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비연과 조합덕 자매가 쌍으로 황제의 총애를 등에 업고 결국 한나라를 풍비박산 낸 이야기
중국 4대 미녀 중 한명인 양귀비는 풍만한 몸매의 미녀 였는데요
그녀와 반대로 가냘픈 몸매의 미녀가 있었습니다
그녀는 바로 조비연이라는 여인이었죠
그래서 연수환비(燕瘦環肥) 라는 말이 생겼는데 조비연은 말랐어도 미인이고 양귀비(양옥환)는 살쪘어도 미인이라는 뜻입니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권력 유지를 위해 온갖 악행을 일삼은 악녀였기 때문에 중국 4대 미녀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죠
오늘은 이 조비연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조비연은 언제 태어났는지는 기록이 없어서 알수가 없지만 파군의 가난한 집안의 딸로 태어났습니다
그녀의 원래 이름은 조의주이지만 가냘픈 몸매 때문에 훗날 '나는 제비'라는 뜻의 비연(飛燕)으로 불리게 되죠
그녀의 아버지 조임은 부잣집의 종이었는데요
조임은 그녀를 키울 여력이 되지 않자 갓난아기였던 조비연을 들판에 버려버렸죠
그런데 3일동안 계속해서 버린 아기가 꿈에 나타나 미친듯이 울어댔고 이에 조임은 그녀를 버렸던 곳으로 다시 찾아가보니 그때까지도 죽지 않고 살아있었던 것입니다
그러자 조임은 다시 그녀를 데려와 키우게 되었죠
시간이 흘러 조임이 모시던 부잣집이 장안으로 이사를 가게 되면서 조비연도 장안으로 오게 되었는데 그녀는 양아공주에게 팔려가 춤과 노래를 배우게 되었으며 천부적인 재능을 보이기까지 했습니다
한편 당시 한나라의 황제는 성제였는데요
그는 전한을 멸망에 이르게한 암군으로 평가되는 인물이었죠
성제는 술과 여자에 빠져 정치는 나몰라라했으며 수시로 궁을 몰래 빠져나가 밖에서 도박도 하면서 망나니처럼 지냈던 것입니다
그러던 어느날 여느때처럼 궁을 빠져나온 성제는 양아공주의 집을 찾았고 연회자리에서 조비연의 현란한 춤과 노래를 본 성제는 그녀에게 홀딱 빠지고 말았죠
그렇게 조비연은 성제를 따라 궁으로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이후 성제는 밤마다 그녀를 자신의 침소로 불렀고 자신의 곁을 한시라도 떠나지 못하게 할정도로 조비연에게 푹 빠졌습니다
성제는 조비연과 황궁 내에 있던 연못에 배를 띄우고 놀기를 즐겨했는데요
어느날 조비연은 배 위에서 악공에 반주에 맞춰 춤을 추고 있었죠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은 성제를 미치게 만들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강한 바람이 불자 조비연이 바람에 날려 연못에 빠질뻔 했지만 성제가 그녀의 발목을 잡아 다행히 빠지지는 않았죠
그런 상황에서도 그녀는 춤추기를 멈추지 않았는데 조비연이 얼마나 가벼웠는지 성제의 손바닥 위에서 계속 춤을 추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리고 얼마후 조비연은 자신보다 더 미모가 뛰어난 동생 조합덕까지 후궁으로 맞이하라며 성제에게 추천해주었고 그렇게 조합덕까지 궁으로 들어오게 되었죠
성제는 조비연과 조합덕 자매에게 완전 홀라당 넘어가 정신을 못차릴 지경에 이르렀으며 그녀들의 말이라면 무엇이든 다 들어주었고 심지어 그들이 하는 모든 말을 믿어 주었습니다
또한 성제는 황후를 비롯한 다른 후궁들은 거들떠 보지도 않았죠
심지어 조비연은 황후 다음 지위에 해당하던 소의에 봉했고 조합덕은 첩여로 봉했습니다
하지만 성제의 총애를 한몸에 받던 자매의 욕심은 끝을 몰랐는데요
바로 황후의 자리까지 넘보았던 것이죠
당시 성제는 황제의 자리에 오른지 꽤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후사를 이을 자식이 한명도 없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성제 뿐만아니라 황실에서도 후계를 이을 황손을 얻는것은 엄청나게 중요한 일이었죠
그러던 어느날 임신중이던 후궁 왕미인이 유산 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러자 조씨 자매는 성제에게 "이 일은 황후였던 허씨의 동생이 왕미인을 저주한 것이다" 라고 말했던 것이죠
그녀들의 말은 다 믿었던 성제는 분노에 사로잡혀 허황후의 동생을 비롯한 관련자들을 모조리 처형시켰고 허황후 역시 폐위되어 쫓겨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얼마후 사사되고 말았죠
이렇게 황후자리가 공석이 되자 성제는 조비연을 황후로 세우려고 했지만 성제의 어머니 태후 왕씨는 조비연의 집안이 천하다는 이유로 반대했던것 입니다
그러자 성제는 태후의 조카 순우장을 태후에게 보내 설득하도록 하는 한편 조비연의 아버지 조임을 성양후로 봉해 신분을 제후로 만들어주었죠
그리고 마침내 기원전 16년, 조비연은 황후가 되었고 조합덕은 황후 다음가는 지위였던 소의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조씨 자매는 궁에 들어온지 불과 2년만에 최고의 권력자가 되었죠
그렇게 성제는 조씨자매에게 매료되어 매일밤을 함께 즐겼습니다
그러다보니 그는 불과 40살의 나이에 코와 입이 비뚤어지고 진귀한 약재들로 만든 약을 먹어도 몸 상태가 점점 나빠졌지만 조비연은 성제의 아이를 갖기위해 춘약까지 동원해서 성제의 젖먹던 힘까지 짜내 잠자리를 가졌죠
그런 엄청난 노력에도 불구하고 조비연은 성제의 아이를 갖지 못했습니다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아들을 낳아야만 했던 조비연은 아이를 갖기 위해 다른 젊고 잘생긴 남자들과의 잠자리를 가지기도 했으며 그것마저 실패하자 결국엔 자신이 임신한 척 연기를 하고 갓난아기를 밖에서 몰래 데리고 와 자신이 낳은것 처럼 행세 하기로 했는데요
하지만 아기를 데려오는 과정에서 첫번째 아기는 상자안에 넣어서 들여오다가 산소부족으로 세상을 떠나버렸고 두번째는 공기는 통했지만 들어오다가 큰소리로 울어버려 실패하고 말았죠
자신이 총애하던 자매가 아이를 갖지 못하자 성제는 자신의 뒤를 이어줄 아들을 낳기 위해 그녀들을 멀리하고 다른 후궁들을 가까이 하기 시작했죠
하지만 조비연은 다른 후궁들과 성제가 잠자리를 갖지 못하도록 철저히 방해했으며 만약 후궁이 아이를 가지더라도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유산시켜 버렸습니다
조비연이 얼마나 철저했는지 이런 일들을 행할때는 항상 자신은 뒤에 숨고 동생이던 조합덕을 시켰죠
그리고 궁녀인 조씨가 황자를 낳았을때 조합덕은 성제에게 조씨를 모함해 처형시켜 버렸으며 그 이후 황자는 쥐도새도 모르게 행방불명 되었다고 하죠
그리고 성제의 후궁인 허미인도 임신을 했었는데 성제는 몰래 어의를 보내 그녀를 보살펴 주었고 마침내 아들을 낳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조합덕이 성제를 찾아가 울고불며 모함한 끝에 허미인 모자 또한 세상을 떠나게 되죠
그렇게 조씨 자매의 교활한 계략으로 인해 성제는 결국 후손을 보지 못하게 됩니다
당시 장안에서는 '연비래 탁황손(燕飛來 啄皇孫)' 이라는 노래가 유행했는데 이 노래의 의미는 제비가 날아와 황손을 쪼아 먹는다는 의미로 조비연이 황제의 자식들을 해한것을 가리키는 것이었죠
장안의 화제가 되었을 정도로 널리 알려져있던 사실이지만 어느 누구도 조씨 자매를 건드릴수는 없었던 것입니다
그러던 어느날 성제의 조카 유흔과 할머니 부태후가 장안을 찾아왔는데 그때 엄청난 뇌물을 조비연에게 주며 유흔을 태자로 삼는것을 도와달라고 부탁했죠
그리고 얼마후 실제로 유흔은 태자가 되었습니다
시간이흘러 기원전 7년에 건강했고 지병도 없었던 성제가 46세의 나이로 갑자기 세상을 떠나게 되었죠
전날 저녁까지만 해도 잘 놀다가 조합덕과 함께 침소에 들었는데 아침에 그에게 인사를 하러 온 유연과 유립을 만나기 위해 옷을 입던 와중에 갑자기 쓰러져 죽었다고 합니다
그러자 왕태후는 황제가 갑자기 죽은 이유를 샅샅히 밝혀내라고 명령했고 괜히 찔리는게 있었는지 조합덕은 독극물을 마시고 스스로 목숨을 끊어버렸죠
일설에는 성제가 복상사 한것이 아닌가 하는 이야기도 있는데요
조합덕이 직접 성제를 죽이지는 않았지만 성제가 여색에 빠지게 만든 일등공신이었으니 지레 겁을 먹고 그러지 않았냐는 추측도 있죠
아무튼 그렇게 유흔이 다음 황제 애제로 즉위 했습니다
애제는 자신을 태자가 되는데 큰 힘이 되어준 조비연에게 감사하며 그녀를 황태후로 모셨죠
그리고 조비연의 동생 조흠과 조카 조애도 신성후, 성양후로 봉해 한미한 집안이던 그녀의 집안이 제후의 집안으로 신분이 수직상승 해버렸죠
그러나 몇달 뒤 조정에서는 한바탕 난리가 나는데요
조정 대소신료들이 들고 일어나 조합덕이 허미인과 궁녀 조씨를 죽음에 이르게 했으며 황손들까지 해를 입혀 황실과 조정을 혼란케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는 분명 조합덕 혼자가 아닌 조씨 일족이 벌인 짓이라며 조비연과 조씨 일족을 처벌하라는 요구를 한것이죠
이 일이 점점 커지자 결국 조흠과 조애는 다시 평민으로 강등된채 유배를 떠났지만 당시 모든일은 조합덕이 벌인 일이였을뿐 조비연은 실질적으로 앞에 나선일이 없었기 때문에 그녀를 처벌하지는 못했습니다
거기다가 부태후가 "조비연이 성제의 자식을 해한 이유는 애제를 다음 황제로 모시기 위한것이었다" 라는 얼토당토 안한 말로 그녀를 변호하자 조비연은 황태후 자리를 지킬수 있었던 것이죠
그런데 얼마안가 끝을 모르던 조비연의 권력도 점점 내리막을 향하고 있었는데요
자신을 지켜주던 애제가 불과 6년만에 세상을 떠나자 성제의 조카이던 유간이 8살의 어린나이로 14대 황제인 평제로 즉위했는데 그동안 쥐죽은 듯이 조용히 살던 평제의 외척세력인 왕씨들이 갑자기 들고 일어나 조정을 모조리 장악해버린것입니다
그리고 외척인 왕망은 여태껏 아무도 건드리지 못했던 조비연을 황손을 해했다는 이유로 태후에서 황후로 강등시켜버렸고 얼마안가 곧바로 평민으로 강등시킨 뒤 황실의 무덤인 능원을 지키도록 명했죠
고작 가희의 신분에서 황제의 눈에들어 황후까지 되고 최고의 권력을 손에 거머 쥐었지만 결국 그녀는 기원전 1년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참한 최후를 맞게 되었습니다
그녀가 죽고나서 9년후인 기원후 8년에는 왕망이 스스로 황제 자리에 올라 신나라를 세우면서 한나라(전한)는 멸망하게 되었죠
양귀비에 비견될만큼 미인이었지만 온갖 악행을 저지르고 황제를 음욕에 빠지게 만들어 결국 나라가 멸망에 이르게 했던 조비연에 대한 이야기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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