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의 남녀혼탕, 남녀혼욕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혼욕이란 남자와 여자가 함께 목욕을 하는 것을 말하죠
보통은 애인이나 부부 혹은 가족 사이에서 혼욕을 많이 하지만 문화권에 따라서는 아예 혼탕이라는 공간을 따로 만들어서 아예 모르는 남녀들이 같이 혼욕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만 그런 경우에는 아예 옷을 다 벗고 있는 경우는 드물죠
오늘은 우리나라를 비롯해서 세계 각국의 혼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현재 대한민국에서는 법적으로 혼욕이 금지이기 때문에 만 4세 이상의 남녀는 목욕탕에 동반 입장이 불가능하며 앞으로도 한국 내에서 혼욕 문화가 자리 잡을 가능성은 없어 보이죠
하지만 옛날에는 우리나라에서도 혼욕을 했던 기록을 찾아볼 수 있는데 신라시대에는 귀족들이 대부분 자신의 집에 여러 명이 같이 쓰는 목욕시설을 갖추고 있었으며 절에서는 스님들과 신도들이 함께 쓰는 대형 목욕탕이 있었다고 하네요
1123년에 송나라 사신으로 고려를 방문한 서긍이 쓴 선화봉사고려도경을 보면 고려시대에는 혼욕이 일반적인 풍습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서긍의 기록에 따르면 고려인들은 아침에 일어나면 먼저 목욕부터 했으며 여름에는 하루에 두 번씩 목욕을 할 정도로 자주 씻었기 때문에 중국인들이 때가 많은 것을 비웃었다고 하는데요
그 당시에는 대형 사찰에 있는 일부 목욕시설 정도를 제외하면 지금과 같은 공중목욕탕이 없었기 때문에 계곡이나 흐르는 시냇물에서 사람들이 모여 남녀 구분 없이 모두 옷을 언덕 위에 벗어놓고 벌거벗은 남녀가 같이 몸을 씻는 것이 자연스러웠다고 하죠
다만 조선시대로 넘어오면서부터 남녀 접촉을 엄격히 제한하는 유교 윤리 때문에 남녀의 혼욕이나 벌거벗고 목욕을 하는 것을 불온한 행위로 취급해서 왕족이나 양반들조차 전용 옷을 걸치고 목욕을 해야만 했습니다
한국에서 다른 나라의 혼탕이라고 하면 흔히 일본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인터넷이나 티비에서 보이는 것과 다르게 일본인들도 일상생활 속에서 혼탕을 갈 일은 그리 많지 않다고 하죠
그나마도 젊은 남녀들이 많이 오는 혼탕은 수영복을 필수로 입어야 하며 옷을 벗고 들어가는 혼탕은 노인들이 대부분이라고 합니다
일본의 혼욕 역사는 매우 오래됐는데 일반적으로는 에도 시대 이전부터 존재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다만 에도 시대 때는 물이 워낙 부족했기 때문에 지금의 사우나와 같은 형태를 목욕이라고 불렀으며 혼욕도 사우나탕에 남녀가 같이 들어가 있는 식이었다고 하죠
재미있는 사실은 당시 맞선을 혼욕탕에서 보는 경우도 많았는데 첫 만남에 서로의 알몸을 보면서 몸에 이상이 없는가를 체크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1853년 쇄국정책을 취하던 일본이 서양의 문물에 큰 충격을 받고 그들의 문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한 쿠로후네 사건이 일어났는데 당시 일본을 방문한 페리 제독이 혼욕을 하는 일본인들을 보고 음탕한 사람들이라고 표현하자 서양에 비춰지는 일본의 모습이 걱정됐는지 이후 일본에서 혼욕 문화는 빠르게 사라져 갔다고 하네요
현대 일본의 경우는 사실상 전국에서 혼욕이 금지되어 있지만 료칸이나 온천 또는 대형 공중목욕탕에서 가족탕이나 대절탕이라는 것을 이용하면 혼욕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리고 가족탕이나 수영복 착용 같은 제한이 없는 혼욕이 가능한 온천은 대도시 같은 곳에서는 찾아볼 수 없고 인구가 적은 시골지역에 가야 볼 수 있는데 그나마도 그 지역에 사는 어르신들이 대부분이라고 하죠
여담으로 일본의 경우 남탕이라도 욕탕과 탈의실 청소를 여성들이 하는 경우가 많고 때를 밀어주는 세신사도 여성들이 대부분이라고 하니 일본 여행 가서 목욕탕을 이용하시게 되는 분들은 너무 놀라지 마세요
유럽 국가들 중에서는 독일이 오래전부터 혼욕으로 유명한데 중세 말기인 14세기 독일에서는 마을에 축제가 있으면 남녀가 함께 옷을 벗고 목욕을 즐겼다고 합니다
마치 고대 로마시대의 목욕문화처럼 당시 독일에서는 혼욕이 파티처럼 취급된 것인데 결혼식이나 특별한 연회가 있을 때면 대중목욕탕으로 가서 모든 사람들이 맨몸을 드러낸 채 이야기를 하거나 술을 마시며 즐겼다고 하죠
로마의 책 사냥꾼이라 불리던 포조 브라촐리니의 기록에 의하면 그가 독일 바덴의 온천에 갔을 때 그곳 사람들은 젊은 여자든 나이 든 여자든 상관없이 남자들 앞에서 아무런 거리낌 없이 벌거벗은 채로 물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남탕과 여탕을 구분하는 격자 같은 것이 있기는 하지만 그야말로 형식적인 것일 뿐 그들은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서로를 만지거나 음료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하죠
독일에는 현재도 전국적으로 수많은 혼탕이 있는데 비스바덴이나 바덴바덴 등 지명에 '목욕하다'라는 뜻의 baden이 들어가 있는 곳은 대부분 목욕으로 유명한 곳이라고 합니다
독일의 혼탕에는 젊은 여자와 남자들이 많지만 그곳에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자연스럽게 자기 볼일을 보거나 지인들과 이야기를 나눈다고 하죠
독일의 혼탕에 가게 될 경우 혹시라도 다른 사람들을 뚫어져라 쳐다보다가는 강제로 쫓겨날 수도 있다고 하니 조심하세요
실제로 최근에는 혼탕에 들어온 동양인들이 그곳에 있는 사람들을 너무 쳐다보고 다녀서 동양인이 들어오면 꺼려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고 합니다
그리고 유럽의 일부 국가에서 공창제를 실시하는 곳들은 일반적인 목욕탕뿐 아니라 성매매가 포함된 형태의 목욕탕도 있기 때문에 해당 국가에서 혼탕을 가게 되면 미리 주의를 하는 것이 좋겠죠
독일과 핀란드에는 대부분의 목욕탕이 혼탕인 경우가 많은데 이 나라들의 공중목욕탕은 우리나라와는 개념이 좀 많이 달라서 주기적으로 씻으러 가는 곳이라기보다는 우리가 온천 가듯이 놀러 가는 곳이라고 합니다
그 외에 헝가리의 세체니 온천이나 아이슬란드의 노천온천 같은 곳도 관광지로 유명한데 여기서는 옷을 홀랑 벗으면 안 되고 수영복을 입어야 한다고 하네요
지금까지 세계 각국의 혼욕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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