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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역사 탐구

모문룡. 조선에 주둔하면서 온갖 약탈을 일삼으며 악행을 저지른 명나라 장수

by 사탐과탐 2022. 1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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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조정과 백성들에게 온갖 악행을 저지른 명나라 장수이자 명나라와 조선 양쪽에서 모두 암적인 존재가 된 모문룡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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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후금에 대항한다는 명분으로 오랜 시간 조선에 머물렀지만 정작 조선에 별 도움은 안되고 오히려 민폐만 잔뜩 끼쳤던 명나라 말기의 무장 모문룡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576년 절강성 항주에서 태어난 모문룡은 어릴 때부터 유학을 공부했지만, 공부에는 딱히 소질이 없었던 탓에 10대에 군에 들어갔으며 그 이후 30세가 되기 전까지는 그와 관련해 특별한 기록이 남아있지 않다고 하죠 

그러던 1605년 큰아버지 모득춘의 유산을 받게 되면서 요동으로 왔는데 그때 요동총병인 이성량에게 발탁되면서 당시 무서운 속도로 확장하던 여진족을 견제하는 업무를 맡게 됩니다 

 

그 후 꽤나 오랜 시간이 지난 1621년 5월에 후금과의 싸움인 진강 대첩에서 큰 활약을 하고 동강진을 거점으로 요동지역을 계속 공격해서 후금의 후방을 교란하는데 큰 공을 세우면서 명나라의 수군을 이끄는 총병 자리에까지 오르게 되죠 

그런데 문제는 이 모문룡이 후금과 싸우는 과정에서 조선에 어마어마한 민폐를 끼쳤다는 것인데요

 

1622년 광해군은 후금의 후방을 교란하기 위해 조선 영토 내에 들어와 있던 모문룡을 본국으로 돌아가게 하려고 했지만 그럴 상황이 되지 않자 어쩔 수 없이 모문룡에게 평안도 철산 앞바다인 가도에 주둔하도록 허락을 했죠

이에 모문룡은 명나라 수군과 난민 1만 명을 모아 가도에 동강진을 설치하고 그곳에 머물게 됩니다

 

(글의 내용을 돕기 위한 이미지)
 

모문룡은 명으로부터 활동자금 은자 20만 냥을 지원받기는 했지만 20만 냥은 돈이 많이 드는 수군을 유지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액수였으며 그가 있던 가도는 농사도 잘되지 않는 좁은 섬이었죠

때문에 군량이 부족해지자 주기적으로 조선에 군량을 강요해서 식량을 강제로 거둬들였는데 이 식량의 양만 매년 10만 석에 달했다고 하는데요

뿐만 아니라 흉년이 들어 조선에서 식량 지원을 할 수 없었던 때는 군사들을 이끌고 황해도와 평안도에 상륙해서 조선의 백성들을 약탈하는 만행을 저지르기도 했습니다

 

모문룡의 부하들이 백성들을 너무 심하게 약탈하자 평안북도 의주부 부윤 이완이 그들 가운데 몇몇을 붙잡아 곤장을 쳤는데 모문룡은 부끄러움이란게 없는지 그 소식을 듣고는 오히려 분노하며 감히 상국의 병사를 때렸다고 조선 조정에 항의를 했고 결국 이완은 그 일로 인해 벼슬이 강등되었죠

모문룡이 전혀 군사적인 능력이 없는 무능한 장군이었다는 주장도 있지만 어쨌든 그는 당시 수군이 없는 후금을 상대로 계속 치고 빠지면서 요동반도에서 후금군을 견제하는 일은 잘 수행했다고 합니다

 

덕분에 후금은 빈집털이를 당할 것을 염려해 명나라와의 전선에 전군을 동원하지 못하고 항상 후방에 병력을 남겨둬야 했으니 이것은 인구가 적어 병력이 부족한 만주족의 입장에서는 커다란 부담이었고 결과적으로 모문룡도 어느 정도 공이 있다고 봐야겠죠

문제는 모문룡이 이런 활동을 이어갈수있었던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 바로 조선을 약탈해 모은 군자금이었다는 것입니다

안 그래도 골칫거리였던 모문룡이 조선의 조정을 발칵 뒤집어버린 사건도 있었는데요

 

1624년 1월 22일, 이괄의 난이 평정되자 모문룡은 조선 조정에 축하 선물을 보냈는데 문제는 그 선물이 홀딱 벗은 여인의 자태를 상아에 조각해서 만든 '춘의'라는 누드 조각상이었다는 것입니다

남녀칠세부동석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엄격한 유교국가인 조선에 저런 망측한 조각상을 선물이라고 보냈으니 그야말로 기겁할 노릇이 아닐수 없었죠

 

(글의 내용을 돕기 위한 이미지)
 

게다가 모문룡의 부하 모유견이라는 자는 그 과정에서 말을 타고 조선 궁궐에 들어오려다가 제지당하기도 했으니 그들이 조선을 얼마나 우습게 보고 있었는지 알만합니다

모문룡이 조선에 끼친 민폐는 이것뿐만이 아니었는데요

 

모문룡은 자신이 많은 명나라 난민을 보호하고 있다는 것을 구실로 조선과 명나라에서 자금지원을 받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명나라는 당시 각지에 농민반란이 일어나면서 반란군을 진압할 군대를 조직하느라 극심한 재정난에 시달리면서 모문룡을 지원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죠

결국 이 재정부담은 고스란히 조선의 몫으로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정작 조선에서 모문룡에게 지원을 해줬음에도 명나라 난민들에 대한 식량 지원은 제대로 되지 않아서 가도의 명나라 난민들이 기아로 굶주리는 사태가 계속 발생했다는 것인데요

이에 조선에서는 급히 식량을 추가로 지원했고 난민의 규모에 비해서 엄청난 양인 무려 26만 석이나 되는 식량을 지원했음에도 여전히 가도의 난민들은 굶주림이 발생하는 상황이 계속됐다고 하니 아마도 모문룡이 지원금과 식량을 횡령해서 비밀리에 후금으로 팔아넘기며 자신의 배를 불렸던 것으로 짐작됩니다

 

그런데 모문룡은 정작 자신 때문에 후금이 조선에 쳐들어온 정묘호란 때는 가도에만 틀어박혀 있으면서 조선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죠

아예 가만있기라도 했으면 그나마 나았을 텐데 오히려 그는 안융창에 있던 난민을 공격해 민가를 불태우고 백성을 마구 죽였으며 평안도 정주에 피난 갔던 조선 백성 1만여 명을 공격하기까지 했습니다

 

덕분에 1만 명의 조선 백성들은 모문룡의 병사들을 피하느라 급히 물에 뛰어들면서 3백여 명만 겨우 목숨을 건졌고 나머지는 모두 살해당했다고 하네요

이에 조선 조정에서는 급히 병력을 보내 모문룡을 막도록 했고 양쪽 병사들 간에 충돌이 벌어졌지만 모문룡은 전혀 신경도 쓰지 않았다고 합니다

 

정묘호란 3개월 뒤인 6월에는 모문룡이 군선 50여 척을 이끌고 평안도 의주로 향했는데 거기서 고작 20명밖에 되지 않는 후금 기병을 만나자 그 자리에서 무기를 버리고 배에 올라타서 도망을 쳐버렸다고 하죠

모문룡이 거느린 군사들이 얼마나 기강이 엉망이고 훈련도 제대로 안된 오합지졸이었는지 잘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모문룡은 거기서 그치지 않고 나중에는 아예 대놓고 조선에 인삼을 내놓으라는 협박을 했는데 왜냐하면 당시 조선의 인삼은 명나라 고관이나 후금에 보내는 뇌물로 쓰기에 더없이 좋은 물건으로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모문룡의 요청을 받은 황호가 지금 조선도 국고가 탕진되고 나라 살림이 어려워 인삼을 줄 수 없다며 거절하자 모문룡은 이에 앙심을 품고서는 "내가 하늘의 별자리를 보니 매우 불길한 징조가 있어 내 말을 듣지 않으면 조선의 종묘사직이 망한다"라는 악담을 퍼부었다고 하죠

 

(글의 내용을 돕기 위한 이미지)
 

그럼에도 조선에서 순순히 인삼을 내놓지 않자 11월 22일에는 아예 명나라로 파견되는 조선의 사절단인 동지사 일행이 가진 은과 인삼을 강제로 약탈해버렸습니다

명나라 황제에게 보낼 조공물을 마음대로 빼앗아간 것이죠

게다가 모문룡의 하인인 왕학승은 자신과 같이 일하는 종 15명을 거느린채 평양 인근의 군현들을 마음대로 들락거리며 약탈을 하고 심지어 고을 수령을 붙잡아 가두고 모욕하는 짓까지 벌였다고 하니 모문룡과 그 수하들이 얼마나 조선을 우습게 여겼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런 모문룡의 패악질은 그의 상관인 원숭환 덕분에 끝을 맺게 되죠

당시 명나라 조정에서는 모문룡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지만 정작 그의 상관인 원숭환은 모문룡의 실체를 알고 있었으며 그가 조선과 요동의 주민들에게 얼마나 큰 피해를 끼치고 있는지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1629년 4월 27일 원숭환은 군사 관련 문제를 논의한다는 핑계로 모문룡을 요동반도의 쌍도로 불러들였고 6월 5일 모문룡과 만난 자리에서 첫날에는 연회를 벌여 그를 환대하는척한 뒤 다음날 모문룡을 즉시 체포해버렸죠

 

그리고 원숭환은 그 자리에서 모문룡을 참수해 버린 뒤 "모문룡은 가도에 수년 동안 있으면서 조선 국왕인 인조 덕분에 호사를 누렸는데 탐욕스러운 성품으로 인해 조선에 무리한 요구를 함으로써 오히려 명나라에 수치를 안겨줬으니 내가 황제로부터 받은 권한을 이용해 모문룡을 제거했다"라는 편지를 조선에 보냈죠

 

그렇게 명나라와 조선 모두에게 암적인 존재였던 모문룡은 자신이 쌓은 업보로 인해 비참한 죽음을 맞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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