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선대원군은 조선이 가장 혼란한 시기인 조선 후기에 태어나 정말 드라마틱하고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는데요.
그러다보니 그에게는 전설적인 이야기나 야사가 많죠.
흥선대원군의 야사 이야기 입니다.
조선시대 왕위를 계승할 사람이 없을 때 왕실 종친 중 한 명을 선택해 다음 왕위를 잇게 했는데요.
그렇게 이은 왕의 친아버지를 대원군이라고 불렀죠.
조선시대에 대원군이었던 인물은 총 네 명입니다.
(정원대원군이 훗날 원종으로 추존된 걸 감안하면 3명)
하지만 워낙 유명한 대원군이 한 분 계시다 보니 마치 대원군이라하면 이 사람을 떠올리게 되는데요.
그는 바로 고종의 친아버지인 흥선대원군이죠.
흥선대원군은 당시에는 물론이고 오늘날까지도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인물 중 한 명인데요.
그에게는 수많은 야사와 전설같이 내려오는 이야기들 그리고 왕족에 어울리지 않는 별명들이 수두룩했고 왕위와는 관련이 너무나도 멀었던 왕족이었지만 자신의 아들을 고종으로 만든 걸 보면 대단했던 인물이긴 한 것 같죠.
오늘은 흥선대원군에게 있었던 여러 가지 야사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그의 이미지는 지금껏 알려져 있던 것과는 조금 다르기도 한데요.
흥선군이 세도를 부리던 양반들의 감시와 견제를 피하기 위해 파락호라던가 상갓집 개라던가 하는 소리를 들으며 똑똑하고 사리에 밝은 왕족으로 보이지 않으려 했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을 것입니다.
사실 이와 같은 이야기들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인데요.
그 이유는 이 이야기들이 대체적으로 야사에 나오는 기록들이었기 때문이죠.
흥선대원군 하면 생각나는 이미지가 허름한 옷차림에 찌그러진 갓을 쓴 것이 떠오르는데요.
이와 관련된 야사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화양서원 몰매 사건입니다.
하루는 남루하게 차려입은 흥선대원군이 명나라 황제 만력제의 신위가 모셔져 있는 만동묘에 참배를 하러 갔죠.
그러자 입구를 지키는 병사들이 웬 거지가 감히 명나라 황제 폐하를 모신 곳에 왔냐며 그를 두들겨 패버린 것이었습니다.
그러자 흥선군은 감히 왕족인 나를 때렸다면서 그곳을 관리하던 사람인 변장의에게 그 병사들을 벌 주라고 했지만 그들은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인데 어떻게 벌을 줄 수 있냐면서 대원군의 말을 생까버린 것이죠.
얼마나 차림새가 거지 같았으면 그런 취급을 받았을까 싶은데요.
그런 수모를 당한 흥선군은 나중에 자신이 권력을 잡게 되면 변장의 저놈만은 반드시 죽인다 라고 생각했다고 하죠.
훗날 고종이 즉위하고 그가 권력을 잡자마자 변장의는 바로 붙잡혀 왔고 그렇게 부하들을 시켜 그를 때려 죽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일은 말 그대로 야사일 뿐 실제와는 다르다고 하는데요.
만동묘 앞의 계단을 오르는데 종이 부축을 해주자 관리자 중 한 명이 "이곳은 주상 전하께서도 부축을 받지 않는 곳이다"라며 "어딜 감히 부축을 받는 거냐"라고 모욕을 한 사실은 있긴 있었지만 당시 흥선군은 아주 모범적인 왕실 종친으로 칭송받고 있었기 때문에 야사에 나오는 저런 대접을 받을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거기다가 이 이야기에서 나오는 변장의란 사람은 실록에 나오지도 않고 존재하지 않는 인물이라고 하죠.
또한 흥선군은 안동김씨의 수장이던 김좌근의 아들 김병기에게도 수시로 온갖 모욕을 듣기 일쑤였는데요.
어느 대갓집 가문의 잔칫날에 흥선군이 찾아와 잔칫상을 차려달라고 요구하자 김병기가 "저런 거렁뱅이 상갓집 개한테 잔칫상은 호사다" 라며 자신이 먹던 고기의 뼈를 던져 주었죠.
그러자 흥선군은 아무것도 못하고 그냥 웃으며 넘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자신이 권력을 잡고 난 뒤 김병기가 연 잔치에 간 흥선대원군은 김병기가 준비한 음식에 독이 들었다며 먹던 음식을 뱉어버렸죠.
임금의 친아버지이자 당시 최고의 권력자를 독살하려 했다는 혐의를 받게 된 김병기는 흥선대원군이 뱉은 음식을 자신이 주워 먹고 독이 없다는 걸 증명하고 나서야 겨우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 역시도 야사이며 당시 아무리 안동김씨가 권력이 강하고 왕족의 힘이 약했다 하더라도 조정으로부터 모범적인 종친이라고 칭송을 받고 있었기 때문에 김병기가 함부로 모욕을 줄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던 것이죠.
거기다가 흥선군이 난 그림을 그려서 파는 것을 본 심의면이 그에게 궁도령이라며 조롱했는데 훗날 흥선대원군이 집권한 후 그는 벼슬에서 잘렸다는 이야기나 안동김씨들이 벌이는 도박판에 끼어들어 도박을 하거나 돈을 잃었을 때 개평 좀 달라고 하면서 행패를 부리면 같이 도박을 하던 안동김씨들이 "옜다 개평!!" 하면서 돈주머니로 흥선군을 때렸다는 일들도 모두 야사에 불과하며 파락호 라느니, 상갓집 개라느니 하는 별명은 얼토당토하지 않는 이야기라고 하죠.
다만 흥선군이 안동김씨 가문에 어필한 것은 있는데요.
자신이 야심이 전혀 없고 그들의 권세에 도전하지 않는다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왕족이었지만 일부러 자신의 권위를 떨어트리는 짓을 많이 하고 선비들이 극혐하던 장사치들과 어울려 다니는 등 어느 정도의 어리숙한 척은 하고 다니긴 다녔다고 합니다.
흥선대원군이 본모습을 숨기고 하고 다니던 이상한 행동들 덕분에 그를 크게 의심하지 않았던 안동김씨는 다음 왕으로 그의 아들을 왕위에 올리게 되었고 그렇게 흥선대원군이 정권을 잡게 되면서 세도정치가 막을 내리게 되었죠.
그의 일생은 정말 한편의 드라마와 같이 엄청나게 기구한 삶을 살았던 만큼 수많은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자주 등장했고 그에 대한 수많은 야사와 이야기를 남겼을 정도였습니다.
조선왕조실록의 내용도 기상천외하고 재미있는 내용이 많지만 그만큼 야사나 구전되어 내려오는 이야기도 정말 재미있는 것 같네요.
야사와 정사의 차이점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하는 것도 역사를 대하는데에 또 다른 재미인 것 같습니다.
흥선대원군에게 많이 알려져 있던 독특한 이야기 야사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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