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무제 주원장은 명나라를 건국하고 나서 거의 10만명에 달하는 신하들을 숙청해버린
신하입장에서는 무시무시한 폭군이었습니다
주원장은 왜 그런 엄청난 숙청을 단행했던 것일까요?
바로 한나라를 세웠던 건달출신 유방과
명나라를 세운 가난한 농부출신의 주원장이 있죠
이들은 당시 가장 밑바닥 출신에서
황제까지 오른 만백성들의 영웅이었습니다
심지어 주원장은 어렸을적부터 탐관오리들에게 엄청 괴롭힘 당했었고
17살때는 마을에 가뭄과 메뚜기떼가 창궐했으며 전염병까지 돌았다보니
자신만 남고 가족들이 모두 세상을 떠나버리기도 했죠
그래서인지 주원장은 관리들의 부정부패를 엄청나게 싫어했으며
황제가 된 이후에도 관료들의 기강을 철저하게 단속했다고 합니다
그러다보니 백성들 사이에서는 그를 칭송하는 소리가 울려 퍼졌지만
신하들 사이에서는 그는 최악의 폭군이기도 했죠
주원장은 일개 백성들이 자신에게 불평 불만을 늘어 놓는다 하더라도
많은 사람을 선동하지 않는한 벌을 주지 않았던 반면
신하들은 자신에게 위협이 될까 싶으면
사소한 걸 트집 잡아 모조리 제거해 버렸습니다
그래서 주원장은 중국 황제들 중 최고의 숙청의 달인이기도 한데요
오늘은 이 주원장의 숙청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명나라의 3대 공신은 바로 서달, 유기, 이선장 이라는 인물들입니다
한나라로 치자면 서달은 한신, 유기는 장량, 이선장은 소하의 포지션에 있었던
명나라 개국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던 사람들이죠
그런데 명나라가 건국 되고나서 서달을 제외한
유기와 이선장도 숙청의 칼날을 피해가지 못했습니다
명나라를 세우는데 가장 큰 공을 세웠던 신하들도
무지막지하게 죽여버렸을 만큼 주원장은 너무나도 무서운 존재였죠
심지어 그는 열받았을 때 신하들을 두들겨 패는 경우도 허다했는데요
어느날 어떤 상소문이 올라와 주원장은 한 신하에게 읽어보라 시켰죠
그런데 상소문의 내용 중 극히 짧은 부분만 진짜 내용이고
나머지 대부분은 주원장을 찬양하는 글이었던 것입니다
이때 상소문을 읽던 신하가 계속해서 찬양글을 읽어나가자
바빠 죽겠는데 뭘 그걸 다 읽으면서 시간 낭비하냐고 불같이 화를 내며
조정대신들이 보는 앞에서 그 신하를 두들겨 패버렸다고 하죠
그만큼 신하들에게는 인정사정이 없었습니다
이에 대해 반발하기라도 하면 머리가 2개여도 부족했을것 같죠
심지어 명나라를 세우기 전에도 그는 신하들에게 무지막지 했었는데요
그는 많은 장수들과 전쟁터로 향할때
장수들의 가족들을 모두 불러모아 인질로 삼았고
장수들에게 감시자까지 따로 붙여놨을 정도였죠
그러다 만약 장수들이 이상한 낌새를 보인다 싶으면
가족들이 몰살 될수도 있다는 시그널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장수들은 죽기살기로 주원장이 시키는대로 전장에 나아갔고
그렇게 결국 넓은 중국땅을 차지하는 패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이죠
황제가 되고나서 주원장은 어마어마한 규모로
잔인하게 신하들 숙청을 단행하기 시작했는데요
자신을 도와 목숨을 걸고 적들과 싸웠던 개국공신들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공신들 뿐만아니라 그의 일족들까지 모조리 죽여버렸죠
심지어 죄인과 학연이나 지연 같이
인맥으로 엮여있는 사람들까지 모두 잡아서 처형을 했습니다
그렇게 아무런 죄도 없고 무고한 엄청난 수의 사람들이
누군가를 알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영문도 모른채 죽어나갔죠
이렇게 오랜기간에 걸쳐 주원장이 실행한 숙청으로 죽임 당한 사람들은
약 10만명에 달할거라고 추산되고 있습니다
원래 신생국가가 생기면 어느정도의 숙청도 필요한 법이긴 했지만
주원장의 숙청은 너무 잔혹했으며 필요이상으로 막대한 규모였던 것이죠
그렇다면 도대체 왜 주원장은 이렇게 무지막지한 숙청을 감행했던 것일까요?
주원장이 명나라를 건국하기 직전의 중국 남부지방에 있던 토착세력들은
사실 중앙정부고 뭐고 신경 안쓰고
자기들 마음대로 지역을 통치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주원장은 중앙정부를 우습게 보는
이런 토착세력들부터 제대로 조져놔야겠다 생각했고
그렇게 무지막지한 숙청을 단행했던 것이죠
또한 이런 숙청 작업을 통해 신하의 권력이 비대해지는것을 막았고
부정부패 근절에도 기여할수 있었습니다
거기다가 주원장이 한미한 출신이었다보니
기존의 지배계층에 있던 사람들이
자신과 새 왕조에 충성을 하는것이 어렵다고 생각했기에
주원장은 숙청을 단행함으로써
과거 지배계층들에게 두려움을 선사해주고
동시에 견제도 할 수 있었던 것이죠
또한 새왕조의 권위와 막강한 권력을 드높일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주원장은 자신의 불우했던 과거를
컴플렉스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요
새 황제의 궁핍했던 과거는
신하들에게는 딱 죽기 좋은 빌미가 되어 돌아왔던 것이죠
주원장은 탁발승을 할때와 도적짓을 할때의 자신을 특히 더 감추고 싶어했는데
그래서 이때의 일을 절대 입밖에 꺼내지 못하게 했을 뿐만아니라
비슷한 글자만 써도 강력한 처벌로 응징했다고 합니다
그만큼 그는 자격지심으로 가득했는데
어느날 유생 서일기라고 하는 인물이 올린 하표에
'광천지하(光天之下), 천생성인(天生聖人) 위세작칙(爲世作則)'
이라고 적혀있는걸 보고 불같이 화냈다고 하죠
이 글의 뜻은 '빛나는 하늘 아래 하늘이 성인을 낳아
세상을 다스리는 법칙으로 삼았다' 라는 좋은 뜻인데
주원장은 생(生) 자는 승(僧) 자와 발음이 비슷하니
자신이 중노릇을 했던걸 말하는것이고
광(光) 자는 독(禿) 자와 의미가 통하므로
자신이 대머리였었던걸 조롱하는것이며
칙(則) 자는 적(賊) 자와 발음이 비슷하니
자신이 도적 노릇을 했던걸 비난한 것이라고 해석하면서
이 글을 쓴 유생 서일기를 참수하라 명했던 것입니다
이에 신하들은 주원장이 억지를 부리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괜히 서일기를 옹호해 줬다간 자신의 목도 남아나지 않을수도 있으니
아무말 못했고 그렇게 서일기는 참수되고 말았죠
글씨 하나 잘못써서 억울하게 숙청당한 사람은 사실 굉장히 많았는데요
어떤 사람은 '뛰어날 수(殊)' 자를 썼다고 죽임당하기까지 했죠
저 글자를 파자해보면 살바른 뼈 알(歹)자와,
주원장의 성씨 주(朱)자로 나뉘어지는데
이것은 '황족인 주씨들의 살을 발라 죽이겠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당시 완전 밑바닥 출신인 주원장에게
겉으로만 충성하는척 하는 신하들이 굉장히 많았고
그래서인지 주원장을 깔보고
글씨 몇개 바꾸는 식으로 그를 돌려까는 일도 비일비재 했다고 하죠
실제로 서일기가 쓴 글이 주원장을 까는 글인지
그를 찬양하는 글인지, 글의 의도는 서일기 본인만 알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숙청이 계속 될수록 몰래 주원장을 비난하는 글들이 쏟아졌기 때문에
뒤로 갈수록 숙청은 더욱 잦아지고 더욱 잔인해졌으며
이후부터는 무고한 사람들까지 가차없이 죽여버린 것이죠
그렇게 주원장이 일으킨 대규모 숙청사건은
크게 '호유용의 옥'과 '남옥의 옥'이 있는데
이때 죽은 사람의 수가 조금 과장해서 10만명이나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호유용은 좌승상의 직책에 있던 인물인데
호유용의 옥 사건때 그를 죽여버린뒤 승상자리가 비자
이후 주원장은 승상직을 아예 없애버리고 직접 모든일을 해버렸죠
그처럼 주원장에게 있어서 관리들은
황제가 나라를 통치하는데 필요한 소모품 정도로 여겨졌던 것입니다
주원장 스스로가 워낙 뛰어난 인물이긴 했었기 때문에
그의 눈에는 신하들의 능력도 아무나 갈아 끼워도 상관없을 만큼
그저 그렇게 비쳤나 보네요
아무튼 주원장의 숙청은 규모도 어마무시 하지만
방법도 굉장히 잔인했습니다
형벌을 받는 걸 보는 사람들에게도 공포심을 주기 위해
엄청나게 잔혹한 방법을 썼던 것이죠
다들 잘 아시는(?) 허리를 자르는 요참형과, 사지를 찢는 거열형,
그리고 사람의 살을 조금씩 포 뜨듯 떠내는 능지처참형은 기본이었습니다
그 외에도 사람의 가죽을 벗겨버리는 박피형도 있었는데
주원장은 벗긴 사람 가죽을 허수아비에 씌운뒤
관청 문앞에 세워놓았을만큼 신하들에겐 무서운 존재였죠
그리고 주원장은 새로운 형벌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소세라는 형벌인데
이것은 돼지 털을 벗기는것에서 착안한 것이죠
일단 죄수의 옷을 모두 벗기고 펄펄 끓는물을 그에게 수차례 끼얹은뒤에
철로 만든 빗으로 쓸어서 피부를 벗겨내는 형벌이었습니다
심지어 뼈가 드러날때까지 쓸어냈다고 하죠
그 외에도 무릎 연골을 빼내는 형벌, 내장을 꺼내는 형벌
독사와 전갈 등에게 물려 죽이게 하는 형벌 등
끔찍하고 잔인한 형벌들이 엄청나게 많았습니다
또한 형벌을 집행할때 주원장은 그곳에 나와 형을 직접 주도하기도 하고
굉장히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죄인의 모습을
눈하나 깜빡 안하고 지켜보고 있었다고 하죠
주원장은 이런 수많은 형벌들을 이용해 조정내에 공포분위기를 조성했고
그만큼 신하들은 주원장을 두려워 했습니다
뿐만아니라 주원장은 관직을 그만두고 떠나는 사람들도 용납하지 않았는데요
주원장은 신하들에게 이런 명령을 내린적이 있는데
"모든 백성들과 신하들은 오직 황제를 위하여 행동하여야 한다" 라는 말이죠
이 말의 뜻은 주원장 자신을 위해 행동하는 것이 아닌
신하 자신을 위해서 관직을 그만두는것은
주원장의 명령을 어긴것이 되었기 때문에
함부로 일을 그만둘수도 없었습니다
오죽하면 남옥의 옥사때 만오천명이 넘는 사람이 떼죽음을 당하자
황태손이던 주윤문이 주원장을 찾아가
제발 사람 좀 그만 죽여달라고 간청한 적이 있다고 하죠
그러자 주원장은 "황위는 가시몽둥이 같으니, 내가 살아있을때
가시들을 모두 제거해 주려고 이런다" 라고 말했다고 하는 일화가 있습니다
이렇게 주원장이 왠만한 신하들은 모두 제거해버리자
결국 주윤문은 건문제로 즉위 후
자신을 보필해줄 유능한 신하들의 씨가 말랐다보니
삼촌인 주체에게 황위를 빼앗기고 말았던 것이죠
하지만 처음부터 신하들이 가만히 있지는 않았는데요
주원장의 행동에 크게 반발했던 신하들은
하나도 남김없이 모두 제거 되어 버렸으며
반발 할것 같은 가능성이 있던 신하들도 죄다 죽어 나갔기 때문에
남은 신하들은 그저 주원장이 시키는대로 열심히 일을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유능한 인재들이 모두 죽어나갔는데도
주원장이 명나라를 다스리는 기간 동안에는
명나라는 계속해서 성장을 거듭했죠
자신이 직접 모든 지시를 내리면
신하들이 닥치고 일을 열심히 해냈기 때문에
행정의 공백이 전혀 생기지 않았던 것입니다
유방도 그랬고 대부분 새로운 왕조를 세웠던 왕이나 황제들은
왕권 강화를 위해서는 강력한 영향력을 가졌던 인물들의 숙청은
불가피 했을것 같긴 하죠
하지만 그들만 죽이면되지 주원장은
왜 무고한 사람들까지 모두 제거해버렸는지 이해가 가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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