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없으면 안되는 나라 대한민국, 어쩌다가 커피에 환장하게 됐을까요?
커피가 전세계적으로 퍼지게 된 이유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유럽이나 아시아, 아프리카, 아메리카 등 어떤 대륙 어떤 나라를 가든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을 만큼 대중적인 기호품이 되었죠
오늘은 이 커피를 세계최초로 마시기 시작한 곳은 과연 어디였으며
어떠한 경로로 전 세계에 퍼지게 된 것인지 알아보겠습니다
지금으로부터 1500년 전 에티오피아 고원에서 염소를 치던 젊은 목동 '칼디'가
하루는 염소들을 데리고 좋은 목초지로 가던 중
염소 몇 마리가 이상한 콩을 먹고는 잠도 안 자고 밤새 뛰어노는 걸 보고는
신기해서 자신도 그 콩을 먹어보게 됐는데
그 후로 쉽게 지치지도 않고 피로가 어느 정도 사라지는 등 각성 효과가 있다는 걸 알게 됐죠
신이 난 칼디는 근처에 있는 수도원을 찾아가 그곳에 있는 수도자들에게 커피를 보여주며
양들이 이 콩을 먹더니 지치지도 않고 밤새 뛰어놀길래
나도 먹어봤는데 각성효과가 있는 거 같더라는 말을 했는데요
그런데 수도자들은 그 콩이 악마의 열매일지도 모른다고 기겁을 하며
커피를 불에다 던져버렸는데 잠시 후에 좋은 향기가 나는 것을 느끼고는
그때부터 커피를 볶아서 거기서 나오는 물을 걸러 먹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에티오피아에서 퍼지기 시작한 커피문화는
이슬람권으로 넘어가면서 대중적인 문화가 되었고
커피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사람들까지 생겨나기 시작했다고 하죠
원래 이슬람권에서 커피가 알려진 시점은 서기 9세기~10세기 경이었는데
당시 무슬림 의학자들이 커피가 정력을 감퇴시킨다는
잘못된 정보를 사람들에게 퍼뜨리는 바람에
커피를 따로 음료수로 만들어 마시는 문화는
수백 년이 지난 후에야 유행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당시 커피가 정력을 감퇴시킨다는 식의 잘못된 상식이 없었다면
아랍인들이 커피를 마시는 문화는 훨씬 더 빨리 퍼졌을 거라고 하죠
14세기 무렵 에티오피아의 홍해 건너편 예멘에서는
수행을 할 때 졸음을 방지하는 목적으로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15세기 무렵에는 예멘 북쪽의 이슬람 성지 메카에도
예배를 드릴 때 졸음 방지를 위한 목적으로 커피가 전파되었죠
하지만 단순히 예배 때문에 커피가 사랑받은 것만은 아니었는데요
이들이 사는 사막은 낮에는 이동이 불가능할 만큼 살인적인 더위를 자랑했기 때문에
유목민들은 해가 떠있을 때는 그늘 주변에서 휴식을 하다가
해가 지고 난 후에야 소와 양이 뜯어먹을 풀을 찾기 위해 이동했는데
이들은 밤중에 이동을 할 때 졸지 않기 위해 커피를 마셨다고 합니다
밤중에 이동을 하다 보면 맹수의 습격을 받는 등 위험에 처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이들에게 커피는 단순한 기호품이 아니라 생존을 위해 필요한 것이었죠
그렇게 커피는 점점 이슬람권에 넓게 퍼지며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게 됩니다
16세기 후반부터 유럽에도 커피의 존재가 알려지게 되었는데
당시 기독교인들이 대다수였던 유럽인들은 커피가 이슬람 세력을 통해 알려진 물건이다 보니
커피를 이교도의 음료나 악마의 유혹, 사악한 나무의 검은 썩은 물이라 부르며
주변사람들에게 커피를 마시지 말라고 얘기했지만
한 번이라도 맛을 본 사람들은 계속 커피에 빠져들었다고 하죠
야사에 따르면 그 당시 교황이었던 클레멘스 8세도
주변 사람들로부터 커피를 공식적으로 금지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는데
클레멘스 8세 교황은 직접 커피를 마셔본 뒤
이 커피를 이교도 놈들만 마시도록 놔두기엔 너무나도 아깝다고 하면서
오히려 공식적으로 커피를 인정해 버렸다고 합니다
이 야사가 정말로 있었던 일인지는 확인하기가 어렵지만
커피가 그때쯤부터 유럽에서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것은 사실이라고 하네요
예멘인들은 커피 수출을 하면서 막대한 이득을 보고 있었기 때문에
커피를 독점하기 위해 커피 종자의 반출을 절대금지했고
수출할 때에도 재배를 할 수 없는 구운 커피콩만을 내주었다고 하죠
하지만 바바 부단이라는 인물이 메카를 순례한 후 들린 모카에서
7알의 커피 열매를 품에 숨겨와 인도 남서부 해안에서 커피 재배를 시작했는데
그곳에서 재배한 커피가 유럽으로 전해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네덜란드 또한 1690년부터
예멘의 항구도시인 아덴에서 커피를 밀수해 온후 재배를 시도했는데
몇 차례 실패 끝에 1699년부터 안정적인 재배를 시작할 수 있었다고 하네요
한편 프랑스는 이탈리아나 영국, 네덜란드등
다른 유럽의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늦게 커피 열풍이 불었는데
늦게 배운 도둑질이 무섭다는 말처럼 사람들이 미친 듯이 커피 사재기에 나섰다고 합니다
그렇게 되면서 정작 오스만 제국의 수도 이스탄불에 커피가 부족해지는 상황이 발생하자
분노한 술탄이 유럽으로의 커피 수출을 금지시켜 버렸다고 하죠
그러자 프랑스는 1713년 네덜란드와 위트레흐트 조약을 맺었을 때
선물로 받았던 커피나무를 이용해 재배를 시작했다고 하는데요
첫 10년 동안은 계속 재배에 실패했지만
1723년 카리브해의 마르티니크라는 섬에서
해군 장교 마티유 드 클리외가 재배에 성공한 품종을
아이티와 과들루프 등에 옮겨심으면서 점점 생산량을 늘려나간 끝에
프랑스도 1730년대부터는 안정적으로 커피를 생산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오히려 이전에 자신들에게 커피를 팔았던 중동지역에
거꾸로 커피를 수출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고 하죠
우리나라에서는 19세기말 무역이나 선교 등의 목적으로
조선을 방문한 서양인들을 통해 커피가 퍼지기 시작했다고 하는데요
1884년 1월 미국인 퍼시벌 로웰이 밥을 먹은 후
한강 주변에 있는 창랑정에서 커피를 마셨다고 회고록에 적은 것이
우리나라와 관련된 기록에서 커피가 처음으로 등장한 순간이라고 합니다
이때 조선에서 커피는 '양탕국'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는데
당시 양반들은 외국인에게 커피를 선물 받으면 두고두고 아껴 마셨을 정도로 좋아했으며
국왕이었던 고종도 커피를 매우 좋아했다는 기록이 있죠
고종이 얼마나 커피에 대해 잘 알고 있었는지 알려주는 일화가 있습니다
1898년 김홍륙이라는 인물이 고종을 암살하기 위해
고종이 마실 커피에 치사량이 넘는 아편을 몰래 넣은 사건이 있었는데
이때 고종은 평소 자신이 마시던 커피와 향이 다르다는 것을 눈치채고는
일부러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서 독살 위기를 벗어났다는 기록이 있다고 하네요
하지만 당시 고종과 같이 있었던 황태자 순종은
커피맛의 차이를 눈치채지 못한 채 아편이 든 커피를 한 모금 마셔버렸기 때문에
그 후유증으로 두고두고 고생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상류층들만 마시는 고급 음료로 여겨지던 커피였지만
외국에 유학을 다녀온 조선인들 중 커피하우스를 여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점점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해방 후 미군들을 통해 인스턴트커피가 사람들에게 널리 퍼지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커피를 마시게 되었다고 하죠
2000년대 이후로는 엄청난 수의 커피 매장이 전국적으로 늘어났고
이후로 수많은 사람들이 커피 연구에 뛰어들게 되면서
지금은 우리나라도 서유럽 못지않게 커피문화가 발달하게 되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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