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후 전사자들은 어떻게 처리 했을까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강시라고 아시나요?
강시는 중국의 요괴인데요
어릴적 강시영화를 보고 무서워서 잠을 못이뤘던 기억이 있죠
영화에서는 괴물이 된 강시를 잡는사람들은 도사들이었습니다
사실 강시들은 전쟁터에서 전사한 청년들을 모티브로 만들어 진것인데요
청나라때 전쟁터에 자식들을 보낸 부모들은 자식들의 생사를 알길이 없었고 그렇다고 농사를 내버려둔채 어디 있는지도 모를 자식들을 찾아 나설수도 없었죠
그래서 마을에 도사들에게 돈을주고 자식을 찾아달라고 요청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만약 죽었다면 시신이라도 수습해서 돌아와 달라고 했던 것이죠
그렇게 도사들은 자식을 찾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돈을 받아 자신의 일을 도와줄 일꾼을 데리고 전쟁터로 향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미 전쟁터에서 죽은 청년들의 시신을 데리고 오는데 명복을 빌어주기 위해 도사는 시신 이마에 부적을 붙이고 곡을 하면서 돌아오게 되죠
이때 시신 여러구를 들쳐메고 오기는 힘이 드니까 독특한 방법으로 시신을 옮겼던 것입니다
먼저 시신의 양 팔을 앞으로 쭉 펼치고 옷의 팔쪽으로 긴 대나무를 넣고 겨드랑이 쪽에서 튀어나오게 꿰어서 그런식으로 시신 여러구를 뒤로 쭉 줄세운 다음에 대나무 양쪽 끝에서 일꾼들이 대나무를 어깨에 짊어지고 시신을 들고 왔던 것이죠
그렇게 지나가는 모습을 사람들이 멀리서 보면 마치 시신들이 도사를 따라 콩콩 뛰면서 따라오는것 처럼 보였던 것입니다
이 모습이 훗날 요괴 강시의 모티브가 된것이죠
그래서 강시는 항상 팔을 앞으로 하고 콩콩 뛰는것입니다
이런식으로 전쟁중에 죽은 시신을 가족이 돈을 들여 옮겨오는 방법도 있었는데요
그런데 이렇게 하지 않았다면 전쟁때 죽은 그 많은 시신들은 어떻게 처리했을까요?
먼 과거부터 전쟁은 끊임없이 발생했습니다
그러면서 오랜기간 최대 수천만명까지 젊은 청년들이 전쟁터에서 목숨을 잃기도 했죠
만약 그냥 다쳤다면 장애가 생겼다 하더라도 전쟁이 끝나면 고향으로 돌아올수 있었는데 당시엔 전쟁 중에 전사를 하게 되는 경우가 더욱 많았죠
일단 전쟁이 발발하게 되면 소규모 전투와 대규모 전투가 벌어지게 됩니다
적진을 정찰하러 갔다가 적군을 만나 죽을 경우에는 급히 도망쳐야 하니 그냥 시신을 내버려 둘수 밖에 없었죠
하지만 여유가 된다면 얼른 말에 전사자를 태운뒤 도망가기도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큰 전투가 벌어지고나서 양 군의 전사자가 땅에 가득 할때 패배한 쪽은 달아나기 바쁘니 아군의 시신을 수습할 시간이 없죠
반대로 승리한 쪽에서는 일단 먼저 약탈이 시작됩니다
죽은 시신들을 뒤져 돈이 될만한것을 챙기고 그들의 갑옷과 무기들을 약탈했던 것이죠
심지어 과거 유럽의 귀족이나 기사들은 자신의 지위를 드러내기위해 굉장히 비싼 갑옷과 검을 지니고 다녔고 심지어는 값비싼 장신구들을 하고 다니기도 했기 때문에 이런 귀족들이 전투에서 전사하면 꽤나 돈이 되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만약 이런 적군 귀족들이 부상당한채 살아있다면 더욱 좋은 돈벌이 수단이 되는데요
일단 값비싼 물건들은 당연히 모두 빼앗은뒤 상대측에 그의 몸값을 요구했던 것이죠
하지만 죽었다 하더라도 시신을 팔수 있으니 그렇게 약탈도하고 몸값을 받아 챙기기 까지 하면서 일석이조로 돈을 벌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시신들의 약탈을 하면서 귀족들의 시신은 따로 모았다고 하죠
그리고 나서는 아군의 시신들을 수습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때는 근처 마을이나 성의 백성들이 투입되기도 했는데요
시신을 수습하면서 남겨진 쓸만한 것들은 이제 백성의 몫이 되었죠
백성들은 주로 쓸만한 옷이나 신발, 장갑 같은걸 많이 가져갔다고 합니다
아니면 버려진 무기나 갑옷들, 또는 병사들이 발견 못했던 물품들은 시신 처리에 투입된 백성들이 임금 대신 가져갔던 것이죠
아군들의 시신을 수습하고나서 이후 처리는 여러 방법으로 나뉘는데요
전사자가 얼마 없어서 한명 한명 따로 매장할수 있을 정도면 그렇게 하기도 했고 너무 전사자가 많을땐 큰 구덩이를 파서 한꺼번에 묻기도 했습니다
아군의 전사자를 집단 매장할때는 시신들에 간단한 처리를 하고 가지런히 놓은 다음 예우를 다한뒤에 마지막에 흙을 덮어 매장했던 반면 적군의 전사자는 그냥 마구잡이로 묻어버렸다고 하죠
하지만 귀족이나 높은 지위의 지휘관이 전사했을땐 그들의 시신은 가족들에게 돌려보내주었다고 합니다
이런 경우엔 굉장히 양호한 케이스에 속하죠
그런데 만약 전쟁 상황이 매우 급박해서 시신들을 수습할 여유가 전혀 없거나 승리한 쪽 군대가 잔혹하고 무지막지한 그런 군대일 경우엔 시신을 그대로 방치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방치가 된 시신들은 짐승들의 밥이 되었는데요
하지만 수많은 시신들은 점점 부패하기 시작하는데 그렇게 그냥 두었다가는 엄청난 악취와 전염병이 돌기 마련이었죠
그래서 어쩔수없이 주위 백성들이 나와 그들을 수습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뒀다가 마을에 전염병이라도 돌게 되면 그 피해는 오로지 자신들이 받게 되었으니 싫어도 그들이 나서서 처리하는수 밖에 없었던 것이죠
이 과정중에서도 쓸만한 물품들은 백성들이 챙겨갈수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백성마저도 수습을 하지 못할 정도로 전장의 분위기가 살벌했다면 어땠을까요?
만약 시신을 그대로 방치했다가 전염병이라도 돌게 되면 서로간에 손해이기 때문에 이때는 외교적인 방법을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각군에서 사신을 보내 시신을 수습할때는 서로 잠깐 휴전하자고 협상했던 것이죠
그렇게 날짜와 시간을 정한뒤 그 시간에 특정 깃발을 들고 있는 병사들이 몰려와 아군의 시신을 수습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수습한 시신들을 각자 알아서 처리했던 것이죠
수많은 시신들을 처리하는 방법도 여러가지였습니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큰 구덩이에 모두 몰아넣고 매장하는것이죠
이때 신원이 확인 가능했던 중요 인물들은 시신을 팔거나 포로와 교환, 아니면 그냥 돌려보내 주기도 했으며 적군들도 인정할 만한 위대한 인물의 시신은 후하게 장례를 치뤄주기도 했다고 합니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바로 '화장'인데요
전염병이 돌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가장 좋은 방법이긴하지만 매장하는것에 비해서는 힘든 방법이었을 뿐만아니라 불이날수도 있었기에 안전하지도 않은 방법이었죠
그리고 또 다른 시신처리방법으로는 바로 '경관(京觀)'이라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것은 킹덤 만화에서 환기군이 많이 사용하던 방법인데요
바로 적군 시신들을 전시하는것입니다
과거 중국 관례에 의하면 적군의 시신을 큰길 양쪽에 쌓은뒤에 흙으로 채워 넣어 큰 피라미드형의 무더기를 만들었는데 이를 경관(京觀) 또는 무군(武軍)이라 불렀고 그렇게 전공을 자랑했다고 하죠
아니면 적군이 볼수 있도록 시신의 수급을 잘라 성문에 걸어두거나 또는 수급이나 귀, 코, 생식기 등을 자른뒤 긴 꼬챙이에 줄줄이 엮어 놓기도 했으며 그런식으로 잔인하게 전시를 해놓았는데 이것은 적군을 도발하거나 사기를 떨어트리기 위해 많이 사용했던 방법입니다
어쩔때는 자신의 전공을 보고하기위해 시신의 한 부분을 잘라 챙겨가기도 했었으며 아니면 적을 도발하기 위해서 시신을 잔인하게 도륙한뒤 상대에게 보내기도 했었죠
경관에 대한 기록은 수많은 사료에 굉장히 많다고 합니다
기원전 597년, 초나라 군대가 진나라군에 대승을 거둔뒤 신하이던 반당이 진나라 전사자들로 경관을 쌓자고 초장왕에게 건의했죠
그러자 초장왕은 "고대의 성왕은 불경한 자들을 토벌한뒤, 죄가 극악무도한 자의 주검만 쌓아서 경관을 만들었고 이것은 악인들에게 경고하는 의미다" 라고 말한뒤 경관을 만들자던 반당의 건의를 받아들이지않고 진나라 전사자들을 잘 매장해주었다고 합니다
또한 수양제가 고구려를 쳐들어 왔을때 살수대첩으로 대승을 거둔 고구려는 수나라 전사자들을 쌓아 경관을 만들었는데 이후 631년 당태종이 사신을 파견해 고구려와 교섭을 벌여 경관을 철거한 뒤, 수많은 수나라 병사들의 해골을 수습해 장사 지내주었다고 하죠
시간이흘러 청나라가 중원을 통일하고 나서부터 이 경관은 사라졌습니다
청나라에서는 전쟁이 끝나면 그 자리에 시신을 묻어버렸고 그 이후부터 경관은 더이상 역사서에 등장하지 않았다고 하죠
하지만 더욱 처참한 경우도 있었는데요
바로 적군의 시신을 먹는 경우였습니다
이 정도되면 거의 막장에 다다른 상태였을텐데 보급이 제대로 되지 않아 수십만 군대가 쫄쫄 굶고 있을땐 전사한 병사의 시신을 먹기도 했다고 하죠
지금 생각하기엔 너무 잔인하고 처참한 생각이 들지만 이렇게 하지않으면 방법이 없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가끔 적군의 분노를 일으키거나 공포를 주어서 적의 평정심을 흔들어 놓기위해 시신을 먹기도 했다고 하죠
현대전에서도 전사자들의 시신 수습은 비슷한 양상을 띄고 있긴 하지만 조금 더 기술적으로 발전하긴 했는데요
냉동기술이 발달하다보니 부패없이 시신을 옮길수 있게 되었고 이후 전쟁이 끝나고나서 전사자들의 시신을 수습해 아군일 경우엔 본국으로 가져와 현충원 같은 국립묘지에 안장하기도 합니다
적군일 경우엔 본국으로 송환하기도 하고 적군의 무덤을 만들어주기도 하죠
그리고 협상을 통해 직접 시신들을 회수해가기도 합니다
앞으로도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되지만 만약 전쟁이 일어나게 되면 죽고 죽이는 전투 뿐만아니라 아군의 시신을 수습하는 것 조차도 굉장히 힘든 일일것 같네요
'세계역사 탐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국 얘네는 왜 지네만 다른 단위법을 쓰는걸까?? (1) | 2023.11.20 |
---|---|
일본 전국시대. 오직 힘있는 자만이 살아남았던 그야말로 약육강식의 대막장 대혼란 시대 (1) | 2023.10.08 |
쿠로후네 사건. 일본을 식민지로 삼으려고 나타났던 미국의 시커먼 배들 (0) | 2023.09.15 |
쩐흥다오. 초강대국 몽골제국의 침략을 세 번이나 막아낸 베트남의 영웅 (1) | 2023.09.03 |
사묘아리. 고려의 동북 9성을 다시 빼앗고 요나라와 북송을 멸망시킨 금나라 최강의 소드마스터 (0) | 2023.07.26 |
파스칼리나. 20세기 중반, 수녀의 몸으로 교황청에서 가장 강력한 권력을 휘두른 실세중의 실세 (0) | 2023.07.24 |
말레우스 말레피카룸(마녀 잡는 망치).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을 죽인 마녀사냥에 사용되었던 책 (0) | 2023.07.22 |
묵돌선우. 흉노족의 최전성기를 이끌어낸 흉노 최고의 명군 (1) | 2023.07.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