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남자 무용수 바차바지들이 어른 남자들에게 당했던 끔찍한 착취 아프가니스탄 성문화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오늘은 여러분에게 조금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는 나라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바로 아프가니스탄의 성문화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아프가니스탄을 흔히 아프리카 쪽에 위치한 국가로 오해하시는 분도 많지만 사실 이나라는 아시아 중남부에 위치해 있습니다
국교로 이슬람을 믿는 아프가니스탄에는 주변의 다른 이슬람 국가와는 다른 특이한 악습이 하나 있다고 하죠
바로 오늘 소개해드릴 바차 바지라는 성문화입니다
바차 바지는 페르시아어로 소년(bachen)과 놀이(bazi)라는 단어의 합성으로 주로 공연을 하면서 생계를 꾸려나가는 청소년 무용수들을 뜻하는데 9살에서 15살 사이의 가난한 집 아이들을 모집해서 댄서로 키워주는 것이 일반적이며 여장을 시켜서 공연시키는 경우가 많다고 하죠
여자가수들을 데려다가 공연시키는 것이 힘드니 그 대신 여장한 소년들을 투입시키는 것인데요
아프가니스탄의 일부 지역과 파키스탄 북서부 지역에서 이들 청소년 무용수를 바차바지라고 부르며 이들 바차 바지들은 아프간 공권력의 보호를 받지 못하기 때문에 성매매나 성착취, 납치의 대상이 되는 일이 흔한 데다가 폭행이나 강간사건을 당해도 처벌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동성애가 멸시되는 아프가니스탄에서도 이들을 상대로 성관게를 가지거나 연애를 하는 것은 모르는 척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전통적으로 바차 바지를 상대로 이런 짓을 하는 대부분의 가해자들은 지역의 토호나 유력 군벌들이었다고 하죠
그러다 보니 아프간에서 평범한 일반인 동성애자들이 만약 커밍아웃을 하면 명예살인이나 테러, 징역형 같은 험한 꼴을 당할 확률이 높지만 권력자나 부자들의 경우에는 뇌물로 법적인 처벌을 피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평범한 아프간의 동성애자들은 권력자와 부자들은 마음껏 동성을 만나도 처벌받지 않는데 자신들은 돈과 권력이 없어서 안 좋은 꼴을 당하는 것이라며 자조하기도 합니다
놀랍게도 이런 풍습은 수백 년 전부터 전해져내려 온 것이라고 하는데요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예전부터 여성들에게 극단적인 정조 관념을 요구해 왔기 때문에 그녀들에게 사회적으로 용납되는 성생활이라고는 부부 관계가 전부였습니다
때문에 몇몇 지위 있는 남성들이나 광대들이 여성스러운 외모를 가진 10대 초반의 남자아이들을 데리고 무용수로 만들어서 여성들 대신 성행위를 하도록 만든 것이죠
사실 이것이 아프가니스탄에서만 있던 풍습은 아니었고 과거 오스만 제국에서는 쾨젝, 옛 이집트에서는 카왈이라고 부르는 남자무용수들이 존재하기는 했지만 현재는 역사책에서나 볼 수 있던 풍습정도로 취급되기 때문에 아직까지 이런 악습이 여전히 존재하는 아프간과는 사정이 다르다고 합니다
이들 무용수들은 기본적으로는 아프가니스탄 각지를 돌며 공연을 하면서 그 돈으로 생계를 꾸려나가는 존재들이었지만 자발적으로 성매매를 하면서 돈벌이를 하는 경우도 많고 강제로 착취를 당한 후 돈은 다른 사람에게 뺏기는 경우마저 자주 있다 보니 아프간 내에서도 큰 논쟁거리가 되었다고 하죠
때문에 아프가니스탄 왕국의 2대 군주 셰르 알리 칸 시절인 1872년부터 1873년까지 일시적으로 바차 바지를 금지하기도 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또다시 부활했기 때문에 영국인들이 이 바차바지 풍습에 대한 기록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미국과 아프가니스탄 사이에 벌어진 전쟁 직후에 바차바지들을 성매매하는 풍습이 다시 퍼지기 시작하자 2002년도 더 타임스를 통해 이 악습이 세상에 널리 소개되기도 했죠
2010년에 제작된 영국 다큐멘터리 영화 The Dancing Boys of Afghanistan에서도 이 문제를 다루고 있으며 칼리드 호세이니의 소설 '연을 쫓는 아이'에서도 이들의 존재가 언급됩니다
이런 바차바지로 일하는 청소년들은 나이가 들면 인기를 잃게 되기 때문에 은퇴 후 결혼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바차바지 중개업자로 일하면서 다른 바차바지들을 모집한다거나 아니면 나이가 든 채로도 계속해서 남자들과 성매매를 하며 먹고사는 악순환에 빠지는 경우도 흔하게 볼 수 있다고 하죠
이들 중에서는 단순히 생계를 위해서가 아니라 트랜스젠더 또는 동성애자로서 바차바지 생활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바차바지로 일하는 것 자체가 남자에게 몸 판다고 멸시당하는 일이기 때문에 공개적으로 커밍아웃을 하기도 힘들어서 이중생활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소련과 아프가니스탄의 전쟁 직후 탈레반의 주요 개혁 과제 중 하나가 바로 이 '바차 바지'를 없애는 것이었다고 하는데요
그들이 왜 굳이 이런 일에 힘썼는지 의문을 가질 수도 있지만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 애당초 탈레반의 목표가 이슬람의 종교율법인 샤리아 율법에 근거해 사회질서를 다시 세우는 것이었는데 '바차 바지'는 샤리아가 금지하는 동성애와 사치 그리고 향락까지 모든 것이 포함돼 있는 풍습이었기 때문이죠
게다가 탈레반과 대립하고 있는 무자헤딘들 가운데서도 바차바지를 데리고 노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았기 때문에 이 바차바지라는 악습을 없애는 것은 탈레반이 자신들의 지지층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이 되기도 했습니다
때문에 탈레반이 집권하던 시기 '바차 바지'는 양귀비 재배와 함께 아프가니스탄에서 엄격하게 금지되는 범죄였으며 만약 이런 행위가 발각되면 당사자들은 사형에 처해졌다고 하죠
하지만 애초에 탈레반이 잘하는 게 어린 여자아이를 대상으로 한 매매혼과 여자를 납치해서 강제로 혼인을 하는 약탈혼이었던 데다가 탈레반 조직원들 사이에서도 바차 바지를 하는 대원이 많았기 때문에 샤리아 율법을 지키겠답시고 다른 사람들에게 총질은 잘만 해대는 놈들이 정작 뒤로는 더러운 짓은 다하고 다니는 데다 남자랑 동성애까지 잘만 한다면서 사람들에게 많은 조롱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미국과 아프가니스탄 간의 전쟁 직후 탈레반을 몰아내고 다시 집권한 아프가니스탄 이슬람 공화국에서 바차 바지 문제는 더 심각해졌다고 하는데요
탈레반을 몰아낸데 대한 보상심리 때문인지 지역사회 곳곳에서 이 악습이 다시 퍼지게 된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 그런 악습을 막아야 할 군인과 경찰들 사이에서도 권위와 남성의 상징이랍시고 거리낌 없이 바차바지를 즐기는 지경이 되었죠
아프가니스탄의 많은 일반 시민들이 이들의 행태를 비난했지만 이들은 오히려 보란 듯이 바차바지를 계속했다고 합니다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된 미국과 영국 연합군의 장병들은 아프가니스탄인들의 이런 행위를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기 때문에 상부에 자신들이 보고 들은 것을 고발했지만 상부에서는 '문화적 차이'로 넘기라는 답변만을 할 뿐이었다고 하죠
미국 국무부에서도 바차 바지에 대해 자체 조사를 할 만큼 이러한 악습이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라고 여기기는 했지만 결국 바차 바지는 아프간 사회 내부의 문제였기 때문에 미국에서도 이에 대해 별 다른 영향력을 발휘하지는 못했다고 합니다
바차 바지와 관련된 중 가장 유명한 사건 중 하나는 바로 2017년 뉴욕 타임스 보도로 나온 미군 SOF 소속의 댄 퀸 대위와 찰스 매틀랜드 중사의 이야기로 이들이 아프가니스탄 지역 경찰 사령관인 압둘 라만을 구타했던 사건이었죠
성폭력 피해를 당한 아프간인이 경찰 초소에서 납치된 후 무려 2주 동안이나 성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을 듣고 크게 화가 난 이들은 그 길로 압둘 라만을 찾아갔고 이후 한 시간 동안 그를 폭행한 끝에 미 육군 검찰에 기소가 되면서 사람들에게 이 사건이 알려졌습니다
다행히도 불의에 분노한 이 두 사람에게 별다른 불이익이 주어지지는 않았고 모두 귀국 조치된 후, 군 검찰에서 기소를 취하하면서 마무리가 됐다고 하네요
아프가니스탄의 정책 연구가 사예드 살랄 샤잔의 주장에 따르면 바차 바지가 오늘날까지도 아프가니스탄에서 유행하게 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 하나는 바로 아프간의 군경들과 지방군벌들의 아래에 있는 민병대원들이 평소 하는 일에 비해서 그리 좋지 못한 대우를 받고 있는데 그런 그들이 불만을 품지 못하도록 돈 대신 다른 권한을 내주면서 지금과 같은 문제가 생기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바로 그들에게 성착취가 가능한 권한을 내주게 되면서 금지되어 있던 바차 바지를 그들에게는 몰래 허용해 준 것이죠
때문에 2017년에 법률이 개정되면서 이제 바차 바지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엄연한 성폭력 범죄로 규정된 상황임에도 유튜브에 돌아다니는 영상을 보면 바차바지들이 여전히 밤무대 일에 종사하며 돈벌이를 하는 모습을 아직까지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2019년에는 아프가니스탄의 이런 실태를 알리기 위해 시민사회 활동가인 무사 마흐무디와 에사눌라 하미디가 영국의 가디언지를 통해 아프가니스탄 로가르주의 6개 학교 남학생 최소 546명이 학교장이나 교사, 지방 공직자, 학교 선배 등으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는 사실을 폭로해 버렸죠
이들은 SNS에서 이 지역 남학생들이 성적 학대를 당한 동영상 100개를 발견한 뒤 피해자들을 찾아다니며 진상조사를 벌였다고 합니다
그들이 만난 피해자들은 대부분이 14∼20세 남학생들이었으며 이런 학대가 나라 곳곳에서 광범위하게 이뤄졌기 때문에 드러나지 않은 피해자가 수천 명이 넘을 수 있다고 주장했죠
게다가 SNS 동영상을 통해 얼굴이 공개된 피해 남학생 중 5명은 성폭력 피해를 당한 그들이 가족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오히려 가족이나 다른 지인들로부터 살해당했다는 사실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무사와 에사눌라는 이런 악습을 폭로했음에도 로가르주의 명예를 더럽혔다는 이유로 정보기관의 감시를 받았으며 이후 카불에서 아프간 국가안보국에 체포당하기까지 했죠
이런 환경 속에서 바차 바지가 없어지기는 현실적으로 힘들어 보이는 상황인데요
게다가 2021년 탈레반이 또다시 정권을 잡게 된 이후 이런 악습이 없어질 일은 더욱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하죠
그나마 공화국 시절 만들어놓은 인프라를 탈레반들이 죄다 망쳐놓은 데다가 식량난 때문에 국가기능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상태이기 때문에 지금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장기 매매나 신생아 거래 등의 끔찍한 문제들이 계속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오랫동안 계속돼왔던 성매매를 없애는 일에 큰 관심을 가질 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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