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나라 태종 이세민이 태자이자 형이던 이건성을 제거하고
황위를 탈취한 당나라판 왕자의난, 현무문의변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형제들을 죽이고 왕위에 오르게 됩니다
과거 수많은 나라들에서도 이런 왕위다툼은
흔하게 일어났는데요
명나라의 영락제가 일으킨 정난의 변과
오나라 손권의 자식들의 황위를 둘러싼 다툼인 이궁지쟁,
그리고 조조의 아들 조비와 조식, 조창 등의 다툼 등
이것 외에도 수많은 일들이 벌어졌었죠
오늘 이야기 할 이야기도 당나라 황위를 두고
형제들끼리 죽고 죽이는 싸움이 벌어진
'현무문의 변'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수양제 양광은 막대한 비용이 드는 토목공사에다가 극심한 사치,
그리고 여러차례에 걸친 고구려 원정 실패로 인해
수나라 백성들의 원성은 하늘을 찌르고 있었고
수많은 지역에서 반란이 일어나고 있었죠
태원유수이던 이연 역시 반란을 일으켰고
이후 수도였던 장안을 함락시킨뒤 수공제를 옹립하고
수양제가 강도에서 부하에게 살해당하자
그는 수공제에게 양위를 받아 황제에 오르니
그가 바로 당나라 고조입니다
당나라를 세운 고조 이연은 황제가 되고난 이후
장남이던 이건성을 황태자로 삼았는데요
하지만 당시 당고조 이연의 아들들 중에서
가장 명성이 높은 인물은 둘째아들 이세민이었던 것이죠
이세민은 당나라가 건국되고나서 아버지 이연의 명을 받아
여전히 각지에서 일어나고 있던 반란을
단 한번의 패배없이 모조리 진압하기도 했었기에
이연은 그에게 '천책상장(天策上將)'이라는 칭호를 하사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당나라가 건국 되기 이전부터
아버지를 도와 가장 큰 공적을 세웠던 인물 역시 이세민이었죠
하지만 장남 이건성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는데요.
이건성은 이연의 근거지였던 태원을 사수하는 임무를 맡았기 때문에
그 덕분에 당나라가 천하를 통일하는데 이바지하긴 했지만
이세민의 화려한 공적에는 미치지 못했던 것입니다
거기다가 이세민의 공훈이 그야말로 막대하다는 것은
이미 모두가 인정하고 있었죠
하지만 이세민이 왕세충과 격돌할땐
이건성은 돌궐을 막고 있었으며 이건성의 공적 역시 만만치 않았고
심지어 정신에 문제가 있다던지
아니면 성질이 더러워서 폭군의 기질이 보인다던지 하는
결격 사유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연의 강력한 경쟁 군벌이던 설인고, 유무주, 두건덕, 왕세충 등을
모두 물리친것이 바로 이세민 이었고
그의 공은 넘사벽 수준이었던 것이죠
비록 이세민이 아버지 이연의 아들로써 반란군에 소속되어 있었지만
사실상 그는 아버지 이연과 함께
반란을 일으킨 동업자라고 봐도 무방했을 정도였습니다
이후 이세민은 태자의 궁에 버금가는 자신의 궁 '홍의궁'을 짓기 시작하자
이건성은 점점 느껴지는 압박감에 준비를 하기 시작했죠
바로 동생 이세민에게 공격당하지 않기위해
먼저 그를 공격해야겠다는 생각에
인재들을 모으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이세민 역시 마찬가지였는데요
이세민은 황제가 되고 싶다는 야심이 가득했고
그러기 위해선 형 이건성과의 황위 다툼은 불가피 했던 것이죠
그래서 이세민 역시 많은 인재가 필요했기에
이세민과 이건성은 서로 경쟁적으로 인재들을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한편 이건성에게는 굉장히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인물이 같은편이 되었는데
그는 바로 동생 중 한명인 제왕 이원길이었죠
이건성은 이원길에게 이세민을 죽이고 난 뒤에
황태제로 삼겠다고 약속했던 것인데요
이건성의 부하들이 황제의 아들이자
엄청난 공을 세운 개국공신을 대놓고 공격할수 없기도 했고
태자인 이건성이 진왕인 이세민을 견제하는것도
태자로써 가오가 살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것이었는데,
이때 이원길은 같은 황자이기도 했기 때문에
얼마든지 당고조 이연을 찾아가 이세민을 공격할수 있었고
이세민 입장에서 이원길은 정말 까다로운 상대였던 것이죠
거기다가 태자편에는 당시 깐깐한 성격에 뛰어난 두뇌를 가졌던
위징이 참모로써 이건성을 보좌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세민 입장에선 여러개의 큰산을 넘어야 비로소 태자가 될수 있었던 것입니다
거기다가 이연 역시 이세민의 명성과 그가 쌓은 막대한 공 때문에
장남 이건성에게 피해가 갈까봐 이세민을 조금 멀리하기 시작했는데요
이연은 측근 부하에게 '둘째가 많이 달라졌다'면서 흉을 보기 일쑤였으며
이연의 비빈들에게도 이세민은 평판이 너무 좋지 않았기에
비빈들은 계속해서 이연에게 이세민에 대한 험담을 했는데
이러한 일들 역시 이세민에게는 불리한 점으로 작용했던 것입니다
심지어 이원길은 이세민이 스스로 자신은 천명을 가졌으니
훗날 천하에 주인이 될것이라고 말하고 다닌다며 이연에게 말했고
이말에 격분한 이연은 이세민을 불러 꾸짖으며
나와 태자인 형이 있는데도 그렇게 천자가 되고싶냐고 되묻기도 했죠
그러자 이세민은 자신이 하지 않았던 말이지만
일단 머리를 숙이며 용서를 구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 때문에 이연은 더욱 이세민을 의심하게 되었으며
이세민은 누가 그런말을 하고 다녔는지 철저히 조사를 하기 시작했고
이 일의 배후에는 이건성과 이원길이 있다는걸 알아차리게 되죠
그러던 이때 유흑달이라는 인물이 반란을 일으켰는데
이세민이 또 공을 세우지 못하게 하기 위해 이세적을 보냈지만
유흑달에게 대패하고 말았고
결국 이연은 어쩔수없이 이세민에게 명령해
반란을 토벌하게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세민이 철수하자
유흑달이 돌궐을 등에 업고 다시 반란을 일으켰는데
이때 태자파였던 위징과 왕규가 이건성을 찾아가
자신이 출진해 반란을 진압하겠다고 이연을 찾아가 선언하라고 말했고
그렇게 이연의 허락을 받은 이건성은
군사를 이끌고 가 유흑달의 반란을 진압해
자신도 호락호락하지 않다는걸 알릴수 있었죠
거기다가 이세민의 세력을 약화시키려한 이건성은 모략을 써
이세민의 모신이던 방현령과 두여회를 조정으로 불러들여
이세민과 떼어놓는데 성공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렇게 이세민이 세운 엄청난 공으로 인해
항상 기가 눌려있던 이건성이었지만
정치적인 투쟁에서 입지를 다지다보니
점점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던 것이죠
그러던 626년, 마침내 이세민이 결단을 내리게 되는데요
바로 돌궐이 당나라를 공격해오자 이건성은 이 기회를 틈타
이세민 일파를 일망타진할 계획을 세웠던 것입니다
바로 제왕 이원길이 돌궐을 막는 지휘관이 된 이후
이세민 일파이던 울지경덕과 진경 등을 데리고 출진해
온갖 모함을 한뒤에 죽여버릴 생각이었던 것이죠
하지만 이 소식은 이세민 일파에게 알려지고 말았고
그로인해 굉장히 분노하게 되었습니다
이때 이세민의 처남이던 장손무기가
군사를 일으켜 쳐들어가자며 이세민을 설득했고
울지경덕 역시 이세민이 움직이지 않으면 자기가 나서겠다고 말하자
이세민은 결단을 내린듯 방현령과 두여회를 불러들이라는 명령을 내렸고
626년 6월 3일, 그는 아버지 이연을 찾아가
이건성과 이원길이 아버지의 후궁들을 희롱했다고 고발해버렸죠
이세민의 말에 깜짝놀란 이연은 직접 물어보겠다며 그들을 궁으로 불렀고
이 소식을 들은 이원길은 의심스럽다며 핑계를 대고 가지 말자고 했지만
이건성은 괜찮다며 가기로 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사실 이것은 그들을 궁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이세민의 계책이었는데요
그렇게 다음날인 6월 4일 이른 아침, 이건성과 이원길은 함께
태극궁의 현무문 쪽으로 걸어가고 있었죠
그런데 문 안쪽으로 들어섰을때 이건성은 뭔가 꺼림칙한 기운을 느끼고
황급히 다시 돌아가려고 하는 순간
완전 무장을 한채로 이세민이 나타나
큰소리로 이건성을 향해 "대형!!" 하고 불렀습니다
그러자 깜짝 놀란 이원길은 이세민을 향해 활을 세번 쐈지만 모두 맞히지 못했고
이때 이세민은 단 한발의 화살로 이건성을 쏴 맞춰버렸죠
그렇게 말에서 떨어진 이건성은 죽어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각자 데리고 온 소수의 부하들끼리 전투가 벌어졌는데
이때 울지경덕이 70명의 병력과 함께 전투가 벌어진 현장에 도착했고
그렇게 이세민 일파의 승리가 확실시 되고 있었죠
그런데 태자이자 형이었던 이건성을 죽인 일이
이세민 입장에서도 너무 떨리는 일이었는지 반쯤 넋을 놓고 있다가
이세민은 나무에 걸려 말에서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이세민이 말에서 떨어지는걸 본 이원길은
그대로 그에게 달려들어 이세민을 죽이려고 했지만
그 모습을 본 울지경덕이 이원길을 덮쳐
그렇게 이원길 마저 세상을 떠나고 말았죠
그렇게 전투가 끝나자 울지경덕은 몸에 피를 뒤집어 쓴채
고조 이연에게 찾아갔습니다
그때 연못에서 배를 타고 있던 이연은
울지경덕의 처참한 모습을 보고
자신을 죽이러 온것으로 알고
깜짝 놀라 누가 반란을 일으켰냐며 물었죠.
그러자 울지경덕은 태자 이건성과 제왕 이원길이 반란을 일으켰지만
진왕 이세민이 이를 진압했으며
혹시나 이연이 놀랄까봐 상황을 알려주라며 자신을 보낸것이라 말했습니다
두 아들의 죽음을 전해들은 이연은 매우 슬퍼했지만
이미 대세는 이세민에게로 기울어졌다는걸 알고
곧바로 이세민을 황태자로 삼았고
그리고 2개월뒤 이세민에게 황위를 물려주게 되었죠
그렇게 이세민은 당나라 2대 황제 태종이 되었는데요
이후 이세민은 병사를 보내 기껏해야 10살도 안된
이건성의 아들들과 이원길의 아들들을 모조리 죽여 후환을 없앴고
그들의 가족들 역시 모두 죽거나 서인이 되어 쫓겨났으며
동생 이원길의 후궁이던 여인을 자신의 후궁으로 삼기까지 했습니다
또한 아버지 이연은 635년에 세상을 떠날때까지
거의 유폐되다시피 하면서 살았으며
이세민을 험담하던 이연의 후궁 윤덕비도 죽임 당하고 말았죠
이세민은 훗날 정관지치라는 태평성대를 이룬 명군이 되지만
이 '현무문의 변' 사건때 갖가지 패륜을 저지르고 황위를 빼앗았기 때문에
현재까지도 부정적인 평가를 피할수 없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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