서만큼은 오이란이 손님보다 더 높은 지위를 가지고 있었던 셈이죠

이렇게 돈과 권력을 가진 손님들을 상대해야 하다 보니 오이란들은 급이 낮은 유녀들에 비해 머리 모양이나 옷을 굉장히 화려하게 치장했고 손님들을 상대하기에 걸맞은 언어와 말투를 따로 배워야 했다고 합니다

 

때문에 오이란들은 예쁜 외모는 기본에 뛰어난 지식과 품격을 비롯해 잠자리 스킬이나 다도, 꽃꽂이, 악기 연주, 시나 춤 등 수많은 재주를 가져야 했으며 입고 다니는 옷에도 굉장히 많은 공을 들였기 때문에 당대의 패션리더라 불릴 만큼 유행을 주도하는 존재들이었다고 하죠

게다가 허드렛일을 하는 '가무로'라는 10살 정도의 어린 소녀들과 15살 정도 되는 견습 유녀인 신조들도 오이란을 위해 시중을 들었다고 합니다

 

(글의 내용을 돕기 위한 이미지)
 

이쯤 되면 오이란이 몸을 파는 매춘부인지 아니면 귀족 가문의 아가씨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의 스펙이네요

하지만 이런 오이란의 삶은 겉으로 보기에만 화려했을 뿐 그녀들은 자신의 의사와 관계없이 어릴 때부터 인신매매로 팔려오거나 유곽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강제로 춤과 매춘을 배워야만 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게다가 버는 돈만큼 강제적으로 써야만 하는 지출 또한 많았기 때문에 빚도 제대로 갚지 못하는 형편이었으며 운나쁘게 성병에라도 걸리면 목숨을 잃거나 유곽에서 쫓겨나 길거리 매춘부 신세가 되는 경우도 많았죠

운 좋게 성병에 걸리지 않고 살아서 은퇴를 한다 해도 할 줄 아는 게 없었기 때문에 결국 유곽에 남아 후배 유녀를 양성하거나 또 다른 오이란의 시중을 드는 등 오이란들 또한 다른 유녀들처럼 유곽에서 벗어나기가 힘들었습니다

 

결국 돈 많은 손님이 그녀들의 빚을 대신 갚아준 후 첩으로 삼는 '미우케'만이 그녀들의 유일한 구원이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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