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이집트는 흑인의 나라였다는 말이 있는가하면
백인의 나라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고 합니다
이집트 인종에 대한 진실과 거짓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집트가 흑인들의 나라라는 오해를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물론 이집트에도 흑인왕조가 잠깐씩 들어선 적은 있지만
그것은 말 그대로 잠깐일 뿐이고
이집트 왕조 역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백인들이라고 합니다
몇몇 사람들은 고대 이집트인들이 자신들의 땅을
'검은 땅'이라는 뜻인 케메트라고 부른 걸 가지고
그들이 흑인이었다는 주장을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고대 이집트인들이 자신의 땅을 케메트라고 부른 것은
그들이 흑인이어서 그런 게 아니라 나일강이 범람하면 나타나는
비옥한 흙의 색깔이 검은색이었기 때문이었다고 하죠
하지만 흑인 중심으로 역사를 인식하는 '아프로센트리즘'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각종 매체에서 고대 이집트인이 백인으로 묘사되면 여기에 악플을 달거나
고대 이집트인 흑인설과 관련된 꾸준글을 올리는 경우가 많다고 하죠
심지어 진짜 이집트 사람인 '라미 말렉'을 두고
백인이 이집트인 노릇을 한다고 까는 황당한 사건도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여러 가지 남아있는 기록을 보면
고대 이집트를 흑인 문명이라고 말하기는 힘든 것이 사실이라고 하죠
네페르티티 흉상에 나와있는 이집트 왕비 네페르티티만 봐도
흑인보다는 오히려 백인에 더 가까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물론 일부 학자들은 네페르티티가 고귀한 왕비로서
밖에서 일을 하지 않아서 피부색이 하얗게 된 거라고 주장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흉상의 모습을 보고
그녀를 흑인이라고 말하는 것은 도저히 무리가 있어 보이죠
뿐만 아니라 2천 년 전 이집트 파이윰 유적에서 발견된 벽화와
그곳에서 발굴된 미라를 바탕으로 복원을 해놓은 그림을 봐도
당시 이집트인들이 백인이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결정적으로 세티 1세의 무덤 벽화 일부분에 나와있는
인종들을 표현한 그림을 보면
리비아인과 오늘날의 수단인인 누비안 그리고 시리아인과 이집트인이 있는데
아프리카계 흑인인 누비안과 이집트인의 피부색이
확실히 다르게 표시돼 있는 것을 볼 수 있죠
이집트가 혼란스러웠던 이집트 말기 왕조 시절 누비아 인들이
'흑인 왕조'라 불리는 제25왕조를 세워 이집트를 다스리긴 했지만
그건 아주 잠시일 뿐이었고
몇 천년에 달하는 이집트 역사 대부분의 기간 동안
순혈 흑인은 고대 이집트 사회의 주류가 아니었다고 합니다
고대 이집트인이 흑인이었다는 황당한 주장은
그저 이집트가 아프리카에 있는 나라였으니까
거기 살던 사람들도 당연히 흑인일 거란 막연한 생각과
미국 흑인들의 흑인 중심으로 역사를 인식하는
아프로센트리즘 그리고 정치적 올바름이 연결된 결과라고 하죠
물론 이집트에 오랜 역사를 거쳐 흑인들이 다수 유입된 것은 사실이라서
현대 수단 아랍인들의 조상쯤 되는 누비아 인들을
이집트에서 용병으로 쓰기도 했고 흑인 혼혈 파라오도 있었다고 합니다
현대의 미국이나 브라질, 멕시코처럼 흑인이 다수인 문명은 아닐지라도
흑인이 소수 집단을 차지하고 있는 문명인 것은 맞았던 것이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고대 이집트가 흑인들의 나라라는 것은
현대 미국과 브라질, 멕시코에 흑인들이 많이 살고 있다고 해서
흑인들의 나라라고 주장하는 것과 비슷한 논리라고 하네요
앞에서 잠깐 소개했듯 고대 이집트인들이
스스로의 나라 이름을 검은 땅이라는 뜻의 '케메트'라고 불렀다는 것 때문에
'지금도 아프리카를 검은 대륙이라고 부르듯
고대 이집트인들도 자신들이 흑인이어서
그런 이름을 붙인 게 아니냐'는 주장도 있지만
그렇게 따지면 흑해 문화권의 주민들도 모두 흑인이 되어 버린다고 하죠
여기서 말하는 '검은 땅'은 주민이 흑인이어서 그런 이름을 붙인 게 아니라
나일강이 범람하고 나면 남는 시커먼 흙이 비옥해서 농사가 잘 되었기에
'검은 땅'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이라고 합니다
중국의 황하가 노란 피부의 동양인들이 살아서 그런 게 아니라
강물에 황토가 많아서 붙은 이름인 것과 같은 이유죠
하지만 아직까지도 고대 이집트인들이 흑인이었다는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이들은 문명 시리즈나 미이라 시리즈처럼
고대 이집트인이 백인으로 묘사되는 작품의 영상이 인터넷에 올라오기만 하면
고대 이집트인들은 흑인이었으며 현대의 이집트인들은
진정한 파라오의 후손이 아니라는 주장을 해대고 있고
심지어 박물관 같은 곳에서 이집트 유물을 전시할 때면 일부 흑인들이
고대 이집트 문명은 흑인이 세운 문명이었으니
사하라 남쪽에 있는 아프리카 문명권의 전시물과
가까운 곳에 전시해야 된다며 항의를 해댈 정도라고 합니다
영화나 뮤직비디오에서도 등장하는 이집트인들의 인종은 큰 관심거리였죠
2014년 개봉한 엑소더스 신들과 왕들은
고대 이집트인들을 다루면서 백인 배우들을 기용했다는 이유 때문에
개봉하기 훨씬 전부터 엄청난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1992년에 발매된 마이클 잭슨의 곡 'Remember the time'도
고대 이집트 왕실이 배경인데
여기서는 아예 파라오부터 시작해서 대부분의 이집트인들이
모두 흑인들로 캐스팅되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2023년에는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퀸 클레오파트라에서도
클레오파트라가 흑인 여왕이라고 주장하며 역사왜곡 논란이 있었죠
하지만 역사기록을 살펴보면 클레오파트라는
알렉산더 대왕의 아래에 있던 장군인 프톨레마이오스가 세운 왕조인
프톨레마이오스 왕조의 인물이기 때문에 그리스계 왕족이었으며
그녀를 흑인으로 묘사한 그 어떤 기록이나 유적도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몇몇 잘못된 의견 때문에 지금까지도 오해가 생기기는 했지만
결론을 내리자면 이집트는 아프리카에 있긴 하지만 흑인들이 아닌
백인들의 나라였다고 보시면 될 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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