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에서 약탈을 합법적으로 가능하게 해줬던 대항해시대의 그림자 국가의 허가를 받아 합법적으로
해적질을 했던 실제 존재한 칠무해 사략해적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일본의 해적 만화 원피스를 아시나요?
이 만화 내용 중에는 왕의부하 칠무해라는 해적들이 등장합니다
이 칠무해는 자신들도 해적이지만
세계정부에서 해적질을 할수 있는 권리를 수여받아
해적들을 약탈한 뒤 그 수확의 일부를 세계 정부에 바치는
그런 해적들이죠
이들은 허락을 받고 약탈을 일삼는 것이기 때문에
해군의 추격도 받지 않으며 마음놓고 악행을 일삼는데요
저도 이 만화를 보다가
크로커다일이라는 악당이 나타나 자신이 칠무해라서
약탈을 하고 나쁜짓을 해도 해군에 잡히지 않는다는 대사를 봤을때
뭐 이런 경우가 다있냐고 어이없어했던 기억이 있죠
그런데 충격적이게도 칠무해같이 정부나 왕에게 허락을 받은뒤
해적질을 하고 약탈을 일삼은 만화같은 일이 과거에 실제로 일어났었습니다
이런 칠무해 같은 해적들을 '사략선' 이라고 불렀는데
오늘은 나라로 부터 허락을 받고 상선을 약탈했던
'사략해적'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예전부터 해적은 오랜기간 존재해왔었는데요
대항해시대가 본격화 되고나서부터
자국의 상선이 해적이나 다른 나라의 전함에 공격을 받아
화물을 빼앗기고 국민들이 죽고 다치는 일이 자주 발생하기 시작했던 것이죠
이에 여러 나라의 정부에서는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적국의 함선을 나포할 수 있는 허가를 해줄테니,
무기를 지니고 다니다가 적국이 공격해오면 알아서 격퇴하라'
라는 허가를 내줬던 것입니다.
민간에서 다른나라의 함선을 공격하고 나포할수 있도록 허가한
허가장을 '사략면장' 이라고 불렀죠
이 사략면장을 받은 민간 선박들은
전시에 적국의 배를 공격할수 있는 권한을 부여 받은것인데
당시엔 전시가 아닌 경우가 드물었기에
언제든 다른나라의 상선을 공격해
물품을 빼앗는 행위가 합법이 되었던 것입니다
거기다가 초기에는 사략면장을 왕이 발급해 주었지만
큰 돈을 벌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후부터
장관급이나 식민지 총독급까지 사략면장을 발급 해주기 시작했죠
그러다보니 민간 상선들 뿐만아니라 원래 해적들까지 사략면장을 받을수 있었고
돈을 주고 면장을 사버리는 경우도 많았기에
나중에는 온 바다가 완전 난장판이 되어갔습니다
그런데 국왕 입장에서는 종이 쪼가리 한장 던져주면
막대한 양의 노획물을 가져다 주고
심지어는 돈한푼 안들이고 군함도 얻을수 있었다보니 안할 이유가 없었으며
사략해적 입장에서는 원래 하던짓을 하면서
노획물만 적당히 분배해 잘 갖다 바치면
큰 돈을 벌수 있었을 뿐만아니라
해군에 도망다닐 필요도 없고 붙잡혀 처형당할 걱정도 하지 않을수 있어서
서로 윈윈할수 있는 굉장히 좋은(?) 제도였죠
그러다보니 배를 만드는 해운회사나 배를 가지고 있던 선주들은
정상적으로 다른 나라와 무역을 해서 돈을 버는것보다
사략행위를 하는것이 더 수월하게 큰 돈을 번다는것을 알게 되었고
이후부터는 무역보다 사략해적질을 더 선호하게 되었습니다
심지어 흔한 사례는 아니었지만
해군들도 사략행위가 돈벌이가 된다는 사실을 알고나서
군선을 사략선으로 둔갑시켜 적국의 상선을 노획하는 사태까지 발생하고 말았죠
또한 해군 함장이 퇴직 또는 휴직계를 내고 사략행위에 뛰어들거나
해군 병사들 역시 탈영해 사략선에 취업하기까지 했습니다
사략선에서도 그냥 일반인을 뽑는것보다
해군에서 전투 경험과 배를 탄 경력직을 뽑는게
훨씬 유리했기 때문에 해군 출신자들을 영입하는걸 선호했다고 하죠
이와 반대로 사략선을 타고 적국의 배들과 전투를 치르기도 했던 사략선 선원들을
해군 병사로 뽑는것이 더 좋았기 때문에
사략선이 귀항해 선원들이 술집에 몰려가면
강제 징집대가 술집을 포위해
선원들 전체를 병사로 데려가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사략선이 최고 전성기를 구가했을때는
해군과 사략선 쪽에서 부족한 전력을 보충하기위해
서로의 선원들을 꼬시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죠
거기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사략행위가 돈이 되는 사업처럼 변모하자
투자자까지 몰리게 되는데요
그렇게 투자를 받아 사략을 나가는 경우도 많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투자를 받은만큼 이익을 내지 못했을땐
사략선장들은 투자자들에게 들볶이기 시작했는데
막대한 이득을 원하는 투자자들의 아우성과 압력에 시달려
선장들은 앞뒤 가리지않고 막무가내로 해적질을 하기 바빴다고 하죠
그런데 문제는 시간이 갈수록 사략행위는 해적행위가 되어갔지만
이들을 통제하고 감시할수 있는 수단이 전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사략면장을 받은 사람들 중에선
사략행위에 대한 제약과 규정을 지키는 사람이 거의 없다시피 했죠
자신들이 먼 바다로 나간뒤엔 무슨짓을 벌이는지
정부에서 확인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략선은
눈에 보이는 상선은 모두 태연하게 해적질을 해댔는데
그러다보니 극단적인 경우에는
자국의 상선을 만났더라도 공격을 해 화물을 다 빼앗고
증거인멸을 위해 선원들까지 다 죽이는 경우도 빈번하게 발생했다고 하죠
하지만 자국에서는 적국의 공격에 당했다고 생각하지
자국의 사략선에 당했다고는 예상 못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엄밀히 따지면 해적이나 사략선이나
하는짓은 거의 차이가 없었다고 봐도 무방했던 것이죠
그런데 해적과 사략선의 엄청난 차이가 있었는데
사략선은 국가로부터 공인받은 준군사조직 이었다보니
당시 국제법 상 군인으로 간주되었고
만약 적국에 사로 잡혀도 해적이 아닌 전쟁포로로 인정받아
감옥에 갇혔다가 이후 본국으로 송환되는것이 원칙이었죠
만약 해적이 잡힌다면 볼것도 없이 사형에 처해진것을 보면
하는짓은 같지만 처우는 완전히 달랐던 것입니다
스페인의 무적함대를 작살내버린 프랜시스 드레이크 제독도
이전엔 사략선의 선주였는데요
드레이크가 아메리카 대륙을 탐험하다가 스페인의 배를 만났는데
곧장 이 배를 공격해 약탈했으며,
이때 약 30만 파운드 정도 되는 막대한 양의 재화를 빼앗아
잉글랜드의 여왕 엘리자베스 1세에게 바쳤다고 하죠
드레이크가 약탈한 이 금액은 잉글랜드 왕실의 1년 수입보다 많았다고 하며
이후 엘리자베스 1세는 드레이크에게 작위와 훈장을 수여했다고 합니다
또한 최초로 조선에 귀화한 네덜란드인 박연도
네덜란드 동인도회사 소속 사략선 장교였다가 표류하게 되어
조선에 귀화했다는 설도 있죠
이렇게 아무런 통제도 받지 않고
전세계 바다의 질서를 망가트린 사략선은 점점 쇠퇴의 길로 접어드는데요.
시간이 흘러 사략선들이 규제를 어기고
사실상 해적과 다름없을 정도로 약탈과 악행을 저지르며
온 바다가 혼란에 빠지자
결국 1856년, 파리 조약을 통해 사략선을 불법화 했고
개인선박이 상선을 약탈하는것을 금지하면서
사략선은 쇠퇴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얼마안가 진짜 해적외에 사략선은 역사속에서 사라지게 되었죠
현재를 역사상 유래없는 평화의 시대라고 하는데
정말 지금 시대에 태어나 산다는것은 큰 행운인것 같네요
과거와 같이 아무런 통제되지 않았던 무서운 시대에 태어났다면
어딜 가더라도 정말 목숨 걸었어야 했을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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