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권이 끌고온 10만 대군을 불과 수천명의 병사로 개박살 내버린 장료를 전설로 만들어버린 그 전투
합비 전투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옛날부터 울거나 떼를 쓰는 아이에게는
'망태기 아저씨가 잡아간다' 라던지, '호랑이가 잡아간다' 라는 말을 했었죠
그러면 아이는 너무 무서워서 울음을 뚝 그쳤다고 하는데요
삼국지에 나오는 오나라에서는
우는 아이에게 '장료가 온다' 라고 하면
무서워서 울음을 그쳤다고 합니다
그만큼 오나라에서는 장료가 호랑이보다 더 무서웠다는 것이죠
그 이유는 바로 장료가 천명도 안되는 병력으로
합비로 쳐들어온 10만명의 오나라군을 개박살내버렸기 때문인데요
오늘은 장료를 무시무시한 인물로 만들어준
합비전투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적벽대전에서 대승을 거둔 유비와 손권은
재빠르게 형주의 땅따먹기를 시작하죠
위나라의 조인이 필사적으로 막으려 해봤지만 역부족이었고
그렇게 형주는 모조리 유비의 차지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러자 손권은 형주땅을 돌려달라고 유비에게 사신을 보냈지만
유비는 그러면 나는 어디 사냐면서 촉땅을 먹으면 형주를 돌려주겠다고 했죠
한편, 위공의 자리에 오른 조조는 213년,
재차 강남 진출을 목적으로 대군을 이끌고 오나라로 진격했습니다
그렇게 유수까지 도착한 조조군과
이를 막기위한 손권군은 서로 대치하고 있었죠
시간이 흘러 손권은 직접 빠른 배를 타고
조조 진영을 정탐하고 돌아오는데
손권이 지휘중인 군대에서 철수를 알리는 북을치자
병사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것을 본 조조는
"아들을 낳으려면 응당 손중모(손권) 같아야지
유경승(유표)의 아들들은 개돼지와 같구나!"
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이후 조조는 몇번 오군을 공격했지만
여몽이 방어하고 있는 오군을 뚫지는 못했죠
그러던 어느날, 손권은 조조에게 그냥 돌아가라며 편지를 보냈는데요
그 편지를 본 조조는 진짜로 그냥 철수해버립니다
그리고 돌아갈때 장강 북쪽에 있는 지역이
오나라 군에 의해 공격당할것이 우려되어
그곳에 살고 있던 백성들을 더 안쪽으로 이주하도록 명령했으며
근처에 있던 성인 합비에는 장료와 이전, 그리고 악진에게 지키라 명했죠
그러던 214년, 유비가 촉땅을 평정했다는 소식이 손권에게 들려왔습니다
그러자 기다렸다는듯이 손권은 사신으로 제갈근을 보내
약속대로 형주땅을 돌려달라고 말했죠
그런데 유비는 약속과는 달리
이제는 서량을 먹으면 바로 형주를 돌려주겠다며
제갈근을 돌려 보내버린 것이었습니다
이 이야길 들은 손권은 격분했고 약속했으니 지켜야 한다며
장사, 영릉, 계양 세군에 태수를 파견해버렸죠
그런데 그곳을 지키고 있던 관우는 손권이 보낸 태수들을 내쫓아버렸고
더 빡친 손권은 병사를 출진시켜 세 군을 강제로 빼앗아 버린것이었습니다
그러자 유비는 직접 5만의 군사를 이끌고 공안으로 내려왔고
관우는 익양으로 출진했으며
그렇게 그야말로 일촉즉발의 상황까지 몰리게 되었죠
그때 양군에는 놀라운 소식이 전해지는데요
바로 조조가 장로의 항복을 받아 한중을 손에 넣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그러자 위기감을 느낀 유비와 손권은 급하게 화해를 했는데
형주는 강하, 장사, 계양을 손권이 먹고
유비는 남군, 영릉, 무릉을 먹기로 합의를 보게 되었죠
또한 조조가 한중에 가있는 틈을 타 손권은 10만의 대군을 일으켜
눈엣가시 같던 합비를 공격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때 합비를 지키고 있던 인물은 장료, 악진, 이전과
고작 7000명의 병력이 다였죠

장료는 오군이 몰려오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급히 조조에게 서신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돌아온건 원군이 아니라
달랑 조조의 교서 한장이었는데요
그 교서에는
'오군이 도착하면 장료와 이전은 나가서 싸우고
악진은 성을 지켜라' 라고 적혀있었던 것이죠
이를 본 장수들은 병력차가 10배 이상 나는 적군을 상대로
성을 나가 싸우라니 굉장히 당황할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정신을 차린 장료는
"적이 도착해서 정비를 하기전에 기습을 감행해
기세를 꺾어 놓으면 막을수 있으니
적극적으로 나가 싸우라는 지시 인것같다" 라며 두 장수에게 말한뒤
출진 준비를 했죠
하지만 이전과 악진은 장료의 명령을 들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이전의 숙부인 이건을 죽인것이 바로 여포군이었기에
이전은 장료에게 악감정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죠
악진은 장료와 접점이 별로 없었지만
조조가 반동탁 연합군에 참전했을때부터 조조군에서 전장을 누비던 자신이
항복한 장수 출신임에도 자신보다 높은 지위에 있던 장료를 시기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렇게 어물쩡 거리는 모습을 본 장료는 격분했고
성패는 이 기습에 달려 있는데 어떻게 사적인 감정을 가지고 이러냐며
니들이 가기싫으면 나 혼자라도 갈거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쳐버렸죠
그러자 이전과 악진은 반성하며 장료의 말을 따르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장료는 800명의 정예병으로 된 결사대를 모집한뒤
소를 잡아 소고기 파티를 열어 배불리 먹였죠
그리고 다음날 새벽 동이 틀 무렵
장료와 이전은 말에 올라 결사대의 제일 선두에서
아직 정비가 되지 않은 오나라군을 향해 돌격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순식간에 오나라군의 수십명과 장수 2명을 죽이고
자신의 이름을 크게 외치며 그대로 돌격을 감행해
대장기가 나부끼던 손권의 숙소 코앞까지 들이 닥쳤죠
그러자 손권을 비롯한 오나라군은 깜짝 놀라
어찌할바를 모르고 우왕좌왕 대고 있었습니다

이때 정신을 차린 손권은 얼른 도망쳐
근처에 있던 작은 언덕 위로 올라가 버렸는데요
그러자 장료는 손권을 향해 욕을 하며 내려와 싸우자 했지만
이미 장료의 무서운 기세에 기가 눌려버린 손권은
그냥 묵묵히 지켜만 볼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장료의 병력이 얼마 되지 않는다는걸 알아차린 손권은
얼른 포위해 섬멸하라는 지시를 내렸지만
장료는 손쉽게 포위망을 돌파해 버렸죠
심지어 포위를 뚫고 나가고 있을때
미처 장료를 따라 나가지 못하고 낙오된 병사들이
"장군! 우리를 버리시는 겁니까!" 라고 외쳤고
그 소릴 들은 장료는 다시 오군 진영에 뛰어들어
나머지 병사들도 구출한뒤 유유히 합비성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러고나서 합비의 수비를 강화하자
위나라군의 군심은 안정되어 갔고
여러 장수들은 장료의 눈부신 활약에 모두 감탄했죠
새벽에 시작한 이 전투는 정오까지 이어졌었는데요
고작 800명의 병력으로 10만이나 되는 오군을 헤집어 놓았다 보니
오나라 군의 사기는 땅으로 곤두박질 쳐버렸죠
그리고 장료의 기세가 너무 강했던 나머지
장료와는 싸울 엄두조차 못내고 있었던 것입니다
장료의 이 기습은 소설같아 보이지만
정사 장료전에 기록이 되어 있는 사실이라고 하죠
이후 사기가 꺾여버린 오나라군은 몇번 합비를 공격하지만
결국 함락시키지 못했고
얼마안가 군내에 전염병까지 돌자
손권은 철수를 명하게 됩니다
그런데 어처구니 없게도 손권은 철군하는 오나라군 제일 후미에서
병사들을 지키다가 가장 마지막에 철수하겠다고 했죠
사실 이 짓이라도 해야 덜 쪽팔릴것 같긴한데
한 나라의 군주로써 제일 위험한 곳에 남는다는것은 있을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어쨌든 손권은 약 군사 천여명과 여몽, 장흠, 능통, 감녕 등과 함께
소요진 북쪽에서 천천히 후퇴중이었는데요
멀리서 오군이 철수하는 모습을 본 장료는
다시 공격해 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원래 퇴각하는 적을 뒤에서 치는것이
가장 효과적으로 적에게 타격을 줄수 있기 때문에
퇴각할때는 항상 조심 또 조심을 해야했죠
그런데 손 권은 그렇게 쳐맞고도 위나라군을 얕봤는지
장료가 급습해 들어올때 오나라 군은 거의 무방비상태였던 것입니다
이후 오나라 군은 처참하다시피 할 정도로 큰 타격을 받게 되는데요
여몽과 능통은 죽을힘을 다해 필사적으로 싸웠고
감녕은 이미 사기가 꺾여 어쩔줄 몰라하던 군악대를 향해
북을 치고 피리를 불라고 죽어라 소리쳤죠
후방에 있던 반장은 기습을 받은 오군을 보고
즉시 병력을 이끌고 달려 갔는데
가는 도중 도망치고 있던 오나라 병사 두 명을 죽이면서
도망가는 자는 죽일거라고 소리치며
다시 병사들이 위군과 싸우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혼란에 빠진 오나라군은 급격히 무너지기 시작했고
진무는 결국 전사해버렸으며
송겸과 서성도 격렬한 전투를 버티지 못하고 퇴각해버렸죠
이때 손권 또한 활을 쏘며 열심히 싸우고 있었는데요
당시 오군 상황은 군주까지도 전투에 임해야 했을 정도로
굉장히 위태로운 상태였던 것입니다
그리고 이 손권의 모습을 장료도 보고 있었죠
이때 능통은 자신이 직접 키운 300여명의 정예병의 힘으로
손권을 위군의 포위에서 벗어나게 했고
손권이 포위에서 벗어나 도망가는 모습을 보고
다시 전장으로 돌아가 장료군에 맞서 싸웠습니다
자칫 잘못했으면 목숨을 잃을뻔했던 상황에서 겨우 벗어난 손권은
뒤도 안돌아보고 도망치다 하제가 3천의 군사를 이끌고 와줬던 덕에
위급한 상황은 모면할수 있었죠
그렇게 필사적으로 싸운 끝에 오나라 대부분의 장수들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고
서성은 자신의 창까지 잃어버리는 굴욕을 맞봤으며 (나중에 하제가 찾아주긴함)
오나라군은 정말 뼈아픈 타격을 받게 되었습니다
심지어 능통은 자신이 직접 키운 정예병 300명을 모두 잃었고
자신도 엄청난 부상을 당한채 강쪽으로 도망친뒤
다리가 끊겨있는것을 보고 갑옷을 입은 상태로 헤엄쳐
손권이 타고 있던 배에 겨우 도착해 목숨은 건질수 있었죠
사실 장수들은 전쟁때 대체로 군대를 통솔하고 지휘를 하기 때문에
직접 창과 칼을 들고 싸우는 일은 드문데
당시 상황이 얼마나 긴박했으면
모든 장수들이 일개 병사들 처럼 직접 무기를 들고 싸웠으며
심지어 오나라의 군주인 손권 마저도 활을 쏘며 싸우다가
겨우 살아돌아간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합비전투는 오나라의 참패로 끝이났고
장료는 이후 오나라의 무시무시한 존재가 되었던 것이죠
한편 능통은 자신의 정예병들이 모두 죽은것을 알게된 후 펑펑 울었는데,
이에 손권은 직접 눈물을 닦아주며 그를 위로해주었다고 합니다
한편 전투를 승리로 이끈 장료는 항복한 오나라 장수에게
"자줏빛 수염에 말을 잘타고 활을 잘쏘던 장수가 있었는데,
그는 누구냐"고 물었다고 하는데요
그러자 항복한 오나라 장수가 "그는 손권입니다" 라고 말하는것이었죠
그 말을 들은 장료와 악진은 서로 가만히 쳐다보다가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병사들을 이끌고 뛰쳐나갔고
급히 손권의 뒤를 추격했지만
이미 오군은 멀리 퇴각하고 난 뒤였다고 합니다
훗날 승전보를 접한 조조는 크게 기뻐하며 장료를 정동장군에 임명했죠
또한 216년, 조조가 다시 손권을 공격하러 갈때
장료가 싸웠던 전장에 들러 오랫동안 둘러보면서
감탄해마지 않았다고 합니다
저는 여태껏 합비전투가 워낙 믿기 힘든 전투였다보니
실제 일어난 일이 아니고
연의에서만 나오는 나관중의 소설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요
이번에 이 사실을 알게 되고나서 다시한번 든 생각이
역시 장료는 장료인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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