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세조 치세기 때 남자와 여자의 생식기를 모두 가지고 살아온 사방지라는 인물이 있었습니다.
여자아이로 곱게 자라났지만 점점 커가면서 자신에게 이상한 점을 발견하게 되면서 희대의 스캔들이 벌여지게 됩니다.
세조 8년인 1463년. 신숙주의 동생인 신송주의 고변이 있었습니다.
그 내용은
김구석의 처 이씨의 여종 사방지가 여자 복장을 했는데 형상이 괴이하다고 해서 잡아다가 보았더니 음경과 음낭이 있으니 남자였습니다.
사방지가 남자로서 여장을 한 이유가 있을 것이니 가두어 고신하게 해주시옵소서.
출처 입력
라고 세조에게 아뢰었죠.
이 이야기를 들은 세조는 정현조에게 시켜 이게 무슨 일인지 소상히 알아오라고 명했습니다.
하지만 이일은 조선을 발칵 뒤집어 놓는 사건이 되었죠.
이 사건의 주인공인 사방지는 어릴 때 어머니에 의해 자랐습니다.
여자아이의 옷을 입고 연지와 분을 발랐으며 바느질도 배우는 등 철저하게 여자아이로 길러졌죠.
그 이유는 어릴 적 요도가 아래쪽에 있는 것을 보고 어머니가 사방지를 쭉 여자아이로 키웠던 것이죠.
사방지 자신도 여자인 줄 알고 그렇게 살아오다.
점점 나이가 들수록 자신이 다른 여자들과는 다르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남성과 여성이 모두 있었던 사방지는 혼란 속에 살아오다.
머리를 깎고 승려가 되려 했지만 여승이었던 중비와 지원을 만나 관계를 가지게 됩니다.
그런 식으로 관계를 가져오던 중비는 어느 날 사방지에게 아이가 생길 것이 두렵다고 하자 사방지는 아주 태연하게 그럴 일은 없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죠.
중비를 만나기 전부터 다른 양반집 부인과도 잠자리를 가졌었고 심지어 내시나 어린 여자아이 그리고 자신의 고모와도 관계를 가졌었지만 아이가 생긴 적은 없다고 말하면서 말이죠.
그러다 운명의 단짝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바로 여승 중비의 이웃이던 이씨부인을 알게 된 것이죠.
이씨부인은 세종이 아끼던 공신 이순지의 딸이었는데 김귀석과 결혼을 하게 되었지만 결혼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남편이 갑자기 숨을 거두었고 이씨부인은 젊은 나이에 평생 혼자서 살아야 하는 과부가 돼버린 것입니다.
그렇게 혼자 외로이 살던 이씨부인은 이웃집의 여승 중비와 친하게 지냈는데 어느 날 중비가 이씨부인에게 사방지를 소개시켜줬던 것이죠.
사방지를 보자마자 이씨부인은 묘한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외로움을 이기지 못한 '이씨부인'은 조용히 사방지를 자신의 침실로 불렀고 그렇게 서로 뜨끈뜨끈한 관계를 맺게 되었죠.
이렇게 그 둘의 뜨거운 관계는 10년간 이어졌지만 과부와 여장한 남자가 같이 놀아난다는 소문이 온 사방에 퍼지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결국 신송주에 의해 세조까지 알게 되었고 세조는 자신의 사위였던 정현조 (정인지의 아들)를 보내서 사방지와 이씨부인에 대해 알아보게 되었던 것이죠.
그런데 이 사건에 대해 조사를 하면 할수록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그것은 바로 사방지의 모습에 대한 것이었는데요.
겉으로 사방지를 봤을 때는 긴 머리에 수염도 없으며 피부색도 하얗고 외모나 옷차림 등이 틀림없는 여자인데 옷을 벗겨보면 몸에는 남성의 거시기가 달려 있던 것이죠.
근데 사방지의 거시기는 다른 남자들과는 좀 다르게 생겼었는데 아래를 보면 여성들의 중요 부위와도 흡사해 보이기도 해서 남성과 여성의 생식기가 둘 다 있는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사방지는 '요도 밑 열림증' 이라는 불완전한 남성의 성기를 가지고 있었는데 이는 요도가 음경의 끝이 아니라 음경의 중간이나 아랫부분에 있는 선천적 기형이었던 것이죠.
그래서 발기도 되고 여성과의 성관계도 가능은 했지만 요도 끝의 위치가 정상적인 곳에 있지 않았기 때문에 관계를 맺었던 여자들도 임신은 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신송주의 고변으로 시작된 과부와 여장남자의 간통 사건이 요상하게 흘러가기 시작했습니다.
정현조가 사방지를 조사하고 난 이후부터는 사방지는 여장남자가 아니라 두 개의 성을 가지고 있는 양성 인간 사건으로 바뀌어버렸죠.
그것에 대한 보고를 받은 세조는 사방지를 몹쓸 병에 걸린 불쌍한 병자로 여겨 따로 국문을 해서 처벌을 하지는 않았고 이씨부인의 아버지인 이순지의 집으로 보내 알아서 처리하도록 했습니다.
또한 사방지와 이씨부인의 간통죄를 처벌하지 않았던 가장 큰 이유는 이씨부인의 아버지인 이순지는 세종이 아끼던 공신이기도 했고 이씨부인의 아들 김유악의 부인은 정인지의 딸이었죠.
또한 정인지는 세조의 왕위 찬탈을 도와 영의정까지 올랐던 인물이자 왕실과 사돈지간이었기 때문에 만약 이씨부인과 사방지가 간통으로 처벌을 받게 되면 정인지와 이순지의 체면이 구겨질 수도 있는 문제였기 때문이었죠.
그래서 세조는 유야무야 대충 이순지에게 사방지를 처리해 버리라고 하고 손을 떼버렸습니다.
이순지는 사방지를 집에서 내쫓아 시골로 보내버리는 것으로 이 사건을 일단락시킵니다.
하지만 문제는 계속 되었습니다.
이씨부인은 사방지를 여전히 잊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에 온천에 간다는 핑계로 시골로 보내버린 사방지를 찾아가 또 관계를 맺었죠.
그리고 이순지가 세상을 떠난 후에는 사방지를 다시 집으로 불러와 같이 살며 또다시 정을 통하였습니다.
이 사실도 결국 세조의 귀에 들어가게 되었고 세조는 사방지를 신창현이라는 곳의 공노비로 보냄으로써 결국 사방지 사건은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씨부인의 아들 김유악은 이 사건으로 인해 경상도 도사에서 파면되는 등 불이익을 겪기도 했습니다.
사방지는 요즘 말로 하면 '간성(間性)'이라고 하는데 남성과 여성의 생식기를 둘 다 가졌지만 그것마저 원래보다는 조금 다른 애매한 형태라서 남성이나 여성 중 어디에도 속하기 힘들었던 희귀하고 불쌍한 존재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조선시대에 이러한 간성 사례는 듣지도 보지도 못한 것일 테니 이걸 어떻게 처리를 해야 하나 싶을 정도로 머리 아픈 정말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는 사건이 아니었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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