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장은 고려시대 때 먹고 살기 힘들어 나이 든 부모를 지게에 지고 산골짜기에 버린다는 아주 폐륜적인 풍습으로 알려졌었죠.
하지만 이것은 일본에 의해 조작된 역사 왜곡인데요.
오히려 한국 땅에는 고려장 풍습이 없었고 실제로 일본에 있었던 풍습입니다.
옛날 옛적에 찢어지게 가난한 한 농부가 있었습니다.
늙은 어머니와 아내, 그리고 어린 아들, 이렇게 네 가족이 살고 있었지만 너무나도 가난하여 끼니를 때우는 것도 힘들 정도였죠.
그러던 어느 날 그 농부가 늙은 어머니를 지게에 태우고 어디를 가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자 어린 아들도 그 농부를 따라나섰는데 어머니를 모시고 간 곳은 어느 깊은 산중에 있던 동굴이었죠.
그 농부는 그곳에 어머니를 내려놓은 뒤 챙겨왔던 아주 적은 양의 양식을 옆에 두고는 절을 한번 하고 산을 내려가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아들은 할머니와 지게를 두고 내려가려는 아버지에게 그 이유를 물었죠.
그러자 아버지는 "할머니 고려장 지냈다. 지게는 버리고 가야지." 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말을 들은 아들은 갑자기 지게를 들쳐 메고는 자신이 지게를 가지고 내려갈 것이라는 것이었죠.
아버지가 그 이유를 물으니 아들은 "나중에 아버지가 늙으면 아버지를 이 지게에 지고 여기에 데려다 드리기 위해서 가지고 간다" 라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아들의 대답을 듣고 자신의 잘못을 깨닫게 된 아버지는 다시 할머니를 지게에 지고 내려와 극진히 모셨다고 하죠.
다들 이 이야기를 많이 들어보셨을 텐데요.
이 이야기는 과거 우리나라에 있었던 고려장이라고 불린 풍습이라고 많이 알려져 있죠.
하지만 사실 이 이야기는 중국의 <효자전>에 실려있는 원곡 이야기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이런 풍습 따윈 없었던 것이죠.
그런데 어쩌다가 고려장이라는 말과 함께 먹고살기 힘들어 나이 든 부모를 산이나 동굴에 버리고 온다는 이런 어처구니없는 말이 생겼을까요?
오늘은 이 고려장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고려장(高麗葬)이란 고려 시대 때 늙고 병든 부모를 지게에 지고 산에 가서 버렸다는 풍습으로 알려져 있죠.
그렇게 알려진 이 고려장은 사실 고려 시대 때의 어떠한 기록에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또한 삼국시대를 거쳐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많은 기록들과 역사 책, 유물, 유적 등에서도 늙고 병든 부모를 산에 버린다는 내용의 고려장은 눈 씻고 찾아봐도 찾을 수가 없죠.
게다가 풍습이라 하면 이러한 행위를 오랜 기간에 걸쳐서 지속적으로 해왔다는 것인데 조금의 기록도 없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기 때문에 많은 학자들은 이 고려장이 실존했었다는 가능성을 부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고려장과 비슷한 이야기가 팔만대장경에 수록된 잡보장경에 기로국 설화라고 해서 기록되어 있긴 한데요.
늙은 아버지를 버려야 하는 국법을 어기고 몰래 늙은 아버지를 보살피던 조정 관리가 나라가 위기에 빠지자 아버지의 지혜를 빌어 나라를 위기에서 구하고 결국 아버지도 편하게 모셨다는 이야기가 바로 기로국 설화이죠.
앞서 말했던 중국 <효자전>에 실려있던 원곡 이야기와 이 기로국 설화가 마구 얽히고 설켜 주인공의 성별이 바뀌기도 하고 입에서 입으로 구전되어 내려오며 내용이 와전되고 변형되어 노인을 버리는 나라 라는 뜻의 기로국이 나중에 고려국으로 변했고 그렇게 고려장은 늙은 부모를 버리는 풍습이 되어버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죠.
고려장이라는 단어 자체는 일본에 의해 만들어진 단어는 아닌데요.
고려 시대 때 장례를 지내거나 시신을 땅에 묻는 것, 그리고 고려 시대 때의 무덤을 고려장이나 고려총, 고려산, 고려분 등으로 불렀다고 합니다.
바로 고려 시대 때 장례를 지냈다는 것 자체를 고려장이라고 했을 뿐 늙은 부모를 산에 버린다는 괴상한 풍습이 전혀 아니었다는 것이죠.
그런데 '고려장이 노인을 버리는 악습이다'라는 걸 기록한 책이 갑툭튀 하는데 그것은 바로 1882년에 발간된 그리피스의 책 <은둔의 나라 한국> 인데요.
그 책에서는 '조선시대 이전부터 지금까지 성행되어오던 고려장이라고 있는데 노인을 산 채로 묻어버리는 풍속이 있다더라' 정도로 애매하게 기록되어 있죠.
그런데 그가 만든<은둔의 나라 한국>에 실린 조선인들에 대한 묘사가 당시 조선인들과는 많이 동떨어져 있어 그것을 증거로 그는 한국에 와본 적도 없고 일본에 머물면서 조선에 대해 들은 것만으로 쓴 책이 바로 <은둔의 나라 한국>이라는 것입니다.
그즈음 일본에서도 조선과 그 전시대의 왕조를 까내리기 시작하면서 어처구니없는 주장을 해대기 시작했고 그런 일본의 주장을 그리피스가 그대로 믿고 써버려 그의 책에 나오는 주장 역시 신뢰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하죠.
또한 그는 일본 정부의 초대로 도쿄제국대학의 전신인 도쿄개성학교에서 강의까지 했을 정도로 매우 친일적인 인물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고려장은 고려 시대 때부터 있었던 잔인한 악습이 되어 많은 일반인들이 믿기 시작하고 고려장이란 단어를 본격적으로 사용한 시기가 일제시대부터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많은데요.
그리피스가 애매하게 적어놓은 기록을 일제가 의도적으로 구체화시켜서 퍼트렸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죠.
왜냐하면 일제시대 이전에는 이런 기록이 전혀 없지만 일제시대를 거쳐온 사람들만 고려장에 대한 이야기를 알고 있으며 심지어는 자신의 동네에서 고려장을 했던 곳이라며 전설처럼 내려오는 장소가 있었다는 이야기가 이때부터 생겼기 때문입니다.
일제시대 전까지는 찾을 수 없던 고려장이란 단어를 일제시대 때부터 본격적으로 일본인들이 조선인들을 교육하기 위한 자료로 활용하기 시작했던 것이죠.
그리고 일본인들은 동화책을 이용해 고려장 이야기를 널리 널리 퍼트리기 시작했습니다.
'미와 다마끼' 라는 사람이 <전설의 조선> 이라는 책을 만들었는데 여기에 '불효식자(不孝息子)' 라는 이야기가 실려있고 이 이야기의 내용이 중국 <효자전>에 나오는 원곡 이야기와 거의 똑같죠.
그 이후로도 조선총독부에서 발간한 <조선동화집>에서도 '어머니를 버린 남자' 라는 이야기가 고려장에 대한 이야기인데 이 역시도 중국의 원곡 이야기 내용과 거의 일치하며 이 이야기는 계속해서 나온 수많은 동화집에 옮겨져 마치 고려장은 오래전부터 한국에 있었던 악습인양 퍼져버린 것이죠.
이 조선동화집을 편찬한 사람은 '오다 쇼고' 라는 인물로 훗날 경성제국대학의 교수까지 된 대표적인 식민사학자입니다.
그렇다보니 조선동화집의 편찬 동기라던지 그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고 일제가 조선을 식민통치하는데 결부시키지 않을 수 없는 것이죠.
또한 고려장에 대한 이야기는 일제시대 당시 일본인들이 무덤을 도굴해 부장품들을 훔쳐 갈 때 이를 죄악으로 여기던 조선인들을 설득하기 위한 명분으로 고려장을 내세웠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그런데 더 어이없는건 일본에는 과거부터 '우바스테야마(姥捨て山)' 라는 고려장과 흡사한 풍습이 실제로 존재했었다는 것인데요.
이름부터 할머니 모(姥)자에 버릴 사(捨), 그리고 뫼 산(山)자로 이 모사산은 실제로 나가노 현에 존재하는 산이고 고령의 노부모를 이 산에 버리는 풍습이 있었다는 것이죠.
이러한 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가 바로 황금 종려상을 수상한 '나라야마 부시코' 입니다.
이는 감독 '이마무라 쇼헤이'가 1982년 제작한 영화로 너무나도 가난한 일본의 한 산간마을에서 조금이라도 식량을 아끼기 위해 늙은 어머니를 버리는 아들의 이야기이죠.
오히려 일본에 있던 악습이 갑자기 고려장이라는 이름으로 변해 한국에 있었던 풍습이 돼버린게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입니다.
고려장이라는 표현 자체는 여기저기서 나오지만 단순히 고려 시대 때 있었던 장례나 무덤 정도로 사용되었고 늙은 부모를 버리는 풍습의 존재했다는 증거는 전혀 나오지 않고 있죠.
고려장 이야기에 대한 기록이 모두 19세기 말 이후에 쏠려있는 것만 봐도 그런 풍습이 실재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뒷받침해주고 있습니다.
고려장 풍습은 현재까지도 사실로 여기는 일반인들이 많지만 사실 고려장이라는 풍습은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을 한국 사람이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그냥 단순히 생각해도 충, 효, 열을 중시하던 조선시대가 건국될 때 고려장이라는 풍습이 있었다면 그보다 까기 좋은 명분도 없었을 텐데 그것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는걸 보면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인 것 같네요.
한반도에는 존재하지 않았지만 어떤 악한 무리로부터 갑자기 생겨난 부모를 버리는 악습 고려장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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